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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신은 이미 준비를 마치었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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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신은 이미 준비를 마치었나이다]-김종대 저- 한산섬 달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큰칼 옆에차고 깊은 시름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어릴쩍 불빛도 흐린 야외 변소에서 무서울때면 한산섬 달밝은 밤에 변소에 홀로 앉아... 하면서 장난처럼 읖조리던 시가 바로 "한산도가"였다 언제 부모님이 충무공박물관엘 다녀오기라도 했는지, 이순신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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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신은 이미 준비를 마치었나이다]
-김종대 저-

한산섬 달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큰칼 옆에차고 깊은 시름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어릴쩍 불빛도 흐린 야외 변소에서 무서울때면 한산섬 달밝은 밤에 변소에 홀로 앉아... 하면서

장난처럼 읖조리던 시가 바로 "한산도가"였다

언제 부모님이 충무공박물관엘 다녀오기라도 했는지, 이순신 관련 그림과 설명된 책이 집에 한

권 있었고, 볼 것이라곤 많지 않던 시절, 그 그림들을 마르고 닳도록 보았다. 이순신 어린시절 쓴

글씨들이며, 그의 아주 길고 큰 칼자루며, 갑옷사진과 시험칠때 말에서 떨어져 부목을 대고 새끼

줄로 묶고 다시 시험을 치르는 모습, 전장에서 호통치던 모습,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며 마지

막 생을 마감하던 그림까지 지금도 그 그림들은 생생하다.

텔레비젼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들은 김명민이 연기한 이순신을 기억하겠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그 드라마를 한번도 제대로 보질 못했다. 내게 이순신은 어린시절 판화처럼 남겨진 박제된 벽화속

의 장군으로만 남아있었다.

그리고 고 노무현 대통령이 추천해 큰 인기를 얻었던 "칼의 노래"를 읽으면서 이순신을 다시금 느

꼈다. 태백산맥을 읽었을때처럼 서늘한 바닷바람이 내 목덜미를 쓸어가는 느낌의 책.

김훈의 소설을 미리 접한적이 있어 글 잘 쓰는걸 알고 있었지만, 칼의노래는 역작중의 역작이었

다. 이순신을 일인칭으로 엮어 내면을 꾸며 글로 적어내니, 글을 읽을때 느끼는 그 담담함과 먹

먹함은 지금도 그대로 남아있는 듯하다.

이순신을 우리는 왜 그토록 모르고 살았을까? 일본 해군사관학교 생도들은 이순신을 만나기 위

해 매년 충무를 찾는다는데, 우리도 해군에서만 가르칠까? 중고등학교때에도 특별히 자세히 배

운 기억이 없는 이순신을 이 책에서 다시금 몸서리치게 느낀다.

한번도 패배한적이 없는 무서운 사람, 아들의 죽음을 슬퍼하며 끔찍한 전쟁터에서 모진 모함을

견뎌내며, 꼿꼿이 자신의 길을 간 독한 사람, 게다가 백성들의 아픔까지 어루만진 사랑이 가득한

사람...

무서운 생각이 든다. 이런 사람이 정치를 하고 이런 사람이 국방을 책임 진다면, 어떨까?

얼마전 한국의 헌재소장후보자는 관행으로 임의로 공금을 유용하고, 국무총리 후보자는 아들을

군에 보내지 않았고, 그 수많은 정치인들의 자녀들은 군대엘 가지 않는다. 일년에 몇번을 국민의

세금으로 외유했다며 신문에 나지만, 누구도 타박하지 않는다. 다녀와서 남은 경비를 순신처럼

국고에 납입하는 사람 누구 있을까?

이렇게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자신들이 누리는 특권을 자신들만 누려야 하는데, 이순신처럼 청

렴하라 하면, 무서운건가? 다 그렇고 그런 정치인들과 다 썩어빠진~ 이라며 욕만 하지만, 무릇 힘

없는 백성들은 예나 지금이나 모진 고통을 몸으로 겪으며, 살애는 이 추운 겨울을 들판에서 체온

으로 이겨내고 있는데, 이순신 같은 장수가 나타나 따스이 보듬어 줄 그날은 언제일까?

이 책에서는 원균과 이순신의 악연도 자세히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유승룡과 이율곡의 관계 등

사소한 하나까지도 이순신은 완벽하다. 그러하기 때문에 패배하지 않는 이순신이 된것이라 한다

. 모두 옳고 모두 맞다.

이를 모든 사람이 할 순 없지만, 이순신은 적어도 "혼자 꾸면 꿈이 되지만, 여럿이 그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 라는 식으로 무책임 하지 않다.

"원컨대 한 번 죽음으로써 기약하고 즉시 범의 소굴을 바로 두들겨 요망한 기운을 쓸어버리고 나

라의 부끄러움을 만 분의 일이나마 씻으러 하옵거니와, 성공과 실패, 날쌔고 둔한 것에 대해서는

신이 미리 헤아릴 바가 아닙니다."라고 임전 결의를 다지면서 자신의 소임을 다해 전승을 이뤄낸

다. 여럿이 꾸는 꿈이 현실이 된다면, 이미 조선은 왜가 집어삼켜 명으로 가는 길을 터주어 그 소

임을 다해야 했을 것이다. 왜군의 배가 수백척에 수십만 대군을 이끈 그들의 꿈이 어찌 이순신의

꿈과 같겠는가... 하지만, 순신은 수군 폐지론에 맞서 한마디로 대답한다.

"아직도 신에게는 12척의 전선이 있습니다.

죽을힘을 다해 막아 싸우면 아직도 할 수 있습니다.

전선이야 비록 적지만 신이 죽지 않았으니 적이 감히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입니다."

일당백의 무게를 짐지우지 않았으나, 그의 밑에서는 모두가 일당백이 된다. 조선 최고의 발명품

거북선보다, 300척을 무찌른 12척의 기적보다, 이순신의 뛰어난 계책과 유비무환의 노력, 기백,

그의 인품 등 주목할 부분이 논할수 없이 많지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글을 써먹고 사는 사람

이 아니라 문체가 그리 미려하진 않지만, 바로 이순신의 사람 그 자체에 주목했다는 점이다. 정

황을 빌어와 시대상을 빌어와 그를 위인으로 평가했다면 읽어내기가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그

러나 담담히 거북선의 위용을 빌어 순신을 과장하지 않았고, 시대를 빌어 그를 동정하지 않았다.

민주적이며 전심전력을 다해 노력하는 리더에 대한 평가는 좀더 후한 점수를 주어도 되었을 것

이다. 명랑에서 쇠밧줄을 걸어 일본배를 잡아두었다는 설을 일축해버리는 저자의 내공은 우리의

역사수업과 드라마를 모두 허구로 만들어 버렸지만, 모든 이야기가 이야기가 되어 버릴지라도,

이순신의 승리와 이순신의 사람됨은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에 그 스스로 위대한 것이다.

모든 역사속에서 나라를 세운 임금은 최수종이고 이순신이 김명민이라면, 지금 이나라 경제를

구원할 배우는 누구일까? 묻지 말아도 그 답은 이미 알고 있다.

 

h*******g 2015.02.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