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10.0
  • 50대 0.0

포토/동영상 (1)

리뷰 총점 종이책
비와 당신
"비와 당신" 내용보기
비로 오는 사람, 신용목         비를 좋아한다. 비가 내리는 풍경을 보는 것도, 토독토독 빗소리도, 빗길을 걷는 시간도, 비냄새도. 어릴 때는 비를 맞는 것도 좋아하고 했다. 마당에서 비내리는 것을 보는 시간도 좋아했다. 비 오는 날 나른하게 늘어지는 순간이 좋았다. 끈적이는 습도 높은 공기는 힘들지만 빗소리만 가득한 그 시간이 좋았다. '그러나 비오는 날만큼은
"비와 당신" 내용보기

 

 

비로 오는 사람, 신용목

 


 

 

 

비를 좋아한다. 비가 내리는 풍경을 보는 것도, 토독토독 빗소리도, 빗길을 걷는 시간도, 비냄새도. 어릴 때는 비를 맞는 것도 좋아하고 했다. 마당에서 비내리는 것을 보는 시간도 좋아했다.
비 오는 날 나른하게 늘어지는 순간이 좋았다. 끈적이는 습도 높은 공기는 힘들지만 빗소리만 가득한 그 시간이 좋았다. '그러나 비오는 날만큼은 게으름이 부끄럽거나 반성할 일이 아니어도 되겠다는 생각. 비는 나를 아래로 끝없이 끌어당기는 듯한 느낌을 준다. 기어이 바닥까지 가는 일을 허락받는 기분이 든다. p.45' 시인의 말처럼 비가 오면 오직 빗소리로 가득한 풍경 속에 있을 때면 가라앉는 마음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나 자신이 괜찮았다.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 물방울 속에 있는 것처럼.
밤이 되면 불면의 시간을 보냈다. 마음을 들여다보고 착각하고 오해하면서. 보듬기도 하고 다독이기도 하다가 상처내고 부셔버리고 망가뜨리긷도 하면서. '마음을 고르러 간다. 보듬고 던지고 부서지고 망가진 다음에, 이제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은 시간 속으로 가기 위해서. p.11'

잠 못이루다 간신히 잠들면 행복한 꿈을 꾸기도 했을까. 아침이면 무거운 몸과 아픈 머리만 남았다. '밤새 꿈이 내 기억 속으로 흘러들었지만 아침이면 어디서도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밤새 별빛이 떨어졌지만 어디에도 없는 아침처럼. 달빛은 청소부처럼 모든 것을 가져간다.(설령 그것이 사랑일지라도.) p.38' 달빛이 다 가져가버렸나보다. 나의 꿈도, 나의 사랑도.

절망하는 시간도, 슬퍼하는 시간도, 사랑하는 시간도 있다. 마음은 무지막지하게 넓어서 그 안에 있는 것들을 다 볼 수가 없다. 나의 슬픔도 아픔도 사랑도 다 지나간 일이다. 언제든 다시 돌아오겠지만.  '누군가 나를 부른다는 것은 내가 그에게 젖는다는 말이다. 내가 여전히 아픈 이유는 네 목소리가 아직 마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p.64' 아무래도 아직도 마르지 않았나보다. 내가 절망하고 슬퍼해서 내 미래가 죽었다. 내 미래를 내가 죽이고 다시 절망하고 슬퍼한다. '우리는 절망할 권리가 있고 슬퍼할 자유가 있으며 그래서 어느 아픈 꿈속에는 기어이 미래를 죽일 수 있는 힘이 있다. p.140' 그러나 알고 있다. '우리가 슬픔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슬픔만이 아니었음을, 우리가 절망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절망만은 아니었음을 말하는 것이다. p.115'
슬픔도, 절망도 사랑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시를 읽는다. 나를 감싸주기만 하는 게 아니라 나를 베더라고.
어떤 시는 따뜻하게 감싸주고 어떤 시는 날카롭게 베고 간다. 그사이 찌르거나 튀어오르는 혹은 안아주고 다독이는 시들은 우리를 다른 곳으로 이끌곤 했다. 잊히지 않는다. p.182

 


 

 


 

 

 


 

 

 

YES마니아 : 골드 y*******2 2023.10.0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