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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代宗師 일대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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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위 영화 필모그래피에서 대중적인 느낌을 가장 완연하게 풍겼다. 워낙 엽문이란 인물이 중화권 콘텐츠에서 친숙하고 사랑받기도 해서 그렇긴 할 것이다. 변함없이 왕가위의 전매특허인 독창적인 편집 기법, 스텝프린트(step print), <화양연화>에서 주되게 쓰였던 주인공의 독백 나레이션과 세로 글자 자막이 여전히 다 활용되고 있다.전체적으로 무척 편안하고 어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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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위 영화 필모그래피에서 대중적인 느낌을 가장 완연하게 풍겼다. 

워낙 엽문이란 인물이 중화권 콘텐츠에서 친숙하고 사랑받기도 해서 그렇긴 할 것이다.

변함없이 왕가위의 전매특허인 독창적인 편집 기법, 스텝프린트(step print),
<화양연화>에서 주되게 쓰였던 주인공의 독백 나레이션과 세로 글자 자막이 여전히 다 활용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무척 편안하고 어렵지 않았다.
대작급 스케일이면서, 중국을 넘어 전세계인의 입맛에도 맞을 수 있어 보인다.

어떻게보면 철저히 배우들의 영화이고, 왕가위라는 연출자는 뒤로 한발짝 물러나 엽문의 삶을 담아내려 한다.
그의 영춘권을 완벽에 가깝게 묘사하도록, 원화평 무술감독과 협력하여 만들어 낸 영화처럼도 보였다.

명불허전인 양조위의 엽문 연기에 빠져들면서 몰입하고 동화될 수 있었다. 특히 <색, 계>로 빼앗겼던(?) 그의 특유의 따스한 눈빛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게 어찌나 좋았던지. (잠시 눈물 좀 닦고.)

예전에 견자단의 <엽문>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던 여인 ‘궁이’ 캐릭터의 장쯔이 역할도 굉장히 흥미롭다. 일찍이 <와호장룡>에서 눈부신 쿵푸 실력을 선사했던 장쯔이의 녹슬지 않은 무술 시전에 감탄했다.
주옥같은 명대사가 많은 영화이기도 했다.
그 중에 한 대사는 주인공 엽문이 아닌, 북방 무림 고수의 딸 궁이(장쯔이)의 이 말이다.
아버지의 명예를 엽문이 물려받아 문파의 계승이 이어진 날에 궁이가 자신의 필살기인 ‘궁가 64수’를 엽문에게 ‘한 수’ 알려주고 나서 이런 말을 한다.

“당신에게 이걸 꼭 오늘 알려주고 싶었어요.
사람 밖에 사람이 있고, 산을 넘으면 또 산이 나오듯이, 주먹의 뒤에는 언제나 주먹이 있다는 것을. 당신은 언제나 앞을 향하여만 권법을 펼치니 유념하시기를."

결과적으로 궁이의 권법은 무림에서 잊혀지다시피 하고, 그 명맥을 잇지 못함을 아쉬워하는 엽문이 오늘날 가장 훌륭한 무술인으로 남았다. 그런데 내게는 저 말과 조언을 건넬 때의 장쯔이의 표정이 좋았다.

그 다음으로 기억에 남아 입가에 맴도는 것은 엽문의 어록이었다.
“무공은 길거리의 곡예가 아니니-”라는 말로, 1950년대 이후 홍콩에 정착해 (무술)도장에서 사부로 고용되면서 한 얘기이다.

이런 대사도 있다.

'무공은 정밀함의 싸움입니다.
무언가 흐트러진 게 있으면 당신이 이긴 걸로 하죠.'

< 일대종사>에서 보니 엽문은 영춘권을 더 이상 가르치지 않기로 결정했는데, 제자로 삼은 이소룡에게 마지막 영춘권을 이어준 것 같다.

무협영화로써 다양한 무예가 펼쳐지는 장면들이 참 근사했다.

양조위가 훌륭하게 연기를 펼친, 실존했던 ‘엽문’이란 사람에게 호감이 가게 만든 <일대종사>.

홍콩에서 꽤 오래 도장을 운영하면서 한 번도 간판을 내걸지 않았다는,
한 일파에서 정상의 실력을 이룬 고수의 지나칠 정도로 겸손한 모습이, 지금 현재에도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었다.

양조위를 비롯해서, 미술감독 장숙평의 이름을 엔딩 자막에서 보는 순간 또 한번 나만의 뭉클한 향수 (鄕愁)에 젖었다.
왕가위 사단 포레버~! ㅎㅎ

Aslan 2017











YES마니아 : 로얄 b********5 2017.10.29. 신고 공감 4 댓글 8
대부분의 쿵후영화들이 무술의 속도와 힘을 얼마나 현란하게 담아낼 것인가에 집중한다면 일대종사는 삶 전체를 관통하는 무예의 경지를 보여주기 위해 오히려 움직임을 절제하는 듯 보인다. 이 영화가 집중하고 있는 무예의 정수는 바로 정중동인데, 빠르게 움직이는 몸을 포착하기보다 소리도 속도도 없이 움직이는 마음을 담아내는 데 더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무술은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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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쿵후영화들이 무술의 속도와 힘을 얼마나 현란하게 담아낼 것인가에 집중한다면 일대종사는 삶 전체를 관통하는 무예의 경지를 보여주기 위해 오히려 움직임을 절제하는 듯 보인다. 이 영화가 집중하고 있는 무예의 정수는 바로 정중동인데, 빠르게 움직이는 몸을 포착하기보다 소리도 속도도 없이 움직이는 마음을 담아내는 데 더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무술은 상대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세우는 것이되 무엇을 보고 어떻게 세울 것인가를 통해 궁극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왕가위 감독이 말없는 주인공들의 심리를 표현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물 이미지이다. 장대비는 인물의 동선을 더 파워풀하고 아름답게 보필해주고 우레와 같은 박수로 합의 종결을 마무리한다. 각각의 인물은 사랑하거나 교감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결국은 늘 혼자 남는다. 엽문의 생애나 영춘권보다는 인간 보편의 실존적 고독을 무술을 화두로 풀어내고 있다.

 

s*******s 2023.03.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