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사실 아직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아버지가 읽어 보고 싶어하셔서 구매해드렸는데 아주 만족해하시는 것 같아요. 저도 읽어 볼 기회가 생기면 읽어보고 추가 리뷰를 써보고 싶습니다. 우선 책을 구하기가 어려웠는데 예스 24에서 구비해두셔서 좋았던 것 같고 항상 많은 책을 구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에 든든합니다. 앞으로도 예스 24가 다양한 책을 많이 수급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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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프랭코판의 <실크로드세계사>를 살까 말까 고민하던 중 정재훈의 <흉노유목제국사>가 눈에 띄었다. 결국 모두 구입했다. <실크로드세계사>는 무려 3권짜리라 <흉노유목제국사>를 먼저 읽기 시작했다. 지면의 반을 차지하는 현란한 각주를 보고 어렵겠구나 싶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물 흐르듯이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상당한 분량임에도 한 쪽 한 쪽이 흥미진진했다. 정재훈 교수의 이야기 전개 능력과 필력이 대단하다. 논문을 옮겨놓은 듯한 역사책은 질색인 분들도 한 번쯤 도전해 볼 만하다.
기존에 내가 알고 있는 흉노는 유목민족의 시조, 장건과 한무제, 훈족(?)과 게르만족의 이동(?) 등과 관련된 단편 지식뿐이었다.(독서를 마치니 흉노는 훈족이 아닌 듯하다.) 제대로 배운 적도 없지만 번듯한 통사도 구해 읽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흉노는 원시적인 유목 기마민족이고, 중국을 약탈해서 생계를 유지했으며, 결국 패망하여 서쪽으로 도주한, 역사에 반짝 등장했던 오랑캐의 하나로만 기억되고 있다.
정재훈 교수는 이런 인식에 일침을 가한다. 역사의 기록은 항상 정주국가를 주인공으로 삼아왔으며, 유목민족, 또는 유목제국을 열등하고 미개한 역사의 조연으로 강등시켜버렸다. 중원왕조 입장에서 정리한 사기, 한서, 후한서 등의 기록은 중화주의, 화하일통의 논리에 따라 흉노를 중국의 주변부로 인식하면서 진한제국의 귀결, 혹은 수당제국의 기점으로 단순화시켰다. 흉노와 한의 관계, 즉 호한관계를 대결과 융화라는 이분법적 시각으로만 바라봤기 때문이다. 정재훈교수는 흉노는 장대한 초원과 목농복합구역(고비사막 남쪽의 남막, 오르도스, 융의 거주지역 등)을 아우르는 다원적 제국이었으며, 서역, 오아시스, 중원, 초원의 다양한 인적, 물적 자원을 활용한 개방적, 탄력적 사회였음을 설파한다. 흉노는 사서에 쓰인 것처럼 중원에 동화된게 아니라 제국이 지속된 4백여 년간 내내 다원성을 생명력으로 삼았다는 주장이다.
역사를 인식하는 올바른 관점을 공부할 수 있는 독서였다. 그렇지만 역시 독서는 지식보단 재미다. 흉노와 한의 대결을 쫓아가다 보면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다. 흉노 기마궁사와 함께 초원의 벌판을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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