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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영림카디널에서 장르소설이 다시 나온다는 것이 너무 반가왔다. 내가 처음 이 책을 읽은 것이 꽤 오래전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이었으니 말이다. 아무런 정보 없이 집어 든 이 이야기가 너무 흥미로와서 이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었고 영림카디널에서 나온 장르소설들을 믿고 읽었었다. 신간이 아닌 개정판이 나온 게 조금은 아쉽지만 그래도 서평도 남겨 놓지 않아 아무런 기억도 나지 않으니 마음 놓고 처음부터 즐겨본다.
에를렌두르 형사 시리즈다. 딸 에바가 마약으로 인해서 힘들어 하고 그런 상태에서 아버지가 모르는 아이를 가졌으며 아들과도 연락을 하지 않는다. 부인과는 이혼했다. 일적으로는 어떠할까. 어느 형사나 다 그렇듯이 그 또한 약간은 독불장군적인 기질을 보인다. 팀원들과 상의하지 않고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하고 그 장소에 가 있는다. 팀원들이 아무리 찾아도 전화를 끊기도 예사다. 이러면 사회 생활이 힘들 것 같긴 한데 또 사건 해결을 해내니 뭐라 하지도 못하겠다.
한 남자의 죽음이다. 지하실에서 살던 그 남자는 재떨이로 맞아서 죽었다. 강제로 침입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없어진 것도 없다. 면식이 있는 사람의 소행이리라 생각이 되어지는 이유다. 아니면 손님이 왔다가 그런 것일 수도 있는데 누군가를 대접했다는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우연히 일어난 사건으로 보이지만 쪽지를 남겨 놓은 것을 보면 또 그렇지도 않아 보인다. 이 남자는 왜 누구에게 맞아서 죽은 것일까.
하나의 사건이지만 그 남자의 살아온 과거를 좇아가면서 이야기는 서서히 옆으로 그 날개를 벌린다. 아래로 깊숙히 내려가면서 점점 그 심오함을 드러낸다. 그 남자의 인생이 드러나면서 그가 숨기고 있었던 아니 그는 알지 못했을 수도 있는 아니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았던 무책임한 면들이 속속들이 밝혀지게 된다. 누군가에게는 지우고 싶었던 과거 그것이 더 큰 피해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들은 다르게 행동했을까.
본문에서는 가계도라는 단어 대신 가계나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아마도 원서에서 그렇게 표현해서 쓰지 않았을까. 가계도를 family tree라고 사용하니까 그대로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메세지 나무가 등장하기 때문에 그것과 운율을 맞추려고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한국어로는 가계도가 더 낯익은 단어이지 않을까.
가계도. 유리병 도시 그리고 저주받은 피 이 모두가 다 하나의 사건을 해결하는 키워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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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글자는 시체 위에 놓인 연필로 적혀 있었다. / p.13
올해 봄에 스웨덴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서 점점 여러 나라의 다양한 작품들을 읽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예전부터 드문드문 읽기는 했지만 대부분 우리나라와 정서가 비슷한 일본 소설이 많았다. 그러다 중국 소설의 매력을 알게 되어 두 권 정도 읽었다. 일본 또는 영미 소설 위주로 읽게 되는 듯하다.
이 책은 아날두르 인드리다손의 장편소설이다. 스웨덴 추리 작품이 꽤 신선했는데 이번에는 아이슬란드 작가의 작품이어서 눈길이 갔다. 특히, 예능을 보면서 아이슬란드는 꼭 여행 가고 싶을 정도로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기에 더욱 관심이 생겼을지도 모르겠다.
소설의 주인공은 에를렌두르라는 형사이다. 경찰로서는 유능하다는 말을 듣는 인물로 70대의 살인 사건과 결혼식장에서 벌어진 신부의 실종 사건을 쫓는다. 프로파일러와 법의학자 등 경찰 내 다양한 인물들과 협업해 두 사건을 쫓아가는 과정에서 점차 밝혀지는 진실들을 다룬 이야기이다. 더불어, 에를렌두르의 개인사까지도 등장하는데 이는 사건과도 어느 정도 연계가 되어 있다.
70대의 살인 사건은 홀베르드라는 인물인데 지하실에서 둔기에 맞은 채 사망했다. 처음에는 주민들과 주변 인물들을 탐색하는데 그가 과거에 한 여자를 강간했으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생명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이와 여자는 이미 세상을 떠난 후였고, 홀베르드는 자신이 저지른 일이 마치 자랑스러운 일인 것처럼 소문을 내는 것도 모자라 법정에서는 이를 조롱하듯 축소하기에 이른다.
읽으면서 참 몰입이 잘 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를 가리고 보면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흥미롭기도 했다. 추리 장르의 경우에는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지점보다는 재미 위주로 읽게 되는데 단순하게 잊을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현대 시대와 맞물려 깊이 고민할 지점도 있었다. 아이슬란드라는 나라가 보이지만 사건들 자체로만 보면 대한민국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지점에 집중하면서 읽었다. 첫 번째는 에를렌두르의 개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외적으로는 존경받는 직업인이지만 나름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데 자녀들이 모두 마약 중독이라는 점이다. 특히, 딸은 마약에 취해 헛소리를 늘어놓는 것도 모자라 금전이 부족할 때마다 에를렌두르를 찾아와 찌르는 인물이기도 하다. 가정의 해체와 마약 중독이 얼마나 부정적인 영향을 이끄는지 작품을 통해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두 번째는 강간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언급했던 것처럼 홀베르드는 과거 성범죄를 저질렀던 인물이다. 한 사람의 인생을 나락으로 이끄는 것도 모자라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뻔뻔하게 살아왔다. 그 지점이 너무 화가 나면서 범죄로 생긴 생명에 대한 무거움이 조금 답답하게 눌러앉았다. 피해자는 어떻게든 아이를 지켰고, 그 아이를 위해 살아왔다고 과언이 아니다. 그것도 자신의 선택이 아닌 범죄로 생긴 하나의 결과물이었는데 말이다. 여러모로 말할 수 없는 감정이 뒤섞였다.
그밖에도 아이슬란드의 이름에 대한 유래나 문화들이 흥미로웠다. 아이슬란드식 사건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데 사실 읽으면서 이런 부분은 크게 의문이 들었다. 특별하게 다른 점이 있다기보다는 하나의 유머로서 받아들이게 되었다. 결론적으로는 묵직한 추리 소설이라는 측면에서 참 만족스러웠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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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은 아이슬란드 미스터리. 스릴러 고전 소설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영림카디널에서 출판된 아날두르 인드리다손 작가의 《저주받은 피》입니다. 전 세계 200만 부 판매 기록을 세운 에를랜두르 형사 시리즈라고 하네요. 노르듀르미리 지역 한 이층 아파트 지하실에서 69세 홀베르드라는 남자가 타살로 추정되는 살인사건이 나자 에를렌두르 반장과 올리 형사는 아파트 주민들을 상대로 탐문 수사를 하게 됩니다. 그러던중 밝혀진 사실은 피해자 홀베르드가 몇십년전 성폭행범이었다는 것이었어요. 홀베르드는 오래전 콜브룬이라는 여자를 겁탈해 임신하게 됐고 루나르라는 담당 경찰은 홀베르드를 강간죄로 고소한 콜브룬을 오히려 창녀취급까지 했다는 사실을 알고 에를렌두르는 루나르에게 화를 감추지 못합니다. 성폭행 피해자임에도 따가운 시선과 의심의 눈초리를 받도록 만들었던 당시 경찰 관계자들에게도 무척이나 화가 났었고 그래서 이중고로 상처를 입고 모진 고통을 고스란히 견뎌야만 했던 안타까운 피해여성들과 더불어 그녀들의 가족들이 겪게 된 고통들을 읽으면 읽을수록 더 마음이 아파왔던것 같아요. 피해자 콜브룬이 유서처럼 남겨놓은 쪽지속의 '하나님이여 나의 근심하는 소리를 들으소서.'와 그녀의 아이 무덤의 비문에 새겨진 '원수의 두려움에서 나의 생명을 보존하소서.'라는 문구에서도 너무나도 안타까움이 컸던것 같습니다. 뒤로 읽어나가면 나갈수록 왜 이 책의 제목이 '저주받은 피'었는지 알겠더라구요. 유전학이라는 분야도 참 흥미로웠었습니다. 이 소설이 전형적인 아이슬란드식 범죄라고 소설이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사실 이러한 성범죄는 어디에서나 일어나고 있고 안타까운 피해자는 여전히 생겨나고 있다보니 공감이 되고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더 안타까운 마음이 더했던것 같습니다. 피해자였지만 가해자였던 한 사람의 죽음 뒤에 숨겨졌었던 비밀들을 하나하나 파헤쳐갈수록 더욱 불편해지는 진실을 마주하게 되서 더욱 씁쓸하기도 했었던것 같습니다.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사연 하나하나가 다 안쓰럽고 애잔하게 느껴지더라구요. 숨진 홀베르그 죽음 옆에 놓여진 이해 못할 메시지인 '내가 바로 그다'는 어떤 의미였을지 마지막까지 너무 궁금했었는데 정말 기대하고 읽으셔도 너무 좋을것 같습니다. 한번 빠져들면 정신없이 읽어나가실수 있으실거에요~ 《저주받은 피》는 사실 추리소설을 생각하고 읽었었거든요. 여러 경찰들이 사건을 탐문하고 수사하는 과정들을 볼수 있었던 경찰소설이었던것 같아요. 특히 사건을 담당했던 유능한 형사 에를렌두르는 아내와 이혼후 혼자 살아가고 있던중 마약중독자 딸에게 시달리고 있지만 누구보다도 피해자입장에서 열심히 수사를 하는 모습이 더 인상적이었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딸과의 관계를 잘 회복해나가는 과정이 보기 좋았던것 같습니다. 또 저는 아이슬란드라는 나라에 대해서 잘 몰랐었는데요. 앞서 아이슬란드식 이름에 관한 소개도 그렇고 이 소설속에 그 나라의 늦가을 분위기가 어떠한지에 대해서도 나와서 조금은 짐작할수 있었어요. 참 단일민족국가라는 사실도 이 소설을 통해 알수가 있었던것 같습니다. 처음 접했던 아이슬란드 소설을 참 재미있게 읽었었네요^^ ㅡㅡㅡㅡㅡㅡ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ㅡㅡㅡ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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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자들의 고통을 세심하게 그려낸 작가의 대표작]
저를 스릴러의 세계로 인도해 준 작가 중 한 명인 아이슬란드 작가 아날두르 인드리다손의 [저주받은 피]가 새옷으로 갈아입고 출간되었습니다! 핑쿠핑쿠한 점들이 박혀 있어 언뜻 보면 스릴러 소설이라 짐작하기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읽다보면 이 점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금방 깨닫게 되실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미 구판을 소장하고 있지만 그 책이 친정집 (정확히는 책창고)에 가 있기도 하고, 워낙 읽은 지 오래되어 가물가물한 터라 이번 기회에 다시 읽었는데요,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읽어도 그 재미는 여전해요!
에를렌두르 형사가 맡게 된 한 건의 살인사건. 70대 노인인 홀베르그가 머리를 재떨이로 맞아 살해당한 사건입니다. 시체 위에는 '내가 바로 그다' 라는 메시지가 놓여 있어 이것이 어쩌면 계획된 범죄가 아닌가 의심할만한 정황이에요. 처음 읽었을 때 저는 '종교 관련 사건인가' 싶었습니다. 에를렌두르는 곧 살해당한 노인이 과거 한 여성을 비열하게 강간했다는 사실, 강간당한 여성은 그 후 아이를 낳았지만 아이가 뇌종양으로 4년 후 사망했다는 것, 아이가 죽은 3년 뒤에는 그 여성마저 자살했다는 소식 등을 알게 됩니다. 홀베르그의 죽음 뒤에는 과거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는 것을 느낀 에를렌두르는 오래된 사건부터 낱낱이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에를렌두르 형사는, 형사 일을 정말 열심히 하는 사람입니다. 그 때문에 아내와도 이혼했고 두 아이와도 소원한 상태예요. 심지어 딸 에바는 마약 중독이 심각한 데다 설상가상으로 임신까지 한 상황. 복잡한 가정사 속에서도 자신이 확신하는 단서는 끝까지 파헤치는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이런 그의 상황도 사건의 진상과 비교했을 때는 얼마든지 해결 가능한 것으로 보여요. 강간으로 태어난 아이들, 그것도 모자라 자신의 존재가 누군가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들은 대체 어떤 마음으로 삶을 살아내야 하는 걸까요.
감추고 싶어하는 비밀을 간직한 피해자들을 뒤로 한 채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에를렌두르의 모습은 비정하게도, 하지만 슬프게도 보입니다. 이렇게 해결은 해서 무엇하나, 허무한 마음이 들 것도 같아요. 하지만 어린 아이의 죽음에 마음 아파하면서 삶을 멋대로 허비하는 딸을 질타하는 장면은 굉장히 인간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성폭력 피해자들의 아픔과 고통을 그려내며 진한 여운을 남긴 이 작품은 아날두르 인드리다손의 대표작으로 꼽힙니다. 이 기세로 다른 작품들도 옷을 갈아입고 찾아와주면 좋겠네요.
**네이버 독서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영림카디널>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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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추리 스릴러 장르에서 북유럽 작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미국이나 일본과는 다른 재미를 주는 작품이 많다. 일단 등장 인물들 이름이 낯설고 내용 중에 나오는 생활 모습 등이 알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서 신선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내용 자체도 기존의 익숙한 문법에서 벗어난 것들이 많아서 인기를 끄는 것 같다.
이번에 나온 책은 이미 오래전에 출간 되었다가 새롭게 나왔는데 원작이 나온 지가 꽤 된다. 20년 전에 나와서 여러 유명한 상을 탄 작품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흔하지 않은 아이슬란드 작품이다. 아이슬란드는 북유럽 중에서도 최상단 섬나라인데 인구도 적고 면적도 작은 나라라서 이런 나라에서 스릴러 소설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 못했는데 이번 책이 그것을 확실히 깨주었다. 좋은 작품은 주변 상황과 관련 없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아무튼 배경이 아이슬란드인데 나라도 낯설지만 지명은 더 낯설다. 앞 부분에 이름 짓는 법이 나오는데 나름 규칙이 있긴 하지만 우리와 사뭇 다른 작명법이 신기한 생각도 들게 한다. 그런데 내용은 진중하면서 꽉 찬 작품이다.
주인공은 가정적으로는 불행해도 유능한 형사다. 많은 작품에서 나온 흔한 설정이다. 작품이 나온지가 오래되었는데 그 당시로서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 에를렌두르 형사는 아내와는 이혼했고 딸은 마약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아버지라는 존재가 부정당하고 있는 상황. 그래서 몸 컨디션은 그렇게 좋지 않은데 흔하지 않은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피해자는 70대의 남성 노인인데 근처에 '내가 바로 그다' 라는 쪽지가 있다. 평소 주위와 교류가 별로 없던 인물이어서 단서가 될 만한 것이 많이 없다. 그런 와중에 이 노인이 과거에 성폭행 혐의로 고소된 적이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 그 사건은 부실한 수사로 인해 무혐의로 풀려났고 이것이 이번 사건과 무엇인가 연관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뭔가 커다란 흑막이 도사리고 있는 듯한 느낌.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 노인이 과거에 성폭행을 여러 명에게 저지른 것이 밝혀지고 이 피해자들 중에 실마리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에를렌두르는 집요하면서도 세밀하게 하나하나 파고 들어간다.
이 책은 연쇄살인마가 나오고 피 튀기는 장면이 나오는 그런 내용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그냥 평범한 사건인데 거기에 얽힌 이야기가 굉장히 촘촘하게 짜여져 있다. 부수적으로 나오는 성폭행이라는 범죄를 주된 요소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요즘에도 많이 보지 못하는 소재다. 이 책이 나왔던 20년 전에는 더 신선하게 느껴졌을 것 같다. 약간 지루한 듯 하면서도 세밀하게 이어지는 이야기가 흥미롭게 진행되기 때문에 책에서 손을 떼기 힘들다.
주인공의 캐릭터는 잘 구축이 되었다. 가정에서 실패하고 사건은 잘 해결하는 형사라는 흔한 설정이지만 그렇게 구식으로 보이지 않는 것은 주인공에게 실제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만큼 현실적으로 잘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수사팀으로 나오는 엘린과 올리도 나름의 성격을 잘 묘사하고 있어서 이들의 활약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 같다. 주인공의 배경 묘사로 그칠 것 같았던 마약 하는 딸은 끝에 가서는 아빠와 화해를 하면서 수사에도 도움이 된다. 어쩌면 이 딸이 다음 작품에서는 나름의 조력자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에서 나온 사건은 끔찍하다기 보다는 불편하다.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도 뭔가 거북스럽게 진행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만큼 현실적이고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여서 깊이 있는 느낌이 들었다. 단순한 듯한 사건이지만 켜켜이 쌓인 단절이 많은 복잡한 사건이어서 주인공의 풀어가는 이야기를 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이 책을 다 읽으면 작가의 다른 시리즈를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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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매력적인 북유럽 스릴러. 이번엔 더군다나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아이슬란드 스릴러다. 17년만의 귀환이라는 문구를 보고 찾아보니 영림카디널에서 이미 2007년에 출간되었었고 이번에 새로운 표지로 재출간된 작품이다. 처음에는 표지만 보고 장르소설일꺼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그나마 제목 보고 놓치지 않았던 게 다행이다.
지하방에서 살해된 한 노인의 살인사건은 그 노인이 아주 예전에 강간 혐의로 고소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그 피해자가 1명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도 드러나게 되면서 이 살해사건은 예상밖으로 범위가 커지게 된다. 이제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이 노인의 과거의 행적을 찾아나서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강간 사건의 피해자가 안고 살아왔던 고통의 시간과 함께 현재까지도 그 피해의 끈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이 소설에서는 중간 정도 읽게 되면 어느 정도 범인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게 되는데 그렇다고 김이 빠지거나 식상하지 않다. 일단 주인공인 에를렌두르 경찰을 비롯해서 그의 동료 경찰들이 굉장히 인간미 넘치고 유쾌하면서도 일에서만큼은 완벽한 팀웍을 자랑하는 장면들이 상당히 흥미롭게 느껴진다. 주인공들이 매력적이면 그 작품에 대한 흥미도는 이미 어느 정도는 성공한 셈 !!! 에를렌두르 형사 시리즈 이번 기회에 첨 알게 되었는데 다른 작품도 궁금해진다. 내용면에서도 범인이 누구인지를 추리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기 보다는 과거의 사건으로 인한 기나긴 고통의 과정을 조금씩 파헤치는 과정이 더 리얼하게 다가온다.
책을 다 읽고나니 표지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겠는데, 그래도 장르소설 치곤 조금 약한 이미지의 표지가 더욱 아쉬울만큼 재밌게 읽었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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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그다.'
"전형적인 아이슬란드식 살인사건 아닙니까?" "비열하고, 무의미하고, 아무것도 숨기려고 하질 않았잖아요. 증거인멸이나 단서를 꼬아놓은 것도 아니고." "그렇지. 조잡한 아이슬란드식 살인이지."
그렇게 단순해 보였던 살인사건은 그 깊이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오랜 세월을 거슬러 간다. 50대 이혼남 에를렌두르 형사. 이 형사의 매력은 뭘까?
속 시원하게 설명해 주는 맛도 없고, 부하들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도 없고, 능숙한 말주변도 없는 에를렌두르 형사. 피살된 피해자에게서 발견된 쪽지. 쪽지엔 '내가 바로 그다.'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단순해 보이던 살인사건은 그 쪽지로 인해 단순해지지 않는다. 피해자를 조사하다 보니 그가 전에 강간죄로 고소당한 적이 있음을 알게 된 에를렌두르는 살인자를 찾는 대시 피해자의 과거를 파헤친다.
'과거란 전혀 다른 또 하나의 세계'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지금에야 그 뜻이 이해가 갔다. 시간은 흐르고 사람도 변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거를 지워버릴 수는 없는 일이다.
거짓 화술로 여자들을 홀리고, 여자들을 집에 데려다주는 신사적인 행동 뒤에 따른 강간.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그녀들의 몫. 그중 단 한 명만이 그를 고소했고, 부패한 경찰은 철저하게 피해자의 의견을 묵살한다. 결국 그녀는 아이를 낳았고, 그 아이는 4살 되던 해에 뇌종양으로 사망한다. 이 과거의 사실이 현재 재떨이에 맞아 죽은 피해자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
북유럽 스릴러를 자주 접해봤지만 아이슬란드의 스릴러는 뭔가 살짝 다르다. 그들의 생활방식보다는 단일민족인 아이슬란드 사람들의 유전학적인 부분에서 다른 소재들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함이 느껴진다.
왜? 어째서? 현재 일어난 사건의 범인을 찾을 생각을 안 하고 피해자의 과거 따위를 추적하는지 알 수 없는 동료들은 짜증스럽지만 그래도 에를렌두르의 지시를 착실하게 따른다. 그것 역시도 다른 스릴러들의 분위기와는 또 다르다.
"어쩌면 여기 정말 간단한 해답이 있을지도 몰라. 어떤 미친 자식의 소행일 수도 있지. 그러지만 내 생각에 이 사건은 아니라고 봐. 살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뿌리가 더 깊을 수도 있어 전혀 간단한 사건이 아닐지도 몰라. 어쩌면 모든 해답이 홀베르그라는 인물과 그가 과거에 저지른 일에 놓여 있을지도 몰라."
에를렌두르의 매력은 매력이 없어 보인다는 게 매력이다.
약에 취해 그를 찾은 딸. 자신의 일에 상관 말라는 딸. 그런 딸을 묵묵히 받아들이는 에를렌두르는 사건을 파헤칠수록 딸에 대한 애틋함과 스스로를 악의 소굴로 빠뜨리는 딸에 대한 분노도 내비친다. 그가 부엌에서 딸에게 한바탕 화풀이는 하는 장면에서 그가 무섭다기보다는 애처로운 것도 그 이유다.
아이슬란드식 부모 자식 간의 대화는 내 가슴을 탕탕 치게 만들지만 그것 또한 그들의 정서. 그나마 사건이 해결되는 과정 동안 딸과의 관계도 호전되는 것이 이 이야기의 위로라면 위로라고나 할까?
잘도 오랫동안 요리조리 빠져나가면서 용케 목숨을 보전했던 죽어 마땅한 놈은 결국 그렇게 자신이 뿌린 씨(?)를 마주하게 된다.
<저주받은 피>를 읽으며 어째서 피해자는 여자들인데 그 모든 고통을 감내하고 비밀을 지켜내야만 하는 것도 여자들인지. 왜. 그 여자들에게 뒤늦게라도 알게 된 사람들은 화를 내는지. 왜. 무능하고 부패한 경찰의 뒷배를 봐주는 무리들이 있는 건지. 그런 경찰 때문에 힘들게 찾아간 강간 피해자가 2차 피해를 입게 되는 건지. 어째서 이런 일들은 세계 곳곳에서 시간과 상관없이 자행되고 있는지. 왜. 피해자들이 침묵할 수밖에 없는지. 오만가지 생각들에 휩싸였었다.
졸지에 살인자가 된 사람에게 드는 안타까움과 그들의 고통에 대해 그 누구도 책임질 수 없음에 그저 먹먹해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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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책 표지가 조금 이질적인 느낌에 무슨 내용일지 더 궁금했던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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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실에 살고 있던 70대 노인 홀베르그가 피살당한 모습으로 이웃집에 의해 발견된다. '내가 바로 그다' 범인이 남긴 메세지는 무슨 뜻인지 타살이 확실해 보인다. 에들렌두르는 피해자 홀베르그의 집과 주변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과거 여성들을 겁탈한 범죄자로 고소당했으며 그 과정에서 한 여인이 여자아이를 낳았지만 몇 년 뒤 뇌종양으로 사망하자 엄마마저 뒤따라 자살했던 사실을 파악한다. 사건은 홀베르그를 죽인 범인을 찾기에 앞서 홀베르그의 과거 범죄를 찾아가며 그가 남긴 추악한 행적과 저주 받은 피의 대가를 확인한다.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자 살해당한 홀베르그보다 범인이 느꼈을 슬픔의 크기가 더 깊게 다가왔다. 타인의 고통에 관심 없는 무자비한 이기심으로 휘두른 성폭력은 왜 고스란히 피해자의 몫이 되어야 하는지...극단적이었지만 소중한 것을 잃고 모든 것을 끊어내고자 한 그 심정마저 공감되었다.
<저주 받은 피>는 전 세계 200만부를 판매한 아날두르 인드리다손의 <에를렌두르 형사 시리즈>로 아이슬란드 미스터리, 스릴러의 고전이라고 한다. 소설 속 주인공 에들렌두르는 동료들과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이면서도 가정적으로는 오래 전 아내와 이혼하고 두 아이들과도 서먹하지만 마약중독인 상태로 임신한 딸을 걱정하는 평범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함께 사건을 추적하는 올리와 엘린보르그 형사까지 그들의 조합으로 해결된 사건을 지켜보면서 처음 만난 작가의 다른 작품도 찾아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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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아이슬란드 사람인데, 개인적으로 아이슬란드 저자의 책이 처음이기도 하고, <저주받은 피>라는 제목이 끌렸다. 그리고 책 뒤에 쓰여진 글을 보고, 다시 본 제목에 가슴이 아렸다.
어느날 70세정도 되어보이는 남자가 자신의 집에서 살해된채 발견된다. 그는 머리의 상처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보여졌으며, 그 상처는 재떨이에 맞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그 시체위에는 "내가 바로 그다"라는 알 수 없는 문구가 쓰여져 있었다. 재떨이에 의해 살해된 것이라면 우발적일 가능성이 크면서도, 그 알 수 없는 문구가 계속 신경이 쓰이는 에들렌두르 형사는 죽은 이인 홀베르그의 주위를 파해치기 시작한다. 그 주위를 파헤칠수록 그저 평범한 노인이였던 그가 대체 왜 살해당해야 했던 것인지를 알 수가 없다. 그 때 발견되는 사진 한장. 어떤 단서도 나오지 않아 답답하던 때, 그는 이전 자신의 사수인 마리온의 전화를 받는다. 마리온은 홀베르그의 과거를 말해주며, 콜브룬이라는 여자를 언급한다. 마리온은 홀베르그가 40여년 전 그 여자를 겁탈했고, 그여자는 그 이후 아이를 출산하였으나, 아이가 4살되던 해 뇌종양으로 사망한 후 자살했다고 말한다. 그 아이가 홀베르그의 아이인지는 확실치 않다는 말과 함께. 콜부룬은 40년전 지금보다도 훨씬 더 보수적이였던 그 때, 자신이 당한 일에 대해 신고했으나, 경찰은 오히려 그녀가 그를 유혹한 것 아니냐고 말하고, 그녀가 증거물을 내밀어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그리고 그는 무혐의로 풀려났음을 알려준다. 사진 속 무덤, 아이, 에들렌두르는 그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누구도 말하고 싶지 않은 그날의 사건, 그럼에도 살인자를 찾기위해 에들렌두르와 그의 동료 올리는 피해자의 가족을 찾아가 그날의 진실을 묻는다. 당사자가 아님에도 콜부룬의 언니 엘린은 동생과 조카 아르두르를 떠올리며 몸서리치고, 고통스러워한다. 그리고 그 때 경찰의 태도로 인해, 엘린은 에들렌두르도 믿지 않는다. 다 같은 부류의 인간들이라며.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점점 더 미궁으로 빠져드는 사건. 홀베르그의 주변인물, 그가 가진 특이한 유전병력, 콜부룬의 딸 아우드르의 사라진 뇌. 그리고 별도로 에들렌두르의 전처 지인의 딸 실종사건이 맞물리며, 성폭력이 피해자는 물론 그 주변까지 어떻게 망가뜨리는지를 이 이야기는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수십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그 시간을 벗어나지 못하는 피해자와 그의 가족들의 심리상태를 읽고 있다보면, 성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성폭력은 쉽게 신고도, 목소리 내 말할 수도 없는 사건이라는 점에서는 40년전이나 현재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남자든 여자든.
이 책을 읽으며 다른 책에서 어떤 이가 지금 내가 교통사고를 당했다해도, 10년 뒤에 이 고장 사람들은 나를 보더라도 교통사고를 떠올리지 않을 것이지만, 내가 지금 성폭행을 당했다면, 10년뒤에도 20년뒤에도 이 고장 사람들은 나를 성폭력 피해자로 기억할 것이라는 글이 생각났다. 끔찍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수사물이며 스릴러인 책을 보며 범인이 누구인지가 궁금하기 보다는 홀베르그의 과거 행적이, 그의 끔찍하고 생각조차 싫은 그의 행적이 낱낱이 다 밝혀지는 것에 더 스릴이 느껴지는 책이였다. 오히려 범인이 잡히지 않길 바라는 마음과 함께. 그리고 홀베르그는 그렇게 죽어선 안됬다. 더 고통스럽게, 자신의 죗값을 다 치르고 죽어야 했는데.
어떤 사건 사고든 피해자와 가족들에겐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될테지만, 특히나 성폭력은 이 땅에서 없어져야 할 범죄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홀베르그가 지옥불의 고통속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하길 진심 두손 모아 빈다.
재밌다. 추천!
"소장님은 그 비밀을 모두 갖고 있는 셈이군요. 오래된 가족의 비밀. 비극과 슬픔, 그리고 죽음. 이 모든 것이 컴퓨터에 체계적으로 들어 있는 겁니다. 가족사와 개인사들이. 소장님이나 제 얘기도. 비밀을 모두 가지고 있다가 원할 때마다 꺼내볼 수도 있는 거고요. 한마디로 전 국민을 들여다보면 유리병 도시로군요." p.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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