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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캉이라는 지적 복합체의 윤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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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 겐타의 『라캉과 철학자들』은 자크 라캉이라는 기표의 숲을 거닐며, 그 언어와 개념의 나무들 사이에서 철학과 정신분석의 비밀스러운 긴장을 짚어내는 정밀한 사유의 지형도다. 이 책은 라캉을 단독의 사상가로 다루기보다는, 칸트, 헤겔, 하이데거, 레비나스, 데리다, 들뢰즈 등과의 대화를 통해 라캉적 사유가 어떻게 철학의 경계를 넘어서는지를 해명하려는 시도다. 따라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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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 겐타의 『라캉과 철학자들』은 자크 라캉이라는 기표의 숲을 거닐며, 그 언어와 개념의 나무들 사이에서 철학과 정신분석의 비밀스러운 긴장을 짚어내는 정밀한 사유의 지형도다. 이 책은 라캉을 단독의 사상가로 다루기보다는, 칸트, 헤겔, 하이데거, 레비나스, 데리다, 들뢰즈 등과의 대화를 통해 라캉적 사유가 어떻게 철학의 경계를 넘어서는지를 해명하려는 시도다. 따라서 『라캉과 철학자들』은 정신분석학이 철학으로 환원되지 않으며, 동시에 철학과의 대결을 회피하지 않는 방식으로 라캉의 급진성을 조명한다.


구도는 각 철학자들의 고유한 언어와 문제틀을 세심하게 복원하면서도, 그것들이 라캉의 무의식, 욕망, 주체, 타자, 실재라는 개념들과 어떻게 마주치고 갈등하며, 때로는 서로를 통과해 어떤 새로운 지평을 여는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그는 칸트의 도덕법칙과 라캉의 주이상스 개념을 교차시키며, 윤리가 쾌락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필요한 금지와 구조의 문제를 제기하고, 헤겔의 인정 이론과 라캉의 거울단계 이론을 포개어 자아의 탄생이 가진 구조적 오인과 타자성의 내면화를 논리적으로 변주한다.


무엇보다 이 책은 라캉의 난해한 문장들과 도치된 문법 속에서 철학이 묻지 못했던 물음을 발견하려는 집요함을 보여준다. 라캉이 철학의 외부에서 철학을 비틀었듯이, 구도는 철학의 내부로부터 라캉의 정신분석학이 일으키는 파문을 꼼꼼하게 추적한다. 이 책의 미덕은 해설의 간명함이나 개념의 정리에 있지 않고, 오히려 라캉이라는 사유의 경계인이 철학과 맺었던 전방위적 투쟁의 윤곽을 따라가는 데 있다.


『라캉과 철학자들』은 라캉을 철학화하려는 유혹을 경계하면서, 철학과 정신분석이 서로에게 던질 수 있는 가장 정직한 질문들을 끄집어낸다. 이 책은 정신분석을 단순한 임상학이나 이론 체계가 아니라, 사유의 전복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이는 독자에게 의미 있는 도약이 될 것이며, 라캉이라는 지적 복합체를 철학의 언어로 조율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한 편의 섬세한 지도이자 도발적인 안내문이 되어준다.

YES마니아 : 로얄 t*******1 2025.07.1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