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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중에서... 세상을 곰곰이 들여다본 사람은 알 것이다. 날 선 비판보다 다정한 한마디가 어렵다는 것을, 복잡한 문장보다 진심 어린 목소리가 더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작고 연하고 선한 것들은 쉽게 무시당하지만 그것들이 사실 무거운 세상을 지탱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홀로 살 수 있는 생은 없으니 나는 오늘도 다른 무언가의 도움으로 살아간다. 겸손하고 정직한 삶과 그림, 그것이 내가 그리는 의지이자 마음이다. -p.7 ● 그림 그리는 이의 시선으로 기록한 날들 '그리는 마음'은 전소영 작가의 일상과 수채그림을 담은 에세이다. 작은 시골 마을에서 자연과 가까이 하며 그 속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글과 그림으로 담아낸 에세이는 잔잔한 호수처럼 평온하다. 그리고 그 안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시골 길을 오가며 바라 본 작가의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동안은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락 내리락 하는?내 안의 감정들이 고요히 제 자리를 찾아가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무심코 지나쳤던 작은 식물들에게도 좀 더 마음을 두게 된다. 작고 사소한 존재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다정한 마음, 그들에게서 삶의 지혜를 발견하고 위안을 얻는 작가의 삶이 내게는 위안이 되었다. ● 전소영 작가는 첫 그림책 '연남천 풀다발'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매일같이 산책하며 관찰한 홍제천 주변의 풀들의 이야기를 싱그러운 초록빛으로 그려낸 수채 그림이 참 좋았다. 어디서든 뿌리를 내리고 자신만의 자리를 지키며 사계절을 꿋꿋이 견뎌내는 식물들의 삶이 글과 함께 깊이 와 닿았다. '적당한 거리'를 통해서는 식물을 키우는 과정에서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는 삶의 이치를 다시 한번 깨달았고, 텃밭을 일구는 아버지의 삶을 이야기한 '아빠의 밭'에서는 시골에서 농사 지으시는 우리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전소영 작가의 그림책에는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식물들이 있고,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가진 푸르른 생명력이 있다. 그 생명력들이 위로가 되고 응원이 되어준다. ● 책에서 꼽은 문장 -그렇게 무언가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다른 무엇으로 대체할 수 없는 시간의 힘이 필요하다. 그 시간의 힘은 양이나 길이보다는 거기에 얼마나 꾸준히 정성을 쏟았는지에 달린다. 때가 왔을 때 시간이 진정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순간순간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손길을 더해줘야 한다. -p.30 -마음에 사람을 들이는 일도 '나'를 둘러보는 일이란 것을 알았다. 한때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자리를 내어주었다. 불편해도 불편한지 모르고 소중해도 소중한지 잘 몰랐다. 언제부턴가 사람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먼저 내 집의 상태를 보게 되었다. 모은 것이 관계로 이루어진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나와의 관계이지 않을까. 내가 어떤 마음의 상태를 가지고 있는지 유심히 살펴보고, 부지런히 환기를 시키며 쓸고 닦아 내야 지켜내야 하는 것이 내 마음이다. 그래야 그곳에 다른 무엇을 들일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p.58 -무언가를 잘 그리거나, 잘 쓰기 위해서는 먼저 성실한 구경꾼이 되어야 한다. 구경꾼이 되기 위해서는 운동을 하는 것처럼 훈련이 필요하다.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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