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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나와 비슷한 사람을 만난 적이 있던가?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나와 비슷한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 다만 주변에서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을 봤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들었어도.. 쌍둥이가 아닌 이상 나와 비슷한 사람을 만나게 되면 우선은 당황스럽고, 놀랍고, 신기할 것 같은데... 경험해 본 적이 없어 어떨지는 상상되지 않는다. 여기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한 사람이 나타났다. 사는 방법과 행복의 기준은 달라도 나와 똑같은 과거를 지닌 나의 분신이나 도플갱어 같은 사람.. 그들에게 진짜 주인은 누구이고 그림자는 과연 누가 되는 것일까?
사자키 소코(소코 A)는 부족함 없이 벌어오는 남편과 도쿄에 살고 있다. 남편은 자신에게 관심이 없고 남편 또한 자신의 애인이 있기에 서로에게 터치 하지 않는다. 이번 여행은 애인과의 이별 여행이었는데 돌아오는 길에 태풍의 영향으로 후쿠오카에서 내리게 된다. 애인을 먼저 보내고, 후쿠오카에서 하루를 보내게 된 소코는 그곳이 예전 자신이 결혼까지 생각했던 사람 가와미의 고향임을 알게 된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후쿠오카 거리를 걷던 소코는 우연이 가와미를 만나게 되고 그와 함께 살고 있는 여자가 자신과 똑같은 모습을 한 소코 B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쌍둥이도 아니면서 같은 얼굴을 한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아버지를 찾아가지만 아버지는 소코 B를 보지 못한다. 여러 실험을 통해 본체(소코 A)와 그림자(소코 B)를 확인한 두 소코. 소코 B의 삶이 행복해 보였던 소코 A는 한 달간 바꿔 살아보자고 제안한다. 상대방의 삶이 더 행복해 보였던 그들은 4개월의 준비 기간을 두고 살던 곳을 바꾸게 된다. 하지만 소코 B가 말하지 않았던 것이 있었으니...
나 역시도 그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행복해 보이고 풍족해 보이는 사람의 얼굴을 그대로 닮아 그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다고.. 나만 어렵고 나만 힘들고 나만 없다고 생각했던 시절의 나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은 모두가 행복해 보였다. 기회만 준다면 내 이름이 아니라 그 사람 이름으로라도 충분히 살 수 있을 텐데 하는 기대감.. 하지만 어른이 되고 주변 사람들의 삶을 보다 냉정하게 살펴보기 시작하면서 그들도 나와 다르지 않게 고민하고 아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는 자식 때문에, 누군가는 부모님 때문에, 누군가는 남편 때문에, 누군가는 시어른 때문에, 누군가는 사람들 때문에... 해결하지 못하고 짐이 되어 가슴을 짓누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불행한 사람일수록 겉으로 보이는 행복에 더 치중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만약 소코 A, B가 서로의 사람에 만족하고 행복해 했다면 본체와 그림자로 나눠지지도 않았을지 모른다. 어느 쪽도 자신의 인생을, 자신의 선택을 믿지 않았고, 행복해 하지 않았기에 둘 다 불행하지 않았을까?
왜 사람들은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욕심을 부리는 것일까? 내가 가진 것, 내가 누리고 있는 것은 하찮고, 남이 가지고 누리는 것에만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 내 삶 역시 누군가가 부러워하는 삶의 또 다른 모습이라면 남들을 부러워하지 않을까? 같은 모습의 사람이라도 살아온 환경에 따라 다른 인성을 가지게 된다. 지금 현재를 행복해하고 살뜰하게 사는 것도 결국 내 책임이고, 부러워하다 나이 들어가는 것도 결국 내 책임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이름을 날리고, 머리도 좋은 여성들이 늘어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라고들 한다. 가진 삶을 소중히 생각하지 않고 남들의 화려한 겉모습만 부러워하는 것. 이런 생각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계속 같은 굴레 속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 내 안의 내가 혹 도플갱어가 되어 진짜 나를 파괴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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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나는 어떤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있었는지 생각해보니 별로 떠오르지 않는다. 무엇을 해야겠다 하고 한 적은 있지만 두 가지에서 하나를 골라야 했던 적은 거의 없었다. 아니 물건 같은 것은 골라야 했다. 사실은 고르기보다 그냥 마음에 드는 거 하나를 찾으면 거의 그것만 쓴다. 나는 고르는 것을 잘 못한다. 어쩌면 그래서 그런 일이 없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가끔 지금하고 다르게 살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한다. 아무 일 없이 하던 것 하면서 지냈다면. 이런 생각 별로 좋지 않다. 사람은 어떻게 살든 자신이 하지 않은 일에 대해 아쉬워할 거다. 그렇게 아쉬워하기보다 지금 삶이 자신한테 가장 좋다고 여기면 어떨까. 가지 않은 길은 가지 않아야 할 길이었다. 다시 갈 기회가 왔을 때 간다 해도 처음에만 좋지 시간이 흐르면 안 좋아질 거다. 뜻밖의 일이 일어날 수도 있고. 현실에서는 두 가지 삶을 살기 어렵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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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후미오의 글은 읽으면 읽을수록 매력적이다. 차디찬 젤리 같아 말랑말랑하다가도 어느 순간 곧게 뻗은 대나무 같다. 도서관에서 그녀의 책을 발견하고 얼마나 흥분했던가...어제 저녁에 읽다가 잠이 들면서도 중력의 힘을 견디지 못하고 그만 닫겨버리는 내 눈꺼풀을 또 얼마나 원망했던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머리맡에 두어둔 책을 손으로 더듬어 쥐고는, 반쯤 감긴 눈을 억지로 비벼대고 있었으니, 정말이지 결말이 궁금해서 죽을 지경이었다. 만약 이 세상에 또 하나의 '내'가 존재하고 있다면, 과거에 내가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때, 현재의 내가 선택하지 않은 다른 길로 줄기차게 걸어가고 있는 또 하나의 '내'가 있다면, 기분이 어떨까? 나와 같은 이름에, 같은 모습에....내가 선택하지 않은 과거의 남자와 결혼해서 살고있는 내 '분신'과 나의 이야기가 이 소설의 주된 내용이다. 흔히 도플갱어라는 용어로 설명하곤 하는데, 한명이 주된 존재라면, 나머지 한명은 그림자 같은 존재로, 둘은 분명히 각각의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 것다.하지만 문제는 나의 그림자가 어느 순간 '주된 나'가 되려고 안감힘을 쓰는데서부터 출발한다. 그럼 나는 자연히 '그림자'가 되어버리고 마는것이다.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나와 나의 분신이 한달동안 인생을 바꿔보기로 약속한다. 물론 서로의 삶에 대한 구체적이고도 세밀한 메뉴얼을 준비하고, 익숙해지도록 노력하는 예비 단계도 빼놓지 않았다. 처음 몇일동안 그들은 바뀐 인생이 꽤나 마음에 들었다. 그들 인생이 가져다주지 못한 부분이 상대방의 세계에서는 고스란히 채워지고 있는듯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나의 '분신'이 약속을 깨어버리고, 진짜 '나'가 되려고 한다. 어차피 마음만 먹으면 깜쪽같이 해낼수 있는 일이기에, 그녀는 진짜 '나'의 애인을 이용해 아이를 가지고 만다. 생명체가 꿈틀거려서 가능한것일까? 그림자가 '진짜'가 되어버렸다. 한편의 드라마처럼 박진감이 넘치고, 빠르게 전개되어 긴장을 늦출수 없다. 어느 순간 나는 진짜 '나'의 입장에 서서, 모든것이 제 위치를 찾기를 기도하고 있다. 후반부에 내 바램이 이루어졌을때, 나는 뛸듯이 기뻤고, 안도하며 책을 내려놓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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