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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 속에 있지만 잊고 있었던,대상으로만 봐왔던 건축,미술과 자연이 함께 어울어져 나에게 깊은 영향을 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아름답고 충실하고 신선하 고 편안하고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모든 경험이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그래서 그 안엔 진정성이 깃들어져 있어야 한다. 그래야 우린 좀 더 인간적이고 따스해진다. 공간의 품속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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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_가벼워진 책, 무거워진 경험 김종진 교수의 <공간의 진정성>은 12년 전에 나온 <공간 공감>을 개정한 책이다. 절판된 책은 쪽수가 줄고 판형이 작아져 새로 태어났다. 예전의 흐름을 간직하고 있지만 밀도가 높아졌다. 오밀조밀 들어찬 서른여섯 편의 산문은 독자를 어디론가 이끈다. 깃발을 들고 앞장서는 느낌은 아니다. 대신 몇 걸음 나아가 부드럽게 손짓한다. 손짓을 따라 독자는 공간에 대한 사유, 공간에서 일어나는 경험에 대한 사색으로 나아간다. ‘거닐고 머무름’, ‘빛과 감각’, ‘기억과 시간’이라는 세 소주제에 따라 사유의 내용과 사색의 끝은 조금씩 변화한다. 소주제에 포함된 각 열두 편의 이야기도 그렇다. 건축에서만 국한되지 않고 예술, 철학, 역사, 문화, 심리, 자연이라는 여러 주제를 넘나드는 글은 각각 뚜렷한 인상을 남긴다. 이 서른여섯 개의 인상을 저자는 섬세하게 모아 연결했다. 책을 덮을 때에서야 비로소 다다른 곳이 보이게 된다. 저자는 도착지를 정하지 않은 여정으로 독자를 안내하고 다만 ‘각자의, 아니 우리의 신비로운 풍경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책은 가벼워졌지만, 그 안에 담긴 경험, 그 밖에서 독자들이 하게 될 경험은 다른 무게를 지닌다. _경험, 본질, 그리고 진정성 어느 책에나 글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있다. <공간의 진정성>에서 저자는 공간과 사람의 교감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또한 이 교감의 결과물인 경험을 나누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가진다. ‘건축과 공간이 깊이 있는 경험을 더 많이 제공할 때 우리의 삶도 풍부해진다’라고 반복해서 강조하기도 한다. 책에서는 그러한 사례가 끊임없이 등장한다. 저자가 직접 했던 경험은 물론이고 하이데거, 릴케, 노자 등의 말을 인용하며 공간에 대한 그들의 생각과 경험을 독자들과 공유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굉장히 다채롭다고 말할 수 있다. 건축가부터 시인, 철학자, 음악가, 화가, 문학가, 심리학자, 영화감독까지. 일관된 주제 아래 촘촘하게 배열된 다양한 이들의 다양한 경험들은 독자에게 다른 차원의 경험을 제공한다. 저자의 글 속에서 공간은 거닐어지고, 향기 맡아지고, 들리고, 만져진다. 기억되고 지어지며 살아진다. 생생하게 전달되는 에피소드들은 공간을 직접 체험하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이때 저자는 좋은 공간과 경험을 소개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이 책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애정을 담아 쓰였다. 세상 모든 장소와 공간에 존재하는 그곳만의 맛과 향기와 모양과 소리와 감촉. 모두가 이를 향유하길 바라는 마음이 깔려있다. 그래서 새롭고, 그래서 특별하다. 세상에는 화려하고 욕망이 담긴 공간이 많다. 그에 반발해 소박하고 검소한 공간을 찬미하는 글도 존재한다. 그러나 <공간의 진정성>은 낯설다. 계속 빠져있던 것, 아니 누군가가 들어왔다. 바로 ‘우리’이다. 우리는 거닐고, 향기 맡고, 듣고, 만진다. 기억하며 짓고 살아간다. 어떠한 현상 체험을 유도하는 공간에서 이를 포착하고 내면의 울림으로 감응한다. 우리는, 이 책 속에서 마침내 존재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