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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다 지기전에 《꽃들은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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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바디우라는 철학자가 있어요. 그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해요. 사랑은 둘의 경험이라고요.   《꽃들은 어디로 갔나》의 저자는 이런 말을 해요. 사랑이란 타인 속에서 내가 죽는 것이다. 라고요. 전 사랑을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한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라고요. 이렇게 사랑이 저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둘의 경험에서 파생된 깨달음에서 사랑이 오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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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바디우라는 철학자가 있어요. 그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해요.

사랑은 둘의 경험이라고요.  

《꽃들은 어디로 갔나》의 저자는 이런 말을 해요.

사랑이란 타인 속에서 내가 죽는 것이다. 라고요.

전 사랑을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한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라고요.

이렇게 사랑이 저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둘의 경험에서 파생된 깨달음에서 사랑이 오기 때문이죠. 그러고보면 알랭 바디우가 말한 '사랑은 둘의 경험'이라는 말은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철학자 강신주는 <강신주의 다상담 1> 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타인을 알아서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사랑에 빠지면서 타인을 알아가게 되는 것이 '사랑의 비밀'이라고요.

 

 소설가 김동리의 세 번째 부인의 자전적 소설인 끛들은 어디로 갔나에는 이 사랑의 비밀이 담겨 있습니다. 쉽게 만나고 헤어지는 현대식 사랑법과는 다른 느린 걸음의 사랑을 주인공 '호순'을 통해 보게 됩니다. 김동리 선생님의 개인사를 아는 사람들은 누구나 유추해 볼 수 있는 실제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화자인 '호순'역시도 작가 본인이 투영되어 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요. 그래서인지 사랑이라는 '둘의 경험'이 매우 익숙하고 친숙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있을 법한 달달함이나, 풋풋함, 가슴떨림 같은 두근거림은 없습니다. 애초부터 둘의 사랑은 숙명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호순의 사랑은 그야말로 알아서 사랑했던 것이 아니라, 번쩍하는 운명의 장난으로 사랑에 빠졌고 그제서야 남편을 알아가는 사랑에 빠진 것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여자에게는 지고지순한 사랑이었지만 남편에게는 이미 첫 번째도 아닌 두 번째 부인과의 외도가 있었습니다. 사업기질도 있었고 소설가이기도 한 두 번째 부인이 있었음에도 사랑에 빠진 30년 차이의 제자와의 사랑. 두 번째 부인은 암투병 중에도 '아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인내합니다.  그런 두번째 부인이 사망한 후, 연인이었던 호순이 아내의 옷을 입습니다. 30년이라는 나이차를 뛰어넘을 정도로 사랑했던 남편은 이 아내의 옷을 입는 순간 , 본 모습을 드러냅니다.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남편은 온데간데 없고 쭈글망탱이에 마이다스 증후군을 가진 욕심 많고 인색한 노인의 모습을 한 남편을 보게 됩니다.

 

그녀에겐 라는 사람 자체가 보물이었으므로, 그 이상의 것을 탐낼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그런 가 마치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지금 그녀 앞엔 마이다스 증후를 가진 욕심 많고 인색한 한 노인이 있을 뿐이었다.‘

 아내로서 살아간다는 것, 한 남자를 사랑한 여자로서 그녀가 바라보는 삶의 형체는 서서히 두려움의 존재로 변질되고,   사랑의 흔적이라고는 전처가 좋아한다던 고양이 한 마리와 잡다한 수집욕에 몸을 맡겨버린 늙은 남편이 결혼생활이 알려주는 현주소임을 절감할 수록 고독과 외로움이 그녀를 침잠해 갑니다. 그런 젊은 아내를 보던 남편은 폭력과 집착에 물들어갑니다.  

 

삶이 참 두렵구나.’

그것은 막연한 두려움이 아니라, 명치를 겨누고 있는 깔끝처럼 단호하고 용서 없는 어떤 것이 자기 삶으로부터 불쑥 모습을 드러낸, 그런 것이었다. 돌이킬 수도, 피할 수도, 그렇다고 앞으로 나가기도 쉽지 않은, 오직 치러내는 길 밖에 없는 상황과 마주하고 있는 두려운 깨달음.

 

   

사랑이 주는 이상과 결혼이라는 현실에서 느껴지는 괴리감을 예민한 감성으로 직시하고 있는 문장들은 주옥같이 아름답습니다. 사랑은 너무 빠르게 오고 타인에 대한 이해는 너무 더디고 느리게 오기에 우리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타인에게 너무 많은 희생을 요구하곤 하지요. 세 번째 부인의 지난한 세월을 관통하는 운명같은 사랑이야기를 엿보며 가끔씩 멍해지곤 했습니다. 사랑이 둘 만의 경험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할때 그 삶을 관통하는 '타는 사랑의 이야기'는 희붐한 새벽의 여명처럼 고독하고 여린 빛을 띱니다.  삶은 화무십일홍이요, 인생은 권불십년이라 했습니다. 이 아름다운 꽃들이 다 지기전에 사랑의 비밀을 되새김 해보며 나의 사랑을 알아가야겠습니다.  그녀의 사랑에 비해서는 제 사랑이 너무도 작은 이유입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k********2 2014.04.09.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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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은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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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고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꽃들은 어디로 갔나'의 저자 서영은 작가님도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지나 온 인생을 풀어내고 있는데 내용이 한 편의 드라마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25년을 차가운 이불 속을 혼자 지키며 살아 온 여인 호순... 그녀는 어머니의 소원대로 드디어 결혼식을 올린다. 그것도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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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고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꽃들은 어디로 갔나'의 저자 서영은 작가님도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지나 온 인생을 풀어내고 있는데 내용이 한 편의 드라마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25년을 차가운 이불 속을 혼자 지키며 살아 온 여인 호순... 그녀는 어머니의 소원대로 드디어 결혼식을 올린다. 그것도 아주 약소하게... 허나 이미 첫 번째 부인에게서 얻은 장성한 자식이 다섯 명이나 있고 사회적으로 이름이 알려졌기에 두 번째 아내가 죽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호순과의 결혼식은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지 못하고 사실이 된다. 나중에 세간에 알려지기 그 유명세는 어떠했을지.... 실제로 존재한 일이기에 호순의 마음을 짐작만 할 뿐이다.

 

삼십 살이나 나이 많은 남자의 숨겨진 애인으로 삶을 시작한 호순... 다른 남자와 다르다는 생각에 그에게 몸을 허락하고 마음도 허락한 여자...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기도 했다. 세상의 눈을 통해 보았을 때 젊디젊은 20대의 생기발랄하고 유능한 저자가 아무리 중후한 매력이 풍기는 남자에게 매력을 느껴도 그렇지 이미 부인을 두 명씩이나 보았던 남자에게 마음이 갔을지... 내 상식으로는 짐작이 되지 않지만 사람 마음이란 게 생각처럼 되지 않고 사랑이란 것도 마음먹은 것처럼 되지 않기에 그녀의 마음에 들어 선 사랑은 그녀를 평생 힘들게 했다는 생각이 든다.

 

호순이 생활하던 곳에서 벗어나 남편과 전처가 살던 집으로 들어간 그녀는 자신이 겉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수시로 옛집을 찾게 되지만 이마저도 늙은 남편은 싫어 전세를 주고 만다. 온전히 남편 한 사람만을 보고 숨어 산 긴 세월의 보상과는 전혀 다른 생활을 이어가는 호순의 모습이 애처롭고 안타깝게 느껴진 것은 같은 여자이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솔직히 김동리님에 대한 이미지는 이 책을 통해서 그리 좋지 않게 되었다. 호순이 단 한 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 했던 일에 폭력을 휘두르며 살의까지 보인 분... 허나 호순이 오히려 그로인해 벗어날 수 없다는 안도감을 느꼈다고 한다. 여기에 금전적으로 인색하고 자신의 아끼는 물건을 따로 관리하는 여성을 두었을 정도로 물건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이기까지 하는 그에게 같이 늙어간다는 안쓰러움이 느껴지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나 같으면 힘들어 싫고 무서웠을 텐데.... 사람마다 이토록 차이가 있는 것인지...

 

'꽃들은 어디로 갔나'는 사랑에 대해 풀어 놓는 이야기다. 사랑에는 여러 빛깔이 존재한다. 김동리님과 저자 서영은 님과의 사랑은 무슨 색깔일지... 사랑의 깊이를 가늠하기 어렵기에 색깔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한 사람만을 바라보고 그와 자신의 사랑에 의지해서 선택한 인생이 힘들지만 묵묵히 걸어 온 길의 무게가 이 책을 통해 느껴진다. 다소 격정적이고 감정적일 수 있는 이야기지만 차분하고 단정한 말로 여전히 남편에 대한 지치지 않는 애정을 느끼게 한다. 



q******5 2014.03.05.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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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생활이 구도의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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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그대」의 작가로 기억한다. 1983년에 이상 문학상을 받은 작품으로 빼어난 작가의식에 감탄하며 읽었다. 서영은을 떠올리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소설이다. 그런데 그 뒤로 그것을 능가하는 작품을 읽지 못했다. 아니, 서영은 소설 자체를 읽지 않았다. 김동리와 사제지간이었다가 연인이었다가 급기야는 부부 관계가 된 것에 대해 실망하고 안타까워했던 것이다. 김동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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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그대」의 작가로 기억한다. 1983년에 이상 문학상을 받은 작품으로 빼어난 작가의식에 감탄하며 읽었다. 서영은을 떠올리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소설이다. 그런데 그 뒤로 그것을 능가하는 작품을 읽지 못했다. 아니, 서영은 소설 자체를 읽지 않았다. 김동리와 사제지간이었다가 연인이었다가 급기야는 부부 관계가 된 것에 대해 실망하고 안타까워했던 것이다.


김동리를 순수문학의 투사로 기억한다. 토속적인 소재로 운명론적 인생관을 다룬 「무녀도」「바위」「황토기」 같은 작품으로 이름을 알았지만 문단의 좌우익 투쟁에서 좌익을 소탕하는 데 앞장섰던 것. 군사정권의 옹호에 힘입어 마침내 승리한 그는 돈과 권력을 한손에 거머쥐고 한 시대를 호령한다. 서영은과의 관계도 그런 배경이 아니었다면 과연 가능했을까 싶다. 서영은을 좋아했으나 김동리와의 관계에 대해 실망하고 안타까워했던 까닭이다.


김동리를 모델로 한 박 선생은 인색하기 그지없는 사람이다. 사정이야 있다. 그는 늘 배가 고파 울어대는 아기, 배가 고파서 아버지가 마시다 둔 약주 대접에 남은 술지게미를 먹고 취해서 비틀거리는 아이, 국수를 한 그릇 더 받아 책상 서랍 속에 감춰두려고 밥 짓는 형수의 마음을 일부러 불편하게 한 소년이었다. 어렸을 때의 결핍이 두고두고 그를 사로잡은 것이다. 게다가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보다는 ‘내 것’에 집착한 사람이다. 생리적으로 ‘나’ 또는 ‘내 것’을 우선시하는 것을 타고났다. 그렇다 보니 젊은 연인이 헤어져보려고 며칠 동안 여행을 하고 왔다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주먹을 날린다. 주먹 안에 살의를 가득 담고서. 죽여서라도 젊은 연인을 데리고 있겠다는 살의다. 철저히 자기 본위로 살아 노인이 되었을 때는 성공한 자식들과, 재산과, 사랑을 다 이룬, 모든 것을 가진 자가 된다. 그러나, 그렇기에, 자기의 성취를 잃지 않으려고 전전긍긍하는 인색한 노인이다.


작가를 모델로 한 강호순은 구도자라고 할 수 있다. 여학생일 때는 책 속의 인물들에게 투사해 왔고, 책 속의 주인공들은 그녀 속에 투사되었다. 그녀는 기이하고 극단적인 것에 유별난 호기심을 느꼈고, 목숨을 걸어야 하는 모험을 통해 자기 안의 힘을 시험해 보고자 하는 뜨거운 열망을 막연하게 품고 있었다. 절대적인 힘을 갖고 있는 듯한 박 선생은 그녀의 열망의 표상이 되기에 충분히 힘든 존재였다. 세인들로부터 돌팔매를 당하더라도 쟁취해야만 얻어지는 사랑. 그러나 막상 박 선생 옆자리가 비어 그의 집에 들어갔을 때 사랑은 가뭇없이 사라졌다는 것을 느낀다. 거기에는 어쩔 수 없이 끝까지 그와 함께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 있을 따름이다. 운명을 받아들이고 마침내 자신을 제물로 삼아 구도의 길을 걷는 길이 있을 뿐이다.


우리 앞에, 다른 세상으로부터 마중을 나오는 듯 하얗고 먼 길이 복도 끝에 닿아 있군요. 당신이 휠체어에서 일어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나를 한번 돌아다보며 손을 흔들고 나서, 복도 저 끝, 빛이 가득한 그 길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는군요.

나는 내 몸의 살, 피, 한숨, 눈물, 고통, 그 어느 것도 아낌없이, 두려움 없이 당신을 위한 산 제물(祭物)로 바치며 좀 더 이곳에 남아 수고하고 있을게요. 내 제사로 인해 당신이 나를 모르게 된다 하더라도 괜찮아요. 그리고 나를 알았던 모든 지인들을 위해서도 내 삶이 제물로 바쳐져도, 괜찮아요, 괜찮아요. 우리 모두 빛의 나라에서 다시 태어날 수만 있다면……. (285쪽)

YES마니아 : 골드 g*******g 2014.11.0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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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은 어디로 갔나]운명적 사랑일까
"[꽃들은 어디로 갔나]운명적 사랑일까" 내용보기
사랑에는 국경도 없고 나이차도 없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종종 방송에서 많은 나이차를 둔 남녀를 보면 우리의 편견 때문인지 순수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가끔은 아빠나 엄마 정도의 나이차가 있는 상대를 보면서 사랑의 감정을 느낄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그 감정은 사랑과는 다른 느낌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많이 부족한 사람이라 그런지 아직도 내게는 풀리지 않는 문제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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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는 국경도 없고 나이차도 없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종종 방송에서 많은 나이차를 둔 남녀를 보면 우리의 편견 때문인지 순수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가끔은 아빠나 엄마 정도의 나이차가 있는 상대를 보면서 사랑의 감정을 느낄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그 감정은 사랑과는 다른 느낌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많이 부족한 사람이라 그런지 아직도 내게는 풀리지 않는 문제같은 느낌이다. 

 

 

<꽃들은 어디로 갔나>는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다. 김동리 작가와 서영은 작가의 관계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이다. 3년여 라는 짧은 시간동안의 결혼 생활을 한 두 사람이다. 오래전 자신의 이야기를 작가는 주인공 호순이를 통해 담담하게 우리들에게 전하고 있다. 

 

세인들로부터 돌팔매를 당하더라도 쟁취해야만 얻어지는 사랑, 사랑이 결혼이 되는 그런 사랑이 아니라, 사랑이 운명이 되는 그런 사랑. 그를 만남으로써, 그녀는 바야흐로 자기의 무의식이 바라던 바가 생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혹독하게 치르면서 알 게 될 것이다. - 본문 153쪽

 

호순은 박선생의 세 번째 아내가 된다. 첫 번째 아내는 아들 다섯을 낳았다. 첫번째 아내가 이혼을 해주지 않아 두 번째 아내는 십여 년이 넘도록 동거 생활을 했다. 자식을 낳을수 없었기에 전처의 아이들까지 키우며 마음 고생을 했다. 이런 두번째 부인마저 암으로 세상을 떠나 이제는 호순이 박선생의 아내의 자리에 있게 된다.

 

한 세대 정도의 나이차가 나는 사람. 자신의 엄마보다 네살 어린 사람이 호순이 사랑하는 사람이다. 우리들이 생각하는 통속적인 사랑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들이 말하는 막장 드라마에서나 볼수 있는 사랑을 만날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인 이유때문은 아닐까라고 생각할수 있지만 그런 부분에서 전혀 바라는 것이 없는 사람이다. 호순은 이 집에 들어오며 자신이 살던 집의 전세돈을 자신이 갖는 것이 아니라 박선생에게 준다. 아무것도 가지려하지 않고있다.

 

많은 것을 가진 박선생이지만 참으로 인색한 사람이다. 호순이 그 인색함을 버텨내는 것도 참 용하다는 생각이 든다. 박선생이라는 인물은 우리들이 보기에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책을 읽으면서 호순이 그의 어떤 점 때문에 자신의 찬란한 청춘을 바쳤는지 의아할 정도였다. 

 

"나는 다 가진 사람이오. 첫째 아내는 자식을 줬고, 둘째 아내는 재산을 줬고, 셋째 아내는 사랑을 줬어요." - 본문 232쪽

 

일반적인 결혼 생활을 하는 것도 아니다. 집에서조차 그림자처럼 살아야한다. 박선생의 자식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처음에는 누군가 집에 찾아와도 자신의 공간에서 없는 사람처럼 지내야만 했다. 박선생은 자신의 모든 것을 스스로 하는 사람이다. 물론 아내의 역할이 남편을 시중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일을 하며 서로 한마디라도 나눌수 있는 기회조차 가질수 없는 것이다. 이런 사소한 것을 보더라도 행복한 결혼 생활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

 

 

가끔 책 중간중간에서는 무성 영화를 보는듯 했다. 말소리는 들리지 않고 장면들만 흐르고 있다. 우리들은 그것을 읽어내야만 한다.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대화들을 나누고 있을지 상상하게 된다.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정말 담담하게 들려주고 있다. 우리들은 그 이야기를 들으며 사랑이라는 것은 정말 답이 없고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는 것을 안다. 옳고 그른지에 대한 답을 가질수 없는 것이다. 사랑에 정답이 있을수 있을까. 우리들이 말하는 운명적 사랑이라는 것이 이런 것일까.

n******e 2014.03.09.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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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라 불릴 수밖에 없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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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밖에서 찾아오는 길과 안에서 찾아나가는 두 길이 있다. 안에서 찾아나가는 사람은 절대로, 밖에서 찾아오는 길을 걸어나갈 수 없는 것이다.’ 205쪽    사랑이라는 테두리 안에 담긴 수많은 사랑은 저마다 간절하고 아름답다. 설령 그것이 누군가의 눈물로 피어난 꽃이라 해도 그렇다. 사랑은, 그런 것이다. 그러나 그런 사랑도 깨지고 무너진다. 그러므로 사랑을 간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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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은 밖에서 찾아오는 길과 안에서 찾아나가는 두 길이 있다. 안에서 찾아나가는 사람은 절대로, 밖에서 찾아오는 길을 걸어나갈 수 없는 것이다.’ 205쪽

 

 사랑이라는 테두리 안에 담긴 수많은 사랑은 저마다 간절하고 아름답다. 설령 그것이 누군가의 눈물로 피어난 꽃이라 해도 그렇다. 사랑은, 그런 것이다. 그러나 그런 사랑도 깨지고 무너진다. 그러므로 사랑을 간직하고 지킨다는 것은 그만큼 어렵고 힘든 일이다. 그러니 한 평생 한 사람 만을 바라보고 사랑한 이의 생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우리에게 김동리의 세 번째 아내로 알려진 서영은 작가의 자전적 소설 <꽃들은 어디로 갔나>는 그런 이유로 더욱 아프게 다가온다.

 

 소설은 주인공 강호순이 오랜 연인인 박 선생의 아내가 죽자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스승이자 연인의 아내로 살아도 된다는 허락을 받은 것이지만 호순은 기뻐하지 않았다. 박 선생과 호순의 관계는 여전히 드러낼 수 없는 것이었다. 전처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은 거대한 집에서 부부이면서 부부가 아닌 채로 살아가는 삶은 뜨거운 감자를 입에 문 것과 같았다. 자신을 뜨겁게 사랑하고 강하게 보호하던 남자가, 몇 겹의 문과 자물쇠로 자신의 것을 세상한테 빼앗길까 두려워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힘겨운 것이었다.

 

 온전히 호순을 속박하려는 박 선생과 자신만의 공간을 갖고 소박한 삶을 꿈꾸는 호순은 때로 충돌하고 부딪힌다. 하지만 언제나 승자는 박 선생이었다. 자신의 전부를 걸고 사랑한 남자였기 때문일까. 그런 완고한 노인의 모습을 호순은 때로 안타깝게 때로 가엽게 여긴다. 함께 하기 위해 긴 시간을 아파했지만 정작 같은 공간에서는 남편과 아내가 아니라 노인과 그녀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서영은은 호순과 박 선생의 일상을 아주 세밀하게 묘사한다. 하루를 시작하는 장면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집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빼놓지 않고 전부 다 나열하듯 말이다. 마치 단 하나라도 놓치면 안 될 아주 소중한 시간이라는 걸 강조하듯 그려낸다. 어쩌면 지난 삶에 대한 회한일지도 모른다.

 

 ‘저 먼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자기에게서 비롯된 모든 생각과 말과 행동들이 실핏줄처럼 다시 자기에게로 귀결되는 그 인과(因果)의 가차 없는 꼭짓점이 바로 자신의 가슴 한복판에 있었다니!’ 113쪽

 

 여전히 가족이 아닌 아버지의 여자로, 타인처럼 대하는 남편의 자식들과 친척들, 세상의 시선을 호순은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박 선생의 연인이 아닌 아내로 산다는 건 그 모든 걸 감내해야 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말이다. 모든 것을 자신의 기준에 정해진 대로 살았던 남편을, 자신과의 관계를 알면서 인정했던 전처의 진심을 헤아리게 된 것이다. 서로의 곁에 머물러 사랑한 시간보다 기다린 시간이 몇 배나 많았을 사랑이다. 한데,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삶이라는 게, 사랑이라는 게, 결국엔 그런 마음으로 이어질 수 있단 말인가? 

 

 ‘같은 사람을 두고 서로가 다른 인연의 매듭을 엮었다 풀고 가는 인생 밭에서 그녀는 자신이 어디만큼 왔는지, 도무지 알 도리가 없다. 인연이란 먼저 난 자가 나중 난 자에게 주는 미션이다.’ 227쪽

 

 운명이라 불릴 수밖에 없는 사랑이다. 하지만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려 풀어낸 자신의 이야기지만 시종일관 담담하다. 치열하게 사랑했던 순간, 불꽃처럼 타올랐던 감정들도 아주 차분하게 들려준다. 하여, 어느 순간 폭발할 듯한 감정을 누르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더 가슴이 뜨겁고 아리다.



r*********s 2014.02.2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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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이름으로 선택한 세 번째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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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이름으로 선택한 세 번째 부인 작가와 작품, 어떤 구석이든 닮게 마련이다. 사회적 존재로 살아가는 작가는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의 산물을 고스란히 내재하고 있다. 발표하는 작품 속에 그 내재해 있는 시대의 산물이 드러나게 되며 시대의 산물은 꼭 사회적 가치만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로지 작가 자신의 경험인 사유의 과정에서 축적된 결과물의 표현일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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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이름으로 선택한 세 번째 부인

작가와 작품, 어떤 구석이든 닮게 마련이다. 사회적 존재로 살아가는 작가는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의 산물을 고스란히 내재하고 있다. 발표하는 작품 속에 그 내재해 있는 시대의 산물이 드러나게 되며 시대의 산물은 꼭 사회적 가치만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로지 작가 자신의 경험인 사유의 과정에서 축적된 결과물의 표현일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에 의해 만들어지는 인물들의 이면 속에 그렇게 녹아 있는 것이 작가의 삶이 아닐까 싶다.

 

한 작가가 작품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했는지 와는 별개로 발표된 작품은 스스로의 생명력을 가진다. 하여, 독자들의 해석에 의해 작가의 의도와는 전혀 상반된 결론이 도출될 수도 있다. 어쩌면 문학작품이 오랜 세월동안 살아남았고 여전히 그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는 이유가 이것인지도 모른다.

 

한때, 부적절한 사랑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던 서영은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배경으로 무던했던 세월 속에서 건져 올린 삶의 지혜를 풀어가는 것이 작가에게는 숙명처럼 여겨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서영은의꽃들은 어디로 갔나는 그래서 오히려 덤덤하다. 세 번 결혼한 남자의 세 번째 부인으로 그 사랑을 지키고자 했던 한 여성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 싶어 가슴을 짓누르는 무게감이 만만치 않다.

 

이야기는 한 남자와 여자들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것도 사회적 관계인 결혼이라는 범주 안에 묶여 살아야 하는 남자와 여자 이야기가 중심이다. 그런 사회적 관계를 풀어가는 작가의 시각은 자신의 삶이기도 했던 세 번째 부인에게 집중되어 있다. 자신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처지에서 살았던 두 번째 부인의 배려(?) 속에서 비교적 평탄한 밀월관계를 유지하다 그 두 번째 부인의 사망과 함께 이상한(?) 결혼식을 올린 후 세 번째 부인의 삶이 곧 남자와의 현실에서 부딪치는 일상을 그려가고 있다.

 

두 번째 부인의 흔적이 곳곳에 스며있는 남자의 집에 들어간다는 것은 그녀가 겪어야할 현실이 녹녹치 않음을 알았을 것이다. 그 결정이 자신의 의지 보다는 이중삼중의 안전장치를 하고도 방법센서까지 동원해서라도 지키고자하는 남편의 공간에서 남편의 배려로 이뤄진 결과이기에 여자의 일상은 자유로운 생활과는 다른 길이라는 것이 분명하다. 자물쇠로 갇힌 공간이 남편의 집은 자신이 운명처럼 따랐던 남자의 집이다. 겹치는 방의 숫자나 잠긴 자물쇠의 숫자만큼 자신을 안으로 가두고 있던 남편과의 일상을 함께한다는 것, 어쩌면 어쩌다 찾아주면 그저 반갑고 행복했던 지난 세월의 자유로움은 반납해야 하는 것이기에 중년을 넘어선 나이에 함께하는 일상에 사랑으로 이름 부를 무엇이 남아 있을까 싶다.

 

사랑이란 타인 속에서 내가 죽는 것이다남자가 한 여자를 붙잡아 두기위한 강압에서 출발한 말이다. 그 말에 순응한다는 것은 그 여자 역시 이 강압에 자발적으로 동의한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기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각자가 상대방에게서 얻고자하는 자기만족의 감정을 사랑으로 부르는 것은 아닐까? 삶을 관조할 수 있는 나이에 들어선 작가 스스로 삶에서 건져 올린 결과물을 어떻게든 정리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당신을 사랑합니다. 이 말이 마지막임을 맹세합니다라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시대가 변해 사랑의 모습 또한 변했다고 하지만 사랑이라는 보편적 모습에서 벗어난 자신의 사랑을 단속하며 지켜가고자 하는 의지로 읽힌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수많은 불합리한 사회적 편견에도 불구하고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에서 싹트고 자라나는 감정의 가치를 부정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독립된 인격체인 남자와 여자 사이에 벌어지는 숭고하고 아름다운 감정이 사랑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훨씬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



m*****8 2014.03.1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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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은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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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은 작가는 김동리와의 3년간의 짧은결혼생활을 경험으로 자전적인 소설이라고 했다. 작가의 실제 삶이 였다는것에 왠지 소설속 그녀에 대한 이야기가 조심스러워 진다. 주인공 호순은 20대 중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 그사람은 자신보다 30년이다 더 많고 유부남이였다. 결혼식도 제대로 못올리고 남자의 자식들에게도 떳떳하지 못했던 결혼식. 결혼후에도 전부인에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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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은 작가는 김동리와의 3년간의 짧은결혼생활을 경험으로 자전적인 소설이라고 했다.

작가의 실제 삶이 였다는것에 왠지 소설속 그녀에 대한 이야기가 조심스러워 진다.

주인공 호순은 20대 중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 그사람은 자신보다 30년이다 더 많고 유부남이였다.

결혼식도 제대로 못올리고 남자의 자식들에게도 떳떳하지 못했던 결혼식.

결혼후에도 전부인에대한 생각들과 남편이 아닌 노인과의 결혼생활..

결핍감이 있는 건조한 삶을 살아간다.

추워서 보일러를 틀려고 해도 옷을 껴입으라고 하고 남편은 자신만의 방을 삼중잠금으로 철저히

벽을 둔다. 읽다가 스크루지 노인이 따로 없다고 생각하고 그녀가 왜 남편과 함께 결혼이라는 생활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답답한 마음에 일주일간 외출한후 돌아왔는데 남편은 매질을 했다.

그런후 그녀는 어떤 분노도 느끼지 못하고 서로 원망하는 애증이라도 있어야 분노를 느낄수 있는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녀의 생활은 상실감과 결핍감 그 자체였다.

 

 

 

그리고 꿈을 꿧다.

그녀는 풍랑을 만나 실종된 남편을 찾아 나섰다고 했다.

거친 물속으로 잠수 또 잠수하면서 그녀는 그의 흔적을 찾으려 애썼다.

물속 깊은 곳인데도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 만져졌다. 손에 받아보니 감꽃처럼 희었다.

그녀는 그를 잦으면 그 눈물 꽃으로 만든 화환을 그의 목에 걸어줄 거라고 했다.

27

 

처음부터 슬픈예감에 사로잡혀있었다.

 

 

사랑은 목숨 같은 거야.

목숨을 지키려면 의지를 가져야해. 그 사람에게 고통을 준다고 생각하지 말고, 니 목숨을 지킨다고 생각해라.

68

 

 

바보야,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인생이 지나가고 있다는 거야

217

 

그녀는 자기 자신에게 라디오를 듣다 다독인다.

하지만 순간이 지나도 남편과의 감정은 변함이 없었다.

 

 

나는 다 가진 사람이오.

첫째 아내는 자식을 줬고,

둘째아내는 재산을 줬고,

셋째 아내는 사랑을 줬어요.

232

 

나는 이해하기 힘든 사랑인것 같다.

첫째부인이 죽고 세번째 결혼을 한 그녀는 모든 사회적 시선과 집안의 시선이 자신에게

곧 짐이 되고 그 무게가 견딜수 없었을텐데.. 그런 삶을 살았다는것이 놀라울 뿐이다.

 

 

아내는, 남편이 살고 있는 세우러과 자신이 살고 있는 세월 사이에

고개 하나가 가로놓여 잇는 것이 슬프고 쓸쓸했다.

264

 

 

사랑은 진즉 당신과의 결혼 생활에서 이미 메말라버린걸요.

우리는 지순한 사랑으로 부부연을 다하기에는 너무 업이 큰 관계였던가 봐요.

282

 

 

짧은 결혼생활이였지만 소설속 그녀의 감정을 쫒아가 보면 너무 무겁고

이런 사랑도 있나 싶었다.

 

작가 자신도 40년이 지나서야 자신이 힘들었던때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써내려갈수 있었다고 했다.

누구나 그때는 견딜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해도 그 고통을 이야기할수 있다면..

그만큼 회복되어 가는 과정의 시간이 흐른뒤 였다는 것이다.

 

 

 내가 아는 지인중에는 시어머니의 혹독한 시집살이를 견디고 결국 시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어떻게 견뎠을까.. 라는 의문도 들었다. 그때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말할수 있는것도

아마 그와 같은 이유에서일 것이다.

 

처음에는 그녀가 너무 답답하고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녀가 축복받지 못한 결혼을 하고 그녀가 갖는 감정들을 따라가다 보면 왠지 모르게

운명의 사랑이야기도 아닌 혼자 견뎌낸 책임의 무게였던것 같다.

 

소설속 그녀의 감정이 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담담하게 소설을 그려낸것 자체가 대단해보인다.

c***i 2014.03.1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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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은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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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은 어디로 갔나.’는 작가의 삶을 주인공의 이야기로 재탄생 시킨 그녀 인생 절반의 기록을 닮은 서사시이다. 여류작가의 작품답게 서정적인 표현들과 연륜 있는 무게감으로 감정을 최대한  절제한 간결한 문채는 책의 속도를 더해주지만 작가의 인생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면  그 깊이가 녹녹치 않았다.   한국문단의 거목인 한 작가의 그림자 속에서 그의 오랜 연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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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은 어디로 갔나.’는 작가의 삶을 주인공의 이야기로 재탄생 시킨 그녀 인생 절반의 기록을

닮은 서사시이다. 여류작가의 작품답게 서정적인 표현들과 연륜 있는 무게감으로 감정을 최대한

 절제한 간결한 문채는 책의 속도를 더해주지만 작가의 인생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면

 그 깊이가 녹녹치 않았다.

 

한국문단의 거목인 한 작가의 그림자 속에서 그의 오랜 연인이자 마지막 부인으로

인생의 일부를 살아온 작가의 이야기는 곳곳에 님에 대한 경외감과 쓸쓸함 그리고

그리움의 흔적이 묻어난다.

 

책의 처음은 노인의(작가가 표현한 남편의 명칭) 두 번째 부인의 죽음으로 두 사람은

한달만에 조용한 결혼식을 올린다. 각자의 삶에서 오랜 관계를 유지하던 두 사람은

하나가 되면서 더욱 어색한 듯 삐그덕 거리는 모습이 이채롭다.

 

처음 어색해 주변에 시선을 돌리지 못하고 조심스레 보이는 행동들은 부인이라기보다는

 흡사 모시는 하인 인양 비추어 지기도 한다. 또한, 저명한 작가인 노인을 찾는 잣은 손님

 접대와 친척들의 방문에 직접 나서지 못하는 그녀의 처지와 조심스런 마음이 애틋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한 아픔 때문일까 그녀가 주변에 던지는 시선은 따사롭다. 고양이에 대하는 마음,

노인의 수집품과 서재를 바라보는 눈, 작은 아줌마를 동정하는 모습, 큰 아줌마를 남처럼

대하지 않는 인정, 그리운 어머님을 맞이하는 행동 등.

 

어머니가 떠나고 남기신 후박나무에 대한 에피소드는 두 사람이 이제 같은 자리에서

 함께 자리 잡아 감을 느끼게 해준다.

 

노인은 가고 그녀는 남았다. 노인이 가기 전 노인 곁을 지키기가 쉽지 않았음을 통해

그녀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해 본다.

 

이야기는 고요하지만 작가는 말을 아끼지만 많은 여운을 남기는 책이 아닐까 싶다.

 

n******1 2014.03.0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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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은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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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에 김동리작가의 연애스캔들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기때문에 글을 읽기전에 기사들을 먼저 찾아보고 대강의 사건을 이해한 후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이 서영은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때문이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우선 제목이 참 절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작가의 연륜이 묻어나는 엄청 절묘한 제목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책을 덮고 나서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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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에 김동리작가의 연애스캔들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기때문에 글을 읽기전에 기사들을 먼저 찾아보고 대강의 사건을 이해한 후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이 서영은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때문이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우선 제목이 참 절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작가의 연륜이 묻어나는 엄청 절묘한 제목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책을 덮고 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이었다

나이차이가 30살이나 나는 사람과의 사랑이 가능한 것인지 의심이 되기는 하지만 그것이 가능했던 사람의 자전적 소설이니 이것이 어쩌면 그냥 스캔들이나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면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던 유명인사의 연애담같은 찌라시 같은 이야기로 흘려버릴 그런 사건도 아니겠다 싶었다

 

24살에 처음 김동리 선생을 만나서 처음부터 사랑에 빠졌다고 고백하는 작가는 사실 그 사랑이 시작되는 이야기보다는 마지막 결혼생활 3년동안의 이야기를 주로 하고 있는데 나도 결혼을 해보았지만 생활이 사랑을 이길 수 없다는 명제를 확인하는 사건과 시간들의 연속 그것을 잔잔히 그려내고 있다

그렇게 보고싶고 같이 있고 싶어서 애태우던 연인은 없고 늙고 도둑이 자기 물건을 빼앗을까 전전긍긍하면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사는 늙은이를 발견하게 되었을때 젊은 청춘을 다 바치고 세상의 비웃음과 멸시를 견뎌가면서 오롯이 사랑하나는 지키고자 했던 여인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그냥 다른 사람의 남편이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사의 숨겨진 애인으로 지내면서 사랑의 감정을 키워오던 것과는 많이 달랐을 것이다 그냥 아름답게 포장된 이야기도 아니고 너무나 사실적으로 담담하게 쓰여져있는 자전적 소설이라서 더 슬픔이 아릿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이 이야기를 아무렇지도않게 담담하게 풀어놓는데 40년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하니 이 심정을 알것도 같다

진짜 사랑이었지만 당당하게 남들앞에 나설 수 없었고 그래서 더 소중하고 감사하고 애틋했을 연애였지만 막상 부부로 함께한 3년동안의 시간은 사랑을 확인하는 시간이라기 보다는 저 신기루넘어에 있는 사람의 실체를 확인하는 처철한 시간이었음을 너무도 담담하고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다

 

세번째부인으로 살아가는 30살 어린 젊은 부인으로써 그전부인들의 체취가 남아있는 집안에서 그것들과 하나씩 부대끼면서 하루하루 살아내는 일은 생각만해도 얼마나 상처가 되고 고단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지만 그렇게라도 사랑하는 사람곁에 머물고 단 하나의 사랑을 지키고자한 주인공의 노력은 참 미련스러울만큼 대단하다

내 삶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세상이 옳지 않다고 다 비난하고 멸시를 할지라도 지키고 싶은 그 사랑을 가졌다는 것도 그런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고 서로 열정을 나누었다는 것도 생각해보니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사람을 가지지 못한 사람도 많이 있고 그런 사람을 만났더라도 여러 환경의 요인때문에 주변의 시선때문에 때로는 여러 조건들 때문에 포기하는 사람이 훨씬 많이 때문이다  요즘은 사랑도 하나의 신분상승의 도구가 되고 상업이 되고 하나의 기술이 되어 감정마저도 포장되는 시대에 이런 지고지순한 사랑의 이야기가 참 고결하게 다가온다 온 생애를 다 바쳐서 사랑했고 그래서 후회도 미련도 없을 사랑이었지만 40년이 지나고서야 담담히 고백할 수 있는 그런 뜨거운 사랑의 이야기 자전적 소설이어서 더 감동과 여운이 깊다



 

t******9 2014.03.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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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마음 있는 생물에게 주어진 가장 쓸쓸한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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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하고 말해보면 눈길을 쓸고 있는 한 사람의 이미지가 그려집니다. 세상 모든 집과 거리, 사람들이 하얗게 지워진 곳에 한 사람이 빗자루를 들고 길을 내는 것이지요. 싸락싸락 사락사락. 사납게 휘몰아치는 눈송이들이 금세 길을 지우고, 그 한 사람의 비질도 끝이 없습니다. 발자국을 지우면서 길 없는 길을 쓸고 가는 한 사람의 쓸쓸한 뒷모습이 그려지는 것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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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 하고 말해보면 눈길을 쓸고 있는 한 사람의 이미지가 그려집니다. 세상 모든 집과 거리, 사람들이 하얗게 지워진 곳에 한 사람이 빗자루를 들고 길을 내는 것이지요. 싸락싸락 사락사락. 사납게 휘몰아치는 눈송이들이 금세 길을 지우고, 그 한 사람의 비질도 끝이 없습니다. 발자국을 지우면서 길 없는 길을 쓸고 가는 한 사람의 쓸쓸한 뒷모습이 그려지는 것입니다. '사랑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구나.' 참을 수 없이 쓸쓸하고 막막한 어느 아침이었나. 속이 텅 빈 항아리에서 쨍, 하고 터져나오는 마른 울림과도 같이 속말을 중얼거린 순간이 있었습니다. 서서히 녹아가는 눈사람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흘러내릴 일만 남은 눈사람의 기분. 좀 더 가벼워지고 유연해진 느낌. 서영은의 일곱 번째 장편 <꽃들은 어디로 갔나>는 그 아침의 기분을 고스란히 되살려 주는군요.

 

 

    그녀를 찾아올 때마다 애가 탄 나머지 양쪽 턱 밑으로 땀이 흘러 갓끈을 맨 것처럼 보이던 그 남자는 이 집의 어디에 숨어 있단 말인가. '그'는 생이 만든 신기루였을까. (22쪽)

 

   

     이제는 '녹아내리는 눈사람'의 마음으로 사랑을 이야기하지만, 나에게도 들끓는 열정의 시절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내 마음이 내 것이 아니던 그런 시절. 돌이켜 보면 그 시절의 사랑은 외로움에서 벗어나려는 황망한 몸부림이었습니다. 외로움은 떨쳐낸다고 떨궈지는 아니라는 것, 사랑은 외로워서 하는 것도 외롭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도 그때는 몰랐습니다. 오히려 사랑 때문에,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는 외롭다는 것도 몰랐고요. 그 시절에 이 소설을 만났다면 아마도 못내 거북하고 답답했을 것 같네요. 사랑은 거룩하고 아름답고 참된 것이라고 순진하게 우기던 시절이었으니까.

 

   

     그녀는 살그머니 책상 서랍을 당겨보았다. (...) 상체가 뒤로 젖혀지도록 서랍을 앞으로 잡아 뺀 그녀는 잡다한 것들이 가득 들어찬 속을, 손을 넣어 하나하나 끄집어냈다. 쓰다 만 볼펜들, 커터칼, 연필, 캡슐에 든 알약들, 건전지, 명함, 압핀과 클립이 들어 있는 상자, 메모첩 등등이었다. 그 메모첩 표면에, 신문에서 오려낸 1989년도 미스 모스크바로 뽑힌 라리사 리티체프스카야의 수영복 사진이 붙어 있었다. 그녀는 노인이 서랍을 열 때마다 그 반라의 요염한 미인 사진에 눈도장을 찍었을 것을 생각하며, 불현듯 예전에 전처가 자기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박 선생 불쌍한 사람이야.' 그 말이 말로서가 아니라, 아릿한 슬픔으로 전이되었다. (108쪽)

 

 

    이 소설은 거룩하고 아름답고 참된 것과는 거리가 먼 사랑(또는 사람)의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쓰다 만 볼펜들", "커터칼", "연필", "캡슐에 든 알약", "건전지", "명함", "압핀", "클립" 같은... 오래된 책상 서랍 속에 감춰둔 잡동사니 같은 인간의 마음을 속속들이 끄집어 내는데요. 겉은 그럴싸해도 속은 참을 수 없이 하찮은 욕망으로 들끓는 인간 존재의 고독, 그 고독한 인간들 사이에 가로놓인 심연을 보아버린의 휘휘한 목소리가 떠도는 눈송이처럼 소설 전반을 휘감고 있습니다. 간을 하지 않은 희멀건 죽을 한입 한입 떠 먹는 심정으로 소설을 읽었습니다. 너무나도 고요하고 투명해서 울고 싶은 기분에 사로잡힌 순간을 지나기도 하면서요.

   

    그녀는 자신이 앉아 있는 이 자리가 이 집의 어디쯤인지 가늠할 수 없었다. 피상적인 집 안의 구조는 대강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잇었으나, 이 집은 첩첩이 안으로 잠긴 많은 문을 숨기고 있어, 그 깊이가 얼마만한 것인지 알 수 없엇다. 그것은 그녀가 태어나기 삼십 년 전부터 그가 살아온 세월의 깊이이기도 했다. (25쪽)

 

 

     온순하지만 주관이 뚜렷한 여성 호순은 서른 살 연상 박선생과 사랑에 빠집니다. 박선생은 아내와 자식들이 있는 유부남. 죄의식과 이상한 갈망 사이를 오가며 호순은 박선생과의 관계를 이어갑니다. 호순과 박선생, 박선생의 아내 방선생의 미묘한 심리를 통해 "온갖 잡동사니들로 무거워져 침몰하고 있는 배"와 같은 인간의 내면을 묘파해 보이는 이 소설은 김동리와의 인연을 풀어 쓴 자전적 소설인데요. 김동리의 세 번째 아내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삼 년 동안의 결혼 생활이 담담하게 그려집니다. 모두가 잠든 한밤중 맨발로 눈밭을 걷자던 낭만적인 연인은 결혼과 동시에 여러 개의 잠긴 문을 감추고 있는 대저택의 괴팍하고 인색한 노인이 되어버립니다. 한낮에도 무거운 커튼을 쳐놓아 바깥의 눈을 차단하고, 밤에는 도둑이 들까 봐 집 지키는 아주머니를 따로 고용하고, 아내마저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는 박선생. 소설 곳곳에는 박선생에 대한 호순의 온기 있는 시선이 느껴지는데요. 사람과 사랑의 환멸에 절망하던 호순은 박선생의 마음에 감춰진 황량한 그늘을 알아채게 되고 사랑보다 짙은 연민의 정을 품게 됩니다. 짧고도 긴 삼 년의 결혼 생활에서 호순은 박선생과의 사이에 가로놓인 넓은 "뜰"의 잡초를 뽑고 나무를 심으면서 마음을 지켜나갑니다.

 

 

    그는 늘 배가 고파 울어대는 아기, 배가 고파서 아버지가 마시다 둔 약주 대접에 남은 술지게미를 먹고 취해서 비틀거리는 아이, 국수를 한 그릇 더 받아 책상 서랍 속에 감춰두려고 밥 짓는 형수의 마음을 일부러 불편하게 한 소년, 동네에 찾아온 엿장수가 소년의 머리에 가마가 두 개 든 것을 보고, 너는 이담에 크면 두 집에 갓을 벗어놓겠다고 하는 소리를 듣고 무서워 울었다는 그 소년. (25 ~26쪽)

 

   
     몇 년 전 경주에 있는 동리 문학관에 들렀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한여름이었고 에어컨 바람으로 서늘한 내부는 어둑했습니다. 옅은 빛 속에 떠오른 김동리와 '그의' 여인들 얼굴이 꿈결인 듯 가물거립니다. 그때 옆에 있던 사람의 얼굴도 흐릿하게 흩어지고 당시 느꼈던 기분만이 도렷하게 되살아 나네요. 외딴 숲에 전시된 죽은 사람들의 생애를 지켜볼 때 밀려들던 허망하고 쓸쓸한 마음. 소설을 읽는 내내 생각은 몇 가닥으로 내달리는데, 이상하게도 마음만은 차분했습니다. 사랑은 둘이서 하는 것이 아니고 오롯이 혼자만의 일이라는 것. 마음 있는 생물에게 주어진 가장 쓸쓸한 숙제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g*******s 2014.02.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