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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드1 #최영희 #허블 #장편동화 #내돈내산
좀 전에 읽은 책.. 학교도서관저널의 추천도서다. 최영희 작가님은 어릴 적 잃어버린 로봇이 있었는데 그 친구를 기다리며 SF를 쓰기 시작했다고..<안녕, 베타>이후 꾸준히 로봇 이야기에 도전 중이시라 한다. 진짜 로봇 좋아하시는 것 같다. 증거가 있다보니하여간 장편동화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열세 살 요릿은 해가 서쪽 산마루에 걸리자 돼지들을 불러들인다. 빗장을 걸고 방목지의 탁 트인 하늘을 보고 있으면 머릿속이 가벼워진다. 요릿은 내리막길을 볼 때마다 초우싱치 할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가 떠오른다. 알퐁스 도데의 <별>. 로봇들이 인간들을 추방할 당시 빈손으로 내쫓았다.
<별>의 주인공과 달리 요릿은 돼지치기였고, 방목지까지 요릿을 찾아올 사람은 없었다. 괜히 심통이 난 요릿에게 촌장님과 낯선 남자아이가 다가온다. 도시에서 온 조사관에게 숲을 안내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요릿은 작년 봄부터 숲을 가지 않았다. 사고를 당한 언니를 약초꾼들이 발견한 이후다.
촌장님은 지난밤에 압둘라가 죽었다고 한다. 단순한 사고로 죽었다면 로봇 조사관이 찾아올 리 없다. 조사관은 얼핏 보면 평범한 인간 소년과 다를바 없다. 하지만 털끝만큼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을 것 같은 정교한 기계다. 조사관 이름은 리처드다.
요릿은 기계인간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게 무섭지 않다. 로봇팔의 후손인 기계인간들은 인간을 도시와 문명에서 내쫓았다. 일의 효율이 떨어진다는 구실을 대면서 말이다. 어쨌거나 요릿이 무서운 건 따로 있다. 그건 답이 없는 물음들이었다. 이를테면 압둘라 아저씨의 장례식 때는 누가 울어줄까..하는.
리처드는 창틀에 놓여 있는 종이묶음을 집어 든다. 인간 마을의 모든 것이 감시 대상이고, 리처드는 요릿의 일기를 볼 자격이 있다. 압둘라 아저씨의 시체가 발견된 장소에 온 리처드와 요릿은 숲에 뭔가가 지나간 흔적을 발견한다. 그리고 자작나무 숲은 목숨을 잃은 언니를 떠올리게 하는데..
요릿의 일기는 자작나무 숲과 언니에 대한 이야기로 장례식이 끝난 어느 봄날에 멈춰 있다. 장례식장에서 어른들이 하던 이야기가 떠오르고부터 툭하면 요릿의 머릿속은 벌떼가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구덩이에 빠진 리차드가 요릿을 감싼 채 쓰러진다.
추락 과정에서 요릿을 꽉 껴안아 보호하느라 리처드가 심하게 다친다. 근처에서 괴이한 소음이 들리고 거대하고 검은 머리통이 형체를 드러낸다. 압둘라 아저씨를 죽이고 리처드와 요릿을 숲으로 불러들인 주인공이다. 황금색 눈알 두 개의 괴물이 벽을 타고 미끄러져 들어온다.
뱀의 몸통에 늑대의 대가리를 한 괴물이 요릿의 몸을 칭칭 감아 구덩이 밖으로 풀어준다. 맙소사! 아저씨를 죽인 게 괴물이 아니다. 더듬더듬 말까지 하는 괴물의 정체는 뭘까? 겁도 없이 괴물에게 부탁까지 하는 요릿은 정말 주인공답다.
도시문명 밖으로 내쫓긴 인간은 로봇의 감시를 받는다. 돼지치기 요릿은 언니가 죽어서 슬프지만 결코 나약하지 않다. 감이 아닌 합리적 의심을 할 줄 알고, 은혜도 안다. 그리고 압둘라 아저씨를 죽인 진짜 범인도 안다. 요릿이 해야할 일은 괴물을 찾는 일이다.
괴물의 정체와 기계인간의 멸종을 부르짖는 미치광이 닥터 프랑켄. 닥터 프랑켄에게서 괴물을 구하기 위해 요릿과 리처드는 힘을 합치는데..이야기는 프랑켄슈타인를 오마주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고민하게 만든다.
써드..세 번째 존재. 괴물의 이름이다. 이야기는 요릿과 리처드 그리고 써드의 이야기다. 어쨌거나 셋은 친구고, 우정을 나누는 데는 아무 제약이 없다. 인간이 만든 것들 중에서 가장 비효율적이고 불합리한 사고가 담겨있는 위험한 물건이 소설이라고..
그래서 인간은 실수를 반복하고, 효율적이지 못한지도. 언젠가 지옥에 가더라도 책만 있으면 된다는 말을 남겼다. 책을 지키고 이야기를 지켜낸다면, 인간은 무너진 세상을 다시 세울 수 있다. 로봇들에게 무엇을 빼앗겼으며 되찾아야 할 게 무언지 알게 되는 이야기. 써드 2편은 어떤 내용일지 감도 안잡힌다. 다만 써드2니까 써드와 요릿, 리처드가 또 다른 모험을 하지 않을까? 바로 확인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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