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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의 친구가 서울에서 지낸 24절기를 글로 기록한 책 도시에서도 봄에 꽃은 피고 여름엔 덥다. 에어컨 고장으로 어느 때보다 더운 여름을 보내는 지금. 독서만한 피서도 없다. 작가의 의도와는 달리 (읽는 건 독자의 권리니까) 서문을 읽자마자 플래그를 붙였다. 고생해서 편집하셨을 텐데, 굳이 작가별로 읽는 엉뚱함이란… 플래그의 색깔만큼이나 다른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표현하는 것에 대한 생각에 배울 점이 많았다. 늘 쌓여있는 감정의 찌꺼기. 말못할 고민. 미래에 대한 불안. 같은 것들을 마음 속에 아무렇게나 잔뜩 쳐박아두고 어찌할 줄 모르고 있었는데, 누구에게 보여주지 않더라도 글로 써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이렇게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달력을 보니 곧 가을의 시작인 입추다. 그 뒤에는 말복이 도사리고 있지만, 그냥저냥 에어컨 없이도 올해는 넘길 수 있을 것 같다. 자신을 지켜내면서 드러내기란 쉽지 않다. 40대의 중반을 향해 가고 있지만, 아직도 사람과의 관계는 어렵고, 저녁마다 침대에 누워 후회의 발길질을 한다. 그렇지만 또 한 해를 꿋꿋하게 살아나갈 것이고, 24절기는 차례차례 다가올 것이다. 어김없이. 지금은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마음'으로 글을 쓰지 않는다. 다만 비가 오는 밤이면, 빗소리를 듣다 생각에 잠긴다. 그럼 문득 쓰고 싶어진다. 빗소리에 만년필의 사각거림이 더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다. P.64 내가 나일 수 있도록 하는 데에는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상대의 결정을 지지하고, 삶의 면면을 공유하고 공감한다. 그래야 혼자가 될 수 있다. P.213 슬프지만 해야 할 일은 빼곡하다. 해야 할 일들을 해치우며 손과 입은 빠르게 움직이는데, 마음은 모래바람이 부는 듯 건조하고 공허하다. P.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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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일 때 같은 직장에서 만난 동료에서 저마다의 길을 걷고 있는 30대 중반에도 여전히 친구인 여자들의 이야기 <도시의 계절>. 퇴사를 외치던 직장인에서 알바하는 프리랜서, 무기력한 대학원생, 가난한 스타트업 대표라는 위치에서 살아가며 진리, 예슬, 태인, 무해는 한 해를 기록해 보기로 합니다.
좋은 날도 나쁜 날도 있는 하루하루를 빼곡히 기록하진 못해도, 글을 쓰고 그림 그리고 사진 찍으며 간헐적 기록자로 살던 그들은 순환하는 계절 속에서 24절기마다 한 편의 글을 쓰기로 한 겁니다. 이른바 절기 프로젝트입니다. 입춘에서 대한으로 이어지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도시에서 살아가는 여자 넷의 이야기. 계절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라 글을 마감하며 그 계절에 스며든 자신의 삶을 들려줍니다.
이들의 글은 느슨합니다. 거대한 여성 서사를 펼치지도 않고 저마다의 힘든 상황을 쓰레기통에 버리듯 내뱉지도 않습니다. 예슬 저자는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마음으로' 글을 쓰는 대신 '쓰는 행위 그 자체'가 자신에게 선물하는 공감을 받으며 씁니다.
<도시의 계절>은 서로에게 기댐과 돌봄을 주고받는 쓰기 행위를 펼치는 저자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글쓰기의 힘을 믿으면서도 쓰기의 가치를 깨닫게 된 에피소드는 저마다 다릅니다. 무해 저자는 지금 먹고살게 해준 사회성과 쓰기 습관을 기르게 해준 어린 시절 엄마와의 일기 에피소드를, 진리 저자는 많은 걸 드러내야 하는 글쓰기를 통해 도망치지 않는 삶을 선택한 에피소드를, 예슬 저자는 매일의 혼란과 무기력한 와중에 만난 글쓰기 에피소드를, 태인 저자는 공허하고 바쁨으로 내몬 삶을 들여다보며 자신을 살리는 글쓰기 에피소드를 보여줍니다.
꼬박꼬박 안정적인 월급이 나오던 삶에서 소득이 반 토막 나면서도 변화를 도모한 이들의 이야기. 여전히 친구라는 이름의 울타리를 가진 여자 넷의 관계를 통해 때때로 얻는 만족감의 소중함과 여성 연대의 배려를 만납니다. 저마다의 길을 걸으며 대면하는 시간은 줄어들었지만 이렇게 서로에게 기댈 수 있다는 사려 깊은 애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하루하루 어떻게 살아가는지 되돌아보기도 힘든 마음이라면 이들처럼 계절의 흐름을 1년 24번 만이라도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이들의 글을 읽으며 느낀 감정은 애쓴다는 거였습니다. 허망하고 부질없음의 뉘앙스가 아니라 마음을 다해 고민하고 노력한다는 의미로 말이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쓸려가버리는 게 아니라 나를 잊지 않고 나아가는 모습을 일깨웁니다. 자신을, 서로를 돌보는 이들의 이야기가 잔잔한 울림을 안겨 줍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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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계절] 김진리 안예슬 엄태인 허무해 지음 낯선 이의 일년을 엿보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나만의 고민, 나만의 상처라고 믿었던 것들이 더 이상 나만 겪는 것는 것들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는 해방된 기분이 든다. 이 책을 읽고 그런 해방감을 간만에 느꼈다. - 내 안의 상처는 열어서 드러내고 여기저기 보여주고 구경시켜줘야 한다. 정말 아프겠다, 나도 비슷한 곳에 상처가 난적이다라는 위로, 공감도 충분히 듣다보면 어느새 상처는 옅어져 있을거다. 여전히 흔적은 남겠지만 더 이상 아프지는 않겠지. 그리고 같은 상처를 만나면 내 흔적을 보여주며 보듬어 주면 된다. - 기꺼이 자신의 삶을 들여다 보게 해준 이들에게 감사하고 또 반복되는 절기 속에 다들 잘 지내시는지 궁금하다. 책 속 문장 32p 낯선 변화들이 아주 이질적으로 느껴지고 나에 대한 책임감과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동시에 찾아왔다. 출근하는 날도 출근하지 않는 날도 두통과 배탈이 자주 났다. 숨이 쉬어지지 않아서 가슴을 치는 날이 잦았다. 어떤 생존본능이 작동한 걸까. 그만두고 도망치는 대신 내가 무척 좋아하는 친구들을 불어 함께 글을 쓰고자 했다. 친구들은 선뜻 그러자고 말해주었다. 글을 쓰면 여기저기 스치고 부닥치며 또 많은 걸 드러내야 한다. 부끄러운 소리를 내고 무방비 상태가 되어버릴 수도, 일부러 마음에 상처를 내는 일이 되어버릴 수 있다. 글을 쓴다는 건 우리의 내밀한 공간을, 약해진 마음들을 드러내는 작업이니까. 다만, 우리의 치유는 이런데에서 오는 거라고, 용기를 내, 이 작업을 나의 고통을 회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어떤 변화라고 말해 볼 수 있다면, 팔에 새겨진 부처의 손과 얼굴을 보고 시작하는 다시, 하루 64p 깊은 공감을 받은 상처는 예전만큼 힘을 쓰지 못한다. 134p 이전에는 많은 사람이 주목하는, 반짝반짝 빛나는 이들을 동경했다. 요즈음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오랫동안 자기 역할을 하며 살아가는 이들이 존경스럽다. 마음속 열정이 떴다가 지는 것을 바라보면서, 남들은 보지 못하는 작은 것에서 보람을 찾고, 주어진 일을 꾸준히 해내는 사람들의 하루하루를 상상해본다. … 매일의 삶을,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담담히 마주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기운을 준다. 이런 장면을 마주칠 때마다 마음을 다잡았다. 무기력을 벗어나기 위해, 자기효능감을 되찾기 위해, 줄어드는 잔고를 채우기 위해 일해야 한다. 그뿐이냐, 반려묘의 밥값도 벌어야 하고, 내년에는 이사도 예정되어 있다. 돈을 더 모아야 한다. 일해야 할 이유는 무수히 많다. 일하자. 계속하다 보면 이전에 보지 못한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을거야. 199p 다행스럽게도 우리에게는 시작할 수 있는 때가 많다는 걸 알게 된게 내게는 가장 큰 수확이다. … 이런 의미들을 되새기면서 나는 '순환'이라는 말을 좋아하게 되었다. 시작하고 거두는 일 그리고 변화에 맞게 채비를 하는 시기가 1년 내내 반복되는 거, 그게 난 퍽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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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계절 <함께살아있고 싶어서쓰는삼십대여자들의이야기> 도시의계절책은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로나누어져있다 특별한이유없이 그렇게정했다고한다 나도같은삼십대를살아가고있는여자로써 책을읽으며 여러가지글이 마음에남는다 예슬의소서 여름더위의시작에 네가만든콩국수가말해주는것 파트부분에 오랜기간연애하며 함께살게된후의 이야기들이 부부로산지 8년차가되는 내가느끼고생각하고있던부분이 많아서 공감이갔다 우리가서로에대해모르는게많았을때 그와내가무척닮았다고생각했다 성장과정이나가정사.일경험과추구하는가치까지 나와닮은사람을만났음에 감사했다 몇년이 지나는동안 그감사함은 흔적도없이 사라졌다.그와내가닮았다는생각은큰착각이었다.우리가얼마나 다른사람인지 나는그와내가서로에게 완벽한타인임을 받아들여야했다. 매년.매일.매순간.우리가 다르다는것을깨닫는다. 이부분이 너무인상적이였다 30대여자친구네명의에세이 를보며 나의30대는 어떤글을쓸수있을까? 생각에잠겨보게되었다. 지금30대중반을 넘은나이지만 항상나는 아직20대초반에머물러있는느낌.내가어렸을적생각한30대의 나의모습은 아이들을사랑으로보듬어주며키우고 어느하나놓치지않고멋진워킹맘이되어있을것이란상상을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녹치않다.내가할수있는일은한계가있고 아이들이 아프면 일은또쉬어야되는상황이니 시작조차엄두내지못하는모습이라니. 가끔나의모습이초라하게느껴질때도있지만 커가는아이들을보며 그래도 나에게 30대는 아이들의웃음과 함께하는즐거움이 남아있지않을까? 아프지않고하루하루살아가는지금이 행복함이아닐까 생각해보게된다 몇년이지난후내모습이어떻게달라져있을지모르겠지만 후회없는30대였다라고 말해보고싶다. 어느더운여름 30대의 나만의 도시의계절에서말이다. #도시의계절#허스토리#김진리#안예슬#엄태인#허무해#삼십대여자이야기#에세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