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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어렵지만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론은 어렵지만 실생활과 연관 지으면 그런대로 재미가 있다. 소설을 제일 좋아하지만, 가끔 과학과 관련된 책을 읽으면 상식(?)이 느는 것 같아 즐거움을 느낀다. 이번에 읽은 책은 ‘일상, 과학 다반사’. 생활 밀착형 과학에세이라고 하니, 읽으면서 어렵다는 생각보다는 즐겁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모두 5개 파트로 구성된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연탄에 구멍이 뚫려 있는 이유에 관한 이야기. 연탄에 구멍이 뚫려 있는 이유는 누군가는 연탄집게 때문이라고 하지만, 실제는 화력 때문이다. 연탄은 아무나 쉽게 만드는 게 아니라고 한다. 한국산업표준(KS)에 맞게 생산하여야 한다. 연탄의 크기와 무게를 1호부터 5호까지 다섯 가지로 규정하고 있고 1Kg 당 4,500칼로리 이상이라는 발열량, 30cm 높이에서 떨어뜨렸을 때 부서지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재미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연탄은 2호, 지름 158mm, 높이 152mm, 무게 4.5kg. 그런데 신기하게도 규정에 없는 게 바로, 연탄구멍의 개수. 1970년대 이전 가정에서는 19개인 십구 구멍탄을 사용했지만, 현재 가정에서 쓰는 연탄의 구멍 개수는 22개나 25개. 왜 지금은 연탄 구멍의 수가 늘었을까? 그건 바로 연탄을 난방만이 아니라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음식점에서 고기를 구울 때 연탄에 구우면 진짜 맛있지. ^^ 내가 중학교 때까지는 연탄보일러가 있는 집에서 살았던 것 같다. 시간에 맞춰 연탄을 갈아줘야 하는데 가끔 나도 연탄을 갈았던 적이 있다. 반지하로 들어가 연탄을 갈 때마다 무서웠던 건 혹시 쥐가 나오면 어쩌나 하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그 자체가 추억이 되었으니, 요 부분이 제일 기억에 남을 수밖에.
그리고 또 하나 재미있었던 것은 삼색 고양이 부분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고양이를 무서워해서 주의 깊게 보는 편은 아닌데 다음부터는 삼색 고양이를 찾아볼 것 같다. 고양이 중에 ‘삼색 고양이’로 불리는 녀석. 하얀, 노란, 검은색. 이렇게 세 가지 색이 군데군데 섞여 있는 이 녀석들은 암놈일까 수놈일까? 죄다 암놈이라고 한다. 털 색깔이 검은색이냐 노란색이냐를 결정하는 건 성염색체인 X 염색체에 있는 유전자. 하나의 X 염색체는 검은 털, 노란 털 중 한 가지 색깔의 유전자만 가질 수 있는데 암컷은 X 염색체가 두 개, 수컷은 한 개. 그래서 암고양이에겐 검은 털이나 노란 털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지만, 수컷은 불가하다. 삼색 고양이는 모두 암컷이다는 99% 맞는 말이지만 100%는 또 아니라는 점. 생물계는 늘 변종이 존재하는데 소수지만 삼색 고양이도 수컷이 있고 암수 성기를 모두 가지고 태어나는 고양이도 탄생한다는 것.
자연은 얼핏 아름다워 보이지만 그 속에 살아가는 생명에겐 한 치의 자비로움이 없고 때론 무자비하기까지 하다. 모든 생명에게 운명과도 같은 것이며, 이들에게 자연은 치열한 삶의 터전이다. 그걸 깨닫지 못하고 살아간다는 건, 그만큼 자연으로부터 멀어져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165)
과학에 관한 책이지만 자연에 대한 부분도 즐겁게 읽었다. 자연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다양한 동식물들. 나 역시 삶이라는 전쟁터에서 자비로움 없이 무자비하게 살아가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오늘 하루 많이 웃을 수 있는 것 아닐까? 일상과 함께하는 과학 에세이. 꽤 재미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