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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프닌'을 읽고 나니, 처음 펼친 페이지에서부터 그 러시아 교수님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그냥 웃음이 터져 나왔다. 기차를 잘못 타서 완전히 헤매고, 새 집으로 이사 오다 짐을 다 잃어버리고, 영어 발음이 "I haf nofing!"처럼 완전 엉망이라 학생들이 쪽팔리다 헛웃음 짓는 장면들은 정말 코미디 한 편 보는 기분으로 페이지가 후딱 넘어갔는데, 어느새 챕터를 넘기다 보니 그 웃음 사이사이로 스며드는 쓸쓸한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프닌의 과거 이야기, 러시아 혁명으로 가족을 잃고 강제 수용소에서 간신히 도망친 트라우마, 나치 협력자였던 아내 리자와의 비참한 결혼, 그리고 잃어버린 아들 소식까지, 그 모든 게 그의 서툰 실수들 뒤에 숨어서 슬며시 고개를 들이밀 때, 갑자기 이 사람이 얼마나 외로웠을까 싶은 감정이 다가왔다. 나보코프의 그 영악한 문체가 빛나는, 화자가 프닌을 비아냥거리는 척하면서도, 사실 나보코프 자신을 은근히 풍자하는 부분들은 망명자로 미국 땅에서 뿌리내리려 발버둥 치는 자신의 모습을 프닌한테 그대로 빗댄 것 같아서 더 애틋하고, 읽을수록 그 속 깊은 공감이 피어오른다. 마지막 장면에서 프닌이 강의 중에 심장마비로 푹 쓰러졌다가 기적처럼 회복하고, 새 삶을 시작한다는 소식, 그걸 전하는 화자의 목소리에 스며든 존경심이 느껴지는 순간, 나까지 프닌을 꼭 안아주고 싶어질 정도였다. '롤리타'의 그 끈적한 어둠과는 달리, 이 책은 밝고 산뜻한데 속 깊이가 있어서, 다 읽고 나서도 며칠째 프닌의 뚱뚱한 어깨와 안경 너머의 그 눈빛이 자꾸 떠오른다. 문학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이 책은 진짜 보물 같은 느낌이다. 언어 놀이와 세 겹 서술로 실험적이고 교묘한데, 결국엔 인간의 따뜻함과 고독이 중심에 서 있어서 가슴을 울리며, 프닌처럼 꼿꼿하게 버티는 모습이 나보코프가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라고 한 이유를 딱 알수있을 것 같다. 200페이지 남짓 짧은데도 강렬해서, 한 번 맛보고 나면 계속 생각나고, 문학과지성사 판본 번역이 원작 유머를 제대로 살려서 나보코프 입문으로 딱 좋은, 웃다가 울리는 그런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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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작가를 아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롤리타를 읽어보고 알게되었을거다. 나 또한 그렇다 롤리타로 접하고 나보코프 작가에 대해 관심이 생기게되어 창백한 불꽃, 서배스찬 나이트의 진짜 인생, 절망을 읽으며 재미와 작품성을 느꼇다. 하지만 재능, 사형장으로의 초대를 읽으며 나보코프의 작품이 왜 20세기에 문학에 영향을 준 대표작가 4명중 한명인지 알게되었다 정말 어려웠다. 나에게 남은 나보코프의 다른 작품들도 이렇게 어려울까 싶었지만 프닌은 당시에 단비같은 존재였다. 희극같은 재미가 있고 즐거운 작품이였다. 내용은 프닌이라는 교수가 미국으로 건나가 생활하는 이야기이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프닌을 읽으면 반대로 '가까이서 보면 희극 멀시 보면 비극'이 떠오를 것이다. 어려운 책으로 잠시 지쳐 쉬어가야 할 책이 필요하다면 무조건 프닌을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