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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卵町] 특별한 고요함이 깃든 마을, 다마고마치
"[卵町] 특별한 고요함이 깃든 마을, 다마고마치" 내용보기
200페이지를 넘지 않는 분량인데다 엄마랑 딸의 이야기인가 싶어 선택한 책 [다마고마치]. 저자 쿠리타 유키栗田有起는 국내에는 알려지지 않은 작가인 듯싶은데 작품 자체가 그다지 많지가 않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독자를 확 끌어당기는 힘이 부족하달까, 뭔가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이지는 술술 넘어간다. 계란 마을이라니 동네 이름도 웃기고 아동소설이나 코
"[卵町] 특별한 고요함이 깃든 마을, 다마고마치" 내용보기

200페이지를 넘지 않는 분량인데다 엄마랑 딸의 이야기인가 싶어 선택한 책 [다마고마치]. 저자 쿠리타 유키栗田有起는 국내에는 알려지지 않은 작가인 듯싶은데 작품 자체가 그다지 많지가 않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독자를 확 끌어당기는 힘이 부족하달까, 뭔가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이지는 술술 넘어간다. 계란 마을이라니 동네 이름도 웃기고 아동소설이나 코미디소설이려니 생각했더니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오히려 삶과 죽음은 자연의 섭리일 뿐이라는 철학적 명제를 끊임없이 제시하고 있다. 다만 너무 무거워지지 않도록 소소한 일상을 담백하게 그리고 있어서 독자를 슬픔이나 답답함으로 이끌고 가지 않으려 한 흔적이 엿보인다. 지나치게 산뜻해서 감칠맛이 덜하다는 느낌 때문에 별점이 깎이는 스타일이라고 해두자.

 

20대 여성 ‘사나’는 돌아가신 엄마의 소망을 들어드리기 위해 직장을 그만 두고 다마고마치를 찾는다. 엄마는 투병 중 사나에게 뭔가를 전하고자 했지만 결국 ‘시이나’라는 사람을 찾으라는 말만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다마고마치는 매우 조용하고 무척 깔끔하게 정비된 특별한 마을이었다. 모든 것이 숨죽이고 있는 듯 정적이 흐르는 동네의 하늘은 늘 엷은 구름으로 덮여있지만 기묘한 빛이 마을 전체를 비추어 전체적으로 희뿌연 어둠에 감싸여 있는 듯한 느낌이다. 어쩌면 달걀의 내부라는 것은 이런 모습일지도 모른다고 사나는 생각했다. 똑같이 생긴 건물들 사이에는 인공잔디가 깔려 있고 모든 것이 완벽하게 설계되어 만들어진 동네, 이곳 다마고마치는 호스피스 마을이었다. 엄마 ‘사라’는 젊었을 때 이 마을에서 간호사 일을 했다고 한다. 

 

다마고마치에서 사람을 찾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주민의 개인정보는 그 누구도 입 밖에 내지 않는 것이 마을의 원칙이자 지켜야만 하는 조약이기도 했다. 조용히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마을로 들어 온 환자들에게는 나름대로의 사연이 있기 마련이고 제3자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길 원치 않는 그들을 지키기 위한 규칙이었던 것이다. 사나가 답답함을 달랠 수 있는 유일한 휴식처는 숲이었다. 숲 속에서 만난 청년 조각가 에이키, 아내를 잃고 마을에 터전을 잡은 친절한 아저씨 쿠우, 전직 간호사 타마키를 알게 되면서 드디어 시이나라는 사람에게 이르는 물꼬가 트인다. 그리고 알지 못했던 엄마의 새로운 모습을 전해 듣게 된다. 엄마를 잃은 후 처음으로 슬픔을 자각한 사나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처음에는 엄마가 돌아가셨는데 왜 슬프지 않은지, 하나밖에 없는 딸이 왜 그리 엄마에게 데면데면한 것인지, 왜 남은 가족에겐 제대로 설명도 없이 훌쩍 떠나와 전화기까지 꺼두어야 했는지, 도통 납득이 가질 않았다. 흠 잡을 것이라곤 없는 엄마에 대한 콤플렉스 따위는 부모의 마음을 생각하면 한낱 어리광일 뿐이라는 것을, 엄마의 단호한 교육에 대한 서운함은 자립심을 키워주기 위한 것이었음을, 자신이 얼마만큼 사랑을 받아왔는가를 뒤늦게야 깨달은 사나. 그녀의 마음이 내 마음과 겹쳐지는 순간이었다. 초반엔 우울한 소녀였던 사나가 점차 사람들과 어울리며 따뜻한 교류를 통해 사랑스러운 인간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읽는 이에게도 위안을 준다. ‘두통에는 우메보시’라는 민간요법에 따라 양 관자놀이에 우메보시를 붙이고 나타난 사나. 내가 에이키라도 마냥 귀여워보였을 것 같다. 다마고마치에 들어서면서부터 사나의 주위를 줄곧 맴돌던 새 한 마리, 어쩌면 엄마의 영혼이 찾아온 걸지도 모른다. 울엄마도 천의 바람이 되고, 하늘을 나는 새가 되어 나를 지켜봐 주겠다고 했는데...

 

 

y*****p 2022.07.17.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