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준비를 하다 마카로니를 눌러붙게할 정도의 page-turner이지만, 공포/스릴러 장르로 구분되기엔 스릴이 너무 적다. 다 읽고 난 뒤에도 그것 한가지가 걸린다. 너무 안전하게 이야기를 진행해갔던 것.
변호사인 젠과 집안 수선을 하는 켈리의 사이엔 십대의 아들 토드가 있다. 최근들어 몸이 마르고 분위기가 이상하긴 했지만, 학교성적도 그렇고 모범적인 아들임을 의심치않고 있었다. 할로윈 밤이였고 다음 날이면 10월까지의 서머타임이 끝나는 시간이였다. 그녀는 토드의 늦은 귀가를 기다리다가 그가 어떤 40대의 남자의 배를 칼로 찌르는 것을 보게된다. 뛰쳐나간 그녀는 칼의 상흔에 손을 대어 피가 나오는 것을 막아보려고 하지만, 이 남자는 허무하게 피웅덩이 속에서 죽게된다. 바로 체포가 된 토드를 만나기 위해 경찰서로 가지만, 원래는 잘 화도 내지않는 남편 켈리는 서장을 만나게 해달라면서 다소 폭력적으로 굴고 그녀는 이 모든게 너무나도 엄청나고 힘들어 자신도 모르게 귀가하여 잠이 들었나보다.
그리고 일어나보니, 사건이 일어나기 하루전. 그녀는 이를 믿을 수 없어 켈리에게 계속 말하고 확인하려 하지만 믿어주질 않는다. 그렇게 매일 잠이 들면 하루씩 일주일씩 반년씩, 그리고 과거로 되돌아 간다. 그동안 그녀는 토드의 칼을 찾아내고, 그의 여자친구 클리오를 알아내고, 그 주변에서 수상한 사람들을 추적하면서, 하루하루 토드의 사건이 없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자꾸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과거의 무엇을 바꿔 나비효과처럼 현재의 일에 영향을 끼치기 위함인지 뭐가 뭐를 판국에 그녀는 놀라운 사실을 직면한다.
젠의 이야기보다 좀더 천천히 흐르는 경찰 라이언의 서사는 간혹씩 끼어들고 이 시간이 엉켜있는 이야기들은, 츠지무라 미츠키의 <거울 속 외딴 성>의 트릭처럼 작용받고 있었다.
과연 어떤 것을 알아내서 방지해야 아들의 살인을 막아낼 수 있을까 하는 그녀에게 최종적으로 나타난 충격적인 진실은, 결국 그녀의 이해를 얻게되고 우리가 원하는 결말로 행하게 될 것...인가.
누가 저질렀느냐 하는 whodunit, 그리고 범인은 아는데 어떻게 저질렀을까 하는howdunit이 있다면 이건 아마도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하는 whydunit이라고 불러야할지 모르겠다. 하나씩 발견하는 실마리를 따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거짓이였던 것들을 밝혀내고 또 다시 살아난 모성애로 아들을 다시 바리보게된다. 왜 그때는 몰랐었는지. 왜 이제서야 그걸 꺠닫게 되었는지. 하는 것들이 아마도 뒷 이야기를 궁금해 하는 독자들에게 보편적인 질문이고 대답인지라 인기가 높았던 것 같다.
이런 소리가 있더라. 오늘의 나는 미래의 누구보다도 가장 어린 나입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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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 아들이 내가 보는 앞에서 다른 사람을 죽이는 장면을 목격했다면. 그래서 살인 용의자로 체포되었다면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먼저 왜 죽였는지 궁금할 것이며, 그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관계인지 묻고 싶을 것이다. 할 수만 있다면 경찰에 체포되지 않았으면 할 것이다. 부모로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느끼는 감정은 무력감일 것이다.
열여덟 살이 된 아들 토드가 자신의 집 앞에서 낯선 남자를 칼로 찔러 살해하는 장면을 목격하며 소설이 시작된다. 사랑스러운 아들이 왜 살인자가 된 것인지 알 수 없다. 경찰에 체포되어 경찰서에 찾아가지만 만나게 해주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온 젠이 다음 날 아침이 되자 사건이 일어나기 전, 즉 어제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같은 일이 반복될 거라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사랑하는 남편 켈리에게 어제로 돌아왔다는 사실과 함께 내일 아들 토드가 한 남자를 살해한다고 말하지만, 그걸 누가 믿겠나. ![]()
변호사로서 늘 바빠 아들 토드를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리는 젠은 과거의 시간에서 이유를 찾고자 한다. 죽은 남자가 누구인지 파악하는 것이 그 첫 번째다. 젠은 과거의 시간으로 가며 토드를 살핀다. 토드의 차를 미행하고 그가 만나는 사람을 알고자 한다. 타임리프 소설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가 대부분인 경우에 반해 『잘못된 장소 잘못된 시간』은 점점 더 과거로 향한다. 토드에게 있었던 중요한 일들의 시간 속으로 가는 식이다. 그 과정에서 침묵하고 다른 사람과 어울리기를 꺼렸던 남편 켈리를 조금씩 의심하며 독자를 미스테리 속으로 이끈다. 즉 남편 켈리가 숨기는 것이 있었을 거로 짐작한다.
젠이 과거의 시간 속으로 향하는 도중 이제 막 신임 경찰관이 된 라이언 하일스의 상황이 전개된다. 긴급출동 업무는 지루했으나 리오의 권유로 조사하는 비밀 업무를 맡는 과정이 젠의 상황과 함께 반대로 진행되는 식이다. 젠은 과거 속으로, 라이언은 점점 현재로 향한다. 라이언이 누구인가를 파악하며 소설이 맞물리는 지점을 찾게 한다. 라이언이 범죄조직의 우두머리를 밝혀내고자 조사하는 업무는 과거와 현재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시간여행을 다루는 소설을 읽다 보면 정해진 게 있다. 과거를 바꾸면 미래도 변한다는 사실이다. 만약 과거에 누군가의 목숨을 구했다면 인과관계의 변화로 인하여 다른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젠이 과거로 향할수록 드러나는 진실에 숨을 쉴 수 없다. 누군가 속이고자 계획한다면 말려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젠이 알아낸 일과 과거의 기억이 맞물려 하나의 사건으로 향한다. 속수무책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
추리소설 형식임에도 가족의 관계란 어떤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부모로서 자식을 양육한다는 것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끈다는 것. 서로가 바라는 게 다르겠지만 그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진짜 중요한 것임을 밝힌다. 과거로 갈 수 있다면 어렸던 아이들에게 좀 더 다정하게 대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하고 싶다. 반복되는 과거, 점점 어려지는 자녀와 젊은 남편, 젊은 나, 그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게 관건일 것이다.
지금까지 읽었던 타임슬립과는 차별되는 작품이다. 과거로 갈수록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진실과 마주치게 된다. 어쩌면 절대 의심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진부하지만, 짜릿하고 소위 책을 내려놓을 수 없을 만큼 몰입감이 좋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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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밤을 시원하게 날려줄 끝내주게 재미있는 소설이네요. 추리소설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읽어보시고 최신 트렌드가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지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군더기 없는 선명한 장면묘사 책을 내려 놓을 수 없는 사건의 빠른전개 착착 싸여가는 단서들이 톱니바퀴 맞물리듯 반전의 매력을 한번에 보여주는 치밀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네요. 소니픽쳐스에서 영화화 한다니까 영화로도 꼭 보고싶네요. |
질리언 매캘리스터 작가님의 [잘못된 장소 잘못된 시간] 리뷰입니다. 책소개 광고보고 혹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이게 타임루프물도 아니고 회귀물도 아니고 이걸 뭐라고 해야하는지 모르겠네요ㅋㅋ 어쨌건 시간여행 설정이 독특해서 정신 잘 차리고 읽어야합니다! 어제 일도 기억을 잘 못하는 저로서는 만약 이런 상황이 된다면 와 이걸 어쩌나 싶네요ㅋ 그냥 멍 때리고 있다가 단서 다 놓칠듯ㅋㅋ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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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월의 네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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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열여덟 살 아들이 사람을 죽였다 .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걸까 ? 아들을 구하기 위한 한 엄마의 치열하고 절박한 시간여행이 시작 된다 . 10월 말의 어느날 자정이 넘은 늦은 밤 얼마전 열여덟 살이 된 아들 토드를 기다리고 있던 젠은 집 앞에서 아들이 낯선 남자를 칼로 찔러 살해 하는 장면을 목격한단 똑똑하고 유머러스하고 사랑스러운 아들이 도대체 왜 살인자가 된 것일까 피투성이가된 채 쓰러져 있는 저 남자는 누구일까 아들이 경찰에 끌려가는 모습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그날 밤이 지나가고 다음 날 눈을 뜬 젠은 자신이 어제로 돌아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들이 살인을 저지르기 전으로 .이렇게 시작된 시간여행은 살인사건의 단서가 숨겨져 있던 날들로 하루 며칠 몇 주 몇 년을 뛰어넘으며 과거를 향해 달려 가는대 .... 젠은 과연 살인의 이유를 찾아내 미래를 바꾸고 아들을 구할 수 있을까 ? 나도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적이 있다 과거로 가서 만나고 싶은 사람도 있고 되돌리고 싶은 순간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그런 생각을 했다 |
타임슬립의 흥미로운 소재를 잘 이용하여 나온 책. 사실 어릴 때부터 시간여행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꿈꿔왔었기에 타임슬립에 대한 소재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까 기대하며 읽었는데 너무나 잘 짜여진 플롯에 감탄하며 한 번에 쭉 다읽어버린 책. 그만큼 흡입력도 좋고 내용도 잘 짜여져 정말 재밌게 읽은거 같다. |
잘못된 장소 잘못된 시간에 대한 책 리뷰입니다. 평소에 추리 소설을 좋아하던 터라 책 소개를 보고 끌려서 구매했습니다. ‘왜 아들이 살인자가 되었을까?’라는 흥미로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흡입력 좋게 서술된 책입니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아들이 살인하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게 된 젠은 큰 충격에 빠져요. 어떻게든 아들을 변호하고자 하는데 웬걸, 사건이 벌어지기 하루 전에 다시 깨어나는 젠. 내일의 범죄를 막으려는 젠의 행동과 달리 시간은 반대로 흘러 젠은 계속해서 과거를 향해 가게 되는데.... 매일매일 과거로 가니 의지할 사람도 없고 남는 것도 없어 멘붕 할 것 같은데 어떻게든 하루하루 버텨나가는 젠이 대단해요. 조금씩 조금씩 사건에 다가가는 재미가 있어요. 흥미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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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이끌려서 산 책인데 정말 제목처럼 숨가쁘게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정말 잘못된 장소와 시간일까? 단숨에 책장이 넘어 가는 소설이예요 제목이 말해주는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이 너무 재밌습니다. 디테일한 묘사나 사건에 대한 주인공 시점의 설명이 흥미진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