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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는 농경과 도시건설에서 시작되었다고 모든 역사 교과서들이 한결같이 주장한다. 정착이 곧 진화이고 발전이라는 선언으로 인해 인간의 모험심과 그로 인해 수천 년간 이어진 '이주'는 덜 진보적인 것으로 평가절하되었다. 국가, 국경, 인종 중심의 시각은 이주민에 대한 편견과 증오를 낳았고, 현대에 와서 심각한 국가간 갈등의 불씨가 되었다. 저자는 인간은 본래 정주성을 추구한다는 통념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주야말로 인류 역사의 중심임을 설파한다.
이주하는 인류를 추적하면서 우리는 다양한 개인, 집단, 영웅, 민족을 만날 수 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길가메시, 일리아드와 오디세이 속의 영웅들, 지중해 곳곳에 도시를 건설한 그리스인, 인도로 들어간 아리아인, 심지어 성경 속 유대인들도 이주민들이다. 중세의 바이킹, 아랍인, 이슬람인들 또한 대표적인 이주민들로 세계 곳곳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이들은 정착보다 이주를 택했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전달하면서 인류사의 지평을 넓혔다.
인류의 이주 역사에 항상 긍정적인 면만 있었던 건 아니다. 콜럼버스로부터 시작된 아메리카 식민지화, 1200만 명에 달하는 아프리카 노예의 강제 이주,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과 박해는 인간의 이성을 의심하게 만들었고, 유대인의 팔레스타인 이주로 인한 중동 문제, 튀르키예, 알제리, 멕시코 이민자가 겪는 혼란과 갈등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위험을 무릅쓰고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의지가 인류 역사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설파한다. 정치, 경제적 절박함보다 호기심, 모험심, 꿈, 도전이 이주의 핵심이며 유인원과 구분되는 인류만의 유전자라고 설명한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난민 문제의 심각함을 고려하면 저자의 생각이 다소 낭만적으로 들린다. 하지만 지구에 거주하는 70억 인구의 공통된 고향이 아프리카 대륙이고, 대륙을 넘어 첫걸음을 내딘 호모사피엔스가 우리 모두의 공동 조상임을 부인할 수 없다.
정리하면 이 책은 인간의 역사와 근원에 대해, 그리고 국제분쟁의 불씨가 된 강제 이주와 난민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는 매우 좋은 역사책이다. 스토리텔링과 문장도 매끄럽다. 책표지의 질감, 발자국, 뒷면의 이주행렬이 인상적이라 자꾸 만지고 보게 된다.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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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는 아프리카에서 출발한 우리 인류의 보편적 사건이자 행동임. 기후변화, 박해, 자원부족, 정복전쟁 등으로 인한 다양한 이주가 존재하였으며 정주생활 전 유목생활이 보편적 법칙이었음 -그러나 현재는 이주는 잘못된 것이며 정주생활이 이치인 것처럼 여겨져 난민과 이주민에 대한 차별이 고착화됨 -특히 유럽 제국주의와 미국은 결국에는 자기들도 다른 지역에서 이주해와 원주민을 몰아내고 전쟁으로 앗아낸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본인들이 마치 그 지역에서 자연히 난 존재인 마냥 행동하며 난민 거부, 인종 차별을 일삼는다(필요할 때만 이주노동자 이용하고 경제 악화되면 이민 금지하고) -이주가 인간의 본능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다양하므로 이동이나 정주 하나의 특성만 있지는 않을 것임. 최초에는 당연히 정착생활을 맛보지 못해 인간이 유목생활을 하고 호기심과 모험심에 다양한 대륙을 향해 이주해 나갔을 수도 있고 그러다 농경을 해 정착 생활의 맛을 보고 문명을 경험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정착했다고 해서 그 지역이 본인들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어딨으며 현재는 그 최초 지역조차 전쟁으로 빼앗았으면서 권리를 주장하는 게 옳은 가. 정말 양심에 가책을 전혀 느끼지 못하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 야만인이 아닌가. -같은 인간으로서 어찌 그리 매정하게 국경 넘으면 죽이고 내보내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내로남불할 수 있는지 안타깝다. 결국 그런 행동들은 지구촌을 하나로 묶지 못하고 불신을 남기며 후대에는 그것이 자라나 더욱 매정한 사회로 만들 것임 |
| ...메소포타미아 이전, 약 1만 2천 년 전에는 모두가 이주민이었다. 영구적 거주지를 가진 사람이 없었으니 누구나 이주민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즈음 세계 인구 중 극소수가 처음에는 중동 지역에서, 그 다음에는 세계 여러 다른 지역에서 이동을 멈추기 시작했다. 그들이 한 곳에 머물며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정착민이 된 것이다. 이 소수의 사람들이 왜 이주를 멈췄는지 그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역사가들은 한때 초기 인류가 정착해 마을에서 살기 시작한 것은 돌아다니며 식량을 구하기 힘들어지자 농업으로 식량 부족을 해결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반대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여겨지고 있다. 이 최초 정착민들의 대부분은 양식이 풍족한 지역, 예를 들어 습지나 두 기후대의 경계 지역에서 주로 생활했던 것으로 나타나는데, 그곳에는 일정 수의 인구를 지탱할 만한 식량을 근처 자연에서 충분히 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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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지그문트 바우만의 '유동성' 개념으로 잘 설명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액체 근대'라는 지그문트 바우만의 개념이 근대의 역사를 잘 설명하듯이, 유동성은 근대를 설명하는 키워드 중 하나이다. 정보와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달하고 사회구조와 제도들이 빠르게 변화하고 해체하면서, 사람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공간으로 이동하며 산다. 더이상 지리적 한계는 제약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세계화는 인류의 통합을 가져오는 대신 갈등과 불안, 공포를 유발한다. 지리적 한계를 벗어나는 것보다 더욱 어려운 것이 문화적 장벽을 넘어서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Migrants'이라는 심플한 제목을 단 이 책은 독자들이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함의와 문제제기를 품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본래 이주성이 강한 동물이라거나, 어떤 특수한 환경적 요소나 물리적 사건으로 인해 인구의 대이동이 있었다거나, 혹은 콜럼버스나 일론 머스크에서 볼 수 있듯 세계사의 주역은 언제나 이주민이었다는 가치 평가보다 중요한 것은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이민과 이주민 문제(이것은 정체성, 민족성, 애국심, 향수, 통합, 다문화주의, 안전, 테러, 인종차별주의 등을 부분적으로 혹은 전체적으로 아우르며, 이때의 '이주민'은 노예와 배우자, 난민과 은퇴생활자, 방랑자와 주재원, 정복자와 구직자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그 해법을 모색해보는 일일 테니 말이다. 그런 측면들을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읽는다면, 인류 역사 전체를 관통하면서도, 현재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들의 원인을 직시하면서 그에 대한 해법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
| 정착 그리고 농경이 문명의 시발점이라 배워온 나에게 제목부터 신선한 책이었다. 그러게.. 아프리카에서 전세계로 걸어나가고, 대만에서부터 폴리네시아로 뻗어나가고 하다못해 '신대륙'에서 원주민을 학살하고 그 땅을 발견했다 주장하는 백인들조차도 유럽땅에서 이주해오지 않았던가.. |
| 샘 밀러 저 이주하는 인류 리뷰입니다. 중국인 및 아시아계 사람들에게 쏟아진 황색 위협에 대한 이야기는 무척 흥미로웠다. 필요할 때는 데려다 혹은 잡아다 쓰다가 필요없어지면 내쫓거나 잡아죽이는 식으로 자행했던 정주주의자들의 치솔함이랄까. 책 속에서 확인하면서 다시 한 번 그 이기주의적 행태에 마음이 씁쓸했다. 우리라고 해서 그런 비판을 피해갈 수는 없을 듯. 이래저래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이주와 이민의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를 다시한 번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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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하는 인류...사람들은 이동한다. 자의든 타의든 인류는 오랜옛날부터 이동했고... 어떤 상황에서는 농경민으로 정착했고,어떤때는 유목민으로 계속 이동했고... 또 어떤때는 이동해온 사람으로부터 파괴되기도했고...인류 역사는 이주로부터 시작했다. |
| 이 책은 인류의 이주가 오랜 삶의 방식이었음을 보여준다. 사실 인류가 정착해서 살게 된건 이주하며 살았던 시간에 비해서는 짧다. 이주는 전쟁이나 기아로 새로운 땅을 찾아나서야 하는 필연적 이유에서 생기기도 하지만 새로운 땅과 삶에 대한 호기심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근래에 국제적으로 이주로 인한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인류의 이주가 우리 삶의 일부임을 인정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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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하는 인류 인구의 대이동과 그들이 써내려간 역동의 세계사 샘 밀러 저/최정숙 역 | 미래의창 | 2023년 07월 20일 | 원서 : Migrants 무게: 656그램 실무게는 그리 무겁지 않아 휴대하기 괜찮았다. 페이지수: 424페이지 정말 오랜만에 소중한 지식을 배울수 있는 번역도 완벽한 책 만나기 쉽지 않은데 그런책이 바로 이책이다. 페이지가 아쉬울 정도다. 인류의기원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집중해서 읽은 소장하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