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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하지 않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기로... 황선우 김혼비,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
"최선을 다하지 않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기로... 황선우 김혼비,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 내용보기
이 년 전쯤에는 문보영 작가의 《준최선의 롱런》을 읽었다. 거기에서 이야기하는 준최선은 대략 ‘대충하는 것은 아닌데 최선을 다하는 것도 아니고 그 사이에서 묵묵하게 롱런하기’로 요약될 수 있다. 나는 ‘준최선의 롱런’이라는 책 제목과 그 개념이 마음에 쏙 들었다. 그와 비슷한 이유로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라는 제목이 흡족하였다. 김혼비라는 작가는 닉 혼비와 함께
"최선을 다하지 않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기로... 황선우 김혼비,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 내용보기

  이 년 전쯤에는 문보영 작가의 《준최선의 롱런》을 읽었다. 거기에서 이야기하는 준최선은 대략 ‘대충하는 것은 아닌데 최선을 다하는 것도 아니고 그 사이에서 묵묵하게 롱런하기’로 요약될 수 있다. 나는 ‘준최선의 롱런’이라는 책 제목과 그 개념이 마음에 쏙 들었다. 그와 비슷한 이유로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라는 제목이 흡족하였다. 김혼비라는 작가는 닉 혼비와 함께 내가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하고...

 

  “아니, ‘우리’라고 묶긴 했지만 사실 제 사정이 훨씬 나았죠. 같은 첫 편지라고 하더라도 선우씨는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막막한 시작을 해야 했지만, 저는 선우씨의 편지를 뼈대 삼아 답장만 하면 되는 거니까요. 이렇게 쓰고 보니 참 간단한 일인데 왜 시작도 못 하고 물러 났을까요. 야심차게 대부도로 향할 때만 해도 제 목표는 A4 두 매였는데 A4는커녕 원고지 두 매도 채우지 못했어요. 바다가 아니라 두 매 산골에 가야 했던 걸까요.” (p.18)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는 황선우와 김혼비 두 작가가 나눈 편지를 모아 놓은 산문집이다. 나는 이 책을 마침 세종에서 열린 철인3종 대회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 읽었다. (심지어 대회를 앞두고 남겨야 하는 출사표에서 이 책을 인용하였다.) 그리고 문득 죽을 수는 없으니까, 다가올 철인3종 대회에서 최선을 다하지는 말아야겠다, 라고 마음 먹었다. 그렇게 마음을 먹었더니 긴장을 덜어내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빅토리 노트』에서 이옥선 작가님은 노자의 사상을 인용해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고 경고했습니다. 다 같이 잘사는 사회를 위해서는 지나친 열심과 부지런을 금지하고 대신 한 템포씩 느리게 가자고 이야기합니다. 저보다 한참 오래 산 선배가 조금 느긋해도 된다고 얘기해주는 게 참 마음이 놓여요.” (p.35)

 

  사실 최선이라는 단어에 나의 마음은 후하지 않다. 나는 최선이라는 단어가 왠지 어떤 일의 결과와 한 묶음으로 얽혀 있는 것만 같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하였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거나, 최선을 다하였음에도 그 결과가 미흡했다는 식의 문장을 좋아하지 않는다. 당신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것은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추궁이나 그 결과가 미흡했으니 최선에 최선을 더하라는 다그침이 들어 있는 것 같다.

 

  “... 조금 헐렁한 상복을 입고 어머니 곁에 서 있는 흔은 40대인데도 왜 그리 어린애처럽 보이는지 저도 모르게 조카에게 하듯 흔의 머리카락을 몇 번 쓸어내렸습니다. 어느 사회적 모임에서 만나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보다는 주로 특정 주제가 있거나 일과 관련한 전문적인 이야기를 나누어온 사람이 사실은 누군가의 딸이고, 그 관계망 안에서 남이 모를 무거운 짐들을 홀로 짊어지고 사는 존재이며, 꺾이기 쉬운 무방비한 인간이라는 것을 상가만큼 여실히 깨닫게 해주는 장소는 없는 것 같아요.” (p.118)

 

  살다 보면 최선을 다하지 않고도 쉽게 결과를 얻는 이도 적지 않다는 사실을 어느 순간 알게 된다. 최선이라는 것에 너무 매몰되면 그 사실을 알게 되는 바로 그 순간 그만 좌절하게 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최선을 다하였지만 그 결과에 연연해하지 않는 이들도 수두룩하다. 그저 쿨, 하다고 추앙할 수도 있지만 그들의 이러한 자세는 다른 이가 아닌 바로 저 자신을 평안하게 만들 것이다.

 

  “이렇게 어떤 마음과 마음을 장난스레 이어붙여 세상이 가끔씩 툭툭 던지는 유쾌한 농담들이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이왕이면 선하고 어진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꿈을 계속 꾸게 만들어요. 그래서 누가 오해받기 쉬운 위험을 무릅쓰면서도 왜 술을 사랑하느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답하고 싶습니다. 술은 언제나 저를 조금 허술하게 만드는데, 허술한 사람에게 세상이 좀더 농담을 잘 던져서 그렇다고요.” (pp.186~187)  

 

  그렇다고 최선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나는 대회날에는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백여일의 준비 기간 동안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나는 그저 최선이라는 튜브가 너무 빵빵해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기로 하였을 뿐이다. 마지막 한 번의 펌프질이 최선이라는 튜브를 펑크낼까 두려웠던 건지도 모른다. 어쨌든 나는 최선을 다하지는 않음으로써 첫 번째 철인3종 대회를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다.

 


황선우 김혼비 /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 / 문학동네 / 217쪽 / 2023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2023.07.11. 신고 공감 1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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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하면 죽는다』지나친 열심과 부지런 금지!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지나친 열심과 부지런 금지!" 내용보기
우리가 평소 이야기할 때, ‘최선을 다하자.’라고 말하지 않나. 그런데 책 제목이 요상 하다.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니, 이런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대체로, 뭐든 열심히 하라고 하는데 말이다. 에세이스트 김혼비와 나에게는 낯선 작가 황선우의 편지 형식의 에세이는 순전히 제목 때문에 읽게 되었다. 이 나이 정도 되면 지나친 최선은 문제 아닌가. 김하나 작가의 어머니, 이옥선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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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평소 이야기할 때, ‘최선을 다하자.’라고 말하지 않나. 그런데 책 제목이 요상 하다.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니, 이런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대체로, 뭐든 열심히 하라고 하는데 말이다. 에세이스트 김혼비와 나에게는 낯선 작가 황선우의 편지 형식의 에세이는 순전히 제목 때문에 읽게 되었다. 이 나이 정도 되면 지나친 최선은 문제 아닌가. 김하나 작가의 어머니, 이옥선 작가님의 말이 마음속 깊이 와닿았다. 이제 느긋해질 때도 되었다. 지나친 열심과 부지런 금지의 시기다.

 

황선우 작가의 이름은 익숙하다. 김하나 작가와 공동으로 작업한 작품도 있고, 팟캐스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작품을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여겼으나 실행에 옮기지 못하던 차에 김혼비 작가와 함께 에세이를 펴냈다는 소식이 반가웠다. 뭐랄까, 여성을 이끄는 여성, 즉 선도자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반면 피버 피치의 작가 닉 혼비에게서 따온 필명을 사용하는 김혼비 작가는 아무튼, 다정소감으로 친근하게 여겨진다. 술에 관하여 명쾌한 논리를 펴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작가가 펼치는 술에 관한 생각에 마구마구 공감을 표하며 읽었다. 또한 약자를 배려하는 작은 행동 하나가 큰 울림을 주었다. 작가의 세계관이 좋아 좀 더 읽어보려던 차에 신작 소식이 보여 반가웠다.

 

황선우 작가와 김혼비 작가가 전부터 친분이 있었을 거로 여겼다. 작가들이 서로 서간을 나눈다는 설정 때문인 것 같았다. 작가의 생각과 서로에게 전해지는 마음이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걸 알았다. 관계에서 오는 조심스러움. 소극적인 태도로 보일 수도 있겠으나 작가들이 오히려 혼자서 작업하는 시간이 많기에 낯가림이 심하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에세이의 형식은 두 작가가 번갈아 가며 쓰는 편지글이다. 친밀한 관계가 아닌 것에서 점점 친밀해지는 관계 변화를 보는 듯했다. 개인적인 안부와 상대방의 책에서 느낀 점과 작가로서 글쓰기와 표현에 대하여 나눈 글이 주를 이루었다.

 

나이가 들면서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말이 잘못 나오는 경우가 생긴다. 마음속에는 그 상황에 맞는 단어를 말하려고 했으나 전혀 다른 단어가 나온 경우다. 작가들은 단어들과의 싸움에서 늘 이기는 존재로 여기기 때문일까. 작가들도 잘못 나오는 언어 때문에 생긴 해프닝을 말하는데 상당히 솔직했다. <재벌집 막내아들막냇집 재벌아들로 말하거나, <범 내려온다의 이날치를 말하고 싶은데 이말년이 나오는 식이다. 주변에서도 이런 경우는 흔하다. 단어에 관한 한 나도 잘 기억한다고 여기는데도 가끔 다른 단어를 말하는 경우가 있다. 다른 사람이 말하는 틀린 단어를(어쩌면 생각나지 않아 잘못 나온 단어) 김하나 작가와 황선우 작가처럼 ‘~~ 겠지하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 아니라 꺾이지 않는 몸이었어요. 제가 계속 내일을 기대하며 낙관적으로 살아온 건 대단히 의지가 강한 인간이어서가 아니라 꺾이지 않는 식욕 덕분이었던 거죠. 제 태도나 생각이 개방적이었다면, 많은 부분은 활짝 열린 혀와 위장으로 세상과 만나겠다는 자세에서 왔을 거예요. (175페이지, 황선우 편)

 

 

이렇게 어떤 마음과 마음을 장난스레 이어붙여 세상이 가끔씩 툭툭 던지는 유쾌한 농담들이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이왕이면 선하고 어진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꿈을 꾸게 만들어요. 그래서 누가 오해받기 쉬운 위험을 무릅쓰면서도 왜 술을 사랑하느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술은 언제나 저를 조금 허술하게 만드는데, 허술한 사람에게 세상이 좀더 농담을 잘 던져서 그렇다고요. (187페이지, 김혼비 편)

 

버스로 출퇴근을 한다. 언젠가 좌석에서 누군가 일어서길래 봤더니 의자에 임산부 표시가 있었다. 비어서 가는 것 보다 앉는 게 복잡함을 없애는 게 아닐까, 순전히 나를 위한 핑계로 의자에 앉아서 간 적이 있다. 뜨끔하긴 했다. 하지만 김혼비 작가의 용기에 관한 글에서 나는 반성했다. 퇴근길 지하철에서 임산부석에 앉은, 누가 봐도 임산부일 리 없는 여성에게 진짜 임산부가 배지를 보여주며 임산부라고 했을 때 눈을 감아버리는 사람은 되지 말자고 다짐했다. 임산부를 위해 임산부석을 비워둘 것.

 

책을 읽지 않은 사람보다 읽은 사람의 사고가 넓어지는 건 당연하다. 그래서 책읽기를 강조한다. 우리가 놓친 것을 깨달을 수 있으며 작은 행동하나가 불러오는 따뜻함이 온전한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수도 있다는 거다. 휴대폰을 잠시 꺼두고 책을 펼쳐보는 걸 권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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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23.08.06. 신고 공감 1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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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이 정도의 다정함이라면 혹시?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
"[에세이] 이 정도의 다정함이라면 혹시?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 내용보기
작가 김민섭의 책 <당신은 쓸만한 사람>을 읽으며, '작가의 작가'라는 말에 꽂혀 김혼비라는 인물이 너무 궁금해 덜컥 그의 책을 주문했다. 세상에 제목도 딱 내 취향이다.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니. 나는 절대 죽을 일 없겠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그다지 매사 최선을 다하지 않을 예정인 마음으로 흐뭇하게 창을 닫았다.   젠장! 조금만 조급하면 그나마 없는 꼼꼼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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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민섭의 책 <당신은 쓸만한 사람>을 읽으며, '작가의 작가'라는 말에 꽂혀 김혼비라는 인물이 너무 궁금해 덜컥 그의 책을 주문했다. 세상에 제목도 딱 내 취향이다.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니. 나는 절대 죽을 일 없겠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그다지 매사 최선을 다하지 않을 예정인 마음으로 흐뭇하게 창을 닫았다.

 

젠장! 조금만 조급하면 그나마 없는 꼼꼼함도 백만스물한배쯤은 더 없어지는 걸까. 책을 받고 보니 작가 황선우와 김혼비의 콜라보다. 그것도 편지를 주고받은 걸 모았다니. 두 작가의 책을 읽어 본 적이 없지만, 우선은 작가 김혼비의 필력이 궁금했으므로 얼마간 김이 샜다.

 

표지에 주저 앉은 곰이 눈에 띄었다. 제목만큼 최선을 다한 미련한 곰일 테지. 매사 영혼을 갈아 넣는 일이 별로 없는 적당히 게으른 인간이라서 번아웃은 그냥 머리로 이해하고 가슴까지 보내지 않는 기술을 터득한지 오래라서 이 책이 공감될까 싶다.

 

나는 모든 만남에서 서열을 따지지 않지만(나보다 네 살 어린 국장과 십수 년 어린 팀장도 모시는 처지라 분명 그렇다고 얘기하지만), 호칭은 예외적이게도 예민한 편이라서 '빠른'을 주장하며 맞먹으려 드는 꼴에는 꼴값 떨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을 만큼 숟가락질한 세월을 내세우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두 사람이 퍼올린 숟가락질이 솔찬한데 '씨'로 갈음하는 게 눈에 거슬리지만, 본인들이 좋다는데야 내가 뭔 상관이랴 싶어 시린 눈을 꼭 감았다.

 

보통 최선을 다하지만 죽을 만큼 최선을 다하고 싶지는 않아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들도 나눠하는 것을 즐겨 하고 싶다는 김혼비의 말을 쉽게 지나치지 못했다. 나는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서도 아이들에게는 최선을 다하라 요구하는 편이라서.

 

어쨌든 이렇게 다정한 편지를 보고 있으니 뭔지 모르게 남의 일기나 연애편지 훔쳐보는 것처럼 맥박수도 빨라지고 뭐라도 막 쓰고 싶어진다. 한데 쓰고 싶은데 쓸 상대가 없다는 게 슬픈 일이라는 걸 이제야 알았다. 결국 나는 이렇게 다정한 편지를 쓰려면 답신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국군장병 위문편지를 써야 하나 싶었는데(그나저나 요즘 아이들도 위문편지를 쓰나?) 답신을 기다리게 될까 봐 그냥 말았다.

 

책 제목을 책 속에서 읽게 되니 재밌다. 그게 작가 김옥선의 말이었다니 얼마간 실망스럽기도 했는데, 또 가만 생각해 보면 칠십 년쯤 살아내신 연륜이 쌓이셨으니 득도하신 거겠다 싶기도 하다. 우린 아직 최선을 다해야 살 수 있다고 믿고 살아 가니까.

 

은근 아니 묘하게 눈길을 되돌리는 문장이 많은데, 이를테면 '아주 하는 짓마다 주변에 민폐를 흩뿌려 얄밉기 그지없는 모 계열사 팀장'처럼 말이다. 보통 민폐를 '끼치지'라고 하지 '흩뿌리지'는 않나 싶어 흩뿌린다는 표현이 새삼 맛깔스럽게 변신하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작가와 같이 사는 박태하 씨의 집요에 가까운 정확성에 슬쩍 웃음도 흘리게 된다. 항저우에서 총을 쏘게 했으면 금메달을 가져 왔을까?

 

여하튼 작가 김민섭이 말한 작가 김혼비의 출중함이 이런 언어의 유희가 부드러운 표면에 돌기처럼 튀어나와 걸리 적 거리는 게 아니라 부드러운 표면이 삽시간에 돌기처럼 도드라져서 어느 문장이 돌기였는지를 잊게 만드는, 애초에 언어유희라는 돌기를 읽던 것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힘, 같은 걸 알려주려 했던 거라면 수긍하고도 남는다.

 

불경의 리듬을 타던 목탁이 잔망스러운 품바의 리듬에 불경스러워 한대도 둘 중 어느 하나라도 만나 즐거워 하면 좋겠다는 그의 말에 웃지 않을 이가 몇이나 있을까. 그때 그의 가방을 내가 봤다면 그를 도라에몽쯤으로 보지 않았을까? 그의 주머니는 소주와 벽시계와 목탁 등등의 것들이 나오니 말이다. 그나저나 그 '전국축제자랑'이 열리면 초대장이 날아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언뜻 스쳤지만 나는 현악기든 타악기든 다룰 줄 아는 게 없으니 초대는 글렀겠다.

 


48쪽, 왓츠 인 마이 백

 

2022년 11월과 12월 사이의 편지를, 그해 10월을 관통하는 그들의 이태원 이야기를 나도 모르게 손까지 모으면서 숙연한 자세로 읽게 되고, 또 세상을 향한 내가 생각하는 것의 백만스물한배쯤은 따뜻하고 섬세한 시선을 가져야 이런 글을 쓰는 거구나, 싶어 더 숙연해져 버리게 만드는 그들의 필력에 기분이 심해를 향해 가라 앉는 바람에 책을 잠시 덮었다.

 


126쪽, '쟤랑 놀지 마라'의 '쟤'를 맡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친구 '흔'의  상실에 관한 이야기에 나이 오십셋에 갈만한 곳은 없어지고 오라고 부르는 곳이 자주는 아니더라도 상가인 게 비슷해서 그에게 빙의해서 읽으면서 그동안 미처 깨닫지 못했던(쓰레기라고만 여겼던) 화환의 위력이 기억에 가시가 박힌 것처럼(왠지 작가를 따고 하고픈 심정이 됐다) 뜨끔하고 박혔다. 나는 내 이름 석자를 걸고 뭘 하지도 않는 데다 직장에서도 가장 바닥을 기는 형편이라 그럴싸한 작명을 미리 몇 개 해놔야 겠다는 위기감이 생겼다.

 

공자님 환생이 은근 기대되면서 잠자리에 드신지 꽤 오래됐음에도 귀가 가려우셨을 것도 같은 논어 이야기에 웃다가 용기는 나도 못지않게 없는 처지임에도 불끈 했다가 기가 막힌 사자성어 퍼레이드에 빵 터졌다. '군자비추'에 '임신강추'라니. 크하핰이닷!

 

시작에 썼던 꼼꼼하지 못한 클릭질로 읽게 됐다고 젠장스러워 했던 기분이 싹 날아 갔다. 되레 그 꼼꼼하지 않은 클릭질로 이렇게 다정하고 재기 넘치는 두 작가의 이야기를, 오백 원에 영화 두 편을(한편은 반드시 야했던) 동시상영으로 보던 고등학생 때처럼 땡잡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다정함으로 무장한 그와 동시에 존칭과 '씨'를 올려 붙일 적당한 거리의 친밀감이 있는 누군가와 서신을 주고 받고 싶은 마음이 강렬해졌다, 지만 생각나는 사람이 없어 갑자기 내 관계망이 심히 허술했음을 자각하며 잠자리가 뒤숭숭해질 것을 예감한다.  이 책 강추하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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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2023.09.28.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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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으로 다하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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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 김혼비 작가의 책을 모두 읽어서인지 작가 이름만 보고도 반가웠다.두사람이 친한 사이가 아닌데.. 주고받는 편지가 서먹할 줄 알았는데 예의 있으면서도 잔잔하게 웃음을 주는 글들이었다.서로 자신의 취미도 이야기하고 번아웃이 온 고민도 말하고 이태원 참사의 아픔과 재출간된 슬램덩크의 어릴 때의 추억도 나누고 있다.읽는 내내 내가 편지를 주고받는 느낌이 들어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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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 김혼비 작가의 책을 모두 읽어서인지 작가 이름만 보고도 반가웠다.
두사람이 친한 사이가 아닌데..
 주고받는 편지가 서먹할 줄 알았는데 예의 있으면서도 잔잔하게 웃음을 주는 글들이었다.
서로 자신의 취미도 이야기하고 번아웃이 온 고민도 말하고 이태원 참사의 아픔과 재출간된 슬램덩크의 어릴 때의 추억도 나누고 있다.
읽는 내내 내가 편지를 주고받는 느낌이 들어서 행복했고 나도 내 친구랑 정다운 편지를 주고받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
YES마니아 : 골드 k*****3 2024.08.1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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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하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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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무엇이 당신을 웃게 했나요? / p.13   직장에서는 나이를 막론하고 늘 존댓말을 쓰는 편이기에 친구를 만날 때를 제외하면 굳이 말을 놓을 일이 없다. 거기에 아랫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윗사람을 만날 일이 더 많기 때문에 더욱 그렇기도 하다. 성격이 쉽게 말을 놓지 못하는 편이라는 점도 한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 씨"라고 부를 때는 많지 않은 듯하다. 직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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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무엇이 당신을 웃게 했나요? / p.13

 

직장에서는 나이를 막론하고 늘 존댓말을 쓰는 편이기에 친구를 만날 때를 제외하면 굳이 말을 놓을 일이 없다. 거기에 아랫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윗사람을 만날 일이 더 많기 때문에 더욱 그렇기도 하다. 성격이 쉽게 말을 놓지 못하는 편이라는 점도 한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 씨"라고 부를 때는 많지 않은 듯하다. 직장에서는 보조를 하는 분이나 사회복무요원 정도에게만 해당이 될 뿐이다. 연배가 있으신 이용인분들께는 어르신 또는 선생님, 상사이신 분들께는 직급을 부른다. 조금 더 나아가 어르신이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연배가 낮으신 분들께 사용하기도 하는 것 같다. 아직까지는 그렇게 붙여서 상대를 언급하는 것도, 상대에게 불리는 것도 어색하다.

 

이 책은 황선우 작가님과 김혼비 작가님의 에세이이다. 김혼비 작가님의 에세이는 예전에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다정한 느낌을 너무나 잘 와닿았기에 이번 작품도 믿고 고르게 되었다. 황선우 작가님의 에세이는 예전에 서점에서 고민하다가 다른 책을 구매했는데 그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으로 시작을 해 보면 좋을 듯해서 읽었다. 결론적으로 두 분의 작가님께서 편지로 나눈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읽으면서 학창시절에 나누었던 펜팔이 많이 떠올랐다. 처음에 황선우 작가님께서 김혼비 작가님을 "혼비 씨"라고 지칭하면서 어색함과 함께 묘하게 몽글몽글한 느낌이 피어올랐다. 무뚝뚝한 성격이기에 누군가를 그렇게까지 부른 적이 업무적인 일 제외하고는 없었는데 애정이 있는 사람에게 부르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그만큼 다정한 이야기들이 내내 사회로부터 받은 상처를 녹였다. 본의 아니게 기차로 출퇴근을 했는데 감성에 푹 빠져서 읽었다.

 

두 분의 유머 감각도 활자로 느낄 수 있었는데 목탁을 가지고 다닌다는 김혼비 작가님의 일화나 휴식 계의 대갈이 되기를 바란다는 황선우 작가님의 멘트까지 하나하나 너무 무릎을 치면서 웃었던 기억이 있다. 활자로 누군가를 웃게 할 수 있는 두 작가님의 능력이 새삼스럽게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너무 재미있고 유쾌했다.

 

그러면서 번아웃에 대한 김혼비 작가님의 고민을 누구보다 진심으로 답변해 주시는 황선우 작가님의 마음은 너무나 큰 공감이 되었다. 최근 들어 하는 일이 심적으로 많이 버겁다고 느끼는 게 고민이었는데 김혼비 작가님께 하시는 말씀들이 하나같이 나에게 위로가 되었다. 따뜻하고도 다정한 조언들에 울컥하는 순간도 있었다. 두 분의 이야기를 통해 희노애락을 모두 느낄 수 있어서 좋았던 작품이었다.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m*******6 2023.08.0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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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하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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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혼비 작가는 아무튼 술 이라는 책을 통해 알게되었고 황선우 작가는 팟캐스트에서 ‘여둘톡’ 을 진행하여 알게되었다. 너무 좋아하는 작가 두분이서 편지 형식으로 쓴 책이라 바로 구매로 이어졌다. 역시나 후회는 전혀 없었다. 작가들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편지들에 힐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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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혼비 작가는 아무튼 술 이라는 책을 통해 알게되었고 황선우 작가는 팟캐스트에서 ‘여둘톡’ 을 진행하여 알게되었다. 너무 좋아하는 작가 두분이서 편지 형식으로 쓴 책이라 바로 구매로 이어졌다. 역시나 후회는 전혀 없었다. 작가들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편지들에 힐링할 수 있었다.
h******9 2024.04.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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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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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이틀만에 후루룩 읽었어요 공감되는 글귀도 많았습니다 두 분이서 이후 나눈 얘기도 궁금해요 울기도 웃기도 했던 책 오히려 두 분이 가깝지 않은 상태에서 주고받은 편지이기 때문에 같은 마음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재밌어서 이틀만에 후루룩 읽었어요 공감되는 글귀도 많았습니다 두 분이서 이후 나눈 얘기도 궁금해요 울기도 웃기도 했던 책 오히려 두 분이 가깝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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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이틀만에 후루룩 읽었어요 공감되는 글귀도 많았습니다

두 분이서 이후 나눈 얘기도 궁금해요

울기도 웃기도 했던 책

오히려 두 분이 가깝지 않은 상태에서 주고받은 편지이기 때문에 같은 마음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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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두 분이 가깝지 않은 상태에서 주고받은 편지이기 때문에 같은 마음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d*******7 2023.09.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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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하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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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을 잡기 위해 기우뚱대는 과정은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벌어지잖아요.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치열하게 싸워야 하듯 일상의 항상성을 지키려면 계속 변화를 주어야 합니다. 일-일-일-일이 아니라 일-쉼-일-놂이 될 때야 비로소 그런 변화의 리듬이 만들어지죠. (p.75)     김혼비 작가는 『아무튼, 술』에서 황선우 작가는 이 책으로 처음 만났다. 두 분이 스스럼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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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을 잡기 위해 기우뚱대는 과정은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벌어지잖아요.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치열하게 싸워야 하듯 일상의 항상성을 지키려면 계속 변화를 주어야 합니다. 일-일-일-일이 아니라 일-쉼-일-놂이 될 때야 비로소 그런 변화의 리듬이 만들어지죠. (p.75)

 

 

김혼비 작가는 『아무튼, 술』에서 황선우 작가는 이 책으로 처음 만났다. 두 분이 스스럼없는 친구인 줄 알고 읽기 시작했다.

 

 

열 통의 편지를 시간 순서대로 엮은 이 책은 두 작가가 서로 안부를 묻고 몸과 마음을 보살피는 따스한 과정을 보여준다. 황선우 ‘작가의 말’처럼 명랑한 소식만 담은 건 아니지만 웃음을 놓치지 않았다. 김혼비 작가의 오타 에피소드는 역시 재미있다. 

 

서로를 웃긴다는 건 사람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 중 하나일 거예요. (p.13) 

YES마니아 : 로얄 p********0 2023.08.0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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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 작가의 유쾌하고 따뜻한 화법이 참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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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 작가의 유쾌하고 따뜻한 화법이 참 좋아요. 이전의 작가의 책들과 여러 글귀들의 접할떄 마다 일하는 직장 여성으로 공감가는 얘기가 참 많다고 느꼈고, 그런 공감을 이끌어 내는 화번이 참으로 단정하면서도 따듯하다고 느꼈는데 이번 책을 통해 더욱 그런 나의 느낌이 확신이되었다, 어떤 주제의 이야기를 하더라도 황선우 작가가 한다면 귀 기울이고 끄덕이며 받아 들일 수 있
"황선우 작가의 유쾌하고 따뜻한 화법이 참 좋아요." 내용보기

황선우 작가의 유쾌하고 따뜻한 화법이 참 좋아요.

이전의 작가의 책들과 여러 글귀들의 접할떄 마다 일하는 직장 여성으로 공감가는 얘기가 참 많다고 느꼈고, 그런 공감을 이끌어 내는 화번이 참으로 단정하면서도 따듯하다고 느꼈는데 이번 책을 통해 더욱 그런 나의 느낌이 확신이되었다, 어떤 주제의 이야기를 하더라도 황선우 작가가 한다면 귀 기울이고 끄덕이며 받아 들일 수 있을것만 같다.

YES마니아 : 로얄 y****8 2023.08.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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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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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누구나 한 번쯤 지나왔을 번아웃과 과로에 대한 이야기로 종일 피로와 무례에 시달렸음에도 너무 고단해서 오히려 잠들 수조차 없던 어느 힘겨운 밤에 대한 기록이며, 일상의 단어들을 자꾸만 잃어버려 건망증을 의심하면서 막막하게 내 머릿속을 뒤적여보던 어떤 날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사람에게 시달리고 무너진 마음이 사람의 다정과 우정으로 회복되어 번아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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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누구나 한 번쯤 지나왔을 번아웃과 과로에 대한 이야기로 종일 피로와 무례에 시달렸음에도 너무 고단해서 오히려 잠들 수조차 없던 어느 힘겨운 밤에 대한 기록이며, 일상의 단어들을 자꾸만 잃어버려 건망증을 의심하면서 막막하게 내 머릿속을 뒤적여보던 어떤 날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사람에게 시달리고 무너진 마음이 사람의 다정과 우정으로 회복되어 번아웃으로부터 끝내 회복에 이르는 길을 보여줍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j*******6 2023.07.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