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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그랜딘 씨. 저도 시각적 사고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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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스스로가 특별하거나 혹은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나는 어렸을 때부터 줄곧 자신에 대해 평범하진 않다고 느끼며 살아왔다. 20대에는 자신이 어떤 부류의 사람인지 알지 못하며 시간을 보냈지만, 30대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나 자신의 타고난 성향을 더욱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눈앞에 주어지는 과제들을
"반갑습니다 그랜딘 씨. 저도 시각적 사고자입니다." 내용보기

당신은 스스로가 특별하거나 혹은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나는 어렸을 때부터 줄곧 자신에 대해 평범하진 않다고 느끼며 살아왔다. 20대에는 자신이 어떤 부류의 사람인지 알지 못하며 시간을 보냈지만, 30대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나 자신의 타고난 성향을 더욱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눈앞에 주어지는 과제들을 해내며 주변 사람들과 크게 부딪칠 일 없이 지내다 보면,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진지하게 물고 늘어지며 고민할 기회가 많지 않을 수 있다. 20대까지 나의 삶이 정확히 그런 모습이었다. 나는 수학을 곧잘 하는 편이었기 때문에 일찍부터 과학 연구자가 되어야겠다는 목표를 정하고 정규 교육을 받았다. 대학교 3학년 때 군대를 다녀와서 내 진로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에 어머니가 변리사를 하면 어떻겠냐고 권유를 하셨다. 만약 내가 자신을 더욱 잘 파악하고 있었더라면, 그리고 어머니가 내 성향에 대해 더 잘 알고 계셨더라면 그런 선택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참을 공부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오랜 고시 준비 기간 때문에 취업 문턱에서도 번번이 좌절하며 우울감이 깊어졌다. 30대가 되어서 첫 직장에서 1년을 일했을 때에도 좌절감은 그대로였다. 퇴사하자마자 심리 상담을 받으며 씽큐베이션과 함께 책을 읽기 시작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처음부터 시작하고 싶었기에,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 지 진지하게 알아보기 시작했다. 적성 검사, IQ 테스트, 기질 성격 검사, 자폐와 ADHD 여부, 우울 성향과 우울증 여부 등 심리학에서 많이 쓰이는 검사들을 한번씩 받았다. 그것으로도 부족해 심리학과 뇌과학 서적들을 깊이 탐독하기 시작했다. 나라는 존재에 대해, 그리고 인간의 공통된 본성과 다양성에 대해 더욱 많은 호기심이 생겨 꾸준히 독서를 했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났다.

 

책의 저자인 템플 그랜딘에 대해서는 자폐증을 언급한 심리학·뇌과학 책들로부터 익히 접해왔기 때문에 낯설지 않았다. 저자의 다른 저서 중 우리나라에서 2021년에 번역된 <동물과의 대화>를 읽어야 할 책 리스트에 올려놓고 아직 읽지 못했는데, 큐블리케이션에서 자폐증과 시각적 사고를 다룬 템플 그랜딘의 최신작을 다루게 돼서 매우 반가운 마음으로 책을 집어 들었다. 책에서 저자는 우리의 사고 유형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는데, 하나는 언어적 사고이고 다른 하나는 시각적 사고다. 시각적 사고는 또다시 사물 시각형 사고와 공간 시각형 사고 두 가지로 나뉜다. 아마 이 책을 다 읽은 사람이라면 내 이야기를 통해서 내가 어떤 사고를 지닌 사람인지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보기에 나는 공간 시각적 사고자로 타고나서 뒤늦게 언어적 사고를 향상시켰고, 사물 시각적 사고와는 거리가 매우 먼 사람이다.

 

32페이지 '시각 공간적 식별자' 테스트에서 총 18점 중 10점을 넘으면 시각적 사고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내 점수는 12.5점이었고, 저자는 16점이었다고 한다.

 

내가 타고나기를 공간 시각적 사고자라고 느끼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과의 감정적 상호작용이 적은 편이었고 손으로 무언가를 조립하거나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부모님은 내가 말을 3살 때쯤 시작해서 걱정이 많았다고 말씀하셨고,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받아쓰기 실력이 형편없어서 혼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중학교 고등학교 때까지도 글자가 많은 책은 읽었다 하면 잠에 들어서 공부와 숙제를 할 때를 제외하면 독서 시간은 손에 꼽을 정도였고, 친구들과 밖에서 활동적인 놀이를 하거나 게임에 몰두했다. 수업 시간에도 산만하기 그지없어서 선생님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유형의 학생이었다. 수학은 어렸을 때부터 잘하는 편이었는데, 덕분에 대학교에서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했고 그중에서도 수학이 많이 쓰이는 논리 회로와 통신 프로토콜 쪽에 가장 많은 과목들을 들었다. 지금도 통계 지식을 기반으로 인공지능과 예측, 데이터 분석 분야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내가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 내 생각은 선형적이기보다는 연상적으로 작동한다. 순차적으로 개념들이 연결되면서 어떤 문장의 형태로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보다 불현듯 두둥실 떠다니는 개념의 구름들이 서로 합쳐지고 갈라지기를 반복하면서 새로운 기하학적 형태로 나타나면 그것들 간의 연결 패턴이 어슴푸레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사실로 미뤄보면 나는 전형적으로 패턴 사고자이면서 동시에 공간 시각형 사고자인 것 같다. 책을 읽을 때에도 이런 경험을 자주 한다. 예전에 책에서 읽었던 에피소드나 내용의 세부적인 부분들은 기억에서 희미해지만, 전체적인 내용의 얼개가 생각의 틀처럼 자리 잡아 새로운 책을 읽을 때 '아하, 이런 종류의 생각 패턴은 어떤 책에서 본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완전히 다른 분야에도 비슷한 구조가 있구나!'라는 방식으로 전율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때로는 뇌과학에서 우주과학을, 건축에서 물리학 원리를, 인류학에서 수학 공식을, 경제학에서 종교적 가르침을 연결하는 모종의 패턴을 떠올릴 때가 있다. 가끔은 말을 하는 와중에도 말하는 내용과 관련된 연상 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 말을 마치기도 전에 다음 문장에 연결할 내용에 지금의 말이 방해받고 혼란스러울 때도 있다. 생각과 생각을 불러오고, 그게 과하면 새로운 생각이 기존의 생각을 치고 들어와 머리가 복잡해질 정도가 돼서 산만해지기도 한다.

 

재작년쯤 이직을 준비하던 와중에 자폐증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자폐증의 증상 유형과 진단 기준에 관한 내용을 읽으면서 내가 꽤 많이 해당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걱정 반 기대 반인 마음으로 정신과에 가서 자폐증이나 ADHD, 기타 성인 발달장애가 있는지 검사를 받았는데 의학적 진단 기준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만약 해당 여부만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스펙트럼 상의 위치를 알려주는 것이었다면, 나는 평균적인 사람들보다 ADHD와 자폐증 성향을 더 가까웠을 거라고 추측한다.

 

나는 특정 종류의 사회적 연결 대신에 사람들의 방식과 습관을 관찰하고 연구하는 게 더 편하다. 그들과 한데 '어울리는 일'은 참으로 복잡하다.

p.34

 

책 곳곳에서 보이는 저자 자신에 대한 얘기들과 내 모습이 비슷하다고 느끼는 부분들이 있기에 공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저자도 나처럼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을 갖고 지식을 쌓아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관통하는 큰 주제는 시각적 사고에 관한 것이지만, 각 장의 내용은 매우 다채롭다. 신경과학, 심리학, 교육, 산업, 재난 관리, 동물행동학, 동물 복지 등 여러 주제를 시각적 사고자의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다. 게다가 서정적인 표현과 감정을 자극하는 이야기들보다 중립적으로 사실을 서술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 문체라는 점도 글쓴이의 성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나 또한 소설가형 인간이기 보다 산문형 인간에 가깝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 또한 모든 종류의 동물들을 굉장히 좋아한다. 스트레스나 압박감을 느낄 때 유튜브에서 동물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일상에서 가장 간단하게 스스로에게 위안을 주는 방법이다.

 

나는 동물과의 연관성이 그동안 시각적 사고자로 살아온 경험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자폐인들이 흔히 그렇듯이 내 감정 스펙트럼은 신경학자들이 말하는 원초적 또는 원시적 감정에 국한된다.

p.350

 

동물은 감각에 기반을 둔 세계에 살고 있으며, 이미지와 냄새, 소리, 촉감으로 생각한다. 우리 인간은 언어가 감각을 걸러내서 감각 정보와 직접적으로 접촉하지 않게 하는 대단히 언어적인 세계에 살고 있다. 언어와 사고, 추론 능력이 생기기 전 단계의 유아와 동물은 인지 기능 면에서 비슷하다.

p.343

 

생명체와 동물의 진화, 그리고 인류의 진화에 대해 알아갈수록 자연에서 인간의 존재는 그저 한 종의 동물에 불과하다는 점을 피부에 와닿도록 느끼게 된다. 너무나 많은 과학 연구들이 이러한 내용을 뒷받침한다. 조지프 헨릭은 <위어드 WEIRD>에서 인간의 모방능력과 사회적 학습능력, 그리고 소통능력은 유인원보다 월등하지만 다른 인지 능력은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설명한다.

 

진화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다리를 오르는 것처럼 고등 동물로 진화한다는 개념이다. 사실을 말하자면 진화는 방향성이 없다. 단지 환경에 맞게 우연히 생긴 변이가 충분히 종의 유전자풀 안에 퍼지면 새로운 형질이 유전되면서 종의 형질이 조금씩 변하다가 생식적 격리가 오래 지속되면 교배의 장벽이 형성되면서 새로운 종이 분기되는 방식으로 진화한다. 감정, 인지, 지능의 진화 또한 마찬가지다. 신경체계는 유지와 활동에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지능이 필요하지 않은 환경이 되면 퇴화하기도 한다. 뇌는 운동을 조직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주된 기능인데, 활발하게 움직이거나 지적인 활동을 하지 않고 가만히만 있으면 신경 기능이 퇴화하고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심리학과 뇌과학 서적들을 읽으면서 나를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보며 나 자신을 알아가기도 했지만, 더불어서 우주 속에서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 혹은 지구라는 행성에서 다른 동물들과 자연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 그리고 그 인간 집단에 속한 나는 어떤 존재이고 미래에 어떤 의미를 좇으며 살 것인지 또한 생각해보게 되었다. 비록 풍부한 감성으로 자연과 진화의 경이로움을 사무치게 느낀 적은 많지 않아도, 나에게 더욱 익숙한 논리적 사고방식을 통해서 스케일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하면서 그것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다. 다른 사람, 다른 동물과 나를 비교하고 그들이 무엇을 보고 느낄지 상상해보는 경험이 늘어날수록 내가 어떤 존재이고 나에게 예전엔 알지 못했던 어떤 가능성의 영역이 펼쳐져있는지 더욱 확고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때로는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여겨 부끄러웠던 경험과 감정이 온전히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공감과 위안을 얻기도 한다. 때로는 나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했던 존재와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겸손해지기도 한다. 가끔은 내가 가진 능력과 여건을 당연하게 여겼다가도 그것들이 당연한 것들이 아님을 깨닫고 자신감을 얻거나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나와는 이질적인 다양한 존재들로부터 오는 것이기에, 지식이 쌓일수록 다양성을 포용하고 부족함보다 가능성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옮겨갔다. 어쩌면 나와 일면 비슷한 성향을 가진 저자 또한 그랬던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인공지능의 영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막연한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미국의 로봇 공학자 한스 모라벡은 '모라벡의 역설'을 통해서 인간에게 쉬운 것은 컴퓨터에게 어렵고 반대로 인간에게 어려운 것은 컴퓨터에게 쉽다고 말했다. 이에 비춰 생각해보면 자유로움과 포용성 안에서 발현되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언어나 논리보다 몸과 기예로 표현되는 영역에서 인공지능이 당분간 인간을 더욱 따라오기 힘들 것이라 예상해볼 수 있다. 아직까지 인공지능은 철저히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질문을 물으면 확률적으로 가장 그럴듯한 대답을 내놓는 수준이고, 로봇공학에서 생체의 감각 피드백을 통한 유연한 움직임의 적용은 초보적인 수준이다. 꼭 인공지능의 위협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서 뿐만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신경다양인들을 걸러내기보다 포용하고 배려해야되는 것은 아닐까?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아이들을 과도한 논리적 학습에 매몰되지 않게 다양한 감각이 동원된 현장 학습과 기술들을 경험할 기회를 주어야하지 않을까? 지금보다 조금 더 자연친화적인 기술과 산업 생태계, 그리고 도시를 만들고 지구의 모든 존재들과 조화롭게 살아갈 삶의 방식을 도모해야하는 것은 아닐까?

 

저자의 이런 주장들에 대해 공감하며 책을 끝까지 읽었다. 내용의 풍부함만큼이나 생각과 질문 또한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책을 만나서 즐거운 마음이다.

YES마니아 : 골드 g*****e 2023.07.08. 신고 공감 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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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 그랜딘의 비주얼 씽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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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도 너무 인상깊게 봤습니다. 좀 오래 되었는데도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책으로 보면 더 모르는것도 알게되고 흥미로울 것 같아서 구매했습니다. 시각적사고자에 대해서 그리고 여기에서도 더 분류할 수 있다는 생각치도 못한 내용을 알게 되어 또 하나의 시각을 넓혀갑니다. 다른 사람은 어떠한 사고방식으로 현상을 바라보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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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도 너무 인상깊게 봤습니다. 좀 오래 되었는데도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책으로 보면 더 모르는것도 알게되고 흥미로울 것 같아서 구매했습니다. 시각적사고자에 대해서 그리고 여기에서도 더 분류할 수 있다는 생각치도 못한 내용을 알게 되어 또 하나의 시각을 넓혀갑니다. 다른 사람은 어떠한 사고방식으로 현상을 바라보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a*****3 2023.09.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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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 그랜딘의 비주얼 씽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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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만 보면, 쉬울 줄 알았는데, 솔직히 내게는 좀 어려웠다. 대부분의 우리의 사고는 문자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아니, 문자라는 미디어가 세계에 등장하고 나서부터 인류가 생각을 하는 방식이 획기적으로 변했는지도 모른다. 문자가 등장하고부터 우리는 생각하는 바를 다른 곳에 기록함으로써 체계화시킬 수 있고, 후대에 전승할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대부분의 우리는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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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만 보면, 쉬울 줄 알았는데, 솔직히 내게는 좀 어려웠다. 대부분의 우리의 사고는 문자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아니, 문자라는 미디어가 세계에 등장하고 나서부터 인류가 생각을 하는 방식이 획기적으로 변했는지도 모른다. 문자가 등장하고부터 우리는 생각하는 바를 다른 곳에 기록함으로써 체계화시킬 수 있고, 후대에 전승할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대부분의 우리는 언어적 사고자이다. 나만 해도 그렇다. 나는 대부분의 정보를 문자를 통해서 얻거나 혹은 유튜브 영상 속 화자가 전달하는 문자가 소리로 인코딩 돼서 내게 전달된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시각적 사고라는 게 뭔지도 몰랐을뿐더러 존재하는 지도 몰랐다. 저자의 경험에서도 알 수 있겠지만 시각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학교에서 배제당하고 직장에서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는 추측건대 이 세계가 언어가 지배하는 이들이 구축한 세계이기 때문일 것이다. 시각적 사고자는 우리와 다른 세계를 살아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우리의 의사소통 체계는 대부분 문자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을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그들은 무언가 부족한 사람이라고 낙인 찍는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모르는 세계에 그들이 살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이라도 그들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알게 되면 친숙하게 되고 친숙하게 되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무지는 죄가 아니라고 예전부터 배워왔지만 무언가를 모르는 데서 타인에게 상처를 줬던 경험을 생각할 때면 가끔씩은 무지가 죄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니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할 듯하다. 나와 타인에 대해서, 그리고 이 세계에 대해서 조금 더 투명하게 이해하고 싶으니 말이다.

d*****4 2023.10.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