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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로 보는 은밀한 세계사
편지도 기록물이다. 역사적인 기록물이다. 그런 편지가 어떤 때는 역사의 흐름을 바꿔놓은 중요한 역할도 한다. 그렇게 역사를 바꾸고 그 기록이 역사가 되기도 한다. 여기 등장하는 편지에는 그런 편지도 있다. 또한 역사를 바꾸는 편지가 아니라 역사의 이면을 드러내 보이는 편지들도 있다.
우선 누구의 편지가 있는지 살펴보자.
이 편지 발신자중 처음 알게 되는 사람이 있다.
가폰 신부는 제정 러시아 시대에 ’피의 일요일‘ 사건과 관련이 있다. 그는 러시아 정부가 노동자의 파업과 시위를 막기 위해 노동자 사이에 심어놓은 프락치였다. 그런 그가 황제에게 편지를 쓴다. 시위 내용을 미리 황제에게 알리는 차원의 편지였다,
그러나 차르는 그러한 요청마저 묵살하고 병력을 투입해 진압하기로 한다. 이런 일을 시작으로 하여 드디어 ’피의 일요일‘, ’러시아 혁명‘의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한다.
필리핀 호세 리살은 처음 듣는 필리핀 독립운동가다. 필리핀 사람들이 국부로 존경하는 사람이다. 그는 의사이며 소설가이다. 그는 필리핀 독립운동의 불씨를 당긴 소설 『나에게 손대지 마라』와 『체제 전복』을 발표한다, 결국 그는 붙잡혀 사형선고를 받고, 처형된다. 그가 쓴 편지 읽어보자.
이 편지를 읽으니, 같은 상황으로 처형되는 날 당일 새벽에 쓴 편지도 있다. 바로 마리 앙투아네트가 루이 16세의 막내 여동생인 엘리지베스 공주에게 쓴 편지다. (89쪽)
마리 앙투아네트의 편지와 위에 기록한 호세 리살의 편지는 내용이 아주 유사하다. 죄없는 사람이 보여주는 의연한 모습이 그렇다.
이렇게 편지를 읽으면서 여러 가지를 얻을 수 있다.
먼저 그간 잘 못 알고 있었던 역사적 사건들의 진실을 알게 된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가장 대표적인 경우이다. 또한 링컨이나 콜럼버스 같은 경우는 그 반대의 역사가 드러난다. 우리가 위인이라는 분류에 들어있다고 해서 무조건 긍정적으로 보아 넘기던 그들의 행적이 실상은 그게 아니라는 것이 편지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또한 역사 공부 제대로 할 수 있다.
청나라 임칙서의 경우다.
왜 그는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에게 편지를 쓸 수밖에 없었던가 영국이 자기 국민이라면 결코 그러지 않았을 아편을 중국인들에게 팔았기 때문이다.
편지중 이런 말도 있다.
이런 물음에 과연 영국의 여왕은 뭐라 답변했을까 안타깝게도 그 편지는 발송은 됐지만 여왕에게는 가지 못했다. 대신 <런던 타임지>에 실렸다. 이에 대해 영국 신사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조선 정조와 심환지 사이에 오고간 편지
조선 시대 정조와 심환지, 서로 정적이라 여겨졌던 두 사람 사이에 편지가 오고 갔다니! 그게 알려진 게 벌써 10여년 전의 일이다. 2009년 노론의 거두인 심환지와 정조가 주고받은 비밀 어찰 6책 297통이 세상에 공개되었다. 그때 신문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는데, 이 책에서 그 편지들의 의미를 살펴보고 있다. 흥미로운 일이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교과서에서 배우는 딱딱한 역사와 결이 다른 역사 이야기다. 역사적 인물들이 서로 주고 받은 편지를 통해 역사를 읽어보는 것이다. 개인간에도 편지는 중요한 의사 전달의 도구인데, 역사의 한 축을 차지했던 인물들이 보낸 편지가 그냥 단순한 개인간 편지로 의미가 격하될 리 없다.
각각의 역사적 중요성을 지니고, 역사의 한 단면으로 승화된 편지, 읽어볼 가치가 있다. 제목 그대로 숨겨져있던 은밀한 역사가 그 모습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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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그 편지가 없었다면 역사는 바뀌었을까? 공식적인 이야기에는 차마 담기지 않았던, 개인적이고 은밀한 민낯을, 16통의 편지로 만나보는 책!입니다.
개인적인 편지로 인해 역사적 그날을 들여다본다.. 그 사실만으로도 꽤나 흥미로운 책인데요. 아니다 다를까 읽다보면, 어느덧 그 사건에 빠져들게 되고,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되면서 눈이 번쩍 뜨인답니다 ㅎㅎ
역사적 흐름을 다 알 순 없지만, 단편적인 사건들을 흥미로운 관점으로 들여다봄으로써, 어떻게 흘러가는지 그 시대도 알게 되고, 감동과 재미도 느끼게 되는 역사 교양서랍니다~
사마천이 끔찍한 모멸감속에서도 '사기'를 완성할 수 있었던 이야기, 마리 앙투아네트는 사치를 즐겼다는 오해, 콜럼버스는 과연 개척자인지 정복자인지...
편지를 읽으며 세계사를 또다른 재미로 만났네요~ 어느덧 그 시대에 급 빠져들어 새로운것도 알게 되고, 더 궁금해서 찾아보게 만드는... 그런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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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나 톡이 대세인 요즘에 손글씨로 쓴 편지는 거의 볼 수가 없다. 과거 통신이 여의치 않았던 시절에는 편지가 유일한 수단이었고 내용에 담긴 절절한 사연을 보니 과거 편지의 주인공들의 삶이 그려진다.
이 책에 담긴 편지의 주인공들은 그래도 인류사에 자신의 흔적 하나쯤은 남겼던 인물들이니 나름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자신의 소신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최후의 편지들이 가장 많았던 것 같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메시지가 편지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그 편지엔 거젓이 담길 수 없고 가슴에 고인 가장 하고픈 말이 담겼다.
중국의 역사서 '사기'를 쓴 사마천의 일생을 보면 참 위대한 사학자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아버지의 유업을 받들기 위해 목숨 보전을 택하고 궁형을 당한 그 치욕을 어찌 견딜 수 있었을까. 사람들의 놀림을 받으면서도 책을 완성할 수밖에 없었던 사마천의 선택을 어찌 위대하다고 하지 않겠는가. 그런 그도 사적인 편지에서 자신의 결정과 처지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장면은 가슴이 아프게 다가온다. 이처럼 글에서는 자신의 색이 그대로 녹아들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청나라의 옹정제의 일생과 편지를 보면 조선의 왕, 정조가 떠오른다. 둘다 워커홀릭인데다 편지를 통한 정치를 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유사했던 것 같다. 이런 왕들만 있었다면 인류사는 좀더 발전했을 것이고 백성들은 행복하지 않았을까.
다소 욱하는 성격까지도 닮은 듯하다. 어떻게 편지를 통해 적을 친구로 만들 수 있었는지 두 왕의 지혜가 놀랍기만 하다. 편지를 통해 정치를 한 왕이 있었는가 하면 자신의 소신에 대한 변명을 담은 편지도 있다. 흑인노예해방을 위해 전쟁까지 불사했다던 링컨의 속마음이 담긴 편지를 보면 그를 다시 평가하게 된다. 역시 정치인들의 마음은 알 수가 없다.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아이들을 염려했던 마리앙투와네트나 윤봉길의사. 무능의 소치로 자신의 왕국을 멸망으로 이끈 니콜라이 2세가 가폰 신부의 진정 어린 편지를 받아들였다면 러시아의 운명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역사속 사연많은 편지를 보면서 인류의 다양한 삶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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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는 대체적으로 후대의 사람들을 위해서 남기는 기록이 아니다. 더욱이 특정한 국가나 기관 또는 법률이나, 여느 행정적 증거를 남기기 위한 공적인 기록도 아니다. 그렇기에 단순히 개인의 소식과 안부 등을 묻는 편지의 가치는 적어도 역사의 큰 틀에서 보았을때, 그 해당 개인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기록이자, 당시 시대의 풍속 등을 가늠할 수 있는 어느 한계를 지니고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때때로 역사적으로 커다란 업적을 남긴 인물들의 편지는 그 내용을 떠나 다른 의미(가치)를 지니게 되는 일이 있다. 예를 들어 이 책에 소개된 인물 중 '에이브러햄 링컨'의 경우에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미국 남북전쟁의 대의'에 대하여 제일로 '흑인 노예 해방'을 떠올리고는 하지만, 막상 링컨의 편지를 살펴보게 된다면, 이는 일종의 자애와 숭고함이 아닌, 단순히 분열된 연방을 (빠르게)수습하기 위한 정치적 결단이자 수단일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이처럼 편지의 형식을 지닌 여러 기록물을 바탕으로 독자는 때때로 이 책에 등장하는 수 많은 역사적 사실들이 세상 속 '상식'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편지'나 '일기'와 같은 기록의 성질 자체가 본래 수 많은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데올로기나 정치적 입장에 선 '공인'의 입장이 아닌 개인의 '솔직한 가치관'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솔직함이 역사에 의해 세상에 공개되었을때, 그 가치는 의외로 수 많은 역사적 배경을 살펴볼 수 있게 하는 계기 또한 마련하여 준다. 과거 프랑스 마리 앙투아네트 여왕이 사형전날 '시누이'에게 보낸 편지는 그저 개인이 개인에게 여러 당부의 글을 전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오늘날 이를 접하는 수 많은 사람들은 이를 통하여, 과거 프랑스 혁명의 분위기와 왕실의 비극, 또는 역사적으로 '여왕이 악녀로 만들어지는 과정'등을 살펴보며 그 편지 배후에 숨어있는 수 많은 역사를 살필 수 있는 기회 또한 잡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본래 역사를 재구성하기 위하여 후대의 많은 사람들이 집중하는 것은 크게 유물(또는 유적)과 기록의 존재이다. 이에 이 책은 역사적 흔적을 찾아가는데 필요한 요소 중에서 개인의 기록 또한 왕조의 기록이나 실록 등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가치인 '진실성'을 찾을 수 있다는 것에 있어 커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주장하는 것 같은 감상을 준다. 오늘날 우리들은 세계2차대전의 여러 참상을 알지만, 그 사실을 접하는데 매우 두꺼운 세계 2차대전사보다, '안네의 일기'의 도움을 더 크게 받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한번 떠올릴 필요가 있다.
그야말로 편지에 적힌 기록만이 아닌, 그 속에 녹아든 감정의 유무, 그리고 그 시대 본연의 가치관에 기댄 글쓴이의 배경과 사고방식... 더욱이 해당 편지가 상대를 어떠한 형태로 영향을 미치게 하는가에 대한 수 많은 조건들을 살펴보면, 어쩌면 이에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오늘날 대중들이 역사를 판단할때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바로 인간미가 녹아든 역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에서 이 책이 전해주는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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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어떻게 쓰여질까? 승리한 자의 변형일까, 패배한 자의 변명일까. 똑같은 일도 누군가의 눈에는 승리로, 누군가의 눈에는 패배로 비춰진다. 역사적인 사건 속의 중심 인물은 그런 점에서 자신이 일으킨(?) 사건을 어떤 눈에서 바라볼까? [편지로 보는 은밀한 세계사]는 역사적 사건의 중심이 된 인물들이 남긴 편지를 통해 그들이 특정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을 드러내준다. 나는 항상 역사적 사건보다는 역사적 사건의 중심 인물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왜? 왜 그런 일을? 이 책은 그런 나의 질문에 훌륭한 답이 되어 주었다. 사마천, 흥선 대원군, 윤봉길 의사, 콜럼버스, 링컨 등등 역사 속에 이름을 남긴 인물들을 직접 만날 수 없지만 그들의 편지를 통해 감정, 상황, 의견을 유추하는 과정은 즐거웠다. 사마천은 이릉이라는 사람을 편들다가 사형을 선고 받았다. 사마천은 사형을 면제받기 위해 궁형을 선택했다. 남성의 생식기를 제거하여 남성성을 잃는다는 것은 지금도 큰 일이지만 당시 중국에서도 엄청 났다. 다들 사형을 면제받을 수 있어도 궁형을 택하지는 않았다. 궁형을 받고 남은 평생을 모멸감에 사느니 죽는 것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사마천은 아버지 사마담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궁형을 택한다. 사마담은 ‘공자의 춘추’를 이을 책을 사마천이 써달라는 유언을 남긴다. 궁형을 받고 2년의 수감생활을 한 사마천을 보고 사람들은 수군덕거렸다. 그리고 8년이 지난 후 사마천은 기원전 91년경에 ‘사기’를 완성했다. 사기는 중국 상고 시대부터 한무제까지, 3천 년의 역사를 기록한 책이었다. 사마천은 이후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 사형을 선고 받은 친구 임안에게 편지를 보낸다.
아… 길고 긴 고통의 길일지언정 사람이 이루고자 하는 뜻이 있으면 험난한 길도, 치욕의 길고 걸을 수 있다는 것을 사마천의 편지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사마천이 궁형 이후 겪은 일을 울분 토하듯 설명하는 부분에서 그가 느낀 모멸감도 간접경험했다. 사람이 큰 뜻을 품으면 못할 일이 없다고 하는데 대표적인 예시를 사마천의 편지에서 찾을 수 있었다. 지하철 충정로 역이름은 충정공 민영환 선생님을 기리기 위해 명명되었다고 한다. 가끔 지하철 타면서 지나치기만 하고 이런 사실은 몰랐다. 충정공 민영환 선생님은 1905년 11월 30일 을사늑약이 조인(11월 17일)되었다는 소식에 울분을 참지 못하고 유서를 작성한 후 자결하셨습니다.
사이불사. 얼마나 억울하고 원통하며 앞으로 대한민국이 걱정되었으면 죽어도 죽지 않는다는 말을 민영환 선생님은 남기셨을까? 그리고 지금 어떠한가. 지금 대한민국 상황을 살펴보면 볼수록 한숨만 나온다. 부자들만 뒤룩뒤룩 살찌고 가난한 자들은 극한으로 극한으로 몰리는 상황. 세계 속에서 찬란했던 한국인의 위상보다는 이상한 스캔들과 이상한 이미지로 악평만 쌓고 있는 지금의 대한민국. 민영화 선생님이 보신다면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그 때나 지금이나 별 다를 게 없다는 걸 보고 눈물 흘리시지 않을까. 민영환 선생님 이외에도 약산 김원봉 선생님, 매헌 윤봉길 의사의 편지와 일화도 이 책에 소개되어 있다. 내가 한국에서 편하게 먹고 살 수 있는 것이 이런 분들의 희생 위에서라고 생각하니 감동이 밀려왔다. 나도 무언가 할 수 있는게 없는지 찾아보고 미력한 힘이나마 보탤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정조의 편지ㅋㅋㅋㅋ 정조는 절친 심환지에게 매일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하루에 3번 이상 보낸 적도 많다고. 심환지가 바빠서 답장이 늦으면 엄청 독촉했다고.
한국사에서 정조의 위치는 빼놓을 수 없다. 업적도 대단하지만 성격도 재미있어서 ㅋㅋㅋ 한국사 관련 책 읽을 때마다 정조의 기상천외한 일화가 넘쳐 나와서 너무 재미있다. 정조가 농담 잘하고 장난 잘 치는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신하에게 치댄 줄은 처음 알았다 ㅋㅋㅋㅋ 이제껏 세계사라고 하면 서양사 위주의 일화, 인물들이 잔뜩 소개되어 아쉬웠는데 이 책은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중심으로 구성되어 읽고 이해하기 편했다. 콜럼버스, 링컨이 알려진 것처럼 그렇게 좋은(?) 인물이 아니라는 것도 이 책에서 언급되어 좋았다. 서양사 위주로 돌아가는 세계사를 읽다보면 서양인이 아닌 사람들은 세계의 변방에서 밀려나버리고 만다. 그것을 읽는 아이들의 세계관도 그 속에 갇혀 버린다. 그 점이 안타깝다. 아시아인의 관점에서 세계사를 보는 이러한 책들이 앞으로도 많이 나오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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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로 쓰는 은밀한 세계사>는 서울 중동중학교에서 40년 동안 역사를 가르쳤고 <조선 역사 그날 무슨 일이>, <처음 시작하는 한국사 세계사> 등 다수의 책을 쓴 송영심 작가님의 책이다 이미 알고 있어서, 그래서 더 짠했던 윤봉길 의사 이야기와 생전 처음 들어 본 필리핀의 독립가 호세 리살 이야기, 놀라운 반전(?) 링컨의 이야기 외에도 흥미로운 13가지의 이야기가 더 있다. '나의 상황'과 '나의 마음'을 가득 담은 편지를 한번도 안 써 본 사람이 있을까 ㅡ그 편지는 손편지일 수도 있고, 이메일이었을 수도 있고, 문자였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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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한 권 읽었다. 아니 여러 편의 편지를 읽었다고 하는 것이 맞을까. 내가 역사책을 좋아하는데다 책이라고는 주로 역사와 관련된 책만 읽다보니, 이 책의 저자 "송영심"의 이름이 낯설지는 않다. 책 앞날개에는 "역사 카페 송영심의 역사 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카페에 들러보지는 않았지만 들어본 적은 있고, 이 분이 펴낸 여러 편의 역사 입문서들 중 한 두권은 읽어본 것도 같다.
이 책 "편지로 보는 은밀한 세계사"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고 서평을 쓸 생각까지는 없었는데, 책을 읽는 과정이 즐거웠기에 그 기록을 남겨두고자 서평을 쓰는 것으로 책읽기를 마무리하고 오래 기억에 남겨두려고 한다. 이 책은 제목에서 드러나는 바와 같이 "편지"를 통해서 보는 세계사를 주제로 한 책이다. 책의 전체 분량이 얇고, 주제도 다소는 흔해보이는터라 큰 기대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책이 내 예상보다 훨씬 더 유익하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책을 통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많다. 이런 이유 때문에 책을 읽는 행위는 중독성이 있는 것 같다. 대부분의 책들은 예상보다도 훨씬 더 유익하고, 읽기 전보다 읽고 나서 느끼는 뿌듯함이 다르고 세상을 보는 눈을 다르게 해 주는 것 같다. 이런 경험이 좋다.
이 책은 크게 3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고, 16개의 작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사마천, 임칙서, 드레퓌스, 피의 일요일 사건, 흥선대원군의 삶, 마리 앙투와네트, 호세리살, 체 게바라, 민영환, 박재혁, 윤봉길, 콜럼버스, 링컨, 옹정제, 신라의 진덕여왕, 정조. 편지는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있고, 그들 사이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렇기에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일 수 있지만 그 지극히 개인적이고 솔직한 이야기들이 어떤 자료보다도 훨씬 그 시대상을 구체적으로 잘 그려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같다.
책을 통해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이 많다. 청나라의 강-건 성세와 관련해서 강희제와 건륭제의 업적에 비해 다소 처진다(?) 싶어서 내 관심 밖이기도 했던 옹정제의 치세에 대해 처음으로 제대로 알게 된 것 같다. 그가 짧은 치세에 비해서 남긴 업적이 많다는 것, 태자 밀건법을 도입하게 된 배경과 주접제도에 대해서도. 정조의 정적이라고 그간 알려졌던 심환지와 주고 받았던 편지들을 통해서도 그간 내가 가졌던 편견들을 깼다. 링컨의 노예 해방이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만큼의 인도주의적인 차원이 아니었다는 점에 대해서도 확실히 알게 되었다. 호세 리살에 대해서도.
책을 덮으면서 생각한다. 앞으로 읽을까 말까 망설여지는 책이 있다면 읽어보자고. 어떤 책이 되었든 나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분들이 엄청난 공을 들여서 쓴 저작물들이 대부분이라고. 참. 그리고 또 하나. 이 책을 읽다가 책의 특정부분에 대해서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른 부분이 있어 책에 적힌 이메일로 출판사에 문의를 했었다. 답장을 받을 거라는 기대감은 전혀 없었는데. 의외로 너무 빠르게 답이 왔다. 출판사 관계자가 저자에게 내 질문을 전달하고 답을 받아주셨다. 출판사의 이런 조치에 대해서도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이 책을 읽는 과정이 내겐 무척 즐거웠고, 유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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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읽었던 책에서 링컨이 한 소녀로부터 받은 편지를 본 적이 있다. 링컨이 대통령 선거에 나가기 전에 받은 편지인데 내용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구레나룻이 있으면 더 멋있을 것이다', '여자들은 구레나룻이 있는 남자를 좋아한다', '구레나룻을 기르면 대통령에 당선이 될 것이다'라는 내용이었는데 마르고 날카로운 인상의 링컨에게 수염을 길러보라는 소녀의 제안이 담긴 편지였다. 당찬 그 소녀는 답장을 써달라는 내용도 빼놓지 않았는데, 링컨은 답장을 썼을 뿐 아니라 대통령에 당선이 된 후 오랫동안 구레나룻을 멋지게 길렀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될 정도로 말이다. 이렇듯 편지는 말로 전달하는 것과는 또 다르게 진심을 더 깊이 담아 전할 수 있는 따뜻한 매체이기도 하다. 그래서 온라인 매체로 둘러싸인 요즘 시대에도 우리는 손편지에 큰 감동을 받는 게 아닌가 싶다. <편지로 보는 은밀한 세계사>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여러 통의 편지가 담긴 책이다. 조금 독특한 것은 발신인들이 일반인이 아니라 역사적 인물들이라는 것.
편지에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들에게 마지막으로 남기는 메시지, 삶이 끊어지는 그 순간에도 희망을 희구하는 마음, 그리운 조국에 보내는 안쓰럽기 이를 데 없는 부탁들, 울분을 토하며 나라를 생각하고 죽음의 현장으로 달려가면서도 애써 웃으며 벗에게 보내는 메시지, 접고 또 접고 들킬까봐 또 접은 비밀 편지의 흔적, 내일이면 처형장에서 숨이 끊어지는데 오늘 마지막으로 어머니와 누이를 만나며 눈짓으로 램프 아래 숨긴 시를 알리는 역사적 인물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 p. 4~5 中 -
사마천, 임칙서, 마리 앙투아네트, 체 게바라, 민영환, 김원봉, 윤봉길, 콜럼버스, 링컨 등 우리가 역사 속에서 만난 이들의 편지가 담겨 있는데 역사 속의 모습과 사뭇 다른 이들도 있다.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이는 마리 앙투아네트였다. 비록 그녀가 한 나라의 왕비임에도 불구하고 사치스럽게 생활하고, 세 아이의 엄마이면서도 연인을 둘 정도로 사생활이 깔끔한 것은 아니었으나 상냥하고 인정 많은 성품을 가졌음을 편지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사형이 집행되는 날 새벽에 눈물 범벅으로 시누이에게 아이들을 당부하는 내용, 자신들의 죽음으로 인해 복수하지 말아달 것 등의 내용으로 쓴 편지를 보면 뭉클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또 한 명의 반전인물이 있었으니 링컨이다. 노예 해방의 상징적인 인물인 그가 쓴 편지를 보면 그가 남북전쟁에 임한 이유가 흑인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에게 노예 해방은 단지 미국 연방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흑인의 인권을 위해서가 아니라 전쟁을 빨리 끝내기 위해 '기획적으로' 노예 해방 선언을 한다. 이런 모든 정황이 편지에 담겨있는데 정말 사적인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역사적 인물들이 쓴 16통의 편지를 통해 공식적인 모습에서는 볼 수 없는 지극히 사적인 사연들을 고스란히 알 수 있어서 참신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다소 실망스럽기도 했다.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첫사랑과 극적으로 상봉한 후 오히려 실망스러웠다는 후일담을 들려주던 어느 연예인의 마음을 알 것 같다고나 할까? 그래도 동일한 역사적 사건과, 동일한 역사적 인물을 다른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래서 요즘 한창 역사를 배우는 둘째에게도 이 책을 권해줄까 한다. 역사를 보는 시야도 넓어지고 감동과 반전의 재미 또한 맛볼 수 있게 해주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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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유명인이 썼다는 편지나 남겼다는 메모가 상당한 가격에 경매에서 낙찰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왜 그런 것들을 굳이 거액을 주고 구매하려는 것일까? 아마도 그건 그걸 남긴 사람의 유명도나 거기에 쓰인 내용의 가치 때문일텐데 그중에서도 편지는 지극히 사적인 문서로 공적인 이유로 쓰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지인들 간에 주고받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사람에 대해 보다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아마 그 대표적인 예가 지금도 다양한 출판사에서 다양한 옷을 입고 출간되고 있는 빈센트 반 고흐와 동생 테오가 주고 받은 편지일텐데 그속에서는 고흐가 겪었던 예술가적인 문제나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들이 고스란히 들어난다.
그리고 이번에 만나 본 『편지로 보는 은밀한 세계사』는 16통의 편지를 통해서 동서양의 다양한 시대 속 실존 인물들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고 때로는 더 나아가 그 나라의 국운과도 직결되는 상당히 중요한 이야기들도 존재하기에 단순히 개인이 서로간에 주고받은 편지를 넘어 세계사가 담겨져 있기도 하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있게 다가온다.
조선 말 쇄국정치로 유명했던 흥선대원군이 아들에게 남겼다는 편지는 솔직히 처음 들어보는 경우라 한편으로는 신기했다. 의외의 사람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편지를 썼는데 보통은 억울하거나 답답한 마음, 그리고 자신의 가족에게 전하는 걱정스러운 마음 등이 고스란히 묻어나 새삼 역사적으로 잘 알려진 인물들의 새로운 면을 보게 되는 것도 같다.
그리고 눈길을 끄는 또 한 사람은 바로 루이 16세의 아내이자 프랑스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가 사형대의 이슬로 사라지기 전 남겨질 아이들을 걱정하면서 쓴 편지들인데 한 나라의 왕비도 결국은 자식 앞에 여느 여념집의 엄마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하며 평소 그녀를 너무 악녀시해서인지 어떻게 보면 역사상 가장 악독하게 평가된 인물 중 하나이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그녀가 남겼다는 편지가 더욱 눈길이 갔던것 같다.
16통의 편지라고 하니 그다지 많지 않은것 같은 생각도 들지만 그 편지가 쓰여질 당시의 그 나라의 정치, 사회와 문화적인 상황들, 그리고 주변국과의 관계 등을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쓰여진 책이며 관련 이미지 자료도 실어놓고 있기 때문에 편지를 매개로 한 한 편의 세계사 이야기를 읽는 기분이 드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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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통해 생생히 전달되는 그들의 목소리]
중국 상고 시대의 전설로 내려오던 황제부터 한무제 2년까지, 약 3천여 년의 역사가 기록된 [사기]는 한 번쯤 다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 저자인 사마천이라는 이름과 그가 궁형(인위적으로 남성의 생식기를 제거하여 환관과 같은 중성이 되는 형벌)을 당했다는 것도 잘 알려져 있죠. 하지만 우리는 아마도 그가 궁형을 당했음에도 [사기]라는 위대한 역사서를 집필했다는 역사의 한 단면만을 알고 있을 뿐, 당시 그의 심정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하는 게 아닐까요. 저 또한 남자로서 궁형을 당했으니 비참하고 고통스러웠을 것이다-라고 짐작할 뿐, 그가 궁형을 감내하면서까지 [사기] 집필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한 번도 제대로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런 사마천의 절절한 속내가 그가 남긴 편지에 오롯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목소리를 내었음에도 누구 하나 자신을 구해 주지 않았던 일과 궁형을 당하고 입은 마음의 상처, 부친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궁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 궁형이야말로 태산 같은 죽음과 다를 바 없다는 내용이 임안이라는 사람에게 보낸 편지에 밝혀져 있더라고요. 편지글을 읽으면서 쉽지 않은 그 세월을 묵묵히 견뎌낸 사마천의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편지로 보는 은밀한 세계사]에는 이처럼 당시의 상황과 배경, 인물들의 심리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편지들이 실려 있습니다. 영국이 아편전쟁을 일으킨 당시의 배경을 임칙서가 영국 여왕에게 띄운 울분의 편지를 통해 들여다볼 수 있고, 흥선대원군이 청나라에 납치당할 때의 심리 또한 그가 남긴 편지로 조금이나마 가늠할 수 있었어요. 필리핀의 독립을 이끌었던 호세 리살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콜럼버스나 링컨, 옹정제 등의 인물의 이면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자료로서 기능하는 편지도 읽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거사를 앞둔 윤봉길 의사가 두 아들에게 남긴 편지는 너무나 유명하죠!!
저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단두대에서 사형당하기 직전 남긴 편지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 않느냐'라는 말이, 마리 앙투아네트가 직접 한 말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남긴 편지 속 마리는 너무나 자애롭고 선량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거든요. 루이 16세의 누이인 엘리자베스 공주에게 남긴 편지에서 마리는 그 누구도 미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의연하면서도 슬픔으로 가득찬 그녀가 남긴 것은 오직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걱정, 축복 뿐이었어요. 마리 앙투아네트와 더불어 루이 16세와 관련된 일화들도 읽을 수 있어 인상적인 파트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서술된 형식이 아닌 인물들의 마음이 온전히 드러나 있는 편지글을 보니 그들이 실제 존재했던 인물이라는 깨달음이 새삼스레 찾아와요. 편지가 남아 있어 참 다행입니다. 이렇게 보면 인간이 남긴 기록이라는 것은 참 위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네이버 독서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팜파스>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