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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강의 다리 David L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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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의 영화를 다시 보면서 고전 古典의 새로운 재미를 새록새록 알게 된다.몇십년이 흘렀어도 고증이 디테일한 작품 <콰이강의 다리>도 멋진 클래식이다.패션이나 말투는 촌스럽지만 표정이 살아 있는 왕년의 배우들에 빠져들어 보았다.뭐니뭐니해도 제일 감탄하게 되는 건 ‘음악’이었다. 영화팬이라면 선율을 알 것이다.어렸을 적 명화극장으로 보고, 지루하게도 느꼈던 부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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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의 영화를 다시 보면서 고전 古典의 새로운 재미를 새록새록 알게 된다.
몇십년이 흘렀어도 고증이 디테일한 작품 <콰이강의 다리>도 멋진 클래식이다.
패션이나 말투는 촌스럽지만 표정이 살아 있는 왕년의 배우들에 빠져들어 보았다.

뭐니뭐니해도 제일 감탄하게 되는 건 ‘음악’이었다. 영화팬이라면 선율을 알 것이다.
어렸을 적 명화극장으로 보고, 지루하게도 느꼈던 부분들이 지금은 제대로 감탄스러웠다.

어렸을 적 ‘주말의 명화’의 영향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좋은 영화는 세월이 흘러도 여전한 감동이 있다. 어떤 몇 가지 장면과 에피소드만 봐도 개성과 아우라를 느낄 수 있다.

2차대전이 한참인 전쟁 시기 영국 군인들의 한 부대가 남태평양의 섬에서 포로수용소 생활을 하게 된다.

니콜슨 대령은 28년째 군인 생활을 하는 중이었고 전쟁이 언젠가 끝날 거라 믿으며 최대한 부하들을 책임지고자 한다. 포로들의 새로운 상관인 사이토 대령은 회화가 가능한 영어 능통자이며, 조국에 대한 충성심이 대단한 전형적인 일본군인이다.

<콰이강의 다리>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도입부는 포로로써 제네바 협정이 보장하는 권리를 누리려는 니콜슨 대령과, 정글로 둘러쌓인 외딴 섬에서 전시 (戰時)에 규칙 따위는 의미없다는 사이토 대령의 기싸움이다.

언제나 명작에서 느끼는 것은, 악인이 악독하고 치밀할수록 이야기가 탄탄하단 것. 사이토 대령의 카리스마와 도도한 자부심이 바로 그러했기에 몰입하게 되었다.

더욱이 선한 쪽에 해당하는 니콜슨 대령도 영웅처럼 나오지는 않는다. 그가 사이토에 대항하는 건 ‘군인정신’으로서 철두철미한 외곬수적인 성격 때문인 것이었다.
그래서 두 사람의 팽팽한 갈등이 심도깊게 그려진다.


바람 한 점 없고, 땡볕과 습한 기후에 닭장같은 감옥에서 갇혀 있으면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니콜슨 대령에게 사이토는 협박은 물론, 어르고 달래며 갖은 방법을 다 써본다.

장교들을 노역에 동원하지 않는 문제로 대립하던 거였다. 한번은 니콜슨을 방으로 불러 좋은 음식을 먹이며 회유하는데 대령이 꿈쩍도 않자 결국 버럭하는 장면이 압권이다.

“난 영국군이 싫어! 당신은 고집이 있지만 근성은 없고, 인내심은 있어도 배짱은 없잖아.”

그간 근엄하고 자비로운 척 하다가 열폭한 사이토 대령. 피곤하고 초췌한 컨디션임에도 사이토에게 정중하게 응수하는 니콜슨 대령이 어찌나 멋있던지!
한 템포 쉬고는 고급진 영어로 말했다.
“요점 없는 대화를 계속하실 거라면 이만….”

한달여간 목숨을 건 니콜슨의 사보타지 투쟁 덕에 다리 및 기차 선로 놓는 일이 안 되자, 사이토는 니콜슨의 요구를 허락하고 만다.

사이토의 허락을 받고 풀려난 대령이 막사를 나와 당당하게 걸어 나오고, 수백명의 부하들이 와~~ 함성을 지르며 우르르 몰려와 그를 둘러싸고 환호하며 목말 태우는 씬에, 영국인도 아닌데 가슴이 벅찼다.

이어서 바로 다음 씬에, 쾌적한 관사에서 홀로 주저앉아 루저처럼 흐느껴 우는 사이토를 대비하는 장면은 이보다 더 통쾌할 수 없었다.

니콜슨이 막상 복귀해 부대를 점검해 보니 체계가 없고, 조직적이지 않은 오합지졸이라는 걸 뼈아프게 깨닫는다. 엔지니어와 지질학자 등 각 분야에 전문적인 부하들을 통솔해서 다리를 짓는 일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니콜슨은 ‘우리 영국의 앞선 측량, 건설 기술이 최고임을 사이토와 일본군에 알려주자’며 부하들에게 완벽하게 맡은 일을 하라고 지시한다. 의외의 부분이었다.

등장인물 중 군의관의 시선으로 묘사되는데 대령과의 직접적인 대화에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명백히 따지자면 적국을 돕는 건데 왜 다리를 잘 건설하자 하십니까”라고 군의관이 물었다. “이건 오히려 반역행위가 아닌가요.”

대령의 생각은 달랐다. 본토와 수천 킬로 떨어진 오지이므로 포로들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시할 수 밖에 없고, 저들에게 약체로 비추이는 것보다, 능력있고 필수적인 병력으로 보이면 더 잘 대접을 받을 거라는 판단이었다.

그것은 정확했다. 포로들이 일을 잘 수행하자 수용소장 사이토는 그들의 필요성을 알게 되어 합리적으로 변해 사람들을 보호하게 되었다.


후반부는 콰이강의 다리가 적의 보급로가 돼서 요충지가 됨을 간파한 영국군의 이야기로 전환한다. 특전단을 보내어 다리를 파괴하는 작전을 펼치게 된다. 이 부분이 오락 영화로써는 가장 손에 땀을 쥐고 보게 되는 지점이고 하이라이트였다.

마지막 장면에서, 특수부대원들이 겨우 다리에 접근해 폭탄을 설치하고 임무를 성공하려는데, 다음날 갑자기 강물이 수위가 줄어들어서 작전이 들통날 위기를 맞은 장면이 엄청났다.

아열대 섬이라 울창한 산에서 새소리가 들리고, 급류에서 물이 콸콸 흐르고, 멀리서 일본군의 기차가 칙칙폭폭 소리를 내며 가까워오는데, 주인공들은 정적 속에 숨죽이고 있다.

어찌나 조마조마하던지, 요즘의 서스펜스 영화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스릴감을 선사했다.

정글 지역이 주는 특유의 소리들이 주를 이루면서 음악은 하나도 나오지 않고, 군인들이 절대절명의 임무를 완수하러 정글 속을 헤치고 목적지로 가는 모습은 70년대 이후 전쟁 영화에서 많이 봐왔다.

1957년작인 <콰이강의 다리>는 한참 앞서서 그런 장면을 개척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처음 시도한 이야기와 장면들은 그래서 여전히 아우라를 갖고 현재에도 감명깊게 다가온다.

요소요소에 장관을 이루는 장면들이 포진해 있어서 스펙타클하다. 작품 시간이 길지만 짜임새 있는 이야기에 넋이 나가기 충분한 걸작 영화이다.

휘파람을 불면서 행군하는 군인들의 씬들에서, 노예가 아니라 군인임을 입증하고자 했던 포로들의 마음이 짠하게 전해졌다.

의외로 상업적이지 않은 실험적인 연출 기법들이 곳곳에 활용되어서 놀라움과 전율을 준다.

기발한 이야기와 절제된 미학을 조화시킨 데이비드 린 감독!

희망을 한순간도 잃지 않은 포로들,
그 모두가 주인공인 너무도 멋진 클래식 작품이었다.

OST인 휘파람 곡을 나도 한번 불어본다.

b********5 2018.01.19. 신고 공감 3 댓글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