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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항상 공간은 절대적인 물리량이 아니라 기억의 총합이라고 말해왔다. 이 공간은 그러한 기억의 총량이 무한대로 늘어나는 공간이 된다. 이곳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며 사는 사제라고 하더라도 같은 공간을 지루하게 반복적으로 거닌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을 것이다. -p99
훌륭한 건축가는 그저 직관적으로 아름다운 모양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우리가 보는 훌륭한 디자인은 모두 '문제 해결의 결과물'이다. 자연의 디자인이 그렇다. 기린의 목이 긴 것도, 오리발에 물갈퀴가 있는 것도 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다. '시티그룹 센터'의 디자인은 자리를 뜨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교회에서 시작되었다. 건축가는 그 제약을 없애 버리기보다 오히려 제약을 풀기 위해 창의적인 생각을 하여 새롭고 독특한 디자인을 창조해 냈다. 제약은 새로운 창조의 어머니다. -p253
스톤헨지, 고인돌, 이집트의 오벨리스크, 광개토대왕비, 각종 탑의 공통점은 모두 돌을 세로로 세웠다는 점이다. 왜 인류는 죽은 자를 기리기 위해 돌을 세워서 놓았을까? 인간은 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직립 보행을 한다. 사람이 죽으면 서 있지 못하고 눕는다. 사람에게 서 있다는 것은 살아 있는 생명을 뜻한다. 그러니 죽은 자를 기리기 위해서 살아 있었을 때를 기억할 수 있도록 무언가를 세워 놓는 것은 본능적인 행위가 아닐까 생각된다. -p281
여러분도 마음이 복잡하다면 안 쓰는 물건을 버리고, 청소와 정리 정돈을 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다못해 컴퓨터 모니터 안의 아이콘들을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컴퓨터나 스마트폰 배경 화면은 우리가 제일 많이 바라보는 창문이다. 그 창으로 어떤 공간이 보이느냐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끼친다. 배경 화면으로 넓은 공간의 사진을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참고로 내 컵퓨터와 스마트폰 배경 화면은 매해튼과 센트럴 파크가 내려다보이는 조감 사진이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3천억짜리 펜트하우스에 사는 창문을 가지게 된 것이다. -p315
우리나라 국민이 집값, 성적, 연봉, 키, 체중 같은 정량화된 지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데는 획일화된 아파트가 한몫했다. 그런데 몬트리올 '해비타트 67'은 각 세대가 다양한 형태를 가지며 주변의 집들과도 다채로운 관계를 맺는다. 베란다는 내 개성에 맞게 꾸미면서 공간으로 나를 표현할 수 있다. 그만큼 거주자는 자신만의 개성과 가치를 찾을 수 있고, 이는 곧 자존감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우리나라 아파트는 닭장같이 똑같이 생겨서 이런 개성 표현이 안 된다. 집마다 태극기를 걸었느냐, 안 걸었느냐의 차이만 있는 집합 주택이다. 이런 획일화된 아파트에 살다 보니 결국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SNS뿐이다. -p369
공간이 주는 위대함은 내 나이를 먹어갈 수록 깊게 느낀다.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아늑함과 편안함이 일상을 좌우하듯, 우연히 만난 낯선 공간이 내 기분을 한순간에 바꿔놓고 여행 중 만난 공간이 여행이 주는 여운의 기간에 영향을 미친다. 모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알게 되면 아는 것들이 눈에 트이는 것처럼, 여행 중 만난 공간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은 생각이 종종 들었다. 평소에 유현준 작가를 좋아했던 터라 망설임 없이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책을 집어들었다.
책을 읽자마자 간접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나라의 공간들이 책 덕분에 눈 앞에 그려졌다. 건축가들을 알게 됐고 건축가들이 그려낸 공간을 알게 됐고 공간을 소유하게 된 나라가 부러워졌다. 너무나 획일화된 공간으로 가득한 우리나라와 비교됐다. 독특하고, 건축가만의 색채가 뚜렷하고 숨통 트이는 공간을 찾게 되는 건 아마도 우리나라 공간의 일률적인 모습 때문이 아닌가 싶다. 캐나다 몬트리올주의 해비타트 67 이야기를 읽자마자 이 주거 공간이 무지 부러웠다. 다 비슷비슷한 주거 형태에서 비슷비슷한 공간 구성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과는 다른 자기만의 색깔을 찾기 위해서는 누구나 다 비슷비슷하게 살아가고 있는 건축물에서 벗어나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에게도 다양한 건축물과 공간을 볼 수 있게 해줘야겠다는 생각 또한 들었다. 집에서 작은 면적만 요리조리 바꿔줘도 좋아하는 아이들이니 다채로운 공간을 보여주면 장소를 보는 눈이 넓어지지 않을까. 장소를 보는 눈은 공간으로, 세상으로 확대될 거라 생각한다.
유럽, 북아메리카, 아시아의 목차로 구성된 이 책을 끈기 있게 읽어내면 건축물이 놓인 곳으로의 여행을 간접적으로 한 셈이 된다. 집에 콕 박혀서, 동네 카페에 앉아서 책을 읽었던 시간이 페이지 속 장소로 여행을 다녀온 시간이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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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쉬어가는 느낌으로 고른 독서모임의 책입니다. 건축가의 시선에 잡힌 세계의 걸작 건축물 중 30개가 실린 책이죠. 방송을 통해서도 유명한 유현준 건축가의 책이에요. 읽어야 할 책이 많은데, 무려 500페이지 책이라니, 그래도 사진과 그림이 있어 다행입니다. 첫 번째로 뽑힌 건축물은 뭘까요? 함께 떠나봐요.
작가 유현준은 건축으로 세상을 조망하고 사유하는 인문 건축가입니다. 건축가는 사회의 복잡한 관계를 정리해 주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그는 잘 어우러질 수 있는 화목한 건축으로 관계와 사회를 바꿔나가고 있어요. 유튜브 <셜록 현준>을 통해 공간과 건축 이야기를 쉽게 전하고 있죠. 저서로는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어디서 살 것인가>, <공간이 만든 공간>, <공간의 미래>등이 있습니다. 책은 유럽과 북아메리카, 아시아로 나뉘어 그 지역을 대표하는 건축물이 30개 실려 있어요. 유럽의 첫 번째 건축이자 이 책의 첫 번째 건축물은 무엇일까요? 바로 르코르뷔지에의 빌라 사보이입니다. 1930년 빌라 사보이를 통해 건축이 기계가 되는 계기를 마련한 건물이죠. 빌라 사보이를 통해 건축이 기계처럼 되면서 전 세계 어디서나 비슷한 건축물이 만들어지는 공헌을 한 건축가라고 합니다. 유럽과 북아메리카 아시아까지 유현준 건축가의 탁월한 시선에 잡힌 섬세하고 따뜻하며 새롭고, 자연친화적인 건축물들을 만나 볼까요?
좋은 공공 건축물이 나오려면 안목이 좋은 정치가나 행정가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는 언제쯤 좋은 안목을 가진 지도자가 나올까? 그런 사람이 나오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안목을 갖춘 유권자가 되어야 한다. (p64)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증축 공모전을 통해 유리로 만들어진 피라미드가 만들어집니다. 프랑스 시민들은 뜬금없는 유리 피라미드를 좋아하지 않았는데요,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은 남다른 심미안과 집념으로 파리의 외관을 바꿉니다. 루브르 박물관 뿐만 아니라 미테랑 대통령 시절에 만들어진 건축물들이 지금은 파리의 대명사가 되었죠. 저자는 말해요. 훌륭한 건축가도 중요하지만 건축가가 자신의 건축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좋은 건축주를 만나야 한다고요. 미테랑 대통령은 공공건축의 좋은 건축주였습니다. 새로운 시도를 하되, 남다른 심미안을 갖고 있어 예술성까지 갖춘 건축물을 구현해 냈으니까요. 책을 읽기 전 가장 먼저 한 것은 아시아 편을 찾아서 우리나라 건축물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죠.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건축물은 하나도 없습니다. 일본 건물은 3개나 되고, 심지어 홍콩 건물도 있는데 말이죠. 우리에게 좋은 건축물이 없는 것은 안목 좋은 미테랑 대통령 같은 정치가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마침 선거철이니 안목을 갖춘 유권자가 되어 안목 좋은 정치가를 뽑고 싶습니다. 사람을 고르는 안목인지, 아름다움을 보는 안목인지 모르겠지만요.
훌륭한 건축가는 그저 직관적으로 아름다운 모양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우리가 보는 훌륭한 디자인은 모두 ‘문제 해결의 결과물’이다. 자연의 디자인이 그렇다. (p253) 우리에겐 생소한 공중권을 다루면서 뉴욕의 시티그룹 센터를 보여줍니다. 오래된 역을 철거하고 새로운 건물을 짓은 시에 반발해서 공중권이라는 개념을 만들었어요. 아름다운 건물은 보존되어야 하지만 무작정 보존을 강요하면 재산권을 침해해요. 하지만 공중권의 개념으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건물이 생겨나게 된 거죠. 낮은 건물의 공중권을 사서 그 위에 고층을 짓는 방식입니다. 특히 저자가 선택한 이 건물은 광장을 끼고 있어, 공공의 개념이 크게 반영된 좋은 건물이라고 해요. 건축 상황과 여건을 따지고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찾아내는 것이 훌륭한 건축가라고 합니다. 문제 해결의 결과물인 건축이 자연의 방식을 닮은 거죠. 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던 것들도 문제 해결의 결과물입니다. 징검다리라든가, 보안과 바람을 막아주던 낮은 담장 등이 있죠. 찾아보면 많을 텐데 쉽게 떠오르지 않네요. 문제를 문제로만 보고 건축을 포기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연구해서 결국엔 특별한 건축물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 어찌 보면 새로움을 만드는 사람들이 건축가인 것 같습니다.
인상적인 건축물들이 정말 많아요. 사진과 함께 실린 건축물들은 저자의 인문학적 지식과 글로 인해 마치 그곳에 함께 있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깨어진 돌 틈 사이로 비치는 햇살, 고요하게 비치는 예배당의 한줄기 빛, 나선형으로 움직이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미술관, 물의 높이에 따라 침수되는 공간이 바뀌는 베네치아의 건물, 아주 사적인 지하의 목욕탕까지 새롭고 인상적이며 훌륭한 건축물들을 허기를 채우듯 눈과 마음에 채웠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책을 길잡이 삼아 여행을 해 보라고 하면서 주소와 휴관일까지 꼼꼼하게 기록해 뒀어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두껍지만 이 책을 끼고 책을 따라 건축물 여행을 해보고 싶습니다. 오전과 오후가 다른 햇빛의 중 정도 만나보고, 바람이 지나는 길도 느껴보고 싶어요. 책에서 만나는 건축물들은 살아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사람처럼 숨 쉬고, 그 공간에 사는 사람들과 공존하는 느낌이 들어요. 따뜻하고 부드러운 문체와 깊이 있는 인문학적 안목이 건축을 모르는 제가 읽어도 포근하게 다가왔습니다. 저자가 느꼈던 작은 교회당의 경외가, 자연과 함께 숨 쉬는 집이 고스란히 느껴졌거든요. 책 이야기를 신나게 하고 나오는 길, 가까이 보이는 성당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어쩌면 좋은 건축물은 우리와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이 아닐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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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잘 하지 못해서가 현실적인 이유라면, 사실 나는 완벽한 문과형 인간이라 전공을 문과로 선택해서 20여년을 살아왔다. 하지만 만약 내가 이과를 선택했다면 주저없이 선택했을 학문은 건축과 천문학이었을 것이다. 둘 다 따지고 보면 공간을 연구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건축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건축은 빈공간에 무엇인가 만들어내는 과정이지만 결국 그 만들어낸 실체는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이 생활하거나 또는 활용할 공간을 만들어내야 하기도 하는 무(빈공간) → 유(건축물) → 무(건축물의 공간) → 유(건축물 안의 사람 또는 사물)을 만들어내는 순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인가 창조해 내고, 그것이 남아서 오래 간다면 내 삶의 의미도 있으리라.
건축물은 인간의 생각과 세상의 물질이 만나 만들어진 결정체로, 많은 Resource가 드는 여러 사람의 의견의 일치를 보면서 완성되는 그 사회의 반영이자 단면이다. (물론 안 그런 건축물도 있겠지만 자본력이 많이 드는 큰 건물을 말하는 것 같다) 그렇기에 지어진 건축물을 보면서 당대 사람들이 세상을 읽는 관점과 물질을 다루는 기술 수준, 그리고 건축을 이루는 물질의 발전 상황, 사회 경제 시스템, 인간에 대한 그 사회의 이해도, 이상적인 의미 등을 볼 수 있다. 저자인 건축가 유현준 교수는 자신이 세계를 다니면서 감명받거나 영감을 얻은 30개의 건축물을 소개하고 있다.
책은 유럽, 북아메리카, 아시아를 누비면서 의미가 있는 건축물과 그 속에 담긴 인문학적 의미를 이야기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인간에게 그 건축물이 지닌 최고의 경험을 줄 수 있는 공간 구축 방식을 찾아낸 '성 베네딕트 성당'과 '발스 스파'를 누비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도 반드시 필요한 건물 같은데 '국회의원이 국민보다 아랫 사람'이라는 철학을 곳곳에 담은 '독일 국회의사당' 등을 보면서 그 건축물이 담긴 의미와 뜻을 알아본다.
북아메리카에서는 공간으로 인류에게 최대의 경험과 교훈을 주는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베트남전쟁재향군인기념관' 과 '빛을 어떻게 받아 들이고 공간에서 최대의 멋을 내게 하는지 보여주는 '필립스 엑서터 도서관' 등을 보여주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인간이 자연을 직접 대면하게 만든 공간인 '아주마 하우스', 나도 가본 홍콩의 'HSBC 빌딩' 등을 소개한다.
코로나가 끝나고 여행이 필요한 오늘의 시점에 이 책을 먼저 읽고 떠나면 원래 있던 건축물이었지만 더 많이 보일 것 같다. 몰랐던 지식도 많이 알게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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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관련해서는 유현준의 책을 제일 많이 갖고있다. 직관적으로 가장 잘 읽히기 때문인 것 같다. 건축을 너무 예술적으로 다루지 않고 실용적 즉 주어진 환경에서의 최적의 방식을 찾아내는 문제 해결의 방식으로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어쩌면 너무 건조한 기술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훌륭한 미술작품이 만들어진 배경, 기술과 과정을 안다고해서 그 작품의 아름다움이 손상되지는 않는것과 같지 않을까. 그의 이전 책들이 건축가의 시선에서 어느정도는 자의적인 세상에 대한 해석(?)에 더 가까웠다면 이번 책은 건축물 자체에 집중해서 작가의 본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유현준은 건축가이다. 아직 건축을 잘 몰라서 그가 뛰어난 건축가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뛰어난 건축물들을 소개받는데는 더 적합한 인물을 찾을 수는 없을것 같다. 나는 여전히 그가 '건축사' 책을 썼으면 좋겠다. |
| 이제는 유튜브 셜록현준으로 너무 유명해지신 유현준 교수님이자 유튜버님. 유튜브에서 건축물들 소개 해주시는 영상들 촬영 하셨는데 이번 책을 통해 더 다양한 건축물들을 소개 해주셔서 여행을 가면 꼭 보고와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얼른 여행 가고 싶게 만드는 책 입니다. 여러분들도 꼭 읽어보시고 여기 나온 건축물들 중에 하나라도 실제로 여행가셔서 실물로 보시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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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인문학을 결합한 신선한 시도 인문은따뜻한 사람의 온기를 건축은 벽돌같은 차가움,견고함을 나타낸다 마치 뜨거운거피에 얼음을 넣는 아이스 아메리카노같은 책이다 표지가 멋을부리려고 두껍거나 두꺼운재질이 아니라서 더욱 읽기편하다 장식용으로는 부적할지 몰라도 머리가 장식이되기 않게하는 책이다. ~Baskin Park.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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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유현준 교수의 저서인 "공간의 미래"를 보면서 건축물과 공간이 우리에게 주는 인문학 사회학적 현상 및 그를 바탕으로 한 미래의 공간은 어떻게 될 것인가에 관한 유 교수님의 깊은 인문학적 소양 및 통찰력에 놀랐던 경험이 있다. 그 유현준 교수님이 이번에는 인문 건축 기행이라는 타이틀로 신간을 출판하셨다. 본 책에서는 20세기 이후 건축물 중 유현준 교수의 시각으로 볼 때 건축 패러다임에 한 획을 그었다고 생각되는 건축물 30개를 선별하여 해당 건축물과 건축가에 관하여 건축가의 성장 배경이나 해당 건축물의 건축 당시 사회적 배경을 비롯하여, 각 건축물에서 중요하게 봐야 할 디테일이 어떤 것들이 있을지에 대해 미술관 큐레이터 같은 느낌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유현준 교수의 전작에서는 인문학적 이야기를 풀어내다가 그 예시로써 특정 건축물들이나 도시 공간이 사례로써 언급되었던 것으로 기억나는데, 본 작은 건축물 그 자체가 주인공이고 인문학적 풀이가 도구라는 점에서 전작과 반대되는 이야기 구성이라 볼 수 있는 점이 우선적으로 재밌고 기대되는 포인트들이었다. 유 교수가 선별한 건축물 30개는 유럽 / 북미 / 아시아의 세 가지 지역별로 분류가 되었다. 이는 독자들로 하여금 주변에 여행을 갔을 때 근처에 있는 건축물을 함께 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람이 있는 구성이라 하였다. 그럼 이 건축물의 선별 기준은 어떻게 될까? 유 교수는 아래와 같이 밝힌다. "여기서 소개하는 건축 작품들은 하나같이 생각의 대전환을 보여 주는 작품들이다. 이전에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공간을 창조한 사람들의 흔적이다. 별생각 없이 조상이 하던 대로 따라 짓던 건축가가 아닌, 수백 년 된 전통을 뒤집거나 비트는 혁명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 건축가들은 벽, 창문, 문, 계단 등을 이용해 세상을 바꾼 혁명가들이고 대중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준 철학자들이다. .... 이들의 공통점은 건축을 그저 멋있고 예쁜 것을 만드는 일로 생각하지 않고 각자가 실존적인 질문을 하고, 이를 고민하고 건축으로 답했다는 점이다." 선별 기준에서 어느 정도 엿볼 수 있었던 것처럼 본격적으로 시작된 30개의 건축물과 이를 구현한 건축가들의 이야기는 심도 있는 인문학의 향연이었다. 집은 살기 위한 기계라는 관점으로 바라보고 철근 콘크리트 기반으로 근대 건축의 5요소를 확립한 르 코르뷔지에, 건축물을 자연의 일부로 녹여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공간에 기능에 따라 주인공 간과 하인 공간이라는 구분 개념을 창시하고 이를 통해 용도에 걸맞게 효율적으로 공간을 활용하고자 한 루이스 칸, 서양의 기하학적 건축양식과 복잡한 진입경로 시퀀스 같은 동양의 건축양식을 접목시켜 독특한 건축세계를 만들어 낸 안도 다다오 등을 비롯한 많은 천재들의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이들이 세상의 물음에 대해 답으로 내놓은 건축물들은 인간의 편의를 최대한으로 확보하고자 한 지향부터, 인간을 자연 속에 녹아들게 함으로써 편안함을 느끼게 하기 위한 자연의 적절한 불규칙함을 모사하는 등에 여러 시도에 이르기까지 결국 인간 그리고 자연, 다시 말해 우리 사는 이 우주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과 이해를 바탕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책은 위에 언급한 것처럼 사람과 공간에 대한 인문학적인 내용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 건축물들은 실제 존재하는 데에는 이를 구현한 시공법도 중요하다. 해비타트 67이나 cctv 본사 건물, hsbc 빌딩, 테지마 미술관, 루브르 아부다비처럼 비용이나 여러 제한, 공법에 있어서의 어려움을 마주한 건축물을 실제로 구현하는 기술적인 내용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는다. 이를 통해 인간들이 그들의 한계에 도전하고자 하는 기술적 도전정신뿐 아니라 hsbc 빌딩처럼 어쩌면 무시할 수도 있었던 풍수지리라는 개념을 받아들이면서 빌딩 하부에 공터를 만드는, 얼핏 비용 낭비적으로 보였던 방식을 통해 시민들의 그늘막 쉼터를 제공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창조해 내는 인간적인 모습도 함께 볼 수 있었다. 30개의 건축물 관련 이야기 하나하나가 너무나 재미있었던 인문학과 기술의 향연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당연하다고 생각될법한 많은 현대 건축의 요소들을 최초로 제시한 사례나, 익숙한 재료의 새로운 해석, 경이롭고 불가사의하다 느낄 정도로 고도의 기술 공법을 통해 구현한 사례들까지 너무나 흥미진진했다. 소개된 건축물 중 몇 가지는 직접 보았던 건물도 있는데 이에 대해 내가 몰랐던 미쳐 포인트들을 언급해 주셔서 다시 가서 확인해 보고 싶었고, 아직 못 본 여러 건축물들도 이 책에 나온 포인트들을 직접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도록 만들었다. 건축물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 속에서 자연에 투쟁하기도 하고, 이용하기도 하고, 때로는 순종하고 모방하기도 하면서 함께 동화되기 위한 인간의 고뇌와 투쟁의 역사를 느낄 수가 있었다. 유현준 교수는 서문에서 건축물이란 어떤 것인지 아래와 같이 언급했다. "건축물은 인간의 생각과 세상의 물질이 만나 만들어진 결정체다. 건축물은 여러 사람의 의견이 일치할 때만 완성되기에 그 사회의 반영이자 단면이다. 건축물을 보면 당대 사람들이 세상을 읽는 관점, 물질을 다루는 기술 수준, 사회 경제 시스템, 인간을 향한 마음, 인간에 대한 이해, 꿈꾸는 이상향, 생존을 위한 몸부림 등이 보인다. 건축은 이렇듯 그 시대와 사회의 반영이다. 하지만 동시에 건축은 어느 한 사람이 상상해야만 시작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건축만큼 한 개인의 상상력이 중요한 일도 없다." 이 책에 소개된 건축물을 통해 우리 사회는 어떤 사회인지, 그리고 우리 인간의 상상력이 얼마나 무궁무진 한지 한번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지 제안해 본다.
유현준 교수의 맺음말을 인용하며 이 글을 마친다. "이 책은 새로운 공간을 꿈꾸고 만든 1퍼센트의 영감을 가졌던 천재들의 이야기다. 이들이 새로운 영감을 얻은 방법은 제각각이다. 때로는 필요에 의해서, 때로는 새로운 기술의 빠른 적용으로, 때로는 여러가지 제약을 극복하려는 노력으로, 때로는 인간에 대한 자신만의 고찰을 통해서 영감을 얻었다. 우리는 그들의 작품을 보면서 어깨너머로 천재들이 생각하는 방법을 엿볼 수 있었다.알을 깨고 병아리가 되기 위해서는 작은 부리가 만들어져아 한다. 1퍼센트의 영감은 병아리의 작은 부리다. 그냥 건축가의 디자인 이야기로 볼 수도 있지만, 어떤 독자는 같은 이야기를 통해서도 병아리의 작은 부리 같은 영감을 얻을 수도 있다. 그런 분들이 많기를 바라고, 각자의 자리에서 껍데기를 깨는 사람들이 되기를 소망한다. 1퍼센트의 영감이 없으면 천재가 될 수 없듯이 사회 역시 마찬가지다. 이 사회가 발전하는 데는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1퍼센트의 사람이 필요하다. 여러분이 그런 사람이 되시기를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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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은 실제 책으로 사서 보면 더 감동이 되었을 것 같은데, 나는 귀찮음을 이기지 못하고 eBook으로 사서 읽었다. 나름 큰 모니터로 수많은 건축물들의 사진을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음. 저자와 함께 랜선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좋았음. 와... 이렇게 지은 건축물들도 있구나 ㅎ 몇 군데는 가보고 싶기도 했다. 유럽의 여러 웅장한 성당들도 좋지만, 빛을 이용해서 만든 교회들도 참 인상깊었음. 꼭 몇군데는 가보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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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보는 눈. 건물을 바라보는 눈. 나의 수준을 업그레이드 시킨것 같다. 어쩌면 이 말은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인것 같다. 물론 이 책이 나의 관심사와 저자님의 관심사가 쿵짝이 맞는 것도 있는것 같다. 이번 책도 좋았다.♥ 앞으로 나오는 저자님의 책은 꾸준히 챙겨보고 싶다. 나에게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 보는 눈을 다르게 보게 만드는 것은 멋진일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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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 교수는 건축가 치곤 다작하는 작가이다. 그러다보니 각 저서마다 선호도가 제각각이다. 다행히 이번 저서는 작가의 개인적인 선호도를 많이 반영해 건축가로서의 유현준을 보여 준다. 유튜브나 교양 프로그램 에 참석하는 작가도 좋지만 책에서 풀어내는 건축가의 본모습을 더 느꼈 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