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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배새매의 계절에서 만난 내 유년의 추억
"붉은배새매의 계절에서 만난 내 유년의 추억" 내용보기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누구든지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여야 한다." 성장 소설의 경전으로 불리우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의 서문에선 알에서 깨어난 새를 그린다. 성장과 아픔은 본질적으로는 이질적인 단어지만, 헤르만 헤세 덕에 이 둘의 합성어인 "성장통"이나 "아픈만큼 성숙해지고" 등은 매우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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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누구든지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여야 한다."
성장 소설의 경전으로 불리우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의 서문에선 알에서 깨어난 새를 그린다.

성장과 아픔은 본질적으로는 이질적인 단어지만, 헤르만 헤세 덕에 이 둘의 합성어인 "성장통"이나 "아픈만큼 성숙해지고" 등은 매우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본래 이러한 이형적 표현(dimorphous expression)의 시작은 생물학이었다. 암끝검은표범나비나 딱새처럼 같은 종인데 암컷과 수컷의 생김새가 다른 생물을 일컬을 때 생겨난 단어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로 유명한 이형기 시인의 <낙화>에서도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이라는 이형적 표현이 백미다. 어떻게 이별이 축복일 수 있겠는가?

서론이 길었다. 나는 김옥성 작가의 <붉은배새매의 계절>이 헤세의 <데미안>에서 싱클레어의 성장통을 80년대 초반 우리나라 순천에서 그려낸 글처럼 느껴졌다.
싱클레어에겐 데미안이 있었지만, 어린 옥성에겐 자연이 그 역할을 대신한 것 같다.
작가가 의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자전적 경험을 소설화하면서 새를 소재로 선택한 것은 "성장"이라는 주제와 "이형적 표현"의 서술 방식 모두에서 탁월했다고 생각한다.
책에는 부모, 형, 누나, 월남 용사, 학교 선생님, 수진이에 이르기까지 "기대"와 "실망"의 이형적 경험이 교차하지만, 이를 겪으며 한 단계 성장하는 소년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김옥성 작가는 자신만의 경험을 누구나 경험할 법한 이야기로 서술하는 힘을 가진 작가인 듯하다.
다친 어린 매를 키워 본 경험은 매우 특별하지만, 이 경험으로 만든 이야기는 결코 생경하지 않다.
"학교 앞 병아리"처럼 우리 인생에 한번쯤 겪었을 어린 동물을 키우고 또 헤어진 경험이 작가의 필력에 속아(?) 나의 얘기처럼 느껴졌고, 소설 속 장면에서 내 유년 시절의 기억이 떠오른 것은 우리 모두 이 소설의 어느 한 장면을 각자의 방식으로 지나온 때문은 아닐까?

붉은배새매의 계절이 끝나지 않기를 바랐지만, 이 계절은 끝이 났다.
하지만, 그 계절 속에 새겨진 김옥성 작가와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의 이야기는 계속되길 바란다.

YES마니아 : 로얄 m***7 2023.08.06.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