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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과 실존 인물에 기반한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졌다니 이 얼마나 창의적인가 싶다. 심지어 흑마법이란 추천사를 할 정도라니 더 궁금하다. 왠지 영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에 등장해 각인된 비선 실세 그레고리 라스푸틴이 떠올랐는데, 바딤 바라노프라는 이름 탓인가?
러시아에 앞선 소련을 떠올리면 단지 비밀스러운 조직인 KGB 정도랄까. 그들, 소련이나 러시아의 역사에는 문외한이라 베일에 쌓인 정치 권력에 관한 이야기라는 허구는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작가는 세계 그것도 인류 역사 등장하는 잔혹한 학살자 명단에 스탈린이나 히틀러에다 처칠까지 껴 넣었다. 전쟁 혹은 그 이외의 이유로 인류 학살을 설계한 그들을 '예술가'로 표현하는 데 대한, 솔직히 단전 밑에서 끓어 오르는 거부의 빡침이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 러시아의 역사적 배경으로 도배된 전반부의 서사는 당혹스러울 만큼 잔잔했다. 어디가 흑마법? 하다가도 중간중간 묘사되는 정치 공작에는 살짝 진짠가? 싶은 궁금증도 있어 페이지를 멈추진 못했다. 그렇지만 정말 문학에 가까운 설명이 길게 이어지는 건 후레자식 퀴스틴이 묘사한 '러시아에 갇힌 것'처럼 답답하다. 기대감의 예열 치고는 너무 더딘데 책까지 두껍다.
"특권이란 자유의 반대이며, 노예화의 한 형태이니까." 59쪽
당시 그러니까 소비에트 체제 하의 세상이란 돈 따위는 그저 색깔 있는 종이일 뿐이고 권력이나 혹은 그 근거리에 있는 것이 특권을 증명하는 네 개의 번호를 조합해서 작동되는 베르투슈를 갖는 것이며, 심지어 대화 내용이 KGB에 도청되더라도 개의치 않았다는 바쟈의 설명이 멋지면 안 되는데 멋져버렸다.
그리고 '인간은 결국 화려한 장례식을 보장받기 위해 사는 것'이라는 바쟈의 말을 되풀이 해서 몇 번 읽었다. 그런 이유로 권력이 있든 없든 성공에 대한 탐욕은 어차피 죽고 나서야 쓸모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무언의 동의 같은 심정이 됐달까.
고르바초프, 옐친, 밴틀리, 재규어, 메르체데스로 대변되는 90년 대 초 격동의 시대를 관통하면서 겪는 러시아의 혼란과 들뜸 그 이면에 돈에 대한 욕망이 도사린 모스크바, 그것도 크렘린에서 고대 왕족의 시간 속에 갇혀 있는 불안한 권력자들 틈에서 드디어 나타난 푸틴!
이 책은 거의 절반에 가깝게 소련과 러시아를 다소 관념적이고 서사적 꾸미기에 할애 한다. 그게 되레 독자는 지루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덮으려 한다면 아직은 섣부르다고 말해 주고 싶다. 분명 후회할 것이라고. 진짜 이야기는 지금부터다.
"러시아에서 권력은 전혀 다른 무엇입니다." 129쪽
상상력에만 의존한 내용이 아니라면 푸틴은 이 책에서 좀 더 생동감 있게 팔딱 거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러시아 정치는 서구의 피티 쪼가리로 결정 나는 선거가 아니라 전혀 다른 힘의 논리가 있다고 단언하는 장면에 소름이 쫙 끼쳤다. 우크라이나 침략도 그런 이유겠지.
인간의 눈은 미세한 움직임도 순식간에 포착해 내지만 문제는 변하지 않는 것은 식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생각하면 변하지 않는 것들은 언제나 가장 중요한 것들이다." 141쪽
사실인지 아닌지의 문제를 차치하고 이런 질문이 훅하고 들었다. 작가는 괜찮나? 제국주의가 평온을 넘어 안일에 가깝게 자본주의에 물들고 이를 다시 제국주의 영광으로 돌려보고자 건물 두 동을 간단히 날려 버린다. 그리고 무정부에 가까운 상태로 몰아 붙인 푸틴의 연출에 정치는 인간의 공포심에 응답하는 것쯤으로 화답하는 내용은 현재 권력자에 대한 비판적 응징이 아닐까 싶기도 해서.
정치쇼를 벌이고 싶었던 한 야심가는 푸틴이라는 배우를 선택 했다가 실수라는 것을 깨닫기도 전에 역사에서 사라진다. 푸틴을 둘러싼 팩션 소설인 이 책이 주는 서늘함은 유럽과 미국의 민주주의를 포장하는 모든 정치 권력을 생각하게 하는데, 특히 그 힘이 한 곳으로 쏠림 현상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작금의 한국 정치를 더 우려하게 만들기도 한다.
21세기에 버젓이 무력을 앞세운 전쟁을 일으킨 푸틴을 통해 이 시대 정치 권력을 좀 더 밀도 있게 바라보게 만든다.
#크렘린의마법사 #줄리아노_다_엠폴리 #성귀수 #책세상 #서평 #팩션소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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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서 이른 아침에 조금 읽자고 했다가 손에서 놓을 수가 없어서 챙겨 나갔다. 덕분에 가볍게 먹고 고요하게 읽는 행복한 점심시간을 보냈다. 이동 중 독서멀미가 아쉬울 정도로 다음 장이 궁금했다. 흑마법에라도 걸린 걸까.
소련과 러시아에 대해서 특별히 진지하게 역사를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만으로 살다가, 2022년 전쟁이 시작되고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가 의아하고 화가 나서 러시아 현대사를 찾아보았다.
푸틴을 중심으로 한 권위주의적 질서가 극단적 지배사회에서 타국과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은 폭력적이었다. 푸틴은 누구이며, 그 정권은 어떻게 성립되고 유지되는지도 궁금했다. 장기집권용 대국민 가스라이팅 담론과 서방국가들의 무력한 대응도 절감했다.
KGB 첩보원이 권력 정당(party of power 자율적 정치조직과 달리 행정부-대통령의 수족처럼 행동하는 정당)의 리더가 되어, 전쟁과 테러의 한가운데서 지지율을 높여가는 과정이 잔혹 역사 드라마였다. 권한대행이 되고 지지율이 더 오르고, 선거운동도 TV토론 출연도 없이 대통령이 되었다.
다르고도 유사한 역학에 소름이 끼쳤다. 정책적 지지가 아닌 인기를 얻는 포퓰리즘의 방식으로, 권력의 독점과 정적 제거를 끈질긴 목표로 삼은 정치적 인물과 음습한 주변 세력이 만든 어두운 웅덩이들이 한국사회에도 무수하다.
이 책은 팩션 소설이다. 내가 아는 팩트 조각들의 빈틈을 더 생생하게 채우고 더 깊이 파고드는 유용하고 반가운 작품이다. 2023년 크렘린 궁정의 마법사, 바딤 바라노프 - 블라디슬라프 수르코프 - 를 마주하는 일은 서늘했다.
정책 전달과 이해를 위해 기획된 쇼가 아닌, 피칠을 한 무대에서 독재자(권력)의 욕망과 의지를 실현하기 위한 공연은 너무 어두워서, 자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 그림자를 길게 드리울 듯하다. 멸종을 가속화시키는 결과를 만든다.
“정치인 중 누구도 강력하게 맞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전쟁 아닌 전쟁을 원했어요. 인간적이랄까, 아메리칸 스타일의 전쟁.”
이들은 수식어를 붙이는 행위 자체가 민주주의의 오염과 변질이라고 인지하지 못한다. 자기정당화와 사욕없음을 굳건히 믿는 인간들의 흔한 오류가 익숙해서 갑갑하다. 전 세계 몇 나라에서 병리적이지 않은 민주정이 기능하고 있을까.
“우리가 중요하게 여길 동력은 여전히 인간의 분노입니다 (...) 어느 시대, 어느 체제에서든 좌절하고 실패하고 파산한 자는 있기 마련입니다. (...) 그건 사회를 지배하는 심연의 흐름 같은 거예요.”
소설을 읽고 있는데, 방대하게 축적된 사회학 데이터들이 섬세하게 구현된 문학 보고서 같다. 대단하다. 작가는 악성(정치)종양을 다루는 외과의사처럼 메스mes를 거침없이 필요한 만큼 사용한다.
“서구인들은 자기 자식들이 앞으로 자기들보다 못한 삶을 살거라 생각하고 있어요. (...) 상황은 그들의 통제력을 벗어나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치닫습니다. 더 이상 미래는 그들의 것이 아니에요.”
덕분에 과문했던 나는 소비에트 연방부터 현재 러시아에 이르는 권력층과 경제그룹이 연합하고 기생하고 붕괴되는 현대사를 노안이 다 나은 듯 선명하게 살펴볼 수 있었다. 소설이라서 더 대단하다.
10초 전에 한 말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왜곡하는 뇌를 가진 인간들이 벌인 잡다하고 복잡한 사건과 풍경을, 타인의 발언과 행위를 기초로 삼아, 팩트에 가깝게 새롭게 창작하며, 독자에게 생존을 위한 진지한 질문들을 제공해주는 신기하고 놀라운 작품이다.
“인간으로 산다는 것, 싸우다 기꺼이 죽는다는 것이 무얼 의미하는지, 우리는 잊지 않았습니다. (...) 산다는 것과 죽지 않으려 애쓴다는 것은 매우 다릅니다. 저들은 잊었을지 모르나, 우리는 아니에요.”
장르와 형식이 무엇이건 읽으시길, 우리의 정치적 미래도 상상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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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마법’과도 같다는 소설 <크렘린의 마법사>는 ‘2022년 프랑스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흑마법같다길래...해리포터같은 판타지 소설일 것 같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진짜 마법은 나오지 않습니다. 러시아 역사와 맞물려 러시아 정계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친 한 인물의 이야기였습니다. ‘크렘린의 마법사’라고 불린 푸틴의 정치 고문 ‘바딤 바라노프’의 이야기였죠.
사실, 러시아의 역사라던가, 정치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읽기 시작한 초반에는 많은 부분이 부담스러웠고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부담을 버리고 천천히 읽기로 한 후부터는 진짜 흑마법에 걸린 듯이 빠져들게 되었죠. 실제 존재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는 것을 깨닫고, 이 이야기가 진짜 사실일까, 허구일까 고민하게 되는 순간부터 흑마법에 걸린겁니다. 아, 러시아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정말정말 러시아에 대한 지식은 러시라 전통인형 마트료시카밖에 없는 저도 독서를 즐겼으니까요.
바딤 바라노프는 차르의 정치고문에서 은퇴 후 연극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이 부분에서 작가가 마치 정치는 한 편의 연극같다는 것을 말하고 싶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했습니다. 바딤은 연극을 완성시키기위해 여러 사람을 만납니다. 그리고 결국엔 평범하고 볼품없기 그지없는 ‘푸틴’을 만나게 되죠.
푸틴은 ‘대통령 자리를 넘볼 수 없다’는 금욕적인 공무원일 뿐이었습니다. 그냥 평범한 공무원이였죠. 하지만, 무엇이 금욕적인 푸틴을 지금의 푸틴으로 만든 것일까요?. 권력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푸틴은 금욕적이기는 개뿔. 본인의 필요에 의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려 듭니다. 사람이 한순간에 변하는 것을 보면 권력이란 참으로 무섭습니다. 권력을 가진이가 욕심쟁이라면 더 그렇죠. 최근까지도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일으키며 러시아 최고 권력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독재정권이 있었습니다. 권력자들은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본인의 자리를 지키려했지만, 결국에는 무너졌죠. 푸틴의 이야기를 보면서 왜 아직도 러시아는 푸틴정권일까?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분명, 러시아 국민들도 바보가 아닐텐데 말이죠. 그런데 더 무서운 건, 푸틴정권이 계속되도 러시아는 잘 돌아갈 것이라는 점입니다.
러시아 정치와 역사에 대해 많은 배경지식이 없어 책의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권력이 주는 무서움. 권력을 더 가지기위해 변해가는 사람의 모습이 참으로 흥미로운 이야기였습니다. 아무래도 흑마법이란 ‘권력’의 또다른 이름이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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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식어가 화려하게 붙어 있는 '크렘린의 마법사'는 읽어봐야만 왜 그런지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러시아 고전 문학의 진입장벽이 워낙 높아서일까...... 내겐 러시아 문학과 예술, 정치, 사회, 과학 및 건축.... 모든 영역이 시작 전부터 머리가 무거워진다. 이름도 어렵고, 체제도 낯설고, 그들만의 독특한 이념 수긍 방식도 보편적이지는 않아서일까.
줄리아노 다 엠폴리의 '크렘린의 마법사'가 책세상을 통해 출간되었는데, 지난 세기 동안 지구상에서 독자적으로 돌아가는 듯한 그들만의 세상이 어떤 물밑 작업을 하고 있었는지 알게 된 첫 책이었다. 굉장한 소설이다.
바딤 바라노프. 차르의 고문직을 맡던 요주의 인물. 책은 그의 회고적 텔링으로 거의 모든 시절을 덤덤하게 이끌어간다. 권력의 추상적 이미지가 그의 한마디에 정의된다. 힘 있는 사람 대부분은 현재 머무는 직위로부터 자신의 아우라를 끌어낸다.... 얼마나 간단명료한 권력의 형태인지.....
러시아를 아는 사람은, 우리에게 권력이란 대지의 주기적 운동에 종속한다는 사실까지 알기 마련입니다. 운동이 일어나기 전에는 그 흐름을 바꾸는 시도가 가능하지요. 그러나 일단 운동이 시작되면, 사회의 모든 톱니 장치는 말 없는 불가역의 논리에 따라 제 위치를 찾아갑니다. 그런 움직임에 저항하는 자체가 태양을 중심으로 한 지구의 공전에 반하는 것만큼 헛된 일이지요. --- p.165
푸틴이 자신의 정치권력 야욕을 드러내며 자신의 지지도 경쟁을 스탈린에서 찾는 장면은 소름이 돋았다. 푸틴은 그런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러시아 세계이권찬탈을 구상하며 그렸을 전쟁그림은 우크라이나를 통해 정교하게 드러났다. '오렌지 혁명' - 우크라이나는 나토에 가입을 희망하며 고개를 들었더니 그들은 이렇게 이 사태를 명명한다. 러시아의 실상이 어떤 상태인지 팩트와 픽션이 절묘하게 그리고 촘촘하게 직조되어 있어 거울효과처럼 보인다. 이 소설만이 가진 맛이 바로 이런 것이다. 줄리아노 다 엠폴리 작가는 국제 정치 전문가라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크렘린의 마법사'는 그의 첫 프랑스어 소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담아내는 인물들의 구체적 활동들은 독자로 하여금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든다. 스토리는 전혀 어설프지 않고 사건들을 통제하는 속도는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든다. 심지어 네레이션이 배치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서사가 전반부를 통해 할애되지만 나는 이 부분도 흥미로웠다. 러시아 실정에 대해 머릿속에 차분히 입력할 수 있었기 때문이리라.
다큐멘터리 자료를 수집하고자 모스크바를 방문했던 주인공 '나'는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한 젊은 청년을 알게 되고 그의 리드에 이끌려 방문한 한 저택에서 바딤, 혹은 바쟈로 불리는 자를 만남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모스크바는 필터링 없이 유입된 서구 문명의 여파로 계층의 결이 바뀌고, 부의 급증과 개개인이 자유롭게 벌크화되는 사회현상을 격는 중이다. 이를 우려하는 사람도, 반기는 사람도 미래 사회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정을 끌어안고 가는 길은 동일하다. 경험해 보지 못했던 자유의 오히려 이들에게 극강의 두려움과 공포를 몰아온다. 강한 자의 결단과 통제를 그리워 하고 갈망하던 이들의 귀속성은 강력한 카리스마의 푸틴 등장을 은근 반긴다.
우리는 작가를 통해 러시아의 시대 아이콘이던 보리스 옐친, 미하일 호도르콥스키, 예브게니 프리고진 등을 상기할 수 있고, 체첸전쟁, 소치올림픽, 중간중간 인용된 고전 문학의 명문장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시사적 문제들을 무게있게 고민해 볼 수 있다. '권력'과 '인간'의 유동적 결탁은 국가체제의 흥망성쇠와 상관없이 어떤 형태로 거대화되고 어떤 형태로 비윤리적 배반을 인삼는지, 또 인간 본능에 어떤 자극적 욕망으로 잠식하는지 가감없이 느끼게 해 준다. 우리는 지금의 안위가 최선인지 그들의 동떨어진 안보 노선이 최악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여지를 준 올 해 최고의 소설이었다.
#크렘린의마법사 #줄리아노다엠폴리 #책세상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 #독서카페 #신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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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마법 같은 소설이라는 코멘터리에 현혹되어, 러시아에 대한 궁금증을 마법같이 해소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며 읽은 장편 소설. 흑마법은 나와 잘 맞았다. 이런 게 흑마법이구나, 군침을 흘리며 읽은 책 -
러시아에 대해 무지한 만큼 처음엔 적잖이 당황했다. 크렘린도 차르도, 굴라크도 KGB도 콤소몰도 도대체 어떤 의미인지, 단편적인 정보 밖에 아는 바가 없었기에 과연 익숙해질 수 있을까 싶었다.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의 소설답게 아름답고 복잡한 수사는 알듯 말듯 나를 계속 끌고 들어갔다. 배경지식을 급한 대로 보강하고, 소설의 흐름을 타기까지는 100페이지가 채 넘어가지 않았을 때였고, 그때부터 이 효과적인 마법 같은 이야기는 흑마법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갑자기 러시아 권력의 중심부의 실존 인물들의 실명이 모두 등장하고, '픽션(fiction)을 뛰어넘는 잘 쓰인 팩션(faction)(p. 370, 역자 해설)이 생생하게 펼쳐지기 때문에 흥미진진할 수밖에 없다고 해야 할까? 러시아에 대한 지식이 많으면 더 재미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 지식이 거의 없어도 러시아에 대해 효과적으로 알아가면서도 몰입할 수 있는 소설이었다.
실명이 등장하는 만큼, 어디까지가 진실일지 예의 궁금하기는 하다. 하지만, 진실 여부를 떠나서 신박한 깨달음이 너무 많았다. 권력 그 자체의 이야기이면서도 사족을 원하는 만큼 붙일 수 있는 모놀로그의 전개이기에 모든 내용을 효과적으로 알 수 있는 게 이 소설의 특이점이자 필연적인 장점인 것 같다. 그러한 형식이 아니었으면 러시아의 이질적이면서 독특한 작동원리를 알기가 너무 어려웠을 것 같다. 러시아는 체제 갈등을 냉전으로 풀어내고, 그 이후의 국제사회에서 나름의 영향력을 행사하며 개방된 듯 보였으나, 러시아 권력의 속성은 내밀했다. 권력에 뒤따르는 수많은 공공연하면서 사적인 특혜, 완벽한 도청과 감찰, 언론 플레이와 여론의 장악은 결코 같을 수 없고, 더불어 완전히 다를 수도 없다. 광활한 영토와 다수의 민족이 얽힌 오랜 역사의 연합국인 러시아가 뭉치는 원동력은 좁은 영토와 단일함을 추구하는 우리나라의 원동력과 전혀 달랐고, 흔히 봐온 서구와도 달랐다.
바로 작년 2022년에 출간한 <크렘린의 마법사>는 정치 비평 저널리스트 출신의 유럽인(프랑스에서 태어난 스위스계 이탈리아인)의 책으로 예리한 분석이 빼곡히 들어가 있는 여러모로 독특한 소설이었다. 모든 뉘앙스는 적절한 비평을 포함하고 있기에 치우치지 않는 어조이며, 푸틴에 대해서 그가 정치에 입문하는 내용부터, 여러 행적들이 거침없이 묘사되고 있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었다. 소설적인 요소에 대한 재미보다는 사실에 기반한 흐름 자체만으로도 몰입도가 높았던 것 같다. 빠르게 읽지는 못하고 나름대로 정독했지만, 또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제 그만 끝났으면 좋겠는데.
푹 빠져서 읽다 보면 수많은 차이 속에서 의외의 깨달음과 우리 사회의 폐단을 비추는 거울도 찾게 되는, 아무래도 이런 게 흑마법이 아닐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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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역사적, 정치적 상징. 크렘린은 러시아어로 '성벽, 성채'를 뜻한다고 합니다. 책세상의 신간 『크렘린의 마법사』 은 2022년 프랑스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러시아 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며 ‘크렘린의 마법사’라고 불린 푸틴의 정치 고문 ‘바딤 바라노프’의 고백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권력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주인공 바딤 바라노프는 15년 차르의 고문직을 내려놓자 수수께끼 같은 인물에 관련한 전설이 봇물처럼 쏟아집니다. 크렘린궁에서 막후 조종자로 일했던 경험으로 연극 만드는 일에 투영합니다.그는 크렘린의 마법사, 제2의 라스푸틴으로 불리며 그는 전 지구인을 상대로 거대한 한 편의 극을 완성하기 위해 저마다 뚜렷한 개성을 지닌 여러 인물과 교류하며 교묘한 심리전을 선보입니다. 소비에트 연방의 성립과 해체, 새로운 질서를 갈구하는 러시아 사회의 혼란과 푸틴의 집권 과정은 신흥 재벌에서 바그너 그룹에 이르는 권력의 기생자와 희생자들 모두가 그려 나가는 현대사의 숨은 모습을 하나씩 꺼내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런 정도의 작품을 읽을 때 어느 정도의 정치나 역사의 흐름을 알고 있다면 책을 읽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부모 모두가 히피이고 에스토니라 출신인 어머니인 크세니아를 만났고 그녀는 일상의 삶조차 얼음을 지치는 기분으로 사는 평범한 인간으로 범접한 사람이었습니다. 시나리오는 항상 역사상 위대한 독재자들이 그랫듯이 크세니아가 휘두르는 공포의 힘은 예측불가능으로 똑같았고 비딤은 크세니아에게 힘을 받고 있었고 연극이란 크세니야를 떠나으로써 내 안에 깨어난 야망을 충족시킬 만한 것은 못되었고 최소한의 기쁨조차 양산해내지 못하는 현실 앞에서 늘 무능하고 어디를 가든 깊은 회한을 동반한체 비장한 시도할까 문화의 상실을 애도하는 지식인의 처절한 슬픔만은 견딜 수 없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의 장기 집권과 독재체제는 어디까지 갈까요? 작품 속 등장하는 푸틴의 모습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프로는 어떤 디테일도 주의를 소홀히 할만한 일도 해서는 안됩니다. 거대한 연극의 가장 위대한 배우 푸틴은 극적인 인물로 묘사됩니다. “대통령 자리를 넘볼 수 없다”는 금욕적인 공무원으로 그려지는데 점차 권력을 얻으며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자신을 보좌하던 사람이라도 쓸모가 없어지면 바로 제거하고, 전쟁을 일으키도록 사주하는 등 폭군의 전형으로 변모합니다.
언론 조작, 여론 선동, 협박과 로비 등 부정한 그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 권력을 가진 인물들입니다. 거기에 더해 만족하지 못하고 더 큰 힘을 추구하는 비이성적이고 몰상식한 인간의 추악한 면모를 보여줍니다. 책에서 흥미로운 점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이야기도 합니다. 정치 세계를 배경으로 한 다른 소설들과 달리 이 작품에서 권력은 사람들에게 무엇이든 가능하게 해주는 만능열쇠가 아니라, 권력과 무관한 이들을 전쟁과 희생으로 몰아가는 독입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보았던 수많은 권력자들의 모습을 떠올려봅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권력을 가진자들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그 이야기는 사악하기까지 합니다. 그 자리에 적합한 인물이 앉는다면 정치, 경제, 사회 등 전반에 모두 이익이 되지만 자리만 차지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기도 합니다. 권력을 한 사람한테만 몰아주는 현 시대가 계속 된다면 더 나은 미래는 보이지 않고 눈에 보이는 무기가 아닌 폭력이 인간에게 하나의 논리로 작용할 때 어떤 결과가 빚어지는지도 적나라하게 파헤친 이 소설을 통해 독자에게 권력의 본질을 다시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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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렘린의 마법사'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푸틴의 러시아다. 처음엔 이 구성을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까...... 고민하면서 읽었다. 그만큼 내겐 러시아의 역사와 정치적 근현대사를 넘나들며 현대 사회를 이해할 수준의 배경지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허구와 사실을 절묘하게 넘나드는 소설이라는 평을 듣자 작가의 입김이 얼마나 작용했을까 나는 궁금해졌고 그렇게 읽기를 마친 나의 소감은 '크렘린의 마법사'를 제대로 즐기려면 가십을 상상할 줄 알아야 한다... 이것부터 챙기게 됐다.
푸틴과 러시아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한다. 책세상을 통해 우리에게 다가온 이 소설은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2022년 아카데미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수상하고 프랑스의 최고 문학상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공쿠르상 최종 후보에 오른 작품이라고 했다. 작가는 소비에트연방의 해체를 포인트로 굵직굵직한 러시아의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푸틴 정권과 현재의 우크라이나 갈등의 사상 구도와 전체주의를 제대로 알라고 우리에게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무겁지만 무겁지 않은 소설... 소설의 시작은 이렇다. 주인공이 작업상 필요에 의해 모스크바를 찾는데 그곳에서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한 대학생 니콜라스를 알게 되고 그의 초대로 한 저택을 방문하게 된다. 니콜라스는 다름 아닌 러시아 권력 구도의 핵심 인물이라 할 수 있는 바임 바라노프다.
책에서 대부분의 인물들은 실명으로 거론되지만, 바딤 바라노프는 그렇지 않다. 그는 푸틴의 막후 실세 플라디슬라프 수르코프라는 인물이 실제 모델이라고 하는데 거의 바라노프의 스토리텔링으로 소설은 리드된다. 바라노프는 TV연출자였고, 프로그램을 만들다 우연한 기회로 푸틴을 만나게 된다. 푸틴의 자전적 기록을 보는 것과도 같은 느낌을 받는다. 물론 소설은 실화와 허구를 뒤섞어 놓았기 때문에 푸틴에 대한 팩트는 내게 러시아와 소련 파헤치기 숙제로 남았다.
이 책의 경이로움은 분명 독재와 잔혹 전쟁, 분열을 고발하는데 넘어가는 갈등과 고비의 경계가 너무 로맨틱하다는 것이다. 그러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보면 세상이 변화하고 있고, 우리는 여전히 혼돈 속에 속고 있으며 어떻게 살아야 가치 있는 삶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
'인간은 결국 화려한 장례식을 보장 받기 위해 사는 것'이라는 말은 그래서 와 닿는다. 러시아는 냉전시대를 지나 미국과 중국의 그늘에 가려 그림자처럼 보인다. 적어도 내겐 그렇다. 그러나 문학사적 비중과 사회문화, 예술과 휴머니즘을 연결하는 어떤 곳에서도 우리는 러시아의 영향을 본다. 어쩌면 '크렘린의 마법사'는 그래서 더 돋보이는 소설이다. 홀리는 마법과도 같은 그 무엇이 인간의 욕망과 행복 추구 사이에서 줄타기를 한다. 돈과 권력, 야망이 뒤엉켜 크렘린을 곤고히 하던 그 시대를 깨고 나타난 푸틴이 다시 크렘린의 소굴로 변절자처럼 자신을 부인하고 잠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마지막으로 , '크렘린의 마법사'는 긴 서사를 품고 있기에 독자들은 차분히 잘 읽어야 한다.
*서평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크렘린의마법사 #책세상 #줄리아노다엠폴리 #서평이벤트 #러시아소설 #프랑스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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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러시아인들의 이름이 혼돈에 휩싸였다. 풀네임, 귀족적네임, 통상적 호칭, 애칭이 제각각인 이름이 같은사람인지 아니면 또다른 사람인지 알아가는 데 시간이 걸렸다. 노트에 사람이름을 쓰고 새롭게 부르는 이름이 등장 할 때마다 기록해두고 참고하면서 읽으니 그나마 이해가 되기 시작 했다. 처음 읽으면서 문맥이 흩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번역상 직역을 해서 그런가 아니면 원문 자체가 문법이 그런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30페이지정도를 읽어나가다가 이야기의 흐름이 가닥이 잡히게 되어 다시 반복해서 읽곤 하였다. 외국작품의 번역서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생각인데 전문 번역인이 소신껏 번역하고 완벽하게 우리말로 옮겼으면 하는 바램이 든다. 작가의 독특한 전개방식이 기발하다. 작품에 쓰인 실명은 인터넷검색을 하면서 읽을 수도 있어서 전반적인 전개내용을 가닥을 잡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 작품이 픽션이든 논픽션이든 등장인물들의 실명을 사용한점과, 푸틴의 정권 장악 과정과 그 당시의 세계 정세, 그리고 굵직한 국제행사등이 시간의 틀에 짜맞춰져 있어 허구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그런면에서 독자들의 긴장감을 늦출수 없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아울러 작가의 신념이나 사상을 은근히 독자들이 느낄 수 있도록 강요한다. 이 책이 작가의 최초의 출판작이라니 천재적 작가라는 이름이 전혀 과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책 제목이 크렘린의 마법사로 정한 이유는 크렘린궁에서 이루어지는 의사결정과정이 극비에 이루어질 뿐더러 그 결정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으며 그렇게 이루어지는 행동의 결과는 누구도 예측 불가능한 구도로 진행된다는 데 있다. <소설의 내용> 이 소설의 독백자인 바담 바라노프는 할아버지가 새옹지마 운이 좋게 이어져 동료들이 독일과의 전쟁터에 나가 죽어나갈 때 오히려 행정관이 되어 승승장구하게 되었고 마침내 귀족의 반열에 들게 되면서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게 되었다. 저자는 1839년의 러시아를 퀴스틴의 작품을 인용하여 밯라노프의 할아버지 시대 러시아를 표현 하였다. "궁정의 인맥이 부와 권력에 이르는 유일한 수단이다. 민중의 열정에 기대는 건 러시아에서는 아무 효과가 없다. 요컨대 이기는 자는 언제나 궁정을 자기 힘의 근거로 삼는다. 재능보다는 아첨이, 웅변보다는 침묵이 더 나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유가 거기 있다. 차르에게 잘 보이려고 한겨울 망토없이 산책하는 페테르부르크의 귀족들을 예리하게 본것 세상 돌아가는 소식은 언제나 나지막한 소리로 그걸 이야기 하는 사람에 의해 조금씩 변하기 마련 벙어리의 나라, 잠자는 미녀의 나라, 자유의 숨결이 결핍된 만큼 경이로우나 생명이 없는 나라, 어제와 같은 오늘" 어찌 되었든 할아버지는 차르시대(전제군주시대)의 귀족으로 자기자신을 소신껏 표현하며 살았다. 바라노프의 아버지는 할아버지와 달리 공산당에 충실한 사람이었다. 러시아가 소련이라는 공산주의 국가일 때이므로 그러한 아버지의 성품은 당으로부터 칭송을 얻게되었고 고위공무원으로 '크렘리오브카'식량바구니를 받으며 바라노프의 유복한 어린시절을 가능하게 하였다. 러시아국민들의 특성은 풍족한 자원덕분에 너무빨리 너무 많이 벌린 돈을 주체할 수 없는 나라여서 자분주의 국가와 달리 돈을 가볍게 여기고 권력과의 근접성을 특권으로 중요하게 여긴다는 데 있다. 왕정시대에도 그랬고 소비에트체제에서도 그랬다. 특권이란 자유의 반대이며 노예화의 한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에트 엘리트 집단은 차르시대 귀족들과 많이 닮아 있다. 돈에 대한 귀족 특유의 경멸감이 존재하고 민중에 대한 엄청난 괴리감과 거만하면서 폭력적인 성향이 귀족의 그것을 빼닮았다. 볼세비키 혁명이든 쿠테타든 어떤 명분을 들이 대더라도 그들의 근본적인 통치체계는 변함이 없었던 것이다. 아버지는 할아버지와 달리 소비에트 체제에서 인정받기 위해 본연의 심성을 감추고 평생을 명예, 사람들의 존경, 군인들의 경례, 당 총서기로부터의 화환, 고위관료들의 도열, <프라우다>에의 게재와 같은 성대한 겉치례를 위해 살았다. 아버지의 명예는 고르바쵸프의 자본주의 도입과 더불어 철저하게 파괴 되었다. 아마 그때부터 아버지는 자신의 삶에 대해 비판하게 되었으며 마지막 순간에는 할아버지와 같은 삶의 방식을 동경 하였다. 바라노프는 아버지의 삶을 보면서 자신은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일체의 의도와 의무, 기획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원했다. 그리하여 연극아카데미에 들어갔고 예술이 문화이며, 건설이며, 예언이며 진리라고 믿게 되었다.그러다가 인생의 반려자가 될 크세니아를 만나게 되었다. 크세니아는 엄청난 미인이었으나 불행한 어린시절을 보낸데다 교육도 제대로 못받았으며 감정의 기복이 심했고 타인을 배려하는 아량이 없었다. 그러한 크세니아에게 바라노프는 묘하게 빨려 들어가게 된다. 크세니아의 독특한 개성은 러시아 역사상 위대한 독재자들이 사용했던 '예상치 못한 처벌'이라는 인정사정 없고 변덕스러우면서 질투심에 사로잡힌 야수와 같은 벙법을 사용해서 바라노프를 장악했다는 점이다. 크세니아의 특성은 이후에 바라노프의 군주가 된 푸틴의 특성과 묘하게 일치한다. 러시아에 자본주의의 물결이 밀려 들 때 바라노프는 변화의 물결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본주의의 신봉가이며 선도자인 미하일에게 연인인 크세니아마져 빼앗기게 된다. 그때가 되어서 비로소 변화에 눈을 뜬 바라노프에게 운명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방송업계 소유주인 베레좁스키와 합동으로 옐친의 후계자로 푸틴을 옹위하기로 한 것이다. 마침내 푸틴을 총리로 등극시키고 옐친을 대통령에 재당선시킨다. 이러한 과정을 주도하고 이끈 실세였던 베레좁스키에 대해 부족함을 느낀 푸틴은 바라노프에게 참모가 되어줄 것을 강제하고 베레좁스키와는 결별하게 된다. 푸틴은 남들보다 빨리 문제의 핵심을 파악했고, 주저 없이 목표로 돌진하였는 바 자잘한 예법과 형식을 챙기는 일은 중요시 하지 않았다. 공무원으로서 청렴결백하게 살고자 했으며 자신이 책임진 일을 어떻게든 완수하는 완벽주의자이기도 했다. 옐친의 뒤를 이어 푸틴은 마침내 대통령으로 선출되었고 집권초기 대내적으로 자본주의의 충실한 수용자들인 올리가르히 세력을 대거 숙청하기 시작했으며 국가경제의 정상화와 민심을 동시에 얻는 방법을 사용했다.미하일의 처단은 이러한 작업의 일환이었으며 그동안 러시아를 얕잡아봐왔던 서구사회에 경종을 주는 일이었다. 즉 아무리 돈이 많아도 모든 걸 해결해주진 못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러시아에서는 자기돈을 얼마든지 자유롭게 사용할지언정 그 돈을 통해 정치권력보다 우위에 설수는 없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또한 그때부터 서방국가들과 기존 관계를 재정립하기 시작 했다. 이제 러시아가 더이상 쇠퇴한 나라가 아니며, 공산주의의 멸망을 증명한 나라도 아니며, 세계사에 점차 사라져갈 비운의 나라는더더욱 아니라는 의지를 강하게 어필하려 했던 것이다. <올리가르히>는 소련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에너지 자원/지하자원 국영 기업들이 민영화되면서 이를 싼 값에 구입해 해당 기업이 담당하던 영역을 독점, 엄청난 부를 손에 넣었다. 올리가르히 일부는 정계 및 마피아와 결탁해 공생 및 불법적인 영역에도 손을 댔다. 1990년대에 이들의 부정부패와 사치향락은 그야말로 악명이 높았다. 당대 러시아인들 대다수가 물가폭등과 루블화 가치하락으로 고통받을 때, 이들은 호화스러운 해외여행이나 고급 호화별장 따위를 지어서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기면서 나라에서 벌어들인 자금을 대거 외국으로 빼돌렸다. 이로 인해 기업은 국내에 사업장을 짓고 고용할 여력이, 정부 역시 민생을 돌볼 여력이 줄어든 만큼 빈부격차는 더 극심해져 올리가르히를 증오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옐친 대통령이 추진한 민영화 정책의 수혜자인 올리가르히는 옐친에게 전폭적으로 지원을 해주었다. 베레좁스키가 경영하던 민영 TV 방송 ORT에서 공산당 후보를 낙마시키기 위해 소련을 암울하게 그린 뉴스나 다큐를 집중적으로 방영했다. 덕택에 1996년 대통령 선거에서 옐친이 대패하리라 예측들 하였으나, 실제 선거에선 예상을 깨고 옐친이 53%로 재선에 성공했을 정도였다. 올리가르히의 선두주자였던 베레좁스키는 푸틴에게도 상당한 금전적 지원을 했다. 푸틴도 올리가르히의 지원하에 총리가 되었고 2차 체첸전쟁에서의 승전으로 옐친에게 대통령직을 물려받았다. 그러나 올리가르히의 행태가 악명 높아서 여론이 매우 나쁜 데다가 이들이 돈을 이용해 다른 인물을 띄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기 때문에, 결국 상당수 올리가르히 인사들을 부패척결 명목으로 숙청했다. 올리가르히 세력은 기껏 푸틴을 지원하고도 뒤통수를 거하게 맞고 몰락해버리고 만 셈이었다. 숙청 이후에도 살아남은 올리가르히 세력들은 푸틴의 눈치를 보면서 충성하지만 과거만큼의 권력까진 접근하지 못했다. 그들을 대신해 권력의 정점에 선 존재들은 푸틴 대통령 본인을 포함하여KGB 출신이 대부분인 실로비키였다.에너지, 원자재, 운송, 통신 등을 올리가르히로부터 회수하여.실로비키로 물갈이해버린 것이다. 권력과 부와 무력을 결핍을 느끼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인간형을 만들어 낸 것이다. 충성심이란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마음으로부터 충성심을 키워낼 수 있을만큼 자신감 넘치는 강한 사람들에게서 비롯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소설의 막판에 접어들면서 프리고진이 등장하지만 그에대한 기대만큼 충분하진 않은 내용들이어서 얼마전 러시아 반군이었던 것과 대조해서는 조금 맥이 빠졌다. 이 책에서는 베레좁스키에 대해 죽을 때까지 상세히 그렸는데 푸틴에 대해 죽기직전 애원하는 편지를 쓸정도로 힘겹게 살았음을 내비치고 있다. 전반적으로 푸틴은 강압적이고 빈틈없으며 냉혹한 인간이지만 한편으로는 의리를 철저하게 지키는 사람으로 그리고 있다. 소치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충신 세친과 알력이 생기기 시작하지만 푸틴의 두터운 신뢰는 전적으로 바라노프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하였고 성공적인 행사로 마무리하게 된다. 힘을 얻은 바라노프는 푸틴의 정적이자 자신의 연적이었던 미하일을 사면하므로써 진정한 힘은 돈이 아닌 권력과 무력에서 나오는 것임을 확고하게 선언한다. 바라노프는 마침내 자신의연인을 낚아채갔던 미하일에 완승을 하고 크세니아를 영원히 자신에게 속하도록 만든다. 완벽한 승리를 이룬 것이다. 세계를 좌우하던 권력의 중심에서 수많은 결정과 판단을 하도록 영향력을 발휘하던 바라노프는 절정의 시기에 그 세게에서 떠나고자 결심하였고 마침내 그렇게 떠나왔다. 이제 막 얻은 딸 아냐에게 집중된 그 행복감은 크렘린의 어떠한 권력이나 야심도 끼어들지 못하게하는 힘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책은 소설책이다. 그러나 단순한 소설로 보기에는 현실과 닮은점이 너무 많다. 하나의 다큐멘터리를 보고난느낌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아직 진행중이다. 그 중심에는 러시아 대통령인 푸틴과 젤렌스키가 있다. 이 전쟁을 음으로 양으로 지원하는 세력들중에 올리가르히가 있다. 러시아에서는 올리가르히를 악으로 규정하였지만 우크라이나에서는 협력자로 인정하고 있다. 이책에서 푸틴이 올리가르히를 철저하게 파괴한것으로 표현하였으나 아직도 전쟁중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러시아 국내에서의 전쟁이었다면 지금은 러시아 외부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인 셈이다. 크렘린에서는 지금도 푸틴을 둘러싼 인물들이 이 전쟁에 대해 수많은 판단을 하고 결정을 내린다. 그리고 그 결정의 결과에 대해 모든 러시아인들이 제약을 받는다. 2차세계대전에서 독일을 물리친 러시아인들의 심성 밑바닥에 깔려 있는 끈덕진 기질이 이 책에 잘 나타나 있다. 제정러시아로부터 공산체제인 소비에트를 거쳐 자본주의의 도입으로 소련의 해체를 지나 다시금 세계의 패권을 쥐려하는 러시아의 역사와 현재의 연결고리를 좀더 리얼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해 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태그#크렘린의마법사#줄리아노다엠플리#책세상#푸틴#베레좁스키#미하일효도롭스키#크세니아#바라노프#퀴스틴 태그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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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 우리는 한 편의 정치 드라마라는 비유를 쓰곤 하지만 이 책은 끝판왕 격입니다. 푸틴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러시아 정치사에 등장했고 지금에 이르렀는지, 그 기나긴 '연출'의 대서사를 만나는 시간 <크렘린의 마법사>. 2022년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수상했고, 공쿠르상 최종 후보에 오른 소설입니다.
러시아 역사에 등장한 실제 인물과 사건들이 그대로 등장하는데다가 정치 고문직 출신의 저널리스트 줄리아노 다 엠폴리 작가의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절묘한 스토리텔링이 압권입니다.
크렘린의 마법사라 불린 바딤 바라노프. 소문만 무성한 수수께끼로 둘러싸인 인생을 헤쳐 온 그의 집으로 방문하게 된 '나'. 트윗으로 알게 되어 둘이 직접 만나게 되는 과정이 재미있습니다. 그저 문학을 좋아하는 대학생인 줄 알았던 그가 알고 보니 차르의 고문직을 했던 바딤 바라노프라니.
소설 <크렘린의 마법사>는 한 개인의 인생 스토리이자 러시아 역사를 이끈 권력의 이면을 바딤 바라노프의 목소리로 들려줍니다. 차르 시대의 귀족, 소비에트 체제의 엘리트 집단과 같은 체제 변화를 거치며 살아온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배운 인생의 의미, 연출가라는 직업을 가진 바딤의 개인사를 시대별 러시아의 분위기 속에서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러시아를 만든 푸틴을 누가 끌어냈는지 그 출발점도 엿볼 수 있습니다. 방송국 소유주 보리스의 제안으로 바딤은 방송이 아닌 정치를 연출하는 것에 참여하게 됩니다. 거대한 정치극의 주인공이 될 배우는 바로 구 KGB인 FSB 국장이었던 블라디미르 푸틴입니다.
수평의 과잉으로 카오스 상태가 된 러시아를 구하기 위해 필요한 새 인물로 낙점된 푸틴. 이제 다시 권위가 주축인 수직축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던 푸틴은 정치판에 입장합니다. 그런데 금욕적인 공무원일 뿐이었던 푸틴과의 첫 만남에서 바딤은 한눈에 푸틴의 섬광처럼 번득이는 냉소를 알아챕니다. 러시아에서 권력이란 의미를 제대로 보지 못한 보리스가 내쳐지고 바딤은 그렇게 푸틴의 세계를 걷게 됩니다.
왜 러시아가 톨스토이, 푸시킨 대신 폭군 이반, 표트르 대제, 레닌, 스탈린의 향수를 가지게 되었는지. 그들의 아버지, 할아버지들에게 아주 익숙한 태도와 말투를 가진 푸틴에게 왜 빠져들었는지. 무방비로 노출된 인간의 불안을 잠재울 유일한 방책으로서 권력의 수직성이 어떤 방식으로 먹혔는지. 20세기 말 내란의 위기 속에서 21세기를 맞이한 러시아의 이면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러시아의 해체를 막은 푸틴의 상징성과 그의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는 <크렘린의 마법사>. 바딤은 이 소설에서 본능적 재능을 가진 연기자도 체계적인 연기자도 아닌 스스로를 연출해 내는 연기자였던 푸틴의 모습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오늘날 러우전쟁에 이르기까지 푸틴이 만들어낸 권력의 실체를 이해하게 됩니다.
"러시아에서 중요한 건 권력과의 근접성 즉, 특권입니다. 특권이란 자유의 반대이며, 노예화의 한 형태이니까." - 책 속에서
크렘린의 마법사라 불렸던 소설 속 푸틴의 정치 고문 바딤 바라노프는 실존 인물 블라디슬라프 수르코프를 모델로 했다고 합니다. 막후 실세였던 그를 모델로 전개한 소설인 만큼 더 생생한 팩션 소설이 되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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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했는데 그 중심엔 푸틴이 있다. 푸틴은 과거 상쳉를 탈의하고 말을 탄다던지, 비행기를 몰거나 유도복을 입고 운동하는 모습등으로 강인한 이미지를 풍겨왔고, 나도 그냥 과거의 영광을 되새기려는 이미지 메이커로만 알았다. 물론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서 장사를 하고 있기도 하고, 회사에서도 러시아 분소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는등 러시아 자체에 대한 어떤 개인적인 감정이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국에 맞서고 중국과 호의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등 외교적인 측면에서는 명암이 있는 - 권모술수를 지향하는 - 느낌만 받았었다. 이후 책을 읽으면서 세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그리고 결정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사태를 보고서야 내가 상상한 인간의 스펙트럼안에 있는 사람이 아닐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대단히 복잡하고 다차원적인 사람이었던 것이다. 요즘 시대에 개인의 생각을 위해 수십만명을 전장에 몰아넣을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니. 내가 잘못 생각해도 한참 잘못 생각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그제서야 나는 푸틴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최근 읽었던 관련책으로는 '푸틴의 사람들'이 있다. 이너서클인 실로키비와 푸틴이 어떻게 대제국 러시아를 손아귀에 넣고 조작해가는지, 모든 것을 내놓고 국영화에 협조하던지 아니면 도피생활을 계속하며 목숨을 위협받을 건지 선택의 기로에 선 올리가르히들에 대해 매우 인상깊게 전달한 바 있다. 이번에 출간된 크렘린의 마법사는 이러한 팩트를 기반으로 잘짜여진 팩션으로 저자는 바딤 바라노프라는 인물을 통해 푸틴과 크렘린(러시아 정계)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앞서 내가 착각했던 것처럼 단순히 호기넘치고 민족주의적일뿐인, 마초이미지의 차르가 아니라 구 KGB 출신으로 심리술, 비밀공작, 권모술수에 능할뿐만 아니라 배후에 동일한 목표를 가진 권력집단을 가지며 죽음의 잔을 언제든 상대방에게 권유할 수 있는 냉혹한 독재자의 모습을 문학적으로 그려낸다. 다만 푸틴 개인에게만 집중하기보다는 크렘린을 위시한 그의 조직과 주변인들 - 이름을 바꾸지 않고 실제로 사용한 프리고진 등 - 을 통해 비춰낸다. 푸틴이 집권한지도 20년 이상 되다보니 책 한권에 관련 내용을 담기엔 내용이 너무 방대할 것 같았는데 작가는 바라노프라는 인물의 입을 통해 끊김없이 잘 서술한다. 러시아 역사나 크렘린에 대해 관심있는 분들께 일독을 권한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크렘린의마법사 #줄리아노다엠폴리 #책세상 #책스타 #책스타그램 #북스타 #북스타그램 #책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