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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리고 싶다. 과묵하고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던 아버지가 나에게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었을 때, 여자 친구가 그토록 원하는 아이를 가지고 싶어 하던 시간으로...........
가난은 죄가 아니라고 한다. 가난은 죄가 아니지만 다만 불편할 뿐이라고 이야기는 너무나 많이 들었다. 허나 우리가 사는 세상은 가난은 죄다. 가난 때문에 자식과 부모를 버리는 경우도 생기고 이보다 더한 극한의 상황까지 심심치 않게 뉴스를 통해서 듣고 보게 된다. 이런걸 보면 가난은 죄다. 가난하기에 평범한 사람들이 누리는 것들을 포기하며 살아야 하는 고통은 당사자가 아니면 진짜 모른다. '내가 원하는 시간'의 주인공 로렌초 역시 가난으로 빚어진 가족관계... 그 중에서 특히 아버지와의 관계가 그의 성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이야기다.
로렌초는 삼십대 후반의 광고업계에서는 인정받는 성공한 남자다. 지금 현재 그의 가장 큰 고민은 두 가지다. 하나는 아버지의 몸에 암이 생겼을지도 모르겠다는 것과 두 번째는 헤어진 여자 친구 페더리카와의 관계를 되돌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스토리는 현재의 로렌초가 떠나버린 여자친구와 곧 돌아가실지도 모르는 아버지를 생각하는 이야기와 그의 성장과정을 들을 수 있는 시점이 교차로 진행된다. 지금은 성공했지만 로렌초의 성공은 순전히 가족이 아닌 주변의 괜찮은 타인들의 영향과 그의 노력으로 이루어낸 것이다.
'바'를 운영하는 아버지는 항상 바쁘고 돈에 쪼들린다. 온전히 아버지와의 친밀한 관계를 원하던 어린 로렌초의 마음은 항상 내쳐졌다고 느끼며 성장한다. 좋은 옷은 고사하고 남에게 얻어 입은 옷도 옷의 주인에 의해 빼앗길 때도 있었고 헌책을 가지고 다니며 초라한 그의 모습에 선생님들은 친절함 보다는 서늘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러기에 중학교 3학년을 끝으로 그는 학교를 그만두고 만다. 이후 아버지의 '바'에서 일하며 가족에게 보탬이 되려던 그는 우연히 한 이웃을 만나게 되고 그에게서 처음으로 음악, 책이 가진 재미와 즐거움을 발견하게 된다.
로렌초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알게 해주고 그의 능력을 찾게 해주었던 두 인물과의 헤어짐... 좀 더 큰 무대에서 자신만의 위치를 찾아 우뚝 선 그지만 여전히 아버지와의 관계는 어렵고 힘들다. 하나뿐인 아들에게 한 번도 제대로 무엇을 해 준 경험이 없는 아버지는 자꾸만 자신만의 세계 속에서만 지내면서 아들을 어려워한다.
로렌초가 되돌리고 싶은 두 가지 중 절반만 좋은 상태로 끝이 난다. 분명 사랑하는 아버지고, 사랑하는 여인이지만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 있다. 그에게는 한 사람이 그런 사람이다. 분명 그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돌아오기에는 늦어버린 순간.... 좀 더 빨리 용기를 내지 못한 로렌초의 행동이 무척이나 안타깝다.
성공한 로렌초의 입장에서 자신의 지나 온 힘든 시기는 분명 자기계발서에 나올만한 이야기다. 그럼에도 그는 가난으로 인해 많은 것을 잃어버린 남자다. 유치한 첫사랑은 물론이고 결혼하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한 여인, 인자하고 알뜰한 어머니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을 알지 못하는 아버지와의 함께 한 모든 시간들로 인해 그는 온전히 자신을 들어내지 못하고 의도하지 않게 자신을 닫아버리는 사람으로 성장한 것이다.
한 사람의 인생을 사는데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가족이라는 답이 제일 먼저 나올 것이다. 그만큼 가족은 세상을 사는데 힘이 된다. 허나 가족으로 인해 깊은 절망과 아픔을 겪는 사람들도 있다. 가족의 곁에서 떨어지는 것을 더 원하는 삶... 시간이 흐르면 분명 후회 할 행동이지만 그 시간을 견디기에는 너무나 힘이 들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는.... 로렌초의 삶을 보면서 그의 아버지의 모습 속에 나의 아버지의 모습이 보여 공감이 된다. 내 아버지도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밖에서 생활했지만 정작 아버지를 불편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게 된다.
지금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하는 잔잔한 스토리에 공감이 가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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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비롯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후에야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시간, 이런 모든 것들에 대해 당연시 여기다가 누군가 내 곁을 떠났을 때 비로소 그 사람의 소중함과 흘려버린 시간에 대한 안타까움을 알게 된다. 주인공 로렌초가 그러했듯이.
작가 파비오 볼로의 작품은 처음 접한 듯 하다. 잔잔한 감동 속에 파격적인 묘사를 가미한 스토리가 독특하여 작가의 이력을 살펴보다 잘생긴 외모에 한 번 놀라고 그의 이력에 또 한 번 놀랐다. 저자는 영화배우이자 소설가이며 텔레비전 및 라이오 프로그램 진행자이며 성우 그리고 시나리오 작가로 다방면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2009년 출간된 그의 다섯 번째 소설이며, 2011년에는 그의 소설 <하루만 더>가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 했다고 하니 정말 다재다능한 작가가 아닌가 싶다.
사랑하지만 한 번도 가깝게 느껴본 적이 없는 아버지, 그리고 사랑했지만 이제는 떠나버린 여인.
삶이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 나는 모든 것을 되찾기로 결심했다! (표지 中)
<<내가 원하는 시간>>은 두 가지의 이야기를 중첩적으로 구성하고 있다. 하나는 주인공 로렌츠가 관계가 소원해진 아버지와의 이야기며 또 하나는 2년 전 헤어진 애인에 관한 이야기다. 이야기를 읽다보면 내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소중해지게 되면서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혹여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이 나의 실수로 인해 나를 멀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 곁에서 함께하고 있는 이들을 나는 너무나 당연시 여기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에 대해.
성인이 되어서야, 그리고 잠시나마 내가 그의 아들이라는 것을 망각하면서 비로소 나는 그의 본모습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고 그를 알게 되었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성인이었다면 아마도 우리는 사내끼리의 대화를 나눌 수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같이 해결해나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같이 갈 수 있는 길을 선택할 수 있었을 것이다. 대신에 아버지에 대해 많은 것을 깨닫게 된 지금은 내가 너무 늦게 눈을 뜬 것은 아닐까, 시간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하는 느낌뿐이다. (본문 13p)
함께할 수 없다는 건 돌려감기 버튼을 누르고 거꾸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같이 있고 싶은 사람과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은 한마디로 거꾸로 되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을 내다보기보다는 뒤를 훨씬 더 돌아보기 때문이다. 그건 배를 타고 뱃머리가 아닌 후미에 몸을 기대고 여행을 떠나는 것과 마찬가지다. (본문 25p)
로렌초의 이야기는 소중한 두 사람을 잃어버린 후에야 비로소 시작되었고, 그는 과거과 현재를 오가며 지금 상황에 이르게 된 이유를 설명한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함께 놀아주기를 바랐지만, 가난했던 아버지는 항상 일이 먼저였다. 로렌초가 아버지를 생각하며 떠올리는 두 가지 상황은 아버지가 일을 하러 나갈 때와 일을 마치고 피곤에 찌들어서 집으로 돌아올 때였다. 가난 때문에 자신이 짐이 된다는 생각이 들면서 죄책감 속에서 자란 로렌초는 어려서부터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착한 아이가 되려고 안간힘을 썼다. 가난은 로렌초에게 살아가면서 분을 삼켜넘길 줄 알아야한다는 것을 가르쳤다. 한마디로 로렌초 자신이 생각하는 인생은 가난으로 인해 부끄러운 인생이었다. 로렌초가 중학교 3학년을 마친 뒤 공부를 그만두고 아버지가 운영하는 바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지만, 가난에서 벗어날 순 없었다. 그에게 가장 중요했던 건 돈을 좀 벌어서 가족을 돕는 일이었고,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돌아다니면서 채무자들에게 빚을 수거하는 것을 하게 되었다. 로렌츠는 늘 채무자였던 아버지한테 자신의 일을 말을 할 수 없어 결국은 거칠고 충동적인 행동을 취하게 되었고 결국 두 사람의 관계는 이상하게 변해버리고 말았다. 그때부터 아버지는 로렌초가 결코 되고 싶지 않았던 인간으로 보기 시작했다. 배신자. 이후 로렌츠의 재능을 알아보게 된 엔리코의 도움으로 로렌초는 카피라이터로서의 길을 걷게 되면서 가난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하지만 자신과 가족을 연결시켜주는 일종의 고리였던 고물 차 대신 새 차를 산다는 건 그에게 더 많은 외로움과 더 큰 죄책감을 느끼게 했다.
나는 그 시절을 빠르게 향상되던 나의 경제적 상황과 직장 생활이 곧 가족과의 결별을 상징한다고 느끼면서 살았다. 모든 일들이 잘 풀려나갔지만 나는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 (본문 222p)
그는 사랑하는 여자를 만났지만, 사랑을 적응이란 것과 혼동하였기에 사랑하는 법을 몰랐고 사랑받는 법도 몰랐다. 헤어진 후에야 그녀를 사랑하고 있으며 그녀에게 돌아가 그녀가 원하는 모든 것을 되돌려줄 준비가 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그는 그녀를 다시 되찾으리라 마음먹었다. 이 책은 이렇게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어가던 로렌초가 과거의 기억을 시작으로 소중함을 깨달아가고 그들을 되찾기 위한 과정을 보여준다. 그 과정 속에서 나를 비롯한 독자들은 내 주변의 사람들, 나의 소중한 이들을 생각하게 하며 닫혔던 마음을 조금씩 열어가도록 이끈다. 잔잔한 감동을 전하는 이야기, 그리고 그 속에 담아낸 유머코드와 디테일한 묘사들이 강한 흡입력을 갖는다.
<<내가 원하는 시간>>은 지금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이 시간이야말로 우리가 원하는 시간이 아닌가?를 되묻는다. 로렌초의 이야기는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후에 시작되었지만, 우리에게는 이 소중한 시간을 잃어버리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마냥 잔잔할 것만 같은 이야기에 로렌츠의 이야기에 조금은 파격적인 묘사들이 담겨져 있어 자칫 지루해질 이야기에 재미를 선사한다. 로렌츠의 이야기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였기에 독자들로 하여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아버지와 로렌츠 사이의 관계는 내 아버지와 남동생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듯 해서 더욱 공감되었던 듯 싶다. 무엇보다 나는, 10년 전 갑자기 돌아가신 엄마로 인해 깨달았던 함께 할 때의 소중함, 알츠하이머로 요양원에서 생활하시는 아버지에 대한 애틋함, 책을 읽는동안 그런 감정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면서 스토리에 많이 젖어들었던 거 같다. 홀로 외로움과 싸우고 있을 아버지가 많이 그리워지는 오늘이다.
덧) 로렌츠가 로베르토와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다. 독서에 대한 글귀가 너무 마음에 들어 담아본다.
"책을 읽으면 행복해지나요? 아닌 것 같은데. 인생고를 해결하려면 책을 읽을 게 아니라 일을 해야죠."
"네 얘기도 맞다. 하지만 행복이든 불행이든 자신이 당면한 문제들을 어떤 식으로 해결하느냐에 따라 뒤바뀔 수 있는 거야.... 책을 읽는다는 건 세계를 향해 우리 감각의 문을 열어젖히는 것과 같아. 독서란 우리가 가슴 안에 가지고 있으면서도 책을 읽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것들을 찾고 확인하는 일이야. 우리가 삶의 중심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지. .. 책 속에 쓰여 있는 다른 사람들의 말이 우리 안에서 메아리처럼 울려 퍼질 때가 있어. 왜냐하면 우리 안에 이미 들어 있었던 말이기 때문이야." (본문 116,117p)
그랬다. 이 책에서 로렌츠가 했던 말과 했던 생각들이 바로 내 안에서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고, 나는 잃어버릴 뻔한 소중한 사람들을 찾을 기회를 얻었다.
(이미지출처: '내가 원하는 시간' 본문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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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내가 원하는 시간(파비오 블로: 소담, 2014) 잃어버린 후에 알게 되는 소중한 사람들의 의미
늘 곁에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깨닫지 못하는 의미를 품은 대상들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 대상의 의미를 깨닫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그 대상의 의미를 깨닫지 못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저는 전형적으로 후자의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 의미를 깨닫지 못한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늘 품고 살아가기에 <내가 원하는 시간>과 같은 종류의 책을 읽기를 좋아 합니다. <내가 원하는 시간>과 같은 책은 제게 늘 작은 행복들을 선사해 준답니다.
<내가 원하는 시간>의 작가 파비오 볼로는 이탈리아 출신의 작가입니다. 하지만 그는 작가이면서 동시에 여러 분야 예를 들자면 영화배우이자 소설가이며, 텔레비전 및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이자 성우,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한다고 하여 그의 작품 능력이 고만고만한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의 소설 작품은 2011년도에 이탈리아에서 500만부가 팔렸으며 여러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합니다. 혹자는 그를 가리켜 "평범하기 그지 없는 작가"라고 합니다. 하지만 평범한 작가가 수많은 찬사를 이끌어 낸다면 이 또한 그에게 분명 특별한 무언가가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내가 원하는 시간>은 1인칭 시점에서 진행되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작품 속 화자인 '나' 로렌초의 삶의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늘 곁에 있지만 미처 깨닫지 못한 소중한 존재들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합니다.
작품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남들에게 말하기도 부끄러울 정도의 집안에서 출생한 로렌초는 자신의 재능을 알아본 노신사의 제안에 따라 일을 하게 되면서 성공의 가도를 달립니다. 하지만 새로운 일을 위해 아버지를 버렸다는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면서 아버지와의 관계가 멀어지고 사랑의 의미를 알지 못하는 가운데 만난 연인을 떠나 보내면서 삶의 위기가 고조되어 갑니다. 아버지와의 화해와 연인과의 사랑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에 관한 질문의 답은 책을 읽으실 독자분들을 위해 남겨놓습니다.
사랑을 갈망하지만 사랑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로렌초는 이 시대의 감정의 결핍과 상실을 경험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대변합니다. 평범하다고 말할 수 있는 '로렌초'라는 인물이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첫번째 이유는 바로 '로렌초'의 모습이 곧 우리들의 모습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작가는 친근하면서도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들로 '로렌초'를 이야기 하는데 이 또한 우리들의 평범함 모습을 표현하는 더할나위 없는 표현방법이라고 보여집니다.
<내가 원하는 시간>을 읽노라면 행복을 구성하는 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닌 우리의 가까이에 있는 대상에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단지 안타까운 사실이 있다면 우리들이 지각을 사용하는 것이 서투르다라는 점일것입니다. 로렌초가 안고 있는 약점들은 우리의 약점이기도 하기에 그가 점차 마음의 벽을 허물고 의미들을 깨닫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마음 또한 함께 치유되고 성장되어가는 것일테죠.
<내가 원하는 시간>에서 이야기되어지는 두개의 시간은 아버지와의 시간과 연인과의 시간입니다. 이 두개의 시간축에서 서로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나 실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개의 시간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때로는 갈등과 상처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회복의 단초를 제공해줍니다. 우리의 삶 속에있는 수많은 시간의 축들 속에도 이렇듯 서로 영향을 주는 것들이 많이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로렌초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삶의 순간들 속에 함께한 대상의 의미를 발견해 나가는 것. 수많은 독자들이 걸어간 그 길을 걸어면서 그 과정들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함께 해보는 건 어떨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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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초는 연인가 헤어진뒤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녀를 잊지 못하고 있다. 지인들에게는 함부로 이름도 거론하지 못하게 하고 있지만 그의 생활 구석 구석에 그녀의 체취가 남아있다. 그는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 것일가. 헤어진 그녀가 두 달 뒤에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외면하던 아버지가 건강 검진을 받는데 암일 수도 있다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게된다. 이 책은 로렌초가 사랑하지만 가까이하지 못했던 아버지와 화해하고 헤어진 후에야 사랑이었다는 것을 알게된 연인을 되찾으려는 모습을 담고 있다.
"나는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가난하다는 것이 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한마디로 요약해보라고 한다면 나는 번듯하게 차려진 식탁 앞에 팔 없는 몸을 하고 있는 것과 같다고 말하고 싶다." - 15page
로렌초가 왜 아버지를 사랑하지만 멀어질 수밖에 없었는지 연인과 헤어질 수 밖에 없었는지를 그의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들 려준다. 13살 로렌초는 학교를 그만두고 아버지가 경영하는 바에서 일을 하기 시작한다. 남들 다하는 공부지만 5년이라는 기간동안 책에다 쏟아부을 돈이 없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직원에게 줄 돈을 아끼는 것이 살림에 보탬이 된다는 것을 알았던 로렌초는 아버지를 돕지만 그 속에서 평생 떠올리기 싫은 가난과 모욕감을 느끼게된다. 의자를 집어 던지고 싶은 심정이 들어도 가진 자에게 허리를 굽히고 미소를 지어야하는 것을 배워야했던 로렌초는 가난을 짊어준 아버지를 한편으로는 원망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다. 도저히 나아지지 않는 가정형편으로부터 도망가고 싶단 생각을 하는건 어찌보면 당연했다. 그런 그에게 기회가 왔다. 고지식한 아버지에게서 벗어나 성공의 길이 열렸다. 경제적으로 윤택해지면 그는 행복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는 지금 행복하지 않다.
"2년이란 세월 동안 그 시간을 꽉 채울 수도 있었을 수많은 아름다운 순간들을 나는 모두 잃어버린 셈이어다. 결코 되돌아오지 않을 순간들이었다. 아버지와, 그녀와 함께했어야 할 너무나 많은 시간들을 낭비했다. 그것이 이제 내가 원하는 시간이다." -366page
"앞으로의 모든 내일을 단 하루의 어제와 바꿀 수 있다면......"
"이 책을 쓰고 정말 좋았던 건, 책을 읽고 난 뒤에 아버지가 전화를 하셨는데 제게 이러시더군요. '너한테 미안하단 말을 하고 싶구나.' 그러고는 펑펑 울기 시작하셨어요."
작가가 남긴 이 문구를 보고 나니 이 책 속 이야기가 어쩌면 저자와 그의 아버지의 이야기일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 중학교를 졸업한 후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아버지의 빵집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다는 저자의 과거가 책 속 로렌초를 떠올리게했다.
" 나는 아버지를 사랑한다. 나의 온 존재가 그를 사랑한다. 내가 어렸을 때 내 나이가 몇 살이었는지 절대로 기억하지 못하던 아버지를 나는 사랑한다. 오늘도 여전히 나를 껴안을 줄 모르는 이 노인을, 오늘도 여전히 내게 사랑한단 말을 건넬 줄 모르는 이 사람을 나는 사랑한다. 우리는 똑같다. 사랑한단 말을 내뱉지 못하는 건 나도 마찬가지다. 그에게서 배운 셈이다." - 14page
읽을 때는 잘 느껴지지 않았던 로렌초의 아버지를 향한 사랑, 아버지의 로렌초를 향한 사랑이 책을 덮고나니 더 느껴진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사랑이지만 뒤돌아보면 그 무엇보다 소중한 사랑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된다. 떠나간 사랑으로 로렌초는 마음 아파하겠지만 그 아픔으로인해 더 깊은 사랑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을 것 같다.
평범한 이야기인 듯한데 되뇌일 수록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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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에세이를 어떤 느낌으로 읽는가. 이 책은 기발한 반전이 있다거나 화려한 볼거리가 가득하다거나 한 책이 아니다. 그냥 어쩌면 처음에는 약간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그리고 오히려 다 읽고 나서 깊은 울림을 주는 그런 책이었다.
재미만을 추구한 책이 아니라, 인생 그 자체를 느낀 책이었다고 해야할지.
저자의 아버지가 이 책을 읽고 저자에게 전화해 미안하다고 우셨다 하시는데..
왜인지 너무나 잘 알 것 같았다. 이 책은 소설이다. 하지만, 저자의 약력을 들여다보면 저자의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 얼마만큼이나 닮아있는진 모르겠지만 너무나 많이 닮아있을 것 같은 그런 생생함을 느꼈다.
가난하다는 것.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주인공은 먹고 살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가난하다고 말할 수 있는 , 가난이 부끄러울줄 알 그런 삶을 살았다 한다.
비교를 통해 느껴지는 가난. 소설을 쓰기 위해 써야하는 극강의 가난이 아니더라도, 주인공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의 가난 속에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바를 하나 가지고 있었지만 장사 수완이 없어서 늘 가난하게 살아야 했던 주인공의 가족. 텔레비전에서 보는 그런 가난이 아니더라도, 늘 다른 가족과 다름을 느낄 수 있었던 종류의 가난.
주인공은 어릴 적 친구들처럼 가족과 휴가를 갈 수도 없었고, 책이며 옷이며 늘 물려받은것이나 헌 것을 중고로 산 것이나 그렇게 마련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아이는 부모가 힘들어하는 것을 알고 죄책감 속에 자라난다. 아이가 느꼈어야할 죄책감이 왜 내게 아프게 다가오는지.. 그래서 그는 진학을 하지 않고 13살이 되는 해에 아버지의 바에서 일을 하기 시작하였다. 저자 역시 중학교를 졸업하고 아버지의 빵집에서 일을 하기 시작한 것으로 적혀 있었다.
주인공에게 공부란, 학업이란 사치와도 같았다.
책의 재미도 몰랐던 그에게 책에 대해 알려준건 이웃에 산 로베르토라는 30대 남성이었다.
그는 지금은 돌아가시고 곁에 없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배운 그 수많은 음악과 책, 많은 이야기를 주인공에게 들려주었다. 자신의 책을 마음껏 빌려 주고, 나이 차이는 많이 났지만 세상에 더 없는 좋은 친구로 때로는 아버지처럼, 다른 가정에서 아버지가 해줬어야할 그 많은 역할을 로베르토가 대신 해주었다.
아버지는, 그의 아버지는 작가를 사랑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사랑하지만 표현할 줄 몰랐던 그, 자신은 부모에게 맞고 자랐지만 자식만은 때리지 않았던 그. 하지만 그 사랑을 표현할 줄 몰랐다. 가족을 위해 뼈가 으스러지도록 일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부자가 될 줄도 이익을 추구할 줄도 몰랐고 남에게 피해를 끼치면 큰일 나는 줄 아는 그런 사람들이었지만, 그와 그의 아내는 덕분에 제대로 된 여행 한번 하지 못하고 살았다. 빚을 지는게 당연하고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는게 당연한 듯 살면서 자신의 아이가 자신을 벗어났을 적에는 절망감도 컸으리라. 하지만 벗어난 대신 아들은 크게 성공을 하였다. 그로써 그와 자식은 더욱 멀어지게 느껴졌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엇나가는 아버지와 아들이 못내 안쓰럽게 느껴졌다. 아버지를 위경련처럼 느낀다던 아들.
어릴 적에 아이가 바란 것은 아빠가 사오는 커다란 값비싼 선물이 아니라 그냥 따스함. 아버지와 보낼 수 있는 아주 짧지만 행복한 시간. 그냥 그 아버지의 사랑만을 기대하였다. 하지만 아버지는, 무뚝뚝한 아버지는 그 사랑의 마음을 표현할 틈도 시간도 내어주지 않는다. 아들은 그게 참 힘들었으리라.
그리고, 자신의 진가를 알아보고 자신을 키워주려는 엔리코라는 신사에게 발탁되어 과감히 아버지의 품에서 벗어날때 심한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아버지의 부재에 힘들어했으리라.
자신과 멀어진 아버지. 그리고 그 아버지가 아픈 현재.
예전에 몹시 사랑했던 단 하나의 그녀. 그리고 오랫동안 헤어졌으나 인생의 반려는 오직 그녀뿐이라 믿었던 그에게 그녀가 결혼한다는 최근의 소식은 그를 아버지의 병환만큼이나 충격으로 그를 몰아넣었다. 두개의 사건이 그렇게 오버랩되어 이야기가 진행된다.
아버지와 그녀, 그의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사이사이 끼워진 이야기가 하나도 어색하지 않게 이야기는 그렇게 차분하지만 아름다운 시간들이 흘러간다.
파비오 볼로, 다시 만나고 싶은 작가가 되었다.
소설이지만 잘 쓰여진 에세이 한편 읽은 느낌이 들면서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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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인생에서 되돌리고픈 순간이 있냐고 묻는다면, 나는 있다고! 말할 것이다. 모든 이들에게 그런 순간이 있지 않을까 한다. 이 책에서의 남자 주인공 또한 자신의 삶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했던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사랑하지만 한 번도 가깝게 느껴본 적이 없는 아버지, 그리고 사랑했지만 사랑이라고 느끼지 못해 떠나게 해 버린 연인 페데리카. 잃어버린 그 둘을 그는 과연 찾을 수 있을까?
사실, 책장을 덮는 순간 이 이야기를 어떻게 정리해야 할 지 막막했다. 이야기는 로렌초의 과거, 가난했던 어린시절의 이야기부터 서서히 성장해가는 그의 모습을 그리면서 아버지와의 감정의 골이 깊게 패이는 순간을 보여주고 있고, 두달 뒤면 결혼 할 그의 여인이었던 페데리카의 소식을 접하면서 그녀 없이는 미래의 삶을 그릴 수 없기에 그녀를 되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야기는 로렌초의 입장에서 잔잔하고 담담하게 이야기 되고 있지만 파비오 볼로의 문장은 나의 가슴에 묵직한 돌을 얹혀 놓은 듯한 느낌마저 주었다. 너무나 평범한 우리의 보통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사실 소설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그의 이야기에 빨려든 거 같다. 로렌초의 가난했던 어린시절, 빚으로 인해 독촉받고, 있는 이들에게 무시와 경멸을 당하는 순간들, 어린 아이가 견디기엔 너무나 큰 상처지만 자신의 운명이라 받아들이는 어린 로렌초의 모습이 너무나 가여웠다. 사랑하는 아버지이지만 무능력한 사업수단에 온 가족이 고통받고, 공부에 매진해야 할 아이가 학교를 그만두고 생계를 위해 돈을 버는, 그렇기에 또래의 아이들과는 다르게 로렌초는 성장하고 있었다. 그런 상처를 가지고 성장했기 때문에 사랑에 서툴렀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기에 어렸을 적 부모의 역할이 아이에게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도 이 책을 읽으며 또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인생의 길목에서 만난 두 사람으로 인해 로렌초는 일에서는 인정을 받아 안정적인 삶을 꾸려가게 된다. 하지만 사랑에 있어서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못한다. 암 선고를 받은 아버지, 헤어진지 2년이 되었지만 잊지 못하는 페데리카의 결혼소식. 동시에 두 소식으로 자신의 삶에서 소중한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하지만 그는 생각한다. 그것들을 되찾아 와야 한다고. 인생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으므로.
책을 읽고 내 인생에서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나의 가장 큰 행복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소설이지만 소설같지 않은 느낌의 "내가 원하는 시간"이었다. 파비오 볼로는 이미 이탈리아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작가이고,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재주꾼이다. 그의 명성이 괜한 것이 아니구나 라고 생각했고 옆에 오래두고 싶은 책 중의 한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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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오 볼로의 <내가 원하는 시간>. '이탈리아 500만 독자의 사랑을 독차지한 베스트셀러 1위 작가, 파비오 볼로!' 이번 책으로 처음 만나게 된 작가인데, 영화배우, 성우,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내가 원하는 시간>은 2009년에 출간된 5번째 소설로, 라토레 문학상 수상작이다.
<내가 원하는 시간>의 주인공인 로렌초는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10대 시절부터 학업을 그만둔 채, 아버지의 바에서 일을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엔리코라는 신사가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새로운 일자리를 제안한다. 로렌초에게는 성공으로 가는 길이었지만, 아버지를 버렸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67세에 회색 머리카락과 마른 체격을 지닌 나의 아버지는 한때는 지칠 줄 모르는 대단한 일꾼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늙고 지친 노인일 뿐이다. 인생이 그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 너무 실망해서 얘기를 꺼낼 때면 똑같은 말을 반복하기까지 한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걷잡을 수 없는 보호본능이 내 안에서 치솟는 것을 느낀다. 측은하고 죄송한 마음이, 그를 위해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그를 돕고 싶다는 생각이 나를 사로잡는다. 할만큼 하는데도 그것만으로는 내 자신이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항상 가슴을 죄어온다. (9~10쪽)
사랑을 하는 방법도 받는 방법도 모르는 로렌초는 아버지를 떠난 것처럼 사랑하는 여자도 떠나보내고 만다. 사실 그는 방법을 몰랐을 뿐, 누구보다 아버지를 사랑한다. 진심을 전할 줄 몰랐기 때문에 서로간에 오해가 쌓인 것이다. 그런 관계는 사랑하는 그녀와도 마찬가지였다. 작은 것들이 소중했던 것을 알게 되는건 꼭 지나고나서가 아닌가 싶다. 후회해봤자 소용없다면, 순간순간이 마지막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야하지 않을까? 일상의 평범함이 묻어나 마치 나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편안했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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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생 니 엄마한테 말을 안 하거나
할 때를 놓치거나 알아주겠거니 하며 살었고나.
인자는 무슨 말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디
들을 사람이 없구나."
신경숙 작가님의 <엄마를 부탁해>라는 소설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너무나 늦어버린 후회에 가슴이 찡해지는 부분이에요.
누구나 뒤늦은 후회를 하곤 하지만 저는 그 많은 후회들 중 사람을 잃고나서 그 사람에게 잘해주지 못한 일들에 대한 후회가 가장 마음이 아프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있을때 잘하자."라는 말을 가슴 속에 새겨두며 가족, 친구들에게 잘하려고 하지만 그게 마음처럼 쉽지가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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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오 볼로의 <내가 원하는 시간>이라는 이 책은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후 늦어버린 후회에 대해 다룬 소설입니다.
어찌나 공감되는 부분이 많던지 소설이라기보다 '있을때 잘하자.'라는 주제로 쓴 에세이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어요.
마치 이 소설의 주인공이 파비오 볼로 작가 자신이 아닐까 싶었는데,
역시나 저만 이런 생각을 한 게 아니더라구요.
역자 후기를 보니
'사실 작가로서의 볼로가 이탈리아 사람들의 영웅인 이유는 그가 모두를 위해 말하고, 모두가 바라는 것을 말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고의 토크쇼 진행자이면서도 여전히 수줍어하는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볼로는 사람들의 마음을 녹이는 말들을 참지 못하는 재주가 있다. 가만히 듣고만 있다가도 모두가 듣기 원햇던 말을 마치 꾹꾹 참았다가 말한다는 듯이 꺼내곤 한다. 그의 글들 역시 우리가 느끼지 못했던 소중한 것들의 모습과 의미, 그리고 그것에 대한 우리들의 감추어져 있던 갈망을 일깨워준다. 그래서 사랑받는 작가다.' 라고 나와있네요.
위 사진에 있는 글은 볼로가 라디오 방송에서 낭독했던 <행복이란?>이라는 산문이라고 해요.
좋은 회사에 취직을 하는게 가장 큰 행복일거라 생각하고 저런 작고 소중한 행복을 모른척하며 지낸 지나간 시간에 대한 후회를 하게 만든 부분이에요.
지금껏 모른 척 했던 소소한 행복을 찾는다면 하루가 행복으로 가득 차겠지요.
또한 이 책에선 독서를 예찬하는 부분이 많이 등장해요. 주위에서 책을 왜 읽니? 라고 물었을 때 턱턱 막혔던 제 생각을 여기서 대변해주는 듯 해서 속이 시원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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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시간 - 그때로 되돌리고 싶은 시간이 있나요?
'내가 원하는 시간'
이탈리아 500만 독자의 사랑을 독차지한 베스트셀러 1위작가 파비오 볼로!의 내가 원하는 시간을 만났어요.
내가 원하는 시간에서는 두가지 종류의 시간이 나와요. 하나는 아버지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시간과 떠나보낸 애인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이에요.
어린시절부터 시작되는 아버지와의 이야기와 주인공 로렌초가 정말로 사랑했던 그녀에 대한 이야기속에서 그가 정말로 원하는 시간으로 만날수 있을까요?
작가 파비오 볼로 음~ 작가분이 정말 잘 생기셨군요..^^;; 파비오 볼로는 영화배우이자 소설가, 프로그램진행자, 성우,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고 해요. 정말, 팔방미인이네요.
'내가 원하는 시간'을 보는 내내 주인공 로렌초의 이야기들에서 파비오 볼로가 계속 오버랩되더라구요. 그는 중학교 졸업한 후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아버지의 빵집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다고 해요.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나오는 주인공 로렌초도 중학교 졸업후에 아버지가 운영하는 바에서 일을 시작하고 거든요.
아마도 자신의 이야기가 '내가 원하는 시간'에 녹여들어가 있지 않나 싶어요.
'내가 원하는 시간'
주인공 로렌초는 창피해서 아무한테도 말하지 못한 정도로 가난하나 집안에서 태어났어요. 날마다 채무자들에게 시달리고 어릴때부터 모욕감이라는 고통을 경험하고 그 안에서 아버지와의 갈등은 점점 커져가요.
로렌초는 아버지를 사랑하지만 한번도 가깝게 느껴본적이 없다고 해요. 어릴때 아버지의 관심과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여러 시도들을 해보지만, 그 시도들은 실패들로 돌아가는 일이 많았죠.
로렌초는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지만, 아버지를 이해하려고 하지는 못했던 거 같아요. 아버지는 로렌초를 사랑하지만, 힘든 현실을 극복하는 것이 아들을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몰라요. 점점 커져가는 아버지와 로렌초의 깊은 골을 로렌초는 어떻게 극복하고 아버지와의 관계를 회복할까요?
로렌초는 정말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지만, 끝내 그녀와 헤어지고 말아요. 그리고, 헤어진 그녀가 두 달 뒤에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요. 그는 그때서야, 정말로 그녀를 사랑했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고, 그녀를 다시 찾기 위해 노력을 해요. 진정한 사랑을 깨달았을때, 자신의 옆에 그 사람이 없다면, 또,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의 옆에 갈 준비를 한다면~ 어떨까요? 로렌초는 사랑하는 그녀를 되찾기로 마음먹어요.
아버지와의 관계를 되찾고 싶고 이미 떠나버린 그녀를 되찾으려는 로렌초의 두가지 시간들의 이야기 속에 또 하나 저의 마음에 남는 것은 로렌초를 변화시킨 사람들과의 만남이였어요.
새로 이사온 이웃집 사람 로베르토! 그때 로렌초는 14살 이였고, 로베르토는 30대 초반이였어요. 그렇지만, 그들은 친구가 될 수 있었고, 로베르토는 책과 음악을 처음으로 로렌초에게 만나게 해준 사람이였어요. 그리고, 그런 계기로 로렌초는 발전하고 변화하게 된 거 같아요.
" 그것 참 안타까운 노릇이네. 책을 읽는 걸 안 좋아한다니 말이야. 네가 좋아할 만한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많이 있은데..."
로베르토에게서 받은 책을 읽은 로렌초의 이야기가 참 인상적이였어요.
"이런 걸 꼭 책이라고 해야하나, 차라리 인생이라고 하지...."
그렇죠. 책은 그 속에 우리의 삶 인생을 담고 있는 거죠.
아버지와의 관계 그녀를 되찾기 위한 로렌초의 노력들 속에서 그를 변화시키고 발전시킨 사람들과의 만남 역시 로렌초가 살아온 시간안에 있어요.
아버지가 건강검진을 받던 날 암일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오고, 헤어진 그녀가 두 달 뒤에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은 로렌초!
로렌초와 아버지의 관계에서는 우리들의 아버지와 우리들의 모습이 보여요.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책임감으로 열심히 살았지만, 놓치고 있는 부분들 또 아이들이 원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아버지는 막중한 책임감 속에서 그 마음을 함께 나누었다면 로렌초가 아버지를 사랑하지만, 한번도 가깝게 느껴본적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거 같아요.
'내가 원하는 시간'을 보면서 로렌초가 과연 그녀를 되찾을 수 있을까? 아버지와의 관계를 회복 될 수 있을까? 라는 궁금증을 가지고 보았던 거 같아요.
우리들의 모습을 많이 닮은 아버지와 로렌초와의 관계 너무 사랑했지만, 사랑하는 방법을 뒤늦게 깨달은 로렌초..
그의 모습에서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후에 깨닫게 되는 안타까움이 느껴졌어요.
우리는 어떨까요? 저도 가끔 생각해요.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 그렇지만, 이미 지나버린 그때는 돌아오지 않아요.
"살다보면 문이 열릴대가 있지. 하지만 문은 곧 닫히게 마련이야"
다시 돌아가고 시간이 있다면, 지금 내가 보내고 있는 시간속에서 열심히 살아가야하는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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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담출판사 서평단에서 받았다. 이 책에 대해서는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었다. 작품은 물론 저자인 파비오 볼로에 대해서도 백지 상태였다. 심지어 이 책이 소설인지 인문서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책을 펼쳤으니 어찌 보면 무심한 독자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표지 카피에 있는 다음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500만 독자의 사랑을 독차지했다는 것은 500만 권이 팔린 베스트셀러라는 의미가 아닌가? 이탈리아의 인구는 약 6천만 정도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구가 4천 8백만 정도니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400만 권 이상 읽혔다는 계산이 나온다. 더구나 우리나라에서 번역할 정도면 작품성이나 대중성이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고 책을 펼쳤다. 책장을 덮으면서 느낀 마음을 몇 가지만 적겠다. 첫째, 고문을 받는 느낌이 들 정도로 힘겹게 읽었다. 100여 쪽을 읽을 때까지 내용을 종잡을 수가 없었다. 소설인 것은 확실한데 무엇을 말하는지 알기 힘들었다. 나(로렌초)와 아버지의 관계인지, 애인과의 관계를 말하는 것인지도 혼란스러웠고, 시제도 과거에서 현재로 번갈아 오가고 있으니 줄거리를 파악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아무리 난해한 책이라도 50쪽 정도면 갈피를 잡을 수 있는데 이 책은 그런 것이 보이지 않으니 답답했다. 이탈리아 독자들은 어떻게 해서 이런 책을 500만 명이나 읽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둘째, 100여 쪽이 넘어가면서 매력이 느껴졌다. 로렌초의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로렌초와 그녀가 왜 헤어졌는지가 이해되면서 몰입하기 시작했다. 특히 독서에 전혀 흥미가 없던 로렌초가 이웃집 선배인 로베르토와 가까워지면서 독서에 재미를 붙이는 부분은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그가 독서에 빠지면서 책의 세계에 빠져드는 부분은 교과서에 싣고 싶을 정도로 독서의 재미를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다음 문장은 도서관에 붙이고 싶으면 좋을 만큼 멋진 명언이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멋지고 매력적인 일이다. 하지만 똑같은 책을 다시 읽을 때는, 그 책은 거의 불가항력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읽은 책에 다시 흥미를 느꼈던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스토리 때문이 아니라 내가 소설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세계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다. 소설속의 세계, 상황들이 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비추어질지 궁금했고 무엇보다도 그 세계가 나를 다시 받아줄 수 있는지 혹은 내 안에 들어와 숨 쉴 수 있는지가 궁금했다. 마음에 쏙 드는 책을 읽으면 몇몇 페이지들이 나를 변화시키는 일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 책을 다시 읽게 되면 이번에는 내가 그 페이지들 속의 내용을 변화시킨다. (168~169쪽) 셋째, 책을 읽으면서 인간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책을 펼치고 100쪽 가까이 읽을 때까지도 책장을 넘기기가 힘겨웠다. 로렌츠를 화자로 하는 1인칭시점인 것은 알겠다. 그러나 자신의 내면세계를 들려주는 것인지, 아버지나 그녀와의 관계를 말하는 것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더구나 입체적인 구성으로 어린 시절과 현재, 아버지의 이야기, 그녀의 이야기, 직장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오니 더욱 정신이 없었다. 그러나 200여쪽을 넘어서니 작가의 의도가 짐작이 갔다. 그 모든 대상과의 관계가 좋아지기 위한 나의 변화! 작가는 그것을 강조하기 위해 이글을 쓴 것이 아니었을까? 로렌츠의 어머니가 쓴 편지를 읽으면서 내 가슴도 뭉클해졌다. 로렌초, 우리 엄마가 나한테 해준 것만큼 나도 네게 좋은 엄마였는지 궁금하구나……. (259쪽 로렌츠 어머니의 편지 중 일부) 모든 부모들이 자식에게 전하는 말이 아닐까? 내가 부모에게 받은 사랑만큼 너희들에게 해주었는지 궁금하다기보다, 그만큼 못해준 것을 자책하는 마음……, 나도 내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똑같은 미안함을 느꼈다. 넷째, 구절구절 가슴을 치는 문장들이 많았다. 어떤 대목에서는 직접 말을 하기도 하고, 어떤 구절에서는 비유를 통해서 전달하기도 했다. 한 번 읽은 부분을 다시 읽으면서 그속에 담긴 깊은 뜻을 생각하면서 가슴을 치기도 했다. 그런 부분을 한 곳만 인용하겠다. 여기 있는 몇몇 화초들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죽지는 않으니까. 특히 이 제라늄들이 그래. 다른 것들, 이 다육 식물들도 실제로는 그렇게 많이 신경 쓸 필요 없어. 대신에 이놈하고 이놈은 좀 까다로우니까 좀 더 자주 들여다봐야 해. 이미 사버린 것들이니까 어쩔 수 없지만 다음부터는 화초에 얼마나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고 사거라. (264쪽) 모처럼 로렌츠에게 찾아 온 아버지가 베란다의 화초를 손보아 준 뒤 들려주는 말이다. 이 말이 어찌 화초에게만 해당되겠는가? 교단에 서고 있는 나는 화초에서 학생들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마지막 구절을 이렇게 바꾸어 보았다. “이미 담임을 맡았으니까 어쩔 수 없지만 다음부터는 지도에 얼마나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고 학생을 맡아라.”어쩌면 무궁무진하게 발전했을지도 모를 학생이 내손에 맡겨진 탓에 시들거나 좌절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철렁했다. 그러다가 펼쳐보지도 못하고 몇 달째 책꽂이에 꽂혀 있는 책들을 보니 이런 꾸짖음으로 다가왔다. “이미 사버린 것들이니까 어쩔 수 없지만 다음부터는 독서에 얼마나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고 사거라.”인연이 있는 다른 누군가를 만났다면 그의 가슴을 뛰놀게 했을 귀한 책이 나로 인해 저렇게 먼지가 쌓인 채 숨이 막히는 고문을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다섯째, 시나브로 매력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학생들의 우리말 실력을 알아보기 위해서 자주 출제되는 낱말 중에 하나가 ‘시나브로’이다. 영어같이도 보이고, 일본어같이도 들리지만‘알지 못하는 사이에 조금씩’이란 뜻을 가진 우리말이다. 이 책에 대해 가장 적절한 표현이 ‘시나브로 매력이 느껴지는 책’이 아닌가 싶다.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을 움직이는 책이었다. 책장을 덮으면서 왜 500만이나 되는 이탈리아 독자들이 이 책을 사랑했는지 저절로 느끼게 되었다.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 친구와 친구와의 관계, 남편과 아내와의 관계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 주며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단, 이 책을 만난 독자는 인내가 필요하다. 100쪽을 넘길 때까지는 앞으로 다가올 감동을 생각하면서 포기하지 말고 책장을 넘겨야 할 것이다. 이 책이 보다 많은 독자를 만남으로써 그들의 가슴에 로렌츠가 느낀 환희를 선사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