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26)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88%
  • 리뷰 총점8 12%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10.0
  • 30대 10.0
  • 40대 9.0
  • 50대 9.0

포토/동영상 (5)

리뷰 총점 종이책
『나, 나, 마들렌』소설 읽기의 즐거움
"『나, 나, 마들렌』소설 읽기의 즐거움" 내용보기
머지않은 미래에 목이 잘려 죽는 꿈을 꾼 여성이 있다. 함께 사는 과자 친구 마들렌에게 또 꿈을 꾸었다는 말을 하려고 했다. 잠이 깬 순간 마들렌이 나갔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팔에 누군가의 체온이 느껴졌다. 다른 나였다. 나와 똑같이 생각하고 말하는 존재였다. 나는 출근을 하고, 다른 나는 마들렌을 따라 법원에 가기로 했다. 퇴근 후 마들렌이 눈치채지 못하게 찜질방, 모텔
"『나, 나, 마들렌』소설 읽기의 즐거움" 내용보기

 

머지않은 미래에 목이 잘려 죽는 꿈을 꾼 여성이 있다. 함께 사는 과자 친구 마들렌에게 또 꿈을 꾸었다는 말을 하려고 했다. 잠이 깬 순간 마들렌이 나갔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팔에 누군가의 체온이 느껴졌다. 다른 나였다. 나와 똑같이 생각하고 말하는 존재였다. 나는 출근을 하고, 다른 나는 마들렌을 따라 법원에 가기로 했다. 퇴근 후 마들렌이 눈치채지 못하게 찜질방, 모텔 등을 전전했다.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판이라고 할 만큼 바쁠 때 또 다른 내가 있다면 할 일을 분산해도 되겠다는 상상을 해 본다.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었지 실제로 두 명이 존재한다면 난감할 것 같다.

 

 

우리를 상상의 나라로 안내하는 소설이었다.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연결하는 듯 머릿속에서 연상되는 그림을 따라가다 보며, 소설을 읽는 이유를 깨달았다. 오직 운전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서울에서 강원도로 향하는 여성이 주인공이다. 감염된 자들을 피해 차로만 움직일 수 있다. 이런 세상에서도 밤에는 잠을 자야 하고 낮에는 움직여야 한다. 누군가가 다가오는 순간에 대비해 도끼를 들고 있는 여성의 모습을 상상해보라.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친절을 베풀지도 않는다. 만약, 운전하지 못한다면 감염자를 피해 달아나기도 힘들 것 같다. 운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차를 바꿔가며 남편이 있는 강원도로 향할 수 있는 거다. 그녀의 새로운 동승자인 남자애는 감염자들과 함께 있으면서도 감염되지 않았다.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학생들이 떠올랐다. 바이러스 감염자들의 이야기는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상상의 세계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직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나는 남자애와 비슷한 종일까. 아니면 조만간 걸릴 수도 있을까.

 

 


 

 

일곱 편의 소설 모두 주제가 다르며 느낌도 달랐다. 소설의 재미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재미있다, 재미있다 중얼거리며 읽었다. 젤로의 변성기는 애니메이션의 시리즈에서 몇십 년째 소년 역할을 하고 있는 오십 대 성우의 이야기다. 아이돌 외모에 팬덤을 가진 여자애와 함께 오디오 녹음하며 젊음과 늙음의 경계에 선 인물들을 그린다. 소년 목소리를 냈던 그녀는 소년 시절로 돌아가고 싶었던 건지도 모른다. 생각과 다르게 나오는 목소리는 마치 소년이 변성기를 거치는 듯하다. 한결같은 목소리를 내기 위해 석류를 먹는 그녀를 상상해보니 어쩐지 안타깝다. 늙는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복잡한 감정들이느껴졌다.

 

 

한나와 클레어는 호텔 메이드로 일하는 여성과 미스터리 쇼퍼 활동으로 분기 투숙 바우처를 친구에게 받은 여성이 나온다. 손님과 메이드. 각자의 자리에서 할 일을 하고 클레임을 받기도 하지만 이들의 위치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거다. 서로의 위치에 따라 우리는 다양한 관계를 형성한다. 때로는 갑의 위치에서, 어느 순간에는 을의 위치로 바꿔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이 글을 쓰기 전, 남편이 틀어놓은 TV 프로그램에서 남성의 목소리를 가진 여성 출연자를 보고 정체를 알고 싶어 검색했더니 트랜스젠더라고 나왔다. 김수진의 경우는 트랜트젠더인 김수진이 인공 자궁 이식 수술 실험에 참여하는 내용이다. 엄마가 되고 싶었던 김수진이 수술에 성공하고 남자일 때 채취해둔 정자를 이용해 수정, 착상의 과정을 겪는다. 엄마가 되는 과정이 이렇게 힘든 것이었음을 깨닫는다. 새로운 가족관계의 변화를 엿본다.

 

 

틀에 박힌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고정된 사고방식으로는 도태될 뿐이다.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지 말고, 이해해달라고 말하지 말자. 내가 이해하면 된다.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된다. 다양한 이야기만큼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살고 싶다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말을 숨겼던 것처럼, 타인이 말하는 숨은 의미를 제대로 깨우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나마들렌 #박서련 #한겨레출판 ##책추천 #책리뷰 #북리뷰 #도서리뷰 #문학 #한국문학 #한국소설 #한국단편소설 #단편소설 #하니포터6#하니포터6_나나마들렌 #박서련소설 #소설집 #소설리뷰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23.07.09. 신고 공감 10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극단적인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인간의 몸짓
"극단적인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인간의 몸짓" 내용보기
오직 운전하는 이들만이 삼아 남는다!   마치 앞으로 세계적 펜데믹이 일어나면 지난 코로나19보다 더 강력한 재앙이 일어날 것만 같은 예측을 하게 만드는 단편이다. 원인 모를 질병에 감염될 경우 죽을 때까지 직진 보행만 해야하는 듣도보도못한 질병 유형. 주인공이 가까스로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든 감염된 도시를 탈출해야 하는데 일말의 양심 조차도 작동하지 않는 감염병 시기
"극단적인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인간의 몸짓" 내용보기

오직 운전하는 이들만이 삼아 남는다!

 

마치 앞으로 세계적 펜데믹이 일어나면 지난 코로나19보다 더 강력한 재앙이 일어날 것만 같은 예측을 하게 만드는 단편이다. 원인 모를 질병에 감염될 경우 죽을 때까지 직진 보행만 해야하는 듣도보도못한 질병 유형. 주인공이 가까스로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든 감염된 도시를 탈출해야 하는데 일말의 양심 조차도 작동하지 않는 감염병 시기에 운전 가능한 자동차라면 무조건 탈취하여 이동해야만 하는 상황이 과연 소설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인지 의심이 된다. 

 

도끼로 살아있으나 감염된 이들을 쳐야만 하는 악몽같은 세상에 오직 운전하며 탈출해야 하는 세상에 직면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의 기준은 무엇일까? 죽음과 같은 세상에서 작동되는 것은 오직 생명 유지라고 저자는 말하는 것 같다. 평소에는 윤리적 높음과 일말의 양심으로 사회적 규범 대로 살아가는 사람인척 하지만 결국은 극단적인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은 모든 이들이 동일한 삶의 형태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한나와 클레어

 

자본이 우세한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누구든지 사용자와 피고용인의 위치가 하루에도 몇 번 씩 바뀔 수 있음을 말해 준다. 친구 덕에 고급스런 호텔에 묻게 되는 한나는 사실 그녀 또한 피고용인의 삶을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날만큼은 사용자인 것처럼 마인드 변신을 통해 호텔 피고용인에게 매몰차게 자신의 기분과 감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결국은 자신도 그 시간이 지나면 똑같은 클레어의 위치에 놓이게 되는데도 불구하고.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내면에 작동하는 두 가지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의 심리 분석이 참 예리하다.

 

이 밖에도 저자는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도 거침없이 지면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며 독자들의 반응을 끌어낸다. 이 부분은 독자들의 해석에 맡긴다. 

c*******9 2023.07.13.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나, 나, 마들렌
"나, 나, 마들렌" 내용보기
나, 나, 마들렌  위 제목의 책은 서로 다른 제목의 같은 작가가 쓴 7개의 소설을 묶인 책이다.  나, 나, 마들렌은 여섯 번째 소설이다.  한 개의 책, 일곱 개의 소설만 읽고 작가는 왜 이런 소설을 쓸까? 독자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탁'하니~답이 내려지지는 않는다.  역시 소설 읽기의 내공이 아직 부족해서인가? 싶다.  그런데 책을 덮고 한참 되짚지 않아도 드는 생각
"나, 나, 마들렌" 내용보기

나, 나, 마들렌 

위 제목의 책은 서로 다른 제목의 같은 작가가 쓴 7개의 소설을 묶인 책이다. 
나, 나, 마들렌은 여섯 번째 소설이다. 

한 개의 책, 일곱 개의 소설만 읽고 작가는 왜 이런 소설을 쓸까? 독자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탁'하니~답이 내려지지는 않는다. 
역시 소설 읽기의 내공이 아직 부족해서인가? 싶다. 
그런데 책을 덮고 한참 되짚지 않아도 드는 생각들... 

'오직 운전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에서는 감염된 사람들보다 감염되지 않은 그 화물차 운전자로부터 받는 느낌이 오래 남는다. 나중에 합류한 소년? 청년? 과 그 운전자는 어찌 그리 다른 마음을 품는지에 대해 말이다. 남자는 다 그런가? 그런 마음은 진짜 본성이고 지울 수 없고 조절할 수 없는 것인가? 왜 그런 사람들은 늘 존재하는가? 

'젤로의 변성기'에서는 '장강의 뒷물결은 앞물결을 친다.'라는 말이 함께 생각났다. 
오랜 경력을 지닌 난 엄청난 노하우로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부담을 늘 갖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에도 느끼고 오늘도 내가 쓴 어떤 글에 수정을 요구하는 지적? 검토사항을 읽다 보니 난 왜 이리 많이 부족할까? 자책하는 중이다. 물론 상대적인 젊고 능력 있는 나와 같은 분야, 직종의 사람에게 말이다. 자연스러운 건가? 내가 있던 그 자리는 더 뛰어난 누군가에게 자연스럽게 대체되는 이 과정을 겪는 그 순간에 내 마음이란... 
추락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착륙하고 싶다는 지금 정상에 있는 자들의 바람에서 나 역시 그러고 싶다~라고 생각해 본다. 

한나와 클레어 
살면서 지켜야 할 크고 작은 원칙은 '융통성', '효율성'이란 가치를 들이대는 상화 속에서 이래저래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분명 답은 알고 있지만 이런저런 상황 속에서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것, 모두가 편해질 수 있는 긍정적인 편법? 이 제시된다. 그래서 그때그때마다 공정한가? 정의로운가? 지켜야 할 원칙이 지켜야 하는 의의에 맞게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해... 어렵다.
한나는 그저 편히 생각했고, 클레어는 그저 대수롭지 않았을 뿐이지만 한나의 원칙을 고수하려는 불만과 불평에 클레어 역시 원칙을 들이댄다면... 이란 상황을 어쩜 이리 잘 표현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복잡한 세상이고 그 순간 빠르게 답을 찾을 수 없는 세상을 살고 있는 듯하다. 

'세네갈식 부고'에서는 지킬 수 없지만 지켜주고 싶은 약속에 대해... 실패할 것이 뻔하지만 그 노력과 실천에 대해... 
'김수진의 경우'에서는 요즘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성 정체성과 그 생각에 대한 다양함에 대해... 
'나, 나, 마들렌'에서는 다시 한번 쪼개짐에 대해... 스스로가 싫어진 나는 나의 분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양한 자아인데 그 다양한 자아가 다 질리고 싫어진 경우란 말인가? 이런... 
'마치 당신 같은 신'에서는 내가 아픈 것도 누구의 탓일 수도... 그렇지만 내가 나을 수 있는 기대를 하는 것도 바로 그 사람의 탓일 수도... 이리 답이 없는 세상에 신이 있기나 한 건지... 그러니까 너도 신, 너 역시도 신, 그래 너도 신 아니니?라고 수많은 신이 생겨나고 지목되는 것은 아닌지? 밤은 그 모든 것의 답과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지만 아무리 빨리 달려도 밤을 추월할 수 없다는 마지막 문장에서 그 밤이 주는 답은 없는 건지, 있는 건지 찾으려 하지 말라는 목소리로... 

재밌게 읽었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나나마들렌 #박서현 #박서현소설집 #소설 #책추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하니포터6기 #한겨레출판 #한겨레출판사 #하니포터

c*******e 2023.08.0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흔하지 않지만 평범한데 독특하고 개성이 가득하며 흥미로운 이야기
"흔하지 않지만 평범한데 독특하고 개성이 가득하며 흥미로운 이야기" 내용보기
알록달록한 책이다. 흔하지 않으면서 평범한데 독특하다. 각 소설마다 전부 특별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마다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고 자신의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을 읽는 짧은 시간 동안 정말 다양한 이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한 것만 같은 느낌이다.   나, 나, 마들렌 나는 어느 날 몸이 둘로 나눠진다. 원인을 찾을 수는 없지만 일단 같이 살고 있는 마들렌
"흔하지 않지만 평범한데 독특하고 개성이 가득하며 흥미로운 이야기" 내용보기

알록달록한 책이다. 흔하지 않으면서 평범한데 독특하다. 각 소설마다 전부 특별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마다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고 자신의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을 읽는 짧은 시간 동안 정말 다양한 이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한 것만 같은 느낌이다.

 

나, 나, 마들렌

나는 어느 날 몸이 둘로 나눠진다. 원인을 찾을 수는 없지만 일단 같이 살고 있는 마들렌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번갈아 가며 모텔 생활을 하게 된다.

 

책의 제목이기도 하고 소설집에 수록된 단편 중 하나인 '나, 나, 마들렌'의 내용을 보면 작가가 얼마나 대단한 지 느낄 수 있다. 이 얼마나 현실성 없고 말도 안 되는 데 일상적인 내용인가? 몸이 갈라져서 둘이 되는 건 판타지인데, 그 안에서 인물들이 겪는 일들은 너무나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상황이다.

만약 소설가가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면 나는 그것을 희롱이라 받아들였을까? 소설가가 만진 게 마들렌이 아니라 나였어도 나는 마들렌의 감자 친구가 되려고 했을까?

불경한 생각은 삽시간에 온 정신을 살라 먹었다. 미친 듯이 가슴이 뛰었다. 재판을 받으러 온 사람이 소설가가 아니라 바로 나인 것만 같았다.

나, 나, 마들렌 中 213P

그리고 성희롱에 대한 '나'의 생각도 우리의 속 깊은 곳에 있는 어쩌면 불편한 마음을 대변한다. 성희롱으로 재판받는 소설가와 그의 행위에 대한 증언을 하는 마들렌. 마들렌에게 그의 행위는 너무도 불쾌하고 싫었을 수 있으나, 외부에서 그걸 겪어본 적 없는 이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 소설가를 많이도 동경했던 '나'는 부럽기도 하고 질투심도 생긴다. 사람이니 얼마든지 그럼 마음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외부의 생각들이 또한 피해 당사자에게는 상처와 고통이 될 수 있고 결국 성범죄 관련 재판의 판결에 영향을 끼치게 돼버리기도 한다.

 

마들렌을 좋아하면서도 소설가에게 마음이 쓰이는 이 모순된 감정을 몸이 버티지 못했는지 나는 둘로 나뉜다. 하지만 그렇게 양극단에 있는 감정을 누구나 한 번에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방황할 것이다. 다만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나는 둘 중에 하나를 죽여야만 한다. 생각과 감정을 공유하는 둘 중 하나가 죽으면 분명 어마어마한 죽음의 고통을 느낄 것이다. 그럼에도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도저히 고를 수 없을 것만 같은 선택지조차도 결국은 골라야 하는 우리의 인생은 나를 죽이는 것과 같은 고통을 동반한다는 생각에서 이 소설이 탄생한 걸까?

 

읽고 나면 각 소설의 인물들이 어떤 마음일지 곱씹게 된다. 그리고 이런 결론이었으면 좋겠다든지 나만의 추측을 하게 되지만 그들의 정확한 마음을 알 순 없다. 아마 그들은 그들이 사는 방식대로 계속해서 삶을 이어 나갈 것이고 나는 또 나만의 엔딩을 상상하며 소설 속 세상은 다양한 방향으로 팽창할 것이다. 이 소설집이 그 어떤 자기계발서 보다도 다양한 시각과 생각을 제공해주는 것 같다.

 

각 인물들이 생생히도 살아 있어서 책을 덮으면 아쉬웠다. 정말 여러 사람들과 만나고 그들의 얘기를 듣고 있는 기분이라 흥미진진했고 몰입도도 높았다. 김서련 작가가 들려주는 더 많은 이들을 만나보고 싶다.

곧 인간성이 만료된다는 것을 예감하면서도 끝내 가야했던 곳은 대체 어디였을까. 뭘 하고 싶었을까. 누구를 만나려는 거였을까.

'오직 운전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中 36P

 

그 애가 그렇게 예쁜 것이 자랑스럽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했다. 둘 중 무엇도 내가 품어 마땅한 기분은 아니라 느끼면서도.

'젤로의 변성기' 中 79P

 

드바가 새 장서를 비치했다는 연락을 해올 때마다 나는 언젠가, 머지 않은 미래에 학교에서 대동한 인력이 생활 도서관에 들이닥쳐 그 책들을 마구잡이로 꺼내 집어 던지지 않을까를 상상했다. 던질 책이 많을 수록 더 많이 상처받겠지만 더 오래 버틸 수도 있겠지.

'세네갈식 부고' 中 146P

w*********3 2023.07.1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나, 나, 마들렌 - 박서련 소설집
"나, 나, 마들렌 - 박서련 소설집" 내용보기
잠에서 깨어나니 해충으로 '변신'한 자신과 마주치는 소설을 읽을 때도 이건 소설이니까 가능하다고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박서련 작가의 소설집 안에 실려 있는 작품들을 읽어 나가며 이건 늪이라는 걸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사고의 늪, 착각의 늪, 사회통념의 늪, 기타등등 나름 열린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 생각했던 제 자신이 무너지는 유리천장 바로 아래 멍하니 서 있는 모
"나, 나, 마들렌 - 박서련 소설집" 내용보기
잠에서 깨어나니 해충으로 '변신'한 자신과 마주치는 소설을 읽을 때도 이건 소설이니까 가능하다고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박서련 작가의 소설집 안에 실려 있는 작품들을 읽어 나가며 이건 늪이라는 걸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사고의 늪, 착각의 늪, 사회통념의 늪, 기타등등 나름 열린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 생각했던 제 자신이 무너지는 유리천장 바로 아래 멍하니 서 있는 모습을 다른 각도에서 그저 바라만 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야말로 존재하는지도 모르고 있던 유리천장의 붕괴를 목격해야만 했습니다.

첫번째 소설 '오직 운전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에서 감염자들을 피해 고분 분투하며 타고 온 차를 폭발 시키고 자신이 불지른 휴게소를 빠져 나오면서 그렇게도 운전하고 싶었던 캠핑카를 유유히 끌고 나와 다음 장소를 찾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남성)라고 찰떡 같이 믿었는데 첫 장을 넘기자 마자 그가 아닌 '그녀'라는 사실에 충격을 먹었습니다. 해충은 받아 들이면서 살아남은 '여성'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 이중적인 벽.

표제작인 '나, 나, 마들렌'에 다다라서는 남성도 여성도, 또는 그들이라고 호칭 되는 모든 이들이 이분법적으로 'OX' 처럼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익숙해졌다 싶어 자신감을 되찾아가나 싶었는데 최대의 복병을 만났습니다. 표지가 표제작을 표제작 했다(?). 나를 뚫고 나온 나는 '나'도 '나'고, 그런 그들은 다시 쪼개지는 것을 염려하며 소설은 끝이 납니다. 어느 날 눈떠보니 나와 똑같은 사람이 존재합니다. 쌍둥이가 아닌, 복제 된 것도 아닌 나에게서 떨어져 나온 나 입니다. 한 명의 나는 출근을 하고, 또다른 나는 어느 소설 창작 수업에서 처음 만나 같이 살고 있는 마들렌의 재판을 보기 위해 법원에 갑니다. 동시에 두곳에 있을 수 없어 고민이었는데 이렇게 해결을 합니다. 하지만, 나와 또다른 '나'의 존재를 들키지 않기 위해선 집에는 번갈아가며 들어갑니다.

주객인 전도 된 이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스릴넘치는 가운데 와장창 깨진 멘탈을 부여잡고 고개를 드니 저는 이미 박서련 월드에 입성해 있었습니다. 정체성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사회가 용인하는 분류에 나를 맞추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또다른 투명한 유리천장, 유리벽은 없는지, 사실 이게 유리벽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 자체가 자기최면은 아닌지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이 느낌적 느낌은 [나, 나, 마들렌] 세상에 들어와 보지 못한 이들은 결코 느낄 수 없습니다. 혼란과 자멸과 불쑥 튀어 나오는 또다른 자아(?)라니.

추천 합니다! 혼자만 여기 갇혀 있을 수 없습니다. 이상한 건 나눠야 합니다. 어서 오세요. [나, 나, 마들렌] 아니 '나'와 또다른 '나', 그리고 '마들렌'이 함께 살고 있는 이곳으로.

*출판사 제공 도서

#나나마들렌 #박서련 #소설집 #한겨레출판
#책추천 #책스타그램 #하니포터 #하니포터6기





YES마니아 : 골드 i******u 2023.07.1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나, 나, 마들렌
"나, 나, 마들렌" 내용보기
박서련 작가의 소설집 < 나, 나, 마들렌 > 나, 나, 마들렌/ 박서련 소설집/ 한겨레출판   이번이 박서련 작가와 세 번째 만남이다. <체공녀 강주룡>은 강렬하게, <마법소녀 은퇴합니다>는 현실 판타지스럽게 다가왔던 그이기에 < 나, 나, 마들렌 >는 어떤 색채일까? 궁금했다.   이번 작품도 여성 인물들이 다채로운 서사를 펼쳐나간다. 박서련 작가에 의해 탄생한 독특
"나, 나, 마들렌" 내용보기

박서련 작가의 소설집 < 나, 나, 마들렌 >

나, 나, 마들렌/ 박서련 소설집/ 한겨레출판


 

이번이 박서련 작가와 세 번째 만남이다. <체공녀 강주룡>은 강렬하게, <마법소녀 은퇴합니다>는 현실 판타지스럽게 다가왔던 그이기에 < 나, 나, 마들렌 >는 어떤 색채일까? 궁금했다.

 

이번 작품도 여성 인물들이 다채로운 서사를 펼쳐나간다. 박서련 작가에 의해 탄생한 독특하면서도 강인하고 단단함을 지닌 여성들은 평범한 듯싶으면서도 색다르고, 이상한 듯싶으면서도 설득되는, 그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고 치열하게 토해내고 있었다. 묘하게 이끌리는, 다음이 궁금해지는 재간 넘치는 박서련풍 서사가 무려 일곱 편이나 담겨있는 < 나, 나, 마들렌 >이다.

 

차례


 

 

 

오직 운전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괴질로 멈춰버린 디스토피아 세상에서 경기도 연천으로 가는 여성이 나온다. 남편, 이혼 소송 중인 남편을 찾아가는 그의 여정이 그려진다. 감염된 도시, 도로, 건물 속에서 손도끼 하나 들고 자신을 지키고 필요한 물품을 구해가며 전진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불을 지른다. 소독, 살균이라는 그의 말에서 세상을 포기하지 않는 희망을 읽는다. 그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를 위해서 하는 행위일 것이다.

 


 

 

젤로의 변성기

배우는 연기를 하면 그 사람이 된다. 성우도 그럴까? [젤로의 변성기]는 20여 년 넘게 일본 애니메이션 주인공인 십 대 소년 젤로의 더빙을 해온 베테랑 성우의 사랑 이야기이다. 20여 년 일관되게 관리해온 목소리가 사랑의 감정에 의해 달라지게 되는 이야기. 자신이 맡은 배역에 동화되어 십 대 소년에 머무르는 오십 대 여성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연출해낸 박서련 작가의 표현력에 새삼 감탄했다.

 

 

한나와 클레어

도대체 왜 그럴까? 의문이 가시지 않았는데 마지막에 가서야 말끔히 해소되었다. 그럴 수 있다. 단순한 설정으로 두 여인을 절묘하게 대비시켜 강렬한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나라도 묘한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세네갈식 부고

이 소설집에서 가장 유쾌하게 읽었고, 가장 마음에 드는 단편이다. 나의 대학교 동아리 활동이 생각나서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드바의 사람 됨됨이가 인상적이었고, 드바와 나의 유대감이 부러워서였다.

 

"그 사람의 도서관이 불탔다. "

 

 

김수진의 경우

소설을 읽으면서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는 일은 항상 매혹적이다. 트랜스젠더의 인공 자궁 이식과 출산을 이렇게 선명하게 접하는 일이 흔치는 않을 것이다. 그만큼 놀라움과 간절함을 담아 읽어나갔다. 김수진의 경우는 어떨지. 세상의 수많은 김수진 중 지금 만나는 김수진의 경우는 스펙터클 그 자체다.

 

나, 나, 마들렌

나는 박서련이다. 작가의 정체성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박서련 작가가 아니라면 어느 누가 이런 글을 쓴단 말인가.

 

모든 작품들의 마지막이 인상적이다. 시작보다 마무리가 기억에 남는 박서련 작가의< 나, 나, 마들렌 >이었다. 그래서 박서련 작가, 당신 같은 신에게 신작을 바란다.

 

한겨레 하니포터6기 자격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d******u 2023.07.1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어떤걸 집어도 실패하지 않을 맛집, 박서련 월드.
"어떤걸 집어도 실패하지 않을 맛집, 박서련 월드." 내용보기
박서련 작가님의 <더 셜리 클럽>을 매우 재미있게 읽은 사람으로서 이 책은 읽기 전부터 기대가 되었다. 처음엔 제목이 뭔 뜻인가 했는데 이건 읽은 사람만 알 수 있다! 단편 소설을 읽다보면 다 비슷한 결이라 단편인지 장편인지 헷갈릴 때가 간혹 있는데 이 책은 전부 박서련 작가님이 쓰셨다고? 싶게 다 다른 사람이 쓴 이야기 같았다. 제일 재미있었던 이야기는 이쯤에서는 눈치
"어떤걸 집어도 실패하지 않을 맛집, 박서련 월드." 내용보기

박서련 작가님의 <더 셜리 클럽>을 매우 재미있게 읽은 사람으로서 이 책은 읽기 전부터 기대가 되었다.

처음엔 제목이 뭔 뜻인가 했는데 이건 읽은 사람만 알 수 있다! 단편 소설을 읽다보면 다 비슷한 결이라 단편인지 장편인지 헷갈릴 때가 간혹 있는데 이 책은 전부 박서련 작가님이 쓰셨다고? 싶게 다 다른 사람이 쓴 이야기 같았다.

제일 재미있었던 이야기는 이쯤에서는 눈치챘을 것 같은데 당연히 <오직 운전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였다. 왜?! 좀비 이야기니까 ?? 망해버린 세상에서 강하게 살아남는 이야기들 너무 좋다. 지금도 진짜 망해버린 세상 같지만. 이런거 읽다보면 역시 운전할 줄은 알아야 한다 싶고…??!! 망해버린 세상에서도 운전하면서 살아 남겠지!!!

다음으로 인상깊었던 이야기는 제목인 <나, 나, 마들렌> 이다. 자주 상상했던 소재인데 이렇게 풀어내실 줄은 상상도 못했다. 박서련 작가님의 상상력이란. 가끔 화가 나거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이면 내가 내가 아니었던 것 같은 그런 순간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또각 둘이 된다 상상하면 재미있다. 그럼 쪼개진 걔랑 나는 어떻게 함께 살지?! 뭔가 상상의 현실판 느낌이었다.

<김수진의 경우>에서는 괜히 눈물이 날 뻔했다. 내가 엄마라면 이런 엄마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엄마이기 이전에 누군가의 자식이라는 것도 괜히 슬프게 다가왔다. 요즘은 책을 읽으면서 보다 다양한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는 것 같다. 조금 느리고, 조금 답답한 후배를 보더라도 나도 누군가에겐 그런 사람일 수도 있었을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묵묵히 기다려본다. 그래서인지 <젤로의 변성기>에서 “선배님처럼 되고 싶어요” 하는 말이 나에게도 슬펐다. 나처럼은 안돼…

<한나와 클레어>는 정말이지 조금만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갑이 을이 될 수도 있는 그런 상황들이 떠올랐다. 각자의 자리에서 그저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이제 클레임거는 이야기를 읽어도 아무렇지 않은 걸 보면 (살짝 불쾌하긴 하다) 고객 대응하던 트라우마는 많이 사라졌나보다.

남은 이야기 <세네갈식 부고>나 <마치 당신 같은 신>은 누군가의 죽음과 애도에 관한 이야기였다. 예전에는 멀게만 느껴졌던 죽음과 애도가 요즘은 보다 중요하게 다가온다. 어느새 결혼식보다 장례식에 갈 일이 더 많아졌다.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조금 더 돌아본다.

이 책은 한 마디로 정말 재미있다! 동네 구움과자 맛집에서 결코 실패하지 않을 과자를 잔뜩 집어온 느낌이었다.

결코 실패하지 않을 맛집을 찾는다면 바로 이 박서련 월드이다!

 

 

d*******u 2023.07.1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나, 나, 마들렌
"나, 나, 마들렌" 내용보기
첫 시작인 '오직 운전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부터 몰입감이 굉장했다. 긴장감 넘치는 상황과 함께 뒤를 예측할 수 없는 전개들이 매우 흥미로웠다. 단편이었음에도 좀 더 뒷내용을 찾게 되는 그런 이야기였다.특히 '한나와 클레어'에서는 한나의 입장과 클레어의 입장에서 각 시점 교차로 전개되는 방식이 매력적이었다. 그럼에도 마지막 부분에는 두 사람은 언젠가 마주치게 될 것이
"나, 나, 마들렌" 내용보기
첫 시작인 '오직 운전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부터 몰입감이 굉장했다. 긴장감 넘치는 상황과 함께 뒤를 예측할 수 없는 전개들이 매우 흥미로웠다. 단편이었음에도 좀 더 뒷내용을 찾게 되는 그런 이야기였다.

특히 '한나와 클레어'에서는 한나의 입장과 클레어의 입장에서 각 시점 교차로 전개되는 방식이 매력적이었다. 그럼에도 마지막 부분에는 두 사람은 언젠가 마주치게 될 것이며, 둘은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서로 닮았으며, 그런 경우는 뜻밖이랄 것도 없이 흔하다는 것.

이 모든 단편 소설들의 모음은 한 가지의 확고한 엔딩을 내기보다 열린 결말로 다양한 감정을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현실과 환상, 절망과 희망, 탄생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박서련 월드라는 수식어가 이 책으로 정의되는 느낌이었다.

낙관과 비관의 경계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소설 :)

?? 관계에는 아주 강한 관성이 있었다. 둘 다 끝났다는 것을 알아차린 뒤에도 관계는 순순히 끝나주지 않았다. 주기적으로 서로를 향해 농담을 던지고 웃는 것으로 우리가 같은 패임을 확인해야 안심이 됐다. 한패라는 걸 확인하고 싶어질수록 이 관계가 이전과 달라졌다는 사실이 자명해지는데도 그랬다.

?? 그도 그럴 것이 한나와 클레어는 사실 옷만 바꿔 입는다면 누가 한나고 누가 클레어인지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서로 닮았다.
그런 경우는 뜻밖이랄 것도 없이 흔하다.

?? 문학이 위대한 이유는 아무리 형설하기 어려운 사건이라도 이미 그것을 상상한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그게 유일한 이유는 아닐지라도, 또 정확히 이런 상황을 예견한 건 아닐지라도.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4 2023.07.1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서평] 나, 나, 마들렌
"[서평] 나, 나, 마들렌" 내용보기
박서련 작가의 넓은 문학적 스펙트럼을 실감하게 해준 단편집이었다. 한 명이 쓴 게 맞는지 의심스러울 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고 그 주제나 내용이 전혀 겹치지 않는 느낌이어서, 이 책이 전반적으로 어떤 느낌인지 설명하기에 다소 어려운 면이 있다. 애정에 기반한 인물 간의 서사를 중심으로 풀어낸 작품이 있는가 하면, 현실의 문제를 참신한 방식으로 꼬집는 작품도 있고, 남
"[서평] 나, 나, 마들렌" 내용보기
박서련 작가의 넓은 문학적 스펙트럼을 실감하게 해준 단편집이었다. 한 명이 쓴 게 맞는지 의심스러울 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고 그 주제나 내용이 전혀 겹치지 않는 느낌이어서, 이 책이 전반적으로 어떤 느낌인지 설명하기에 다소 어려운 면이 있다. 애정에 기반한 인물 간의 서사를 중심으로 풀어낸 작품이 있는가 하면, 현실의 문제를 참신한 방식으로 꼬집는 작품도 있고, 남에게 절대 보이고 싶지 않은 측면을 끄집어내 만천하에 알리는 듯한 작품들도 있다. 긴장을 풀고 읽다가는 뒤통수를 맞게 되는 책이었다. 작가가 거침없는 문체로 서술할 때면 마치 독자에게 또박또박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말하고자 하는 바를 틀리지 않은 방식으로 전달하는 작가의 능력이 탁월하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의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경험할 수 있어 기뻤다.


젤로의 변성기_

네가 사랑하는 젤로는 너를 사랑해서 어른이 되어버렸어

희강이라는 존재가 선재에게로 잔뜩 쏟아지는 과정을 지켜보며 이를 첫사랑의 순간이라고 명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선재에게 뒤늦게 찾아온 혼란스러운 마음을 소년 젤로의 변성기에 빗대어 표현한 점이 좋았다. 선재의 시점에서만 진행되는 이야기라서 희강의 입장도 많이 궁금해졌다. 동경과 사랑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맞잡은 두 사람의 손은 애정 같기도 연대 같기도 혹은 그 너머의 감정 같기도 했다.


한나와 클레어_

무난하게 읽다가 마지막 부분의 강렬한 서술에 사로잡혔다. 누구 하나의 잘못이라고 탓하기 애매한 상황에서 이해를 배제한 채 상대의 탓으로 돌리고 넘기는 것. 다소 냉소적인 태도. 화난 기분을 감추지 않는 것. 전부 두 인물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특징이다. 그런데 왜 둘은 완벽한 타인처럼 느껴지는 것일까. 한나는 고급 호텔의 투숙객, 클레어는 룸메이드이지만 둘의 위치는 언제나 바뀔 수 있다는 점이 당연한데도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서술이었다.


세네갈식 부고_

세네갈에서는 어떤 사람의 죽음을 예의 바르게 표현할 때 “그 사람의 도서관이 불탔다”라고 말한다. 드바는 수전 올리언의 책에서 이 표현을 읽었다.

떠난 사람의 마음을 가늠하며 살아가는 주인공의 담담한 서술이 아픈 소설이다. ‘드바라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라며 아득한 목소리를 떠올리고 ‘드바라면 이렇게 했을 것’이라며 작은 불씨를 끌어안는 장면은 오래도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사람마다 추모의 방식은 다양하고 누구도 감히 이를 비판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장례식에는 가지 않았지만 어쩌면 가볍게 내뱉었을 친구의 부탁을 지키기 위해 도서관에 불을 지르러 가는 사람도 있으므로.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나나마들렌 #박서련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6기



YES마니아 : 로얄 d*******2 2023.07.1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나, 나, 마들렌
"나, 나, 마들렌" 내용보기
박서련 소설집/ 한겨레 출판(펴냄)               일곱 단편이 수록된 이 책은 각종 매체에 수록되었던 박서련 작가의 단편 모음집이다. 〈체공녀 강주룡〉 〈더 셜리 클럽〉 〈마법 소녀 은퇴합니다〉 외 다수 소설을 출간한 작가.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내는 한국의 여자 사람 작가중 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회문제들은 너무 자주 언급되
"나, 나, 마들렌" 내용보기

 

 

 

박서련 소설집/ 한겨레 출판(펴냄)

 

 

 

 

 

 

 

일곱 단편이 수록된 이 책은 각종 매체에 수록되었던 박서련 작가의 단편 모음집이다. 〈체공녀 강주룡〉 〈더 셜리 클럽〉 〈마법 소녀 은퇴합니다〉 외 다수 소설을 출간한 작가.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내는 한국의 여자 사람 작가중 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회문제들은 너무 자주 언급되어 식상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문제가 문제인지조차 모르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작가는 소설이라는 방식으로 문제를 인식시킨다. 그것은 가장 느린 방식이다. 뉴스나 유튜브 영상이나 숏츠, 영화나 뮤지컬 공연 등으로 회자될 수 있지만 소설은 그 중 가장 느리면서 또 가장 심오한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스며든다.

 

 

 

 

 

 

박서련의 소설이 그렇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기 전에 읽었다면 아마 그냥 좀비물, 호러물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르는 〈오직 운전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감염자라고 지칭되는 이들은 빠른 시간 안에 강력하게 병균을 전파한다. 비감염자 주인공은 캠핑카를 훔쳐타고 전 남편의 생사를 확인하는 긴 여정을 떠난다. 그 과정은 매우 위험했다. 음식 등 필요한 것을 구할 때마다 목숨을 걸어야 했고 간혹 마주치는 감염자에 대한 공포, 공격자들에 의해 위험한 상황을 많이 만났다. 왜 제목이 오직 운전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인지 읽으면서 깨닫게 된다.

 

 

 

 

 

내 곁에 누워있는 낯선 사람은 다름 아닌 나였다.

 

 

참 기묘한 상상력이다... 눈뜨니 다른 '나'가 생겨버렸다면? 일관되지 못한 신념들로 인해 또다른 자아를 가진 나를 만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나인데 나 아닌 것 같은 나, 인정할 수 없는 나. 우리에겐 수많은 자아가 있다. 개인생활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관계에서 기대되는 자아가 저마다 다르다. 내 안의 나와 어떻게 타협해야 할 것인가? 부캐 대세 시대 정말 와닿는 소설이다.

 

 

 

내가 둘로 쪼개지는 느낌은 이때 이미 시작되었던 것 같다. p218

 

 

 

 

엄마가 되고 싶은 트랜스젠더 이야기 〈김수진의 경우〉 최근 젠더 이야기를 자주 만나는 듯하다. 내 주위 인친 중에서도 소수자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글을 올리신 분이 있었다.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그분의 경우는 종교가 이유였다. 찬성과 반대의 이념을 떠나 그들이 한 개인임을 하나의 존재임을 우리는 종종 잊곤 한다.

 

 

박서련 만의 방식으로 하나의 세계를 구축하고 부수고 다시 재건하는 모습들..... 일곱 가지 삶은 각각 견줄 수 없는 존재감으로 다가왔다. 소설이 좋다. 딱 한 번 주어지는 우리의 인생에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방식으로 삶을 대리 체험하고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니.... 무엇보다도 글의 힘을 믿는다.

 

 

 

 

 

하니포터 자격으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나나마들렌, #박서련, #한겨레,

#하니포터, #한겨레하니포터,

#한국소설, #소설추천, #젠더,

#소수자, #퀴어, #팬데믹, #좀비,

r******7 2023.07.1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