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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1인분만 할게요. 그래서 니가 욕먹는거야
"딱 1인분만 할게요. 그래서 니가 욕먹는거야" 내용보기
왜 싫어하냐고? 사람 싫어하는 데 이유 있니? 그냥 싫을 수도 있는 거잖아! 니가 그냥 일을 못하는 것처럼! 그냥! - 김혜련 주무관-     To. (소설 속) 이서기 주무관에게. 서기야, 네 이야기 잘 읽었어. 생각해 보니 나도 공직생활 20년 하는 동안 너 같은 후배 여럿 겪은 것 같다. 어쩌면 내가 너였던 것 같기도 하고. 문득 네 미래의 모습이 내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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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하냐고? 사람 싫어하는 데 이유 있니? 그냥 싫을 수도 있는 거잖아! 니가 그냥 일을 못하는 것처럼! 그냥!

- 김혜련 주무관-


 

 

To. (소설 속) 이서기 주무관에게.

서기야, 네 이야기 잘 읽었어. 생각해 보니 나도 공직생활 20년 하는 동안 너 같은 후배 여럿 겪은 것 같다. 어쩌면 내가 너였던 것 같기도 하고. 문득 네 미래의 모습이 내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편지를 써보고 싶었어.

나보다 훨씬 생각 깊은 너에게 같잖은 충고나 조언 따위는 해주고 싶은 마음은 1도 없어. 설령 그런 말을 해준다고 해도 새겨듣지 않을 너라는 걸 잘 아니까 하하. 네가 만약 내 후배로 들어왔다면 난 이런 말을 해주었을 것 같아서 그저 몇 마디 해보려는 것일 뿐. 큰 의미를 갖지는 않아도 돼.

인생은 어차피 연기야. 네가 온라인상에서 소설을 쓰는 것처럼 실전도 결국은 연기와 다를 게 하나도 없다는 말이지. 블로그에서 네가 펜으로 쓴 연기를 보고 사람들이 열광을 하지? 그때 너는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하고 말이야. 너의 그 재능을 펼칠 수 있는 또 다른 곳이 바로 회사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닉네임의 가면을 쓴 댓글들에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은 적이 있니? 설령 그랬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많이 무뎌지지 않았어? 직장도 마찬가지야. 직책과 직급의 가면을 쓰고 나에게 퍼붓는 것들이 어쩌면 진짜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좋겠어. 댓글 하나하나에 일일이 반응하지 않는 것처럼, 형상 있는 안티들의 악담을 듣고도 의연하게 연기했다면 어땠을까 생각을 해본다.

네가 있는 단톡방인줄도 모르고 네 험담을 신나게 했을 때. 그때 말이야. "하하. 여러분 저 이 방에 있어요. 방을 착각하셨나 봅니다. 제가 방을 나가드릴 테니 하던거 마저 하셔요. 조금 속상하긴 하지만, 혹시나 조금이라도 저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있다가 퇴근하고 맥주나 한 잔 사주세요. 하하."라고 미친 척 연기했다면 어땠을까? 너 연기 잘하잖아 하하.

 

어차피 일이라는 건 전부 사람이 하는 거야.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 갖추어졌다고 하더라도 결국 그 시스템을 만지는 건 사람이라고. 나도 공직 생활을 꽤 오래 했지만, 도저히 바꿀 수 없는 것들은 눈 한번 질끈 감고 못 본 척하는 이기심도 필요하더라. 네가 업무를 잘하든 아니든 그건 중요치 않아. 결국 나로 인해 모든 사람들의 하루가 불행하다면 그건 어쩌면 내 책임인지도 몰라.

김주성 사무관님이 떠날 때 왜 너에게 그런 말을 해줬을까? 겉으로는 널 생각하는 척 멋진 말이지만, 내가 보기에 결국 그것도 자기 이기심에서 나온 말 아닐까 싶다. 인간은 원래 자기중심적이야. 나도 퇴사를 한다고 하니 주변에서는 축하한다고. 부럽다고들 말하지만. 난 그들의 진짜 생각이 뭔지 알아. 나가서 잘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그래야 남기로 한 자기들의 선택이 옳았다는 게 증명되는 거니까 말이야.

그런데 그러거나 말거나 결국은 내 행복이 최우선이야. 일단 네 업무는 확실하게 잡았으면 좋겠다. 그 누구도 뭐라 하지 못하게 본인의 업무를 꽉 잡아. 그러고 나서 조금씩 일과 시간에 짬이 날 때마다 딴짓을 해봐. 그렇게 소소한 꿀잼을 회사 안에서 찾아봐.

조동이 주무관이 툭 튀어나온 주둥이를 나불대면 그저 말없이 그 주둥이를 보면서 명상을 한번 해봐. 그러면 정말 신기하게 금붕어가 뻐끔거리는 것처럼 귀여워 보인다니까. 거짓말 같다고? 못 믿겠다고? 진짜야 속는 셈 치고 한 번 해봐. 내가 직접 경험한 거야. 그리고 조 주무관 여기 오기전에 도봉구청 근무할 때 왕따였다더라. 이야기 들어보니 꽤 힘들었다던데. 오래 사귄 남친한테 파혼 당한 경험도 있고. 그러니 그냥 내가 적선한다 생각하고 좀 품어줘봐.

김혜련 주무관 그 싸가지도 애 셋 키운다고 고생 많다더라. 남편이 부산에 발령 나서 혼자 애 셋 독박 육아에 매일매일이 전쟁이래. 남편은 부산에서 골프 치고. 사이클 타고. 서핑하러 다니고 혼자 신나서 사는 모습에 매일 전화로 부부 싸움한다더라구.

세상에서 네가 제일 힘든 것 같지만, 누구 하나 편하게 사는 사람 없다. 다들 각자의 짐을 짊어지고 살아갈 뿐이지. 그래도 나는 쟤보다 낫다 하면서 말이야.

간단해.

업무 꽉 잡고. 연기 제대로 하자. 그냥 캐릭터 연구한다고 생각해. 너 글 쓰는 거 좋아하니까 나중에 다 좋은 글감이 될 거야. 그리고 회사 생활이 좀 편해지면 그때 돈 되는 딴짓도 좀 하고.

고병수 과장님 봤잖아? 그분 바라볼 때 측은하게만 생각하고 끝날 문제가 아니야. 이승협 팀장 욕할 거 하나 없어. 결국 은퇴 후 나를 지켜줄 수 있는 건 돈 아닐까? 그러니 업무 꽉 잡고. 연기 잘해서. 아무도 나를 건들지 않게 만들자. 그리고 마음 편하게 돈 공부에만 집중하자.

그게 결국 불쌍한 울 엄마, 아빠 지킬 수 있는 힘이고. 사랑하는 네 남편 현우 어깨의 짐 덜어줄 수 있는 길이야. 그리고 가끔 능청맞게 사돈어른한테 맥주 한잔하자고 해봐. 무턱대로 들이대면 당황할 수 있으니까 새언니 통해서 자연스럽게 말이야. 그 정도의 부를 이룬 사람이라면 마인드 자체가 다를 거야. 민지처럼 삐딱해지지 말고, 때론 소라처럼 무모하게 말이야.

너 계속 상계동에서 살거지?

그럼 돈 많이 벌어서, 포레나 노원 45평 매수하자. 거기서 엄마, 아빠 모시고 같이 살다가 상급지로 옮겨가면 되지. 오빠네 부부보다 잘 사는 것을 목표로 말이야.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정말 많지만, 여기서 줄일게. 더 길어지면 잔소리로 느껴질 테니까.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으면 사랑방으로 오렴. 아 참, 너는 소설 속 캐릭터지 하하.

그리고 사실 나도 딱 걸친 엠제트. 아니 엠쥐 세대야 ㅋ

- 이런 생각으로 경제적 독립을 이뤄낸 20년 차 공무원 부론 선배가 -

 

서평 원문보기

https://blog.naver.com/buron_love/223129936582

YES마니아 : 로얄 0*******e 2023.06.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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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기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건 네이버의 부동산 카페였다.
글이 재밌다며 추천받아서 연재하는 글을 읽게 되었고 연재가 중단되고 책으로 나온 이야기를 또 사서 읽었다.
결말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거기까지는 좋았었는데.
작가의 블로그를 구독하며 책으로 엮이지 않은 이야기들까지 나름 섭렵한 사람으로,
이제 이서기 작가의 이야기들이 아쉽다.
나만 우울하고 나만 소외된다고 생각하는 MZ 공무원 주인공.
나도 남들이 말하는 MZ에 포함되는 나이이긴 하지만, 
이 특유의 우울함과 피해의식, 불행한 가정사(는 사실 본인이 결정할 수는 없는 문제이지만..)는 이제 좀 지겹지 않나 싶다.
YES마니아 : 로얄 m*******a 2024.10.0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