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는 교실 안에서 수업 이야기 뿐 아니라, 공문과 행정, 조직 문화, 관계의 피로 같은 교직의 구조적 현실을 차분하게 꺼내 놓는다. 그 서술은 불평이나 폭로가 아니라, 오히려 오랫동안 현장을 지켜온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담백한 기록에 가깝다. 그래서 읽는 동안 독자는 ‘나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게 아니었구나’라는 안도감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이 책이 인상적인 지점은 교사를 끊임없이 ‘헌신적인 존재’로만 요구해 온 시선에서 한 발 물러나, 교사 개인의 삶과 감정, 에너지를 존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한다는 점이다. 교사가 지쳐 무너질 때 교육도 지속될 수 없다는 사실을, 저자는 거창한 주장 대신 자신의 경험을 통해 설득한다. 또한 이 책은 ‘교사다움’을 단일한 기준으로 재단하지 않는다. 열정적인 교사, 조용히 자기 몫을 해내는 교사, 거리를 두며 오래 버티는 교사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학교를 지탱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그 점에서 이 책은 교사들에게 더 잘 버티는 법, 덜 죄책감을 느끼는 법을 조용히 가르쳐 준다. <교사이지만, 직장인입니다>는 교직을 떠나거나 붙잡으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오늘도 출근하는 교사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