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르네 샤르 관련 책을 읽었다. 소설과 달리 시는 늘 어렵고 함축된 의미가 많다보니 쉽게 접하지 않는 장르다. 그러다 우연히 접하게 된 시인 '르네 샤르'의 책을 읽으면서 추상이 아닌 현실적인 표현에 놀라고, 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면서 썼던 '시'를 보면서 당시의 상황을 상상하기도 했었다. 르네의 시는 그 자체만으로 어렵(?)기도 하고 국내에 번역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보면 국내 시인의 시를 보면 그 깊이를 헤아리기 어려운에 국외 시는 어떨까...오늘 만난 <격정과 신비>는 르네의 시와 산문을 엮은 도서로 무작정 호기심에 읽는 다면 쉽게 이해가 안되어 어렵다. 그렇다고 100% 이해를 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르네 샤르가 어떤 인물이었고 어떤 시를 썼는지 알았기에 책을 읽으면서 이해되는 부분과 때론 추상적인 표현이 난해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읽다보면 머릿속에서 선명하게 떠오르는 상황들...저항군으로 잡혀가기 일보 직전 마을 사람들의 침묵으로 위기를 모면한 글은 심장을 오므라 들게 했다. 초현실주의와 저항 시인이었으나 오히려 역사적 현실에 참여한 르네 샤르의 시. '모든 시는 인간의 삶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라는 문장에 공감이 들 수밖에 없었던 건 문명이 발달하면서 기록을 남기는 것 또한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소설과 달리 '시'는 인간 안에 내재된 감정들을 추상적이거나 초현실주의거나 다르게 표현을 했지만 결국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삶이다. 그리고 <격정과 신비>는 인간의 역사 한 부분인 전쟁 시작 전과 직후를 보여주었고 그 과정에서 인간의 무너짐과 희망을 자연에 비유하고 있다.
시와 산문을 읽다보면 '시인'이 어떤 존재이어야 하는지를 드러내는 데 이 대목에서 샤르는 대중 뿐만 아니라 알베르 카뮈에게도 영향을 주었던 인물이다. '타인의 삶에 은밀한 영향이 없다면 자신에게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문장은 시라는 그 자체가 인류에 무엇을 가져다 주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전쟁으로 인한 인간의 악을 드러내고 동시에 희망을 보여주기도 한다. [히프노스 단장] 부분은 어떤 주제 없이 메모처럼 써내려간 글들로 짧은 것에서 산문처럼 긴 문장을 볼 수 있는 데 오히려 나에겐 시인이 처했던 상황이 어땠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 많았다. 가시가 쓰라린 고통을 포기하지 않듯이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라는 글은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그 누구에게라도 자극이 될 수 있는 표현이었다. 짧지만 강렬한 문장들을 만날 수 있는 <격정과 신비>는 그 자체만으로 쉽지 않음을 앞서 적어놓았다. 다행히, 작품 해설이 뒷장에 있어서 조금 더 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
: 영화 <오펜하이머> 보고 오셔서, [히프노스 단장]부터 읽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펜하이머>의 국내 개봉일을 ‘8월 15일’로 잡은 건, 한국인은 누구나 알만한 이유이리라 생각하니 말이죠. - 르네 샤르의 <격정과 신비>는 영화 <오펜하이머>가 보여줄 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그야말로 ‘피로 쓴 글’이에요. 시가 쓰인 시대가 시대인지라, 세계 대전 당시 프랑스 상황을 대강 알고 봐야 읽히는 은유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고등학교 때처럼 배경지식 공부하듯 읽을 수는 없잖아요? 방법이 있습니다! 수록된 다섯 권의 시집 중 [히프노스 단장]은 시(詩)보다는 일기처럼 쓴 짧은 산문이에요. 〔이 메모들은 자신의 의무를 자각한 휴머니즘, 자신의 효력에 신중한 휴머니즘, (…) 그리고 그걸 위해 대가를 치를 각오가 되어 있는 휴머니즘의 저항의 기록이다. 102쪽〕 → 저자의 설명처럼 1943년에서 1944년 사이 독일의 침략으로 긴박하게 돌아가던 프랑스 상황이 반영된 글입니다. 급히 쓰인 산문의 행간에서 당시 상황을 추론할 수 있어요! - <격정과 신비>에 수록된 작품은 1938년에서 1947년 사이에 쓴 시들을 모은 것인데요. 프랑스는 독일의 침공을, 한국은 일본의 침략을 겪으며 치열하게 저항했던 시기입니다. 르네 샤르의 ‘격정’이 가슴 울리는 부분이 많아요. 시인(또는 지식인)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해 각성하는 경구들도 마음에 들어오고요~ 그러나… 시(詩)를 오롯이 느끼기에 저의 미감이 경직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혹은 지금 제 마음이 지나치게 평안해서인지도 몰라요. 이토록 절절하게 부서지는 문장을, 가슴으로 느끼기 전에 머리로 읽어내는 자신이 싫었습니다. 글스타그램 계정에 추천되면 좋을 것 같아요. - 읽기 순서 추천! 수록된 순서 그대로 읽는 것도 좋지만, [1. 유일하게 남은 것들]은 시인 르네 샤르의 면모를, [2. 히프노스 단장]은 사람 르네 샤르의 면모를 두드러지게 보여주고 있어요~ 레지스탕스 활동 당시의 상황을 엿볼 수 있는 [2] → [1] → 나머지 순서로 읽으시면, 르네 샤르라는 한 사람이, 인간으로서 느끼는 바를 시인으로서 어떻게 표현하고 지식인으로서 끝까지 저항했는지 색다르게 느껴보실 수 있습니다. 수록 순서로 1회독하고, 다시 위의 순서로 2회독하니 훨씬 몰입도 높게 읽을 수 있었거든요~ 단순히 두 번째 읽기여서 이해도가 높아진 것보다, [히프노스 단장]을 읽고 난 다음 [3] ~ [5]부의 시들이 묵직하게 와닿는 바가 있어서 떠오른 아이디어입니다. #도서제공 #을유문화사
|
|
르네 샤르의 시는 침샘을 자극하는 냄새이자 떠오르는 악상이다. 예측을 넘어 새로운 탄생에도 익숙함을 전달한다. 구체적인 갈구는 전쟁과 폭력에 저항보다 각오를, 절망을 말하면서도 욕망을 내보이는 데 주저함이 없다. 인간의 본성으로 시대적 배경을 연결하는 구실을 만들고 창조로 이어가는 샤르는 즉각적인 회유에 능숙하게 휘말리고 싶게 만든다. “말하라· · · · · · 불이 말하기를 주저하는 것을 말하라. 허공의 햇살, 과감한 빛, 그리고 모두를 위해 그걸 말했다는 것으로 죽으라.” 차례대로 떠오르는 불굴, 자유, 독립, 투사. 이보다 더 아름다운 레지스탕스가 있을까. “시인이 된다는 것은 불안에 대한 욕구를 갖는 것이고, 그 욕구의 수행은 존재하는 것들과 예감되는 것들의 총체적 소용돌이 속에서, 마지막 순간에 지극한 행복을 유발한다.” 승화란 이런 것일까? 시라는 안정제를 찾는 일. “시는 예측 가능한, 그렇지만 아직 표현된 적이 없는 것과 분리될 수 없어야 한다.” 샤르의 시는 ‘시의 시‘라고 말한 모리스 블랑쇼의 말이 떠오르면서 소름 돋았다. 포용의 아포리즘과 고운 레지스탕스는 분노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기 위한 선택이자 시를 향한 충심의 선언이었을까? “비밀의 길이 열기 속에서 춤을 춘다.” |
|
엘뤼아르 와 더불어 20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시인 르네샤르 의 작품 세계를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결정판 시의 힘으로 시대의 폭력에 대항한 시인 “그의 시는 프랑스 문학이 낳은 최고의 작품이다”_ 알베르카뮈 어렵다.. 어려워.. 번역가 분이 엄청 언어적으로 특출나신 분인 것 같다. 서울대에서 학위 논문을 르네 샤르에 대해 쓰신 분이라 번역하신 단어 자체가 너무나 심오하여 미천한 나의 지식으로 글자를 곱씹으며 읽고 이해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한자로 번역된 것이 많아 순수 한글로 바꿔서 번역하면 느낌이 색다를 것 같다. 르네 샤르(1907-1988)의 시인으로서의 활동은 1929년 <병기창>이 발간되면서 시작하여 1988년 <그저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인 준재에 대한 찬가>에 이르기까지 근 60년에 걸쳐있다. 이 책은 그의 시적 생애를 대표하는 시집 중 하나이다. 그는 어렵고 난해한 시인, 레지스탕스의 시인, 생전에 갈리마르 출판사의 플레야드 전집 총서에 오른 시인으로 알려져있다. 어떤 의미에서 그는 인간 정신의 위대함과 숭고한 휴머니즘 가치를 옹호하는 낭만주의 시인이라고 할 수도 있다. 시는 원래 어려운데 샤르의 시는 특히 어렵다고 해설에도 나와있다(나만 어려운 줄 알았네. 휴~) 프랑스 비평가 필립 카스텔랭은 르네 샤르에게 시는 카운터펀치의 기술이라고 한다. 어쩐지 시가 거침없고 폭발하는 듯한 느낌이더라니... <격정과 신비>는 나치즘과 전쟁의 암울한 시대를 배경으로 써진 시들의 모음이다. 르네 샤르는 1942년부터 고향 근처에세 항독 레지스탕스 운동에 뛰어들었다. <히포노스 단장>에 그때에 관한 시가 가감없이 잘 표현되어있다. 히포노스는 레지스탕스 시절 샤르가 사용한 가명이기도 하고, 그리스 신화에서 잠의 인격신이자 밤의 아들이자 죽음의 신인 타나토스의 쌍둥이 형제이기도 하다. 문학가는 전쟁 중 예명도 의미있는 걸 사용하는구나... 서문에 "기질적으로, 르네 샤르는 발작적이고 극단적인 이미지들, 뜨겁고 혈기 넘치는 묘사, 적대적인 색깔들의 충돌, 거석문화를 닮은 풍경, 분출하는 화산, 살육의 프레스코, 개인적 범죄, 집단 학살, 고통 받는 얼굴과 신체, 총체적 적대 행위, 고통과 살인으로 얼룩진중세 시대에 어울리는 시인이고, 그런 점에서 부드럽고, 평온하고, 평탄한 일쉬르소르그와는 정반대의 시인이다."라고 하더니 정말 제대로 묘사한 문장이 아닌가 싶다. 1. 한쪽 사람들의 몫은 감옥과 죽음. 다른 쪽 사람들의 몫은 말씀 의 유목. 2. 창조의 경제를 넘어서고 행동의 피를 강대하게 만드는 것, 그게 바로 모든 빛의 의무. 3. 삶이 한갓 무딘 잠에 불과할 수도 있다면 ...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도서협찬#도서제공#세계문학추천#세계문학#시집추천#시선집#을유문화사#르네샤르#격정과신비 르네 샤르, <격정과 신비>, 을유문화사 책장을 펼치고서 자주 멈칫했다. 문학작품 중에서 쓰기도, 읽기도 가장 어려운 장르가 시라고 생각해 왔다. 그래도 류시화 시인이 엮은 <마음 챙김의 시>를 읽으며 느꼈던 위로가 소설보다도 진하다고 생각했기에 한 장씩 차분히 읽어보아야지 다짐했는데, 내게는 몹시도 난해한 작품이었다. 다행히도 샤르의 1967년판 서문을 썼던 이브 베르제의 말에 위안을 얻었다. ‘샤르의 시, 그 시의 독창성과 아름다움의 바탕을 이루는 것은 은유다. 그 은유는 직유로 포함되는 법이 거의 없다. 오늘날의 시인들 가운데, 르네 샤르는 가장 탁월한 “말 중매쟁이”다. 음색이나 의미 차원에서 서로 조화를 이루기가 몹시 어려워 보이는 단어들, 각각의 성질에 비추어 볼 때 운명적으로 절대 함께 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는 단어들을 서로 중매해 주는 솜씨가 그렇다는 말이다.’ (p.17) 논리를 파헤치며 개조식의 문법 속에서 살아가는 내게, 직유의 시도 한참을 생각하게 하는데, 절대 함께 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는 단어들이 함께 어우러진 샤르의 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게 당연하겠구나. 다만, 그의 작품 ‘엄격한 분할’에서 시인의 깊숙한 심연을 꺼낸 듯한 몇 개의 문장들이 입 안에 남았다. ‘불안의 마술사인 시인에게는 입양된 기쁨밖에 없다. 끝끝내 미완으로 남는 재.’ (p.83) ‘시인이 된다는 것은 불안에 대한 욕구를 갖는 것이고, 그 욕구의 수행은 존재하는 것들과 예감되는 것들의 총체적 소용돌이 속에서, 마지막 순간에 지극한 행복을 유발한다.’ (p.92) ‘시인은 측량할 수 없는 비밀들의 도움을 받아 자기 샘물의 형태와 목소리를 괴롭히고 학대한다. 시인은 투사하는 한 존재와 붙잡는 한 존재의 탄생이다. 그는 사랑하는 남자에게서 공허를 빌리고, 사랑받는 여인에게서 빛을 빌린다. 그 정중한 한 쌍, 그 두 명의 파수꾼이 애절하게 시인에게 목소리를 부여한다. ’ (p.93) 난해한 시 사이에서, 아르튀르 랭보를 응원하던 ‘너 떠나길 잘했다, 아르튀르 랭보여’는 조금은 이해가 될 듯하다는 생각에, 랭보를 향한 샤르의 진심어린 응원에 뭉클해졌다. ‘너 떠나기를 정말 잘했다. 아르튀르 랭보여! 우리는 아무런 증거 없이도 너와 함께 하는 행복의 가능성을 믿는 몇몇 사람들이다.’ <p.232> 인생에도 제법 연륜의 기운이 깃들 무렵까지 이 시선집을 묵혀 둔다면, 그 땐 조금 더 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될까. |
|
을유세계문학전집 · 128 『격정과 신비』
르네 샤르(1907~1988)
20세기 프랑스 현대 시를 대표하는 르네 샤르의 대표작 『격정과 신비』는 을유세계문학전집 128번째 작품입니다. 1930년대 후반부터 1940년대 후반까지, 제2차 세계 대전 전후의 시대 상황에서 써 내려간 80여 편의 시는 레지스탕스 요원이자 청년 시인으로서 살았던 그의 치열한 10여 년을 보여줍니다. 그동안 국내에 많이 알려진 랭보와 비교해 친숙한 시인은 아닙니다. 이번 국내에 최초로 소개되는 시인의 이 대표작은 르네 샤르 시학의 정수를 느껴보고 싶어서 읽은 책입니다.
르네 샤르는 남프랑스 릴쉬르라소르그 네봉에서 태어나 1차 세계대전과 아버지의 죽음을 치르며 10대를 보냈습니다 “꽃이 핀 산사나무는 나의 첫 번째 알파벳이다”, “나의 고장에서는, 누구도 감동한 자에게 질문하지 않는다”고 썼던 언어와 감각의 수원. 샤르에게 초현실주의라는 사조와 레지스탕스 지도자라는 이력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시는 언제나 르네샤르를 통해 알게된 시인입니다.
샤르의 시는 대지와 자연이 우리 인간 앞에 제시하는 온갖 난관들과 투쟁하면서도 땅, 하늘, 강, 바람과 거의 혼연일체가 되어 살아가는 단순한 사람들을 사랑하고 존경했습니다. 인용된 시의 제목에 등장하는 소르그강의 루이퀴렐 또한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입니다.호밀밭에, 일제 사격 당한 합창대 같은 들판에, 구해 낸 들판에, 지금 한 남자가 서 있다.라는 표현에서 피와 땀이 개시한 투쟁은 저녁때까지 그대가 귀가할 때까지 고독속에서 계속된다라는 믿음직하지만 고단한 우리의 삶을 이야기 해줍니다. 또 시골 들판의 농부는 고된 노동의 땀을 통해 자연 세게를 자신의 거처로 만들어 줍니다.
너의 본질 속에서 너는 한결같이 시인이고, 한결같이 사랑의 정점에 있고, 한결같이 진리와 정의에 굶주려 있다. 너의 의식 속에서 네가 꾸준하게 그렇지 못한 건 어쩌면 필요악일지도 모른다 . ---p.215 뱀의 건강을 위해
우리가 알지 못하고 우리가 가닿을 수 없는 등불, 용기와 침묵을 깨어 있게 하는 저 등불의 황금빛 정중앙 말고는, 우리는 그 누구에게도 속해 있지 않다. ---p.104 히포노스단장 중에서
1946년 <히프노스의 단장>은 샤르가 전선에서 길어 올린 실존과 역사의식의 글 조각들로 가득합니다.“레지스탕스의 시적 기록”이란 평단의 수사를 마다하고 샤르는 “미친 산과 환상적인 우정의 세월에 대한 수첩”이라 불렀습니다. 2차대전 후 왕성한 창작을 이어가며 알베르 카뮈,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와도 깊이 교류합니다. 이러한 생의 개요는 사실 카뮈의 글 한 줄만큼도 샤르를 설명해내지 못합니다. 이번 시집을 통해 연대의 가치와 인간에 대한 믿음, 시의 신비와 글쓰기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사유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출판사 지원도서
|
|
이 책은 르네 샤르의 1938년부터 1947년까지 쓴 시와 글들을 실었다. 이브 베르제의 1967년판 서문을 찬찬히 읽다보니 르네 샤르가 어떤 사람인지 먼저 알아야 할 것 같았다.
1939년 9월 3일의 시 <꾀꼬리>는 제2차 세계대전 발발에 대한 시인의 심경을 그대로 나타낸다.
시인 본인은 <히프노스 단장>의 메모들이 자신의 의무를 자각하고, 자신이 갖는 효력에 신중하며, 자유를 예비해줌과 동시에 그 모든 걸 위해 대가를 치를 각오가 되어 있는 휴머니즘의 저항의 기록이라고 밝힌다.
※ 출판사 지원도서 |
|
#도서제공 #격정과신비 #르네샤르 #을유문화사 ● 알베르 카뮈:?“그의 시는 프랑스 문학이 낳은 최고의 작품이다.” ● 모리스 블랑쇼:?“샤르의 시는 ‘시의 시’다.” ● 미셸 푸코:?“가장 집요하고도 가장 억제된 진실을 발화하는 시인” 작가들이 추천하는 시인의 시라 읽어 보고 싶었다. '프랑스가 낳은 최고 작품, 시의 시, 가장 집요하고 가장 억제된 진실'이라는 표현에서 무게감이 느껴졌다. 처음 알게 된 이 시인이 궁금해졌다. 이 시집은 1938년에서 1947년 사이에 쓴 시들을 모아 놓았다. '유일하게 남은 것들', '히프노스 단장', '당당한 맞수들', '가루가 된 시', '이야기하는 샘'의 5개의 시집에서 가져온 시들이다. 그만큼 다양한 주제와 시인의 철학과 사유를 만날 수 있다. 어떤 현상이나 상황을 시로 표현한다는 것은 어렵지만 아름다운 작업이기도 하다.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는 시선과 추상적인 것을 시적 언어로 표현하는 멋진 일이기도 하다. 르네 샤르 시는 쉽지 않다. 하지만 너무 어려워 다음 장을 읽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눈으로 읽고 소리 내어 읽고 마음으로 읽으니 조금씩 시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시어들에게 다가가게 된다. 시는 반복해서 읽는 재미가 있다. 지루하지 않다. 오히려 그 깊이를 알게 된다. 더운 여름, 프랑스 시 한 구절 읽어 보는 건 어떨까? 낭만적인 한순간을, 혹은 보지 못한 것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 시는 예측 가능한, 그렇지만 아직 표현된 적이 없는 것과 분리 될 수 없어야 한다.(83쪽) ● 한 편의 시는 주관적 부과와 기관적 선택으로부터 모습을 드러낸다. 한 편의 시는 그런 상황의 첫 번째 인물이 되는 누군가와 동시대적 관계 속에 있는 결정적이고 독창적인 가치들의 활기찬 회합이다.(89쪽) ● 우리의 어둠 속에, 아름다움을 위한 특별한 자리는 없다. 모든 자리가 아름다움을 위한 것이다.(164쪽) ● 시는 모든 맑은 강물 중에 제 위에 비친 다리의 영상에 가장 덜 지체하는 강물이다. 시, 품격을 되찾은 인간 안에 있는 미래의 삶.(218쪽) |
|
르네 샤르는 신비주의적이고 비교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듯 보이면서도 가장 구체적인 행동으로 역사 현실에 참여한 시인이었고, 인간 정신의 위대함과 숭고한 휴머니즘의 가치를 옹호한 "낭만주의의 마지막 투사-시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감사하게도 을유문화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서평 등록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는 대개 어렵고, 샤르의 시는 특히 더 어렵습니다. 저도 읽으면서 과감한 생략과 압축되고 함축되어 있는 시들로 가끔 갸우뚱거리기도 하고, 이해하기 쉽지 않은 시들도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히프노스 단장>편에서 몇 가지의 메모들은 그 상황이 영화처럼 눈 앞에 그려질만큼 와닿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에 주석이 포함되어 있어 이해하기가 훨씬 좋았습니다. 그 중에서 제 마음에 들어온 시들로 몇 편 적어 정리도 해보았습니다. 지금은 처음 읽어서 그렇지만 나중에 재독을 하면 또 다른 느낌일 것 같습니다.
격정과 신비는 나치즘과 전쟁으로 요약되는 역사의 암울한 상황을 배경으로 써진 시들의 모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배경"이라기 보다는, 시집 전체가 '질식과 마비' 혹은 '거대한 어둠의 물결'로 형상화되는 역사의 폭력과 그에 맞서는 시 사이의 싸움의 기록이라고 말하는 편이 차라리 옳을 것이다라는 심재중님의 해설이 있었습니다. 이 시기에 관심이 있으신 독자분들이시라면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의 시는 프랑스 문학이 낳은 최고의 작품이다> -알베르 카뮈.
저는 이 말보다 "본 대로 묘사한다"라는 글에 더 끌렸습니다.
전 세계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 시인, 제2차 세계 대전의 최전선에서 레지스탕스(저항)요원이자 시인으로 활동했다는 그가 묵묵한 분노에서 솟아난 말들을 엄정하게 다듬어 시로 전했습니다.
이 시집은 프랑스 현대 시를 대표하는 그의 중심 저작으로, 제2차 세계대전 직전부터 10여 년 동안 쓰인 것이라고 합니다. 1938년애소 1947년 사이에 쓴 시들의 상당부분을 모아 놓았고, 그증 많은 시가 이미 단행본으로 발표되었던 것들로, 요컨대 이 시집은 그의 시의 중간 결산인 셈이라고 합니다. "르네 샤르"에 대해서 읽기 전에는 잘 몰랐지만, 저 위에 말한 내용만으로도 책을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요즘 이 시대에 빠져 있었거든요.
그중 몇 가지 마음에 와닿았던 시들을 적어 마무리해봅니다.
<유일하게 남은 것들은 1938~1944>로 전쟁 직전에 쓴 시들입니다.
"꾀꼬리" 꾀꼬리가 여명의 수도에 들어왔다. 그 노래의 칼날이 음울한 침상을 가두었다. 모든 것이 영원히 끝났다. (1939년 9월 3일,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날, 쓴 시입니다)
<히포노스 단장 1943~1944>로 레지스탕스 시기에 쓴 시들을 모아두었습니다. 이 시기에 "알렉상드르 대위"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고 합니다. 그때 그가 사용한 암호가 "히포노스"라고 하네요.
"나는 두렵지 않다, 현기증이 날 뿐이다. 나는 적과 나 사이의 거리를 좁혀야 한다. 적과 수평으로 맞서야 한다." "함께 하는 식사마다, 우리는 자유를 동석하라고 초대한다. 자리는 비어 있지만 식기는 계속 놓여 있다" "시인은, 과장할 수도 있지만, 형벌 같은 고통 속에서 정확하게 감정한다." "햇빛보다 오래 가는 물방울이 항상 있겠지만, 햇빛의 지배력은 흔들리지 않는다." "세상에 와서 아무것도 뒤흔들어 놓지 못하는 것은 존중받을 자격도, 인내하며 기다릴 가치도 없다."
<파낼 만큼 파냈다> 각자 다음번 자기 몫을 파낼 만큼 팠고, 굴착할 만큼 굴착했다. 최악은 각자의 안에, 추적꾼의 내부에, 그의 배 속에 있다. 이곳에서 시간이 쳐드는 삽에 불과한 당신들이여, 고개를 돌려 내가 사랑하는 것, 내 옆에서 흐느껴 울고 있는 것을 보아라. 그리고 부디 우리를 박살 내서, 이번에야말로 나를 완전히 죽게 해 달라.
#격정과신비#을유문화사#르네샤르#프랑스문학시#서평단#도서제공#도서협찬#세계문학#세계문학추천#시선집#시집추천
|
|
전 세계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 시인 르네 샤르(Rene Char)? 격정과 신비? (심재중 옮김) / 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내 안에 깃든 빈자리가, 공허가 오직 당신의 글을 읽을 때 채워집니다.? '이방인' '페스트' 등을 써낸 알베르 카뮈가 칭송한 시인 르네 샤르를 두고 한 말이라고 한다. 카뮈는 프랑스가 자랑하는 노벨문학상 작가로 세계적인 명성을 떨쳤다. 그에 비해 르네 샤르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프랑스 현대시를 대표하는 작가로 꼽히며 카뮈에게 문학적으로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진다. / 르네 샤르는 제2차 세계 대전의 최전선에서 레지스탕스 요원이자 시인으로서 묵묵한 분노에서 솟아난 말들을 정중하게 다듬어 시로 표현했다. <격정과 신비> 이 시집은 프랑스 현대 시를 대표하는 그의 중심 저작으로, 제2차 세계 대전 직전부터 10여 년 동안 쓰인 작품들을 모은 것이라고 한다. 르네 샤르는 스페인 내전과 제2차 세계 대전이라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참상을 목격하고 몸소 겪어 냈다. 제2차 세계 대전 중 독일에 포위당한 프랑스에서 레지스탕스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던 시인은 어두운 현실을 마주하되 절망감에 매몰되지 않았다.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그는 분노하고 고발하고, 자연과 인간을 보면서 삶의 희망과 경탄을 느꼈다고 한다. 또한 그는 일상 속의 평범한 사람들 속에서 인간에 대한 믿음을 되찾고 계속해서 싸울 용기를 얻었다. 프로방스 지방은 시집의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는데 그중에는 샤르가 태어난 고향 마을 일쉬르소르그와 그가 레지스탕스로 활동한 거점 지역 세레스트가 있다. 이 시집에서 시인은 내밀한 유년기 기억 속에서 평범하고도 위대한 사람들의 모습을 되살려 내고 레지스탕스 동료들의 목소리와 투쟁 현장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해준다. 샤르의 시에서는 파괴와 상실을 겪고 남은 잔해들, 생략과 여백으로 가득한 파편들이 주를 이룬다. 간결한 문장에 심원한 사유가 응축되어 있기에, 낱낱의 단어는 큰 무게감을 지닌다. 샤르의 시편들을 마주한 독자는 난해함을 느낄 수도 있으나 명상적 효과를 체험할 수도 있다. 간결성과 압축성이 야기하는 수수께끼는 일상에 균열을 내며 사유에 잠기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인의 글쓰기 방식은 시에 속도감과 운동성을 부여한다. 샤르 특유의 문체는 그의 인생관과 세계관을 반영한다. 현실의 온갖 제약이 시인을 주저앉히더라도 그는 다시 일어서서 나아가고자 한다. 그리하여 샤르의 시에서는 수직과 운동의 이미지가 두드러지고 특히 샘, 강물, 물레방아 등 물의 이미지가 빈번하게 나타난다. 독자는 샤르의 역동적인 문장들에 자신을 내맡긴 채, 문장에 깃든 그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 <자유> 황혼의 촛불과 새벽의 여명을 똑같이 의미할 수 있는 그 하얀 선을 통해 그녀는 왔다. 그녀는 단조로운 모래톱을 지났고, 갈라지고 찢어진 산꼭대기들을 지났다. 겁쟁이 얼굴을 한 포기, 거짓의 신성함, 사형 집행인의 술이 끝장나고 있었다. 그녀의 말은 눈먼 파벽추가 아니라 내 숨결이 서리는 아마포였다. 방심했을 때 말고는 헷갈리는 법이 없는 발걸음으로, 그녀, 상처 위의 백조는 그 하얀 선을 통해 왔다. <히프노스의 단장> 5 우리가 알지 못하고 우리가 가닿을 수 없는 등불, 용기와 침묵을 깨어 있게 하는 저 등불의 황금빛 정중앙 말고는, 우리는 그 누구에게도 속해 있디 않다. 13 이미지를 통해 보이는 시간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이다. 존재와 시간은 아주 다르다. 존재와 시간을 넘어섰을 때, 이미지는 영원으로 빛난다. 27 레옹은 미친개들이 아름답다고 단언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31 나는 짧고 간단하게 쓴다. 나는 절대로 자리를 오래 비울 수 없다. 길게 늘어놓다 보면 망상에 빠지게 될 것이다. 목동들의 경배는 더 이상 지구에 유익하지 않다. 39 우리는 알고 싶다는 맹렬한 욕망과 이미 알아 버렸다는 절망 사이에서 찢겨 있다. 가시는 쓰라린 고통을 포기하지 않고, 우리는 우리의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168 저항은 그저 희망일 뿐이다. 오늘 밤 구석구석 꽉 채운 만월이 되어, 내일이면 시편들이 지나가는 길 위의 비전이 될, 히프노스의 달처럼. 237 우리의 어둠 속에, 아름다움을 위한 특별한 자리는 없다. 모든 자리가 아름다움을 위한 것이다.? ? <단심> 도시의 거리에 내 사랑이 있다. 분기된 시간 속에서 내 사랑이 어디로 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제 내 사랑은 더 이상 내 사랑이 아니고, 모두가 내 사랑에 말을 걸 수 있다. 내 사랑은 이제 기억하지도 못한다. 정확히 누가 자기를 사랑했는지. 시선들의 소망 속에서 내 사랑은 자신의 동류를 찾는다. 내 사랑이 가로질러 가는 공간은 내 변함없는 마음이다. 내 사랑은 희망을 그리면서 희망을 퇴짜 놓는다. 내 사랑은 주도적이만 협력하지는 않는다. 나는 행복한 난파선 표류물처럼 내 사랑 깊은 곳에서 산다. 내 사랑은 그런 줄 모르지만, 나의 고독은 내 사랑의 보배다. 내 사랑의 비상이 흔적을 남기는 대자오선에서, 나의 자유는 내 사랑을 파 들어간다. 도시의 거리에 내 사랑이 있다. 분기된 시간 속에서 내 사랑이 어디로 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제 내 사랑은 더 이상 내 사랑이 아니고, 모두가 내 사랑에게 말을 걸 수 있다. 내 사랑은 이제 기억하지도 못한다. 정확히 누가 자기를 사랑했고, 자기가 넘어지지 않도록 누가 멀리서 불빛을 비춰 주는지. / 시인의 30대 시절 저작 다섯 권 <유일하게 남은 것들>, <히프노스 단장>, <당당한 맞수들[, <가루가 된 시>, <이야기하는 샘>을 모은 이 시집은 르네 샤르의 작품 세계 전반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지표다. 1930년대 후반부터 1940년대 후반까지, 제2차 세계 대전 전후의 시대 상황에서 써 내려간 80여 편의 시는 레지스탕스 요원이자 청년 시인으로서 살았던 그의 치열한 10여 년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국내에 최초로 소개되는 시인의 이 대표작은 르네 샤르 시학의 정수를 담고 있으며 연대의 가치와 인간에 대한 믿음, 시의 신비와 글쓰기의 의미를 되새긴다. '시에 대한 사랑, 사랑에 대한 시' 강렬한 에너지를 품은 단어와 문장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훔친다. 한번 꼭 만나보라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