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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캠피언 감독이 '피아노'에 몇 년 앞서 찍은, 아는 사람들은 다 아나 모르는 이들은 잘 모르기도 하는 걸작이다. 페미니즘이 천박한 포퓰리즘에 머물지 않고 진정성과 깊이를 전제로 구비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면, 그 실천적 모색을 어느 출발점에서 잡을 것인가 하는 고민은 바로 이 감독의 작품 세계 관찰에서 손쉬운 시도를 할 수 있다고 나는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이 영화는 사실 캠피언의 진득하고 우수어린, 그러면서도 그 무엇에도 굽히지 않는 희망과 낙관을 그녀 특유의 가장 정직한 어조로 경청할 수 있는 좋은 텍스트이다. 캐릭터들로서 '남성들'이란 어쩌면 표류하는 풍경에 지나지 않고, 영화에서 끝없이 사태의 중심, 포커스의 진지한 주목을 받는 피사체란 그저 여성, 여성, 그 중에서도 평범하고 내세울 것 없는 약자의 여성들이다. 화면과 내러티브를 이처럼 능률적이고 감동적으로 엮을 수 있는 그녀의 능력과 감각에 경의를 표한다. 어떤 상황의 누구에게도 강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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