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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소설이 가져다 주는 여백의 느낌과 생각의 나래는 읽는 순간, 그리고 읽고 난 이후에도 큰 힘을 준다. 소설은 상상하게 해 주는 것만으로도 존재의 이유가 있다는 누군가의 말에 적극 동감한다. 대학시절 우연히 시작하게 된 단편에 대한 탐독은 아마도 끊임없이 ‘내가 생각하는 존재’임을, ‘내가 녹슬지 않고 살아가고 있음’을 깨우쳐 주게 하기 때문이리라. 마치 세포가 꿈틀대듯 단편을 읽을 때 무한히 상상하고, 생각해 보고, 내 삶을 대입해 보는 모든 과정들이 내가 살아가고 있음을, 삶에 도태되거나 정체됨이 없이 흘러가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소설 보다’ 시리즈는 접한지 이제 꽤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오래됨에서 찾아오는 지루함과 싫증보다는 늘 어떤 것이 다가올까 하는 ‘설렘’을 아직은 던져 주고 있다. 이번 ‘여름 시리즈’ 또한 막힘 없이 한 호흡에 읽어 내려갔고, 또한 어느 시리즈 작품들보다 훨씬 더 스피디하게 읽었었다. 읽고 난 이후 어떤 헛헛함과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하는 체념보다는 ‘그럼에도 살아보는거지’라는 뭔가 나를 안에서부터 끌어내려는 힘을 또한 받기도 했다. 뭔가 이름에서부터 그리고 소재에서도 익숙했던 공현진 작가의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 제목에서부터 풍기는 무언가가 글을 쉼 없이 읽게 만들었고, 또한 내가 매번 동경의 대상이자 아주 큰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했던 ‘수영’이라는 소재로 풀어나가고 있어 더더욱 깊이 빠져들었던 것 같다. 사회적 시각으로 보면 ‘루저’라고 불리는 소위 ‘눈치 없는’ 주호와 ‘욕망 없는’ 희주가 수영 강습 초급반 과정에서 만나 각자의 삶을 들여다보게 하는 내용이다. 우리가 쉽게 눈치 없어 답답하고 꽉 막혔다고 어떻게 보면 사회 부적응자이자 ‘고문관’으로까지 불릴 수도 있는 주호의 경우, 그저 우리가 손쉽게 판단해 버리고 규정지어 버리지만 실상 주호 자신은 묵묵히 자신의 스텝을 밟고 나가고 있는 것이었다. 아울러, 어떠한 악의도 목적도 없이 그저 ‘묵묵히’ 내가 해야 할 바를 하고 있는 것이 뭔가 한 대 쾅 맞은 듯한 느낌을 가져다 줬다. 그리고 그 삶 속에 억울하고도 부당함에 대해서도 침묵과 ‘괜찮음’을 강요받는 상황들 속에서 자신들만의 생각과 방식대로 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더디지만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는 것들, 주호를 다그쳤던 수영강사 또한 비정규직 강사라는 위치에서 어쩔 수 없었음이 드러나고, 주호의 그저 ‘묵묵한’ 행동으로 그간의 부조리와 불합리함이 개선되는 결과를 가져다 줌은 또한 묵묵히 우리가 각자의 위치에서 정의와 공정을 일궈나가고 있을 때 마침내는 결과물이 도출될 수 있다는 희망도 더해 준다. “물 속에서 숨을 쉬는 방식이 물 밖과는 달라야 한다는 것이, 제게 이상한 전율과 슬픔과 안도감을 주었어요. 그리고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누군가에겐 물 밖이 물속과 같겠구나. 저는 우리가 물속이든, 물 밖이든 숨을 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전 여러 수상작품집에서 접하고 흥미롭게 지켜볼 생각이었던 김기태 작가의 ‘롤링 선더 러브’. 예전에 재미있게 시청했던 ‘짝’이라는 남녀 간의 인연찾기 프로그램이 요새는 ‘나는 솔로’, ‘하트시그널’ 등으로 진화해 새로운 흥미를 이끌고 있다. 나 또한 먼저 찾아보지는 않지만 와이프가 볼 때면 옆에서 슬쩍 슬쩍 보기도 하고, 몰입해서 그 과정 속에 빠져들기도 하고, 타인의 (그리고 어느 정도 설정이 바탕된) 공개 연애/구애 과정을 보며 느끼는 대리 감정이랄까, 여튼 설레임과 긴장과 흥분감에 젖어들기도 했다. 중견 음반 회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며 자기 나름의 삶을 열심히, 그리고 주도적으로 살고 있는 ‘맹희’가 딱히 남자를 꼭 찾아야겠다, 인연을 꼭 만들고야 말겠다는 ‘절박함’에서가 아닌, 그저 한번의 즐거움이자 경험 정도로 (이런 쿨함이 마음에 든다) 인연찾기 프로그램에 신청을 하고, 대상자로 선정되고 (페이크과 논픽션이 적절히 혼합된) 촬영하며 겪게 되는 의식과 행동의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누군가의 삶과 인생과 사고방식을 그저 보여지는, 그리고 방송에 의해 일정 정도 왜곡되고 편집된 모습만을 보고 판단하고 재단할 수 있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신중해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누군가의 삶은 그 나름의 서사와 이야기를 품고 있고,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로 그저 가십으로 이렇게 저렇게 평가하고 판단하는 것들의 위험성을, 그리고 나 또한 누군가에 의해 그렇게 재단될 수 있음을 새삼 깨닫는다. 나 또한 여러 프로그램을 보며 감정을 심하게 이입시켜 욕을 하거나, 이러쿵 판단하거나, 이유없이 꼴보기 싫다고 한다거나 했던 무신경했던 행동들에 큰 반성을 해본다. 아울러, 작품 속 맹희가 가장 통쾌했던 장면인 서바이벌 경쟁에서 획득한 데이트권을 자기 혼자만의 시간을 위해 활용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에 대해 접근하고 그리고 결과에 대해서도 쿨하게 인정하고 ‘훌훌 털어버리는’ 그 등산의 과정이 너무도 깊이 다가왔다. 나는 저럴 수 있을까, 늘 타인의 시선 속에 갇혀 사는 나에게 저런 쿨함이 가능할까, 나를 정말 사랑하지 않는다면 저런 쿨함은 끝끝내 불가능하리라 생각해보며, 어제보다 더 조금 더 ‘나를 사랑하기’로 다짐해 본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 마음이 삼각형인지 반원형인지 따져서 딱 들어맞는 섬세하고 유니크한 양식을 고릅니다. 하지만 저는 통속적인 유행가에 기대고 속는 사람을 응원하고 싶었습니다. 양식미를 따질 시간에 그냥 사랑을 해버리는 사람, 특별한 사랑이 아니라 사랑의 특별함을 좇는 사람이요.” 대학 진학 후 서울로 올라와 지내지만, 여타의 실패로 인해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울산, 작품 속에는 한울)에 내려와 유년의 기억에 머물러 있던 엄마와의 현실을 통해 다시금 엄마와의 관계를 생각해 보는 하가람 작가의 ‘재와 그늘의 밤’. 나 또한 고등학교 졸업 후 어린 나이에 서울로 올라와 늘 그립고, 애틋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고향과 엄마. 그때는 뭐가 그렇게 싫어서 꼭 서울로 가야만 한다고 생각했었는지, 아마 서울 생활 30년을 겪은 후 다시 선택하라고 하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좀 더 다양하고 주체적인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긴 한다.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온 극중 화자는 어머니 ‘추자’씨에 대한 기억으로 엄마는 이러이러할 것이다 하고 규정짓고 있었던 것들이 실제 ‘한울’에서 생활하는 현실 엄마의 변화된(화자가 느끼기에) 모습에 당혹해 하면서도, 비로소 이제서야 낯선 엄마에 대해 현실 그 자체로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어쩌면 동성애의 코드도 슬쩍 묻어 나오고, 교사라는 신분과 지위에서 감히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당당하게 하고 있는 엄마의 모습에 ‘어쩌면 시간을 되돌리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고 싶어하는’ 자신의 모습 또한 우연히 마주친 엄마의 앨범을 보며 차츰 변화를 겪게 된다. 그 시절 엄마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이 겹치고, 어디론가 도망치고 벗어나고 싶어했던, 그리고 끌려다니기만 했던 모습이 아니라, 당당하게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즐기는 엄마의 모습을 이해하기로 하며, 결국 나의 내면도 들여다 보기로 결심하는 과정이 주는 긴박감이 무척 설렜었다. “인물의 미래에 대해서는 따로 정해놓지 않아요. 그 사람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잘 지낼까. 아마도 아주 천천히, 조금씩, 그곳을 벗어날 것입니다. 마지막에 로터리를 돌고 돌고 또 돌아다 결국 빠져나가는 택시처럼요.” 여름이 끝나가는 무렵 접한 ‘소설 보다 : 여름 2023’이 가져다 주는 청량함에 다시 한번 깊은 여운을 느끼고, 거창한 나의 무슨 다짐보다는 사랑 또한 결과보다는 진정으로 즐기고 “사랑하고 왔다”라고 말하는 맹희 씨처럼 ‘삶에 대한 유연함이 오히려 잘 살 수 있는 강한 힘’임을 새겨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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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의 소설을 읽을 때 나와의 거리가 좁혀지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같은 시대를 살고 있으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의 설정과 교묘한 은유와 상징으로 나를 어지럽게 만들기도 한다. 다르게는 그만큼 매력적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소설 보다: 여름(2023)』이 그렇다는 건 아니다. 새로운 작가의 소설을 읽는 건 언제나 반갑지만 그 첫 만남이 오해를 불러오기도 하니까. 조심스럽다는 생각, 그러다 이게 다 무슨 말인가 싶다. 그냥 끌리는 소설의 읽고 그 작가를 기억하면 그만인 것을.
『소설 보다: 여름(2023)』는 대체로 좋았다. 특히 좋았던 소설은 공현진의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이었다. 제목이 암시하는 우울과 절망의 분위기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우리가 직면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보여주는 게 좋다. 소설 속 ‘희주’와 ‘주호’는 성인 기초 수영반에 등록했다. 기초에 주목하자. 그러니까 수영을 처음 배우는 것, 잘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매우 빠른 속도로 수영을 잘 할 수 있고 어떤 이는 열심히 해도 그 자리인 경우가 있다. 희주와 주호는 후자라 할 수 있는데 강사나 다른 회원의 눈에는 둘은 성실하지 않게 보인다. 눈치가 없는 주호는 특히 그렇다. 잘 하는 사람은 앞에 서라는 강사의 말에도 주호는 맨 뒷자리로 가지 않는다. 그런 주호를 희주가 뒤로 이끈다.
수영장 밖에서 주호와 희주는 어떤 사람인가. 주호는 직장에서 인정받는 사람이었고 희주는 10년의 교사 생활을 끝으로 퇴직했다. 희주는 환경을 생각해 미니멀리스트가 되고 싶었지만 버리는 만큼 필요한 것들이 늘어났다. 물건과 물건 사이에서 희주는 균형을 잡기가 어려웠다. 중요한 것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교사 시절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나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에게도 우리는 물에 잠기고 인간은 다 같이 죽을 수 있다는 걸 말한 것도 아이들을 사랑하기 때문이었다. 괴롭힘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게 있다고.
주호의 직장에서 사출성형기에 끼어 동료 하나가 죽었다. 동료의 죽음을 슬퍼하고 안타까워했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사고 후에도 공장을 돌아갔고 주호는 이건 아니라며 기계를 컸다. 누가 봐도 돌방행동이었다. 지속되는 주호의 행동에 회사는 주호를 쉬게 만들었다. 어떤 죽음과 어떤 사건에 대해 적당한 기준의 애도와 추모가 가능한가. 그만하면 됐다는 그 선은 누가 정하는가. 주호에게 침묵을 강요한 건 누구인가.
네가 왜 난리냐,라는 말을 듣고 주호는 그러게, 왜 내가 난리일까, 싶었다. 곽주호는 스스로 정의로운 사람도, 가슴이 뜨거운 사람도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런 삶을 살았다. 나는 정말 책임이 없는 걸까. 그 생각에 사로잡혔고, 무슨 일을 대하든 습관처럼 이 질문을 마주했다. 점점 주호는 자신과 상관없는 뉴스들을 보면서도 숨을 쉬기가 어려워졌다. 물속에 가라앉는 것 같았다.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 21~22쪽)
어쩌면 희주와 주호는 이상한 사람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왜 남들처럼 살지 않고 유난을 떠냐고 말이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고 환경을 생각하며 행동하고 싶었던 희주와 이제라도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는 걸 느낀 주호. 그들은 정말 나와 다른 사람일까. 수영을 배운다는 공동의 목표가 있지만 수영을 배우는 이들이 다양한 것처럼 수영에 대해 다가가는 방법이 모두 똑같을 수 없다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공현진의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는 여러 각도에서 읽을 수 있는 좋은 소설이다. 사회 속 우리의 모습을 수영장에서 수영장의 그것으로 비유한 점이 탁월하다. 수영장은 다른 어느 곳으로든 치환된다. 내가 속한 작은 모임, 공동체 그 안에서 어떻게 의견을 나누고 연대할 수 있는 생각하게 만든다. 공현진의 다음 소설도 꼭 읽고 싶다.
김기태의 「롤링 선더 러브」는 세태소설로 무방하다. 요즘 가장 유행하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중 하나를 선택해 출연한 37세 독신 ‘조맹희’의 이야기다. 너도 나도 사랑을 외치고 찾지만 정작 진짜 사랑은 무엇인가 질문을 던진다고 할까. 유머와 재치가 넘치는 소설이다.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시청하지 않는 나 같은 독자에게는 큰 의미나 재미는 없다.
서울에서 고향 울산으로 돌아오는 이야기로 시작해 엄마 ‘추자 씨’와 ‘나’ 사이의 시간과 둘 사이의 관계의 변화를 담담하고 차분하게 들려주는 하가람의 「재와 그들의 밤」도 나쁘지 않다. 20년 동안 살았던 한울 아파트가 산불로 인해 사라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엄마가 챙겨온 앨범에서 ‘나’ 가 마주한 건 ‘추자 씨’ 사진뿐이다. ‘나’ 가 모르는 진짜 엄마의 모습. 재와 그들의 밤이 지나면 ‘추자 씨’와 ‘나’의 관계는 어떻게 달라질까. ‘나’의 열망으로 가득한 마지막 문장을 읽으면서 둘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결말이 탁월하다.
나는 바랐다. 바람이 굳게 닫힌 투명한 창문을 깨뜨리기를. 산산이 부서진 유리 조각이 오래된 발자국들을 뒤덮기를. 깨진 창문으로 걷잡을 수 없는 강한 바람이 불어닥치기를. 또 바랐다. 바람이 집 안의 모든 문을 열어젖히기를. 옷장과 서랍 속을 뒤집고 흔들어 부질없는 내용물들의 무덤이 만들어지기를. 산에서 시작한 불길이 빠르게 번져 한울을 집어삼키기를. 그리하여 마침내, 어떤 구호도 장비도 무용해지기를. 모든 것이 까맣게 재가 되어 사라지기를. (「재와 그들의 밤」, 150~151쪽)
한 쪽을 기운 편향적인 리뷰지만 취향의 차이일 뿐 장맛비 쏟아지던 여름에 만난 『소설 보다: 여름(2023)』는 장맛비처럼 강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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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소설 세 편. 2022년과 2023년에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른바 신인 작가들의 작품이다. 이들이 소설을 어떻게 써 나가려고 하는지, 이를 알고 싶은 나에게는 아주 작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다. 잘 만난다면 나로서는 순수한 기쁨 하나를 챙기게 될 테니까.
세 편 중 공현진의 글(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에 끌렸다. 처음 읽을 때 인상적이었고 남은 두 편을 다 읽은 뒤에도 첫글만 나를 잡아당겼다. 등장인물의 힘이 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영웅이나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닌 이가 소설의 주인공일 경우 대체로 읽는 마음이 고단하게 마련이다. 현실과의 대결 상태에서 번번이 지는 쪽에 처해 있기 일쑤이므로. 이들이 지는 원인이나 지는 모습이나 지고 난 후의 절망 등은 소설에서 꽤나 자주 다루고 있는 편이고 이런 내용을 나는 썩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가끔 이 소설처럼 읽는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게 되면 작가의 이름을 한번 더 새긴다. 기억에 남아 있기를 바라면서. 다음에 나오는 글도 반갑게 읽게 되기를 기다리면서.
단편소설은, 소설이 쓰인 시대를 가장 가깝게 느끼게 해 준다고 생각한다. 해당 시대의 문제, 해당 시대의 성과, 해당 시대의 삶과 죽음을 작가의 주된 관심과 연결시켜 있을 법한 이야기로 엮어 놓고 있다고. 그러니 지금 나오는 소설에서는 지금 우리가 느끼는 각종 사회 문제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지독하게 답답하고 막막하게도.
작가들은 사는 게 얼마나 불편하고 얼마나 조급할까. 요즘처럼 곳곳에서 사람 사는 어려움의 증거들이 터져 나오고 있을 때 작가들이 쓰고 싶다는 의욕은 사명감에 더 커질까 절망으로 인해 줄어들까. 괜히 쓸데없는 궁금증만 돋는 더운 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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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의 이야기 세편이 우리에게 찾아왔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부터 어찌보면 우리가 둘러봐도 겪게 되는 그런 한국사회의 단면같은 이야기를 금세 단숨에 읽어버리게 되었습니다. 굳이 한국사회라고 이야기하지 않아도 요즘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가 우리 주변의 파편처럼 콕콕 찌르듯이 날아오르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번 소설보다 여름에서는 그런 주변의 이야기가 잘 조화롭게 다가왔던 이야기 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매일 겪고 있을 지도 모르는 이야기에 금세 몰입하고 또 잊어버리고 반복되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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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가 중요하지 않은 말들이라는 사실이었다. 집으로 돌아가서 떠올리더라도 후회하지 않아도 되는 말즐 그 자리에서 흩어지고 휘발되어버리는 말들. 역시나 인터뷰가 인상 깊음. 여름 시리즈를 특히 좋게 읽었다. 늘 봄과 겨울을 제일 기대하면서 사면서도. 오랜만에 집중해서 읽었다. 그믐을 통해서 하는 온라인 북클럽도 참여할 수 있다면 좋겠다. 과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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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의 크기
책이 조금 작다. 익숙하지 않은 책 크기라서 그런건지, 책 내용이 그런건지 잘 읽어지지 않았다. 이 책의 세편의 단편 중 마지막 편은 특히 그랬다. 그 편 내용은 여자가 불타는 고향집 갔다가 엄마와 엄마 친구랑 논다는 내용이다. 그렇다..
2 수영 못하는 두 남녀.
첫편의 내용이다. 수영 못하는 두 남녀가 수영강의를 받는다. 우리나라의 불문율이 못하는 인간들은 뒤에서 다소곶이 서 있는 거라고 하는데, 이를 여자는 잘 따르는데, 남자는 안지킨다. 여기에 대해 수영강사가 자꾸 눈치를 주는데도 남자는 계속 앞줄에 선다. 빡친 수영강사가 욕을 하니까, 남자가 선생님 괜찮으세요 라고 말을 한다. 이 남자는 강사를 멕이는건가. 진짜로 괜찮냐고 물어보는 걸까. 이 소설 속 설정된 캐릭터로 보면 후자인 것 같기는 한데, 진짜 이런 인간이 실제에 있을까 싶다.
3 37세 여자
조건 보는 만남이 아닌 영혼을 뜨겁게 하는 만남을 꿈꾸는 37세 여자가 있다. 이 여자가 연애프로그램에 참가를 한다. 거기서 몰래 피디를 꼬셔보려고 했는데 까이고, 프로그램에서도 별 인기도 관심도 못받고 끝난다. 그러고 나서 친구랑 논다. 안됐다....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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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과지성사의 <소설 보다 : 여름 2023> 리뷰입니다... 시리즈로 나오는 작은 책입니다. 저렴한 가격에 좋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어서 좋고 작고 얇은 책이라 휴대성이 좋습니다... 단편 모음이라 부담도 없고요... 재밌습니다. |
| 소설 보다 여름 2023. 가벼운 가격에 가벼운 마음으로 담았으나 그 알맹이는 너무나도 알찼던 반전이 있었다. 출간 5년째라는데 그동안 모르고 지낸 세월이 억울할 정도였다. 소설가들이 풀어내는 각기 다른 주제의 이야기와 이어지는 인터뷰가 정말 좋았다. |
| 더운 여름 덥거나 춥거나 하는 외부적 요인이 커질때에는 점점 무엇인가에 대해 깊게 생각하기를 기피하게 되는데 여러모로 사회 갈등이 폭발하고 있기도 하고. 그렇지만 언제나와같이 읽어봐야한다고는 생각한다. 아니 이런 상황에선 더더욱. 이번 작품들도 좋았다. 항상 후회하지 않는 책 구매. |
| 소설보다 가을 2019를 굉장히 인상 깊게 봤던 기억이 있어서 계속적으로 이 문고본을 사고 있다. 역시 이렇게 모아서 낼만큼 퀄리티들이 있는 단편이라 이번 소설보다 여름 2023도 인상 깊게 읽었다. 여름이 되면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에 대해서 조금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느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