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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끝내고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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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이비인후과 의사가 쓴 책을 한국인 이비인후과 교수가 번역한 과학책을 조금 읽다가, 괜찮은 세상이 궁금해서 펼친 책의 저자도 시를 습작하고 에세이를 쓰는 이비인후과 의사다. 재밌는 우연이다.   생존과 행복, 체력이 좋고 기운이 넘치던 시절에도 만만치 않았는데, 지금도 겨우 생존 중인데, 나이가 더 든다는 건 어떤 어려움일지 자주 생각한다. 특히 입에 담지 못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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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이비인후과 의사가 쓴 책을 한국인 이비인후과 교수가 번역한 과학책을 조금 읽다가, 괜찮은 세상이 궁금해서 펼친 책의 저자도 시를 습작하고 에세이를 쓰는 이비인후과 의사다. 재밌는 우연이다.

 

생존과 행복, 체력이 좋고 기운이 넘치던 시절에도 만만치 않았는데, 지금도 겨우 생존 중인데, 나이가 더 든다는 건 어떤 어려움일지 자주 생각한다. 특히 입에 담지 못할 폭력과 비극이 잦았던 여름을 지나면서 모든 게 더 엄중하다.

 

생존 가능한 미래가 얼마나 남았는지도 모르겠고, 학자들의 예측은 대개 3년에서 7년이 뭐라도 해볼 마지막 기회일 거라고 한다. 예측일 뿐이니 그 기회란 것도 이미 끓고 있는 지구에 효과가 있을지는 모를 일이다.

 

애쓰는 삶이란 무엇을 위한 것이었으며, 앞으로 노력을 더할 것인가의 여부도 몹시 흔들린다. 그런데 노력조차 그만두면 또 무슨 가치가 있는 삶일까 하는 기분. 살아있으면 삶만 보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마치지 못할 과제 같다.

 

그럼에도 눈에 보이는 풍경마다 저마다 아름답다. 만나는 이들마다 반갑고 어떤 순간들은 내가 아는 모든 정보가 다 거짓이고 세상은 사랑으로 가득한 것만 같다. 아무 것도 망치지 않기 위해서는 나만 조심하면 될 것 같은.

 

저자의 글 구분처럼, 나도 여기에 넋두리를 하고 있다. 어느새 9월이고 곧 올 해가 끝나갈 것이다. 나는 월말과 연말마다 어리둥절하며, 이미 사라져버린 시간을 다시 새어보려 할지 모른다.

 

어릴 적, 세상이 온통 반짝반짝 빛나고, 더 재밌고 좋은 일들만 생길 것이고, 어른들은 모두 현명하고 못하는 일이 없다고 느낀 그 시절, 어른들은 나처럼 절망이 써서 몸서리치면서도 아이들을 키우며 별 일 없는 듯 웃었던 것일까.

 

저자는 자본주의가 최상의 애인이자 최악의 배우자라고 하는데, 나는 동의를 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만 살아서 생긴 모든 달콤한 기억들을 가진 채 자본주의 덕분에 멸종하게 될 미래라니.

 

넋두리는 여기까지, 내겐 내 선택으로 생겨난 일상이 완강하게 버티고 있다. 인간이 망친 일들은 인간이 고칠 수 있다고 더 굳건히 믿어야겠다. 불평등 격차가 줄어들고, 기본 복지 인프라가 촘촘해지고, 다른 채로도 같이 사는 사회가 가능해지면, ‘이만하면살기 괜찮은 세상일 지도 모르니까.

 

 

 

 

k****k 2023.09.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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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향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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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 땐 젊음을 알지 못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젊은 순간이라는 사실도 자주 망각한다. 무엇이 그리도 바쁘기에 삶을 즐기지 못하는지. 오히려 불안에 시도때도 없이 시달리는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을 접할 때마다 이게 과연 바람직한 삶인가를 묻게 된다. 대략의 유추를 하건데, 저자는 인생의 황혼기를 살아내고 있다. 하루하루에 익숙해지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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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 땐 젊음을 알지 못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젊은 순간이라는 사실도 자주 망각한다. 무엇이 그리도 바쁘기에 삶을 즐기지 못하는지. 오히려 불안에 시도때도 없이 시달리는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을 접할 때마다 이게 과연 바람직한 삶인가를 묻게 된다. 대략의 유추를 하건데, 저자는 인생의 황혼기를 살아내고 있다. 하루하루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했던 지난 시간들에 힘입어 조금은 너그러운 나날들을 보낼 수 있게 됐다. 그간 떠오르는 생각들, 살면서 겪은 그리고 현존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글을 남겼다. 담백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냈어도 나쁘진 않았을 거 같은데, 어찌 보면 거창한 문제까지 시야의 폭을 넓혔다. 짧은 시에 담긴 무한의 은유가 무척 난해한 것처럼, 얇은 책에 담긴 간결한 이야기에선 왠지 모를 묵직함에 느껴졌다. 분명 그와 나는 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 즉, 그가 해결을 호소한 문제는 내 자신의 문제이기도 하단 의미다. 가벼이 넘겨서는 안 될 것만 같은 부담감이 살짝 들었다. 진지하게 스스로를 지탱하는 자세를 책을 읽는 순간까지 연장할 필요가 있었다.

글을 시작하고 마무리 짓는 넋두리 부분을 제하고, 책은 총 3부로 이루어졌다. 1부에서는 인간이 지닌 타 생명체와의 차이점을 비롯하여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공정’의 문제, 전 지구를 앓게 만든 기후 위기 등이 다루어졌다면, 2부의 경우에는 도처에 널려 있는 불안을 어찌하면 조금이나마 다스릴 수 있는지 등이 담겼다. 2부의 말미는 3부와 중첩된 내용으로 꾸려졌으니, 전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라는 낮은 출생률, 인구 감소의 문제 등이 그것이다. 2부에서 시작한 논의는 3부에 이르면서 일종의 해결책 모색으로까지 나아간다. 아마 제안된 정책은 숱하게 많으라 것이고, 정부 입장에서는 수많은 의견을 통합해 가장 이상적으로 여겨질 대안을 도출할 것이다. 과연 현실적인지에 대한 판단은 독자의 몫이요, 현실성 없는 아이디어로 제안이 머무르지 않게끔 만드는 것 또한 독자의 역할이다.

다채로운 이야기를 하나로 수렴시키기엔 무리가 따를 수도 있겠으나, 읽으며 가장 고민하게 됐던 지점은 ‘다양성’이었다. 이제는 백발이 성성해지신 분들 시대는 물론 현재까지도 우리는 마치 삶에 정답이 있다는 듯 굴어왔다. 정해진 길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일탈로 칭하고 심할 때는 응징과 처벌을 강행하기도 했다. 나와 다른 방식으로 삶을 대하는 이들을 받아들이는 일에 우리는 유독 취약했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사람들은 오로지 하나의 잣대를 들이대 가며 나와 너의 우열을 판단했다. ‘획일적 가치의 높은 산을 드넓은 언덕으로 만들자’는 저자의 말을 읽으며 난 보다 많은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대지를 떠올렸다. 공간의 면적이 넓다면 무리에 속할 수 없으리라는 예측에서 비롯되는 불안감을 조금은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다.

누구도 명쾌한 해법을 제시 못하는 인구 문제에 대한 논의는 솔직히 어려웠다. 많은 이들이 인구의 감소를 국가 위기로 해석한다. 애국 차원에서 아이를 낳는다? 국가경쟁력 강화와 출생률이 지닌 연관성을 부정하는 건 아니나 국가가 아이 낳는 문제에까지 관여를 해야 하는 게 맞나 싶은 생각이 살짝은 들었다. 다만, 젊은이들이 살아가기 좋은 환경이 구축한다면, 그리하여 현실에 매몰되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단란한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만든다면, 인구 감소의 문제는 물론이거니와 모든 세대가 좀 덜 아등바등 굴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국가생존부’라는 명칭은 다소 격하게 다가왔다. 그만큼 이 문제가 절실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네이밍이었을진데, 과연 이에 대한 국민의 동의를 얻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제목처럼 이 정도면 괜찮은 세상이요, 이 정도면 괜찮은 삶일수도 있다. 전쟁을 겪고 절대 빈곤선 이하의 삶을 지금도 많은 지역의 사람들이 견디는 중이다. 소위 ‘한강의 기적’이라 칭할 만큼 우리는 급격한 성장을 이루었으며, 힘들다 어렵다 말은 하지만 수시로 포탄이 날아드는 위험천만한 상황에 비한다면 분명 나은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현실에 안주 않고, 저자는 더 나은 삶을 꿈꾸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을 것이다. 끊임없이 고민하는, 그의 에너지가 그의 젊음을 말해주는 듯하였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q*****2 2023.09.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