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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다르진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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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길/박노해/느린걸음/2014오래전에 일별했던 책인데 최근에 사진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다시 떠올렸다. 국내에도 상당히 많은 사진 작가들이 있지만, 특이한 이력 때문에 눈이 간 건지도 모르겠다. <노동의 새벽>,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등의 저항시를 발표했던 시인이었고 복역도 했었는데 민주화 이후에는 그 댓가를 바라진 않는다며 사라졌었다. 음, 멋있다. 라고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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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길/박노해/느린걸음/2014
오래전에 일별했던 책인데 최근에 사진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다시 떠올렸다. 국내에도 상당히 많은 사진 작가들이 있지만, 특이한 이력 때문에 눈이 간 건지도 모르겠다. <노동의 새벽>,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등의 저항시를 발표했던 시인이었고 복역도 했었는데 민주화 이후에는 그 댓가를 바라진 않는다며 사라졌었다. 음, 멋있다. 라고 생각했었다. 이후 이렇게 사진 작가로 변신. 이곳에서 잊혀지고자 길을 떠나 새롭게 만난 인연들이 잊혀지면 안될 것 같은 마음에 이런 사진을 남기지 않았을까 내 맘대로 추정해 본다. 내가 뭘 알겠나. 

아마도 20세기말부터 21세기 초까지 거의 15년을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라오스, 버마, 인도, 티켓 등 오랜 식민지배를 받았거나 독립 이후에도 분쟁으로 몸살을 앓았단 국가들을 돌아보고 더러 오지 탐방도 하면서 꿋꿋하게 일상을 영위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처참하고 슬픈 장면은 없고, 대개 아름다운 자연 속에 힘겹지만 성실하게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담았는데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동정심이 일었다니 보다는 오히려 다소나마 힐링이 되는 이상한? 사진들이다. 작가가 어떤 마음으로 이 사진을 찍고 고르고 책에 담았는지 모르겠지만.

누군가는 가난을 낭만으로 포장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고, 치열한 삶의 모습을 배제된 채 정선된 아름다움만 보여준다고 할지 모르겠다만, 이른바 포토 저널리즘이 보여줬던 다종다양한 점입가경의 폭력의 모습에도 무감각해져버린 현대인들에게는 이런 게 오히려 필요할 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그렇게 산다. 그런가 보다. 우리는 이렇게 산다. 그런가 보다. 그리고 특별히 더 안타까울 것도, 더 으스댈 것도 없다. 어차피 나는 여기서 그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보고, 설령 그들이 있는 그곳에 직접 간다 할 지라도 그저 객에 불과하니. 다만, 제발 이들의 소중한 삶이 파괴되지 않기를. 서서히 그들이 바라는 대로 평화롭게 이루어져 가기를.  그래서 언젠가 내가 다시 즐겁게 방문할 수 있기를. 



이달의 사락 r*******n 2024.12.1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