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세
지긋하신 분들 중 마빈 토케이어라는 이름이 많이들 귀에 익으실 줄 압니다. 지난시절 워낙 이분 명의로 된 책이 많이
출판되었으므로 4, 50대 이상이시라면 이 이름이 익숙해야 정상입니다. 아직도 생존해 있는 저술가이자 랍비이고요, 그 이름을 아는
분들은 대개 약력까지 다 알고 계시겠지만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포교" 활동에 힘쓴 분입니다(물론 유대교 랍비이니 유대교를
전파하는 거죠). 일본은 풍신수길 집정기에도 천주교가 예수회를 중심으로 널리 퍼진 적이 있고, "순교자"도 다수 배출된 역사가
있습니다. |
|
마빈 해글러, ... 아니 마빈 토케이어의 책 역시, 나보다 좀 앞선 세대에 속한 이들이 엄청 많이 접했던 저자라고 할 수 있다. 아마 마블러스 마빈 해글러를 익히 아는 이와, 마빈 토케이어를 아는 이는 나이가 비슷해서 서로 친구를 먹어도 될 사이일 가능성이 크다(여기에 리 마빈까지 끼면 이제 그건 쌍팔년도 드립 되시겠다). 길에서 파는 책(길에서 책을 파는 시절이 다 있었다니(하긴 참 나도 2년 전에 리뷰를 쓰기로, 지하철 합정역 같은 데서 파는 책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만)! 그런데 길이건 서점이건 헌책방이건, 이 '마빈 토케이어'라는 사람이 쓴, OO 탈무드, 혹은 탈무드 OOO이라는 책은 정말, 1990년대 초반에 길에만 나갔다 하면 김건모 알이에프 노래 듣는 거나 비슷하게, 많기도 많았다고 나는 들었다. 나는 아직도, 이 유명한(?) 저자가 과연 실존 인물이기나 한지, 그냥 유태인의 프로파간다를 전파하기 위한 일련의 저작에 어떤 퍼스낼리티를 부여하기 위한 가공의 명의나 아닌지 하는 의문을 가져 보기도 한다. 너무 유명하면 오히려 실감이 안 나는 그런 경지라고나 할까? 내가 아주 어렸을 적, 유치원 시절에 읽었던 책으로서, 이 마빈 토케이어님이 저술하신(혹은 그렇게 내세워진) 책을 읽어보면, 제목은 분명 탈무드인데, 그 내용은 '탈무드란, 랍비가 강술하고 공부하며 그 내용의 후편, 혹은 빈 공간을 채워 나가는 책'임을 암시하고(또 대놓고 말하진 않는다), 그 다음은 그냥 '물고기.. 물고기... '이야기가 이어졌다. 물론 들으면 다 좋은 이야기다. 또, 요즘 왜 저 그 사람, 카너먼인가 하는 유대인 있잖은가. 직관이 아니라 정확한 계산을 행해야 할 때 직관으로 밀어붙이면 망한다는 가르침의 전도사(엔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그 사람 이야기를 각론으로 풀으면 다 이 이야기다. 이제 나는, 제목에 '탈무드'가 빠지고, 비교적 그 내용과 제목이 부합하게 정해진 이 책을 또(?) 읽었다. 다 좋은 이야기다. 유태인은 왜 유태인인가? 매부리코 같은 생물학적 인자를 두고 유대인이다 아니다가 결정되는 게 아니라, 그가 믿고 따르는 제반 신조, 생활 양식, 그리고 합리성과 경제주의를 두고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것 참, 일단 들으면, 세상에 이렇게 오픈된 교조가 또 있을까 싶기만 하다. 예전에 움베르토 에코도 그랬지만, 유대인은 인종이 아닌 결사의 개념이라고 했다. 믿어야 될지 어떨지는 모르겠으나, 최소한 하나 분명한 건, 고정성을 거부하는 탈무드란 책은 내용이 아니라 빈 서판이며, 개별 책이 아닌 장르라는 사실이다. 술어가 자신을 지시하면 바로 모순에 빠지는 게 수학의 속성인데(모든 크레타인은 거짓말쟁이다), 탈무드는 제 자신을 이야기해서 오히려 진리가 된다. 이런 역설이 또 있을까? 바로 이런 역설을 만들어내는 이가 유대인이고 말이다. 이 정도면 답이 되었을까, 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