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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혼과 동시에 시어머님과 살고 있다. 누군가는 나에게 시어머님을 모시고 산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얹혀사는 건지도 모르겠다. 주변에선 왜 아직 분가하지 않냐고 묻지만, 나는 결혼하면서부터 분가하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어머님과 함께 산 지 23년. 누군가는 참 대단하다고 말하지만, 나는 뭐. 괜찮다. 결혼하면서부터 함께 산 나라고 마냥 편하기만 했을까? 하지만 울 어머님도 나라는 며느리가 편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냥 서로 맞춰가며 사는 거지. ‘불티’와 ‘염원’의 작가의 신작.
동네에서 유명한 도자기 노포를 운영하는 평범한 가족. 어느 날 도자기 사장의 아들이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아들을 죽인 범인은 며느리 소요코의 전 남자친구. 이에 가족은 충격을 받는다. 심지어 판결 마지막에 범인은 소요코가 살인을 사주했다는 말을 한다. 판결이 끝나고 시어머니는 며느리에 대한 의심을 키워가게 되고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다. 도자기 가게 대를 이을 아들이 죽고 며느리와 손자가 희망이라고 생각하는 시아버지는 며느리를 믿으려 하지만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모든 행동에 의심을 품는다. 상중에 보인 소요코의 거짓 눈물, 태연한 표정과 의뭉스런 말투. 며느리의 모든 말이나 행동에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된다. 한 번 시작된 의심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손자도 혹 자신들의 손자는 아니지 않을까? 하는데. 이 의심의 꼬리를 끊을 수 있을까
한 번 시작된 의심.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그 말을 믿을 수 없다. 적극적으로 변명을 해도 의심을 하고, 표현하지 않아도 의심을 하는. 이 의심의 시작은 어떻게 해도 끊을 수 없다. 그렇게 시작된 의심이 사람을 이렇게 불행하게 하는구나. 나는 누군가를 의심해 본 적이 있던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테지만, 나는 누군가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주지 않는 편이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도, 누군가를 의심하는 것도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한 일.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의심하느라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했고, 그래서 아픈 것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두 사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들을 죽인 사람이 며느리의 전 남친이었다는 것. 그것도 화가 나고 억울할 텐데 며느리의 사주를 받았다는 소리를 들었으니 시어머니는 뭐든 며느리가 싫고 소름 끼쳤을 것이다. 사주했으면서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했으니. 어떤 말이나 행동이든 다 의심을 하는 그 마음을 알 것 같다. 며느리 소요코는 어떨까? 자신의 핸디캡이 뭔지 아는 소요코는 어떤 말을 해도, 어떤 행동을 해도 시어머니가 의심한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고,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헐. 죽을 때까지 며느리의 진심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삶이 얼마나 힘들고 버거웠을지. 어찌 보면 따로 살았어야 했는데 같이 살면서 매 순간 의심해야 하는 인생이라니. 누구를 위한 인생이고 삶이었는지. 역시 디테일이 반짝이는 소설이다. 이 작가의 다른 책이 나온다면 무조건 읽게 될 것 같다. 좋아하는 작가가 계속 늘어나는 건 즐거운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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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악어의 눈물 하면 가식적인 것들을 떠올린다. 이 작품 역시 그러한 가식적인 이야기들의 혼합체라고 할 수 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그리고 아들. 다양한 캐릭터들의 입체적인 사건과 관련하여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 그리고 그 일들의 배경에는 알 수 없는, 정체를 감지할 수 없는 모호한 암흑이 서려 있다. 과연 그 정체는 무엇일까? 시종일관 긴장하게 만들고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
| 사람은 누구나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다르다. 사람은 그가 살아오는동안 겪은 일들과 그로 인한 깨달음으로 세상을 보고 가치관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 소설은 그런 개인간의 시각 차이가 동일한 사건에 대해서 얼마나 다르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