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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심 역사책 읽기에 한가락 한다고 자부하지만, 입맛에 맞는 사관만 쫓아왔고, 주의가 같은 학자들의 책만 부지런히 읽었던 게 사실이다. 내 역사관과 정치 성향을 충족하기 위한 이기적이고 무질서한 독서였다. 자존을 치켜세우기 위한 증거를 찾는 과정이 역사책 독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는 읽는 이유에 따라 엉뚱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역사 문해력 수업>이 나에게 주는 교훈은 이처럼 역사를 쓰고 읽는 방식에 대한 각성이다. 통사, 전쟁, 영웅 등 특정 주제에 대한 역사책 읽기에 익숙한 독자에게 쉬운 책은 아니지만 열 권의 역사책보다 배우는 바가 크다. 특히 역사를 기록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부딪힐 수밖에 없는 '객관성'에 대한 해설, '역사란 무엇인가'보다 더 중요한 '누구를 위한 역사인가'라는 화두, 권력과 역사가에 의해 지워지고 망각된 약자의 역사를 복원하고자 하는 노력, 식민사관에 대한 비판 때문에 오명을 쓴 랑케에 대한 새로운 지식 등이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였다. 역사 읽기가 취미라면 한 번쯤 읽어야 할 책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강력 추천 도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