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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김소진님 다음으로 좋아하는 소설가가 바로 성석제님입니다. 아, 그 재기발랄함과 걸쭉한 입담과, 이웃집 아저씨 같은 구수함과 커다란 얼굴과(개인적으로 얼굴 큰 사람을 무지 좋아합니다. 이번 소설 읽다보면 큰 얼굴과 관련된 글도 있습니다.) 정말 이 시대 최고의 소설가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이후로 성석제님의 새 소설집이 문학동네에서 나왔습니다. 처음엔 하드커버에 책 사이즈도 작고 종이도 두꺼운 걸 써서, 아, 문학동네도 돈 벌려고 하는구나, 약간 실망을 했었는데... 역시 성석제님의 글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더라구요. 지하철에서 읽으면서 어찌나 웃기든지 혼자서 키득키득 웃었습니다. (아마 제 앞에 앉았던 분은 저 여자가 왜 그러나 했을 거에요) 정말 정말 재밌고, 정말 정말 웃깁니다. 단편소설이라고 하기에도 아주 짧은 짧은 소설들인데요.(흔히 꽁트라고 하는...) 성석제님 특유의 해학과 위트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풍자가 넘칩니다. 아, 마르지 않는 그 해학이 무지하게 샘납니다.(정말 부러워요.) 일단 글들이 짧고, 책 사이즈도 아담해서 언제, 어디서든지 부담 없이...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 거에요. 그리구... 세상이 조금은 유쾌하게 보이실 거구요. 밑에 있는 건 작가후기에 있는 글 중 일부인데요. 썩 괜찮은 글 같아서 올립니다. 글을 읽다보니까 제목도 이해가 가고... 나보다 먼저 인생을 산 사람을 통해 삶에 대한 자세도 깨달을 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올 봄을 성석제님과 함께 보내보시는 건 어떠실까요? [인상깊은구절] (이상 생략) 내 인생은 순간이라는 돌로 쌓은 성벽이다. 어느 돌은 매끈하고 어느 돌은 편편하다. 굴러내린 돌, 금이 간 돌, 자갈이 되고 만 돌도 있다. 아래쪽의 넓적하고 큰 돌은 오래된 것들이고 그것들이 없었다면 위쪽의 벽돌들 모양이 우스꽝스러웠을 것이다. 어느 순간은 노다지처럼 귀하고 어느 벽돌은 없는 것으로 하고 싶고 잊어버리고 싶지만 엄연히 내 인생의 한 순간이다. 그런데 이 성벽은 도대체 누가 쌓은 것일까. 순간이여, 알아서 쌓여라. 누구든 나를 대신해서 순간을 쌓아다오.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모른다. 나는 안다. 내 성벽의 무수한 돌 중에 몇 개는 황홀하게 빛나는 것임을. 또 안다. 모든 순간이 번쩍거릴 수는 없다는 것을. 알겠다. 인생의 황홀한 어느 한 순간은 인생을 여는 열쇠구멍 같은 것이지만 인생 그 자체는 아님을. (이하 생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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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편의 짧은 단편으로 구성된 ’성석제표 소설’ 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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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제목은 예전부터 봤는데.. 항상 제목에 나오는 그 순간은 어떤 순간을 말하는 것일까 궁금해했다. 성석제라는 이의 글쓰기 방법론이랄까? 이런 짤막한 콩트모음집에서 오히려 두드러지는 면이 있었다. 일상생활의 잊혀진/숨겨진 부분, 그러나 자주 어쩌면 늘 주변에 있는 에피소드들을 골라내는 방법. 특히나 그 이야기로 들어가는 진입로를 꾸미는 방법 말이다. 오랜만에 친구 둘이 만난다. A는 성공한 편이고 B는 그럭저럭 살아간다. 둘은 저녁을 먹고 선술집 같은데서 2차를 한다. 근데 이 선술집을 운영하는 과부가 있는데, 그 팔자기 기막히고도 엉뚱하다. A와 B는 나름대로 상대방에 대해 반가움과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데, 선술집 과부의 이야기를 듣느라 늦게까지 그 술집에 머무르더라... 뭐, 딱히 새로운 것도 없을 지 모르겠지만(내 식대로 풀어쓴 것/사례이기 때문에), 독자는 A와 B의 긴장에 대해서 신경을 쓰다가, 과부의 이야기를 듣고 책장을 덮게 되는 셈이다. 한 이야기에 나오는 '문제를 위한 문제'라는 범주를 잘 활용한다고 할까? 이 책에는 32개의 단편들이 실려있다. 제목인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은 그 단편들 중 없다. 이런 경우 매우 드문데, 하여간 없다. 단편이라기보단, 앞에서 말한대로 콩트정도의 짧은 내용들이기 때문에 전체릉 아우를만한 제목으로 뽑힐 것이 없었나부다. 하여간, 촌각에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이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하게 하는 제목임은 분명하다. 조동관 약전에서인가 처럼, 절벽으로 추락하는 차 속에서 주인공 머릿속을 스쳐가는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식의 설정일 수도 있겠다. 이도 아니면, 주인공의 인생에서 중요했던 순간들에 대한 설명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실제 작가가 언급하는 순간은, 뇌물로써 무언가를 청탁하게 될 때, 그 수령자(?)가 순간적으로 상납금/품을 낙아채는 순간을 말하는거였다. 뇌물로 축재한 사람이야기, 뇌물을 주는 방법에 대한 간단한 매뉴얼....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순간 - 뇌물 상납이 성공하는 그 순간을 잡아서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말이다. 하여간, 이 작가의 이야기는 웬만한 미스테리물보다 반전이 많다. 그리고 때로는 너무 기가막힐 정도의 의외적인 것들도 있다. 하지만, 어떤 것도 별로 무겁지는 않다. 다만 통념에서 슬쩍 벗어난 이야기들이 많을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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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절반을 읽었을 때 나는 느꼈다. 이것은 소설이 아니라 우화라는 것을 말이다. 흔히 이솝우화를 예로 들 수 있는데 동물들의 삶과 생태를 통해 인간세상을 풍자하는 것을 우화라고 한다. 비록 이 책에서는 동물세계를 통해 인간세상을 풍자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책은 우화라는 혐의를 벗기 힘들 거 같다. 혹자는 이 책이 소설이 아니라 단순한 콩트를 묶어놓은 거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무려면 어떤가. 독자에게 즐거움을 주고 깨달음까지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문학이 줄 수 있는 유용성은 충분한 것을... 성석제는 제 2의 채만식, 또는 제 2의 이문구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가장 적절한 작가이다. 지나치게 진지한 작품세계를 이끌어나가지도 않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흥미 위주의 작품만을 써내지도 않는 근래 보기 힘든 독특한 작품세계를 지닌 작가라는 뜻이다. 그의 작품들은 초기작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재미있고 꾸준히 교훈을 안겨주는 정말 특이한 매력을 지닌 것들이다. 어쩌면 이 책은 지금까지 쉴 새 없이 달려온 성석제의 문학에 하나의 이정표가 될 지도 모르겠다. 물론 누군가의 지적처럼 이 책은 사보나 다른 잡지들에 게재된 짧은 꽁트들을 모아놓은 책으로도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의 수많은 장점을 간과하고 넘어가서는 안될 것이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간들은 하나같이 우매하거나 비겁하거나 혹은 소심한 인물들이다. 그들이 작가의 분신일지 아니면 일상에서의 우리 모습을 그대로 담아낸 것인지는 각자가 판단할 노릇이다.
하지만 작품을 읽다보면 그 재미있는 상황 때문에 낄낄 웃다가도 갑자기 의문이 생기게 된다. 이거 혹시 내 이야기 아냐? 하는 약간은 섬찟한 느낌. 작가가 내 주위에서 나의 행동이나 상황들을 지켜보고 썼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현실과 밀접한 상황들이 연출되고 있다. 그런 일상성을 제대로 짚어내면서도 그것을 재미있게 포장할 수 있는 기술! 그 기술을 작가 성석제는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술을 중간중간마다 한 번씩 점검하는 것이다. 수많은 작품들을 써낸 작가답게 작품들 또한 엄청나게 많다. 장편소설이나 단편집들도 물론 많지만 그는 이런 형식의 짧은 소설 모음집도 좋아하는 것 같다. 단편이나 장편을 쓰기 전의 연습단계일 수도 있고 순간순간 떠오른 아이디어들을 정리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제목처럼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을 맛보게 해준다는 것이다. 물론 그의 다른 작품들처럼 오래도록 은은하게 가슴에 남는 점은 없다. 어찌 보면 순간 폭소를 자아내는 작품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짧은 찰나라도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작품을 보여주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닐 것이다. 독자로 하여금 즐거움과 교훈을 동시에 얻게 해줄 수 있는 몇 안되는 작가를 우리가 가졌다는 점에서 스스로 위안을 삼아본다. 어찌 보면 이 작품집에서 발전시킨 또다른 단편이나 장편을 볼 수 있을 지도 모르니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약방할매'가 전해주는 어머니에 대한 감상이나 찡한 느낌을 좋아한다. 그리고 '찬양'에 등장하는 소녀의 모습에서 나약하지만 교활한 인간의 본성을 볼 수 있어서 나름대로 섬찟하면서도 재미있었다. 물론 '소리'가 주는 상황의 즐거움도 나름대로 충분히 재미있어하며 즐길 수 있었다. 어느것 하나도 빠트리기 힘들 정도로 재미있고 유쾌한 책이었다. 차 안에서나 화장실 안에서 부담없이 펼쳐들었다가 묘한 쾌감을 느낄 수 있었던 책. 깊이있는 철학이나 작가의 사상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읽는 순간 즐겁고, 읽고 난 뒤에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우화의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어때서? 당신들은 이런 즐거움과 깨달음을 줄 수 있어? 이런 질문이 절로 나오는 책이었다. 그리고 이 짧은 책을 두고두고 꺼내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하드커버는 좀 부담스러웠지만... 아무튼 이 책을 읽는 내내 즐거웠다. 그것으로 이 책은 그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나머지는 독자의 몫이 아닐까? [인상깊은구절] 딸기는 맛있다. 정말이다. 세상에는 무조건 맛있는 과일이 두 종류 있는데 그중 하나가 딸기다. : 어느 누가 딸기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낼 수 있을까? 작가의 시선에 감탄할 나름이다. |
| 성석제님의 2003년 최신작이다... 최근에 한국 소설계에 가장 유명하 사람중의 한 명이니 만큼 많은 기대를 받았던 책이다. 전편의 책들에 비해 기발함과 깜짝 깜짝 놀랄만한 글들을 조금은 줄어든 느낌이 든다. 하지만 간간히 재밌는 글들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이번에 알았는데. 성성제님의 글 중에서는 어느 것은 읽고 나서 다시 그 글의 첨으로 가서 그 글의 제목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님이 왜 이런 제목을 지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재밌게 읽은 부분은 더욱더 그러하다. 물론 입가에 미소가 지는거는 당연하다. 성석제님의 단편집을 읽기전에는 현대 단편을 읽었다고 말하지 말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하드 보드지의 책도 귀엽다. 그리고 곳곳에 있는 그림들(정확히는 펜으로 극적극적한 그림들)로 인해서 책이 더욱더 친밀하게 느껴진다. 편집에 상당히 신경을 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인쇄상태도 양호하고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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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 생각하며 읽어도, 생각없이 읽어도, 작가의 탁월한 말솜씨에 휘말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 책속에 푹 빠져들게 만드는 경이로움!!
그의 욕은 압축적이고 핵심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에 가까웠고 (내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내가 인간의 어떤 신체 기관과 닮았는지, 어떻게 그 기관을 쓸 것인지, 장차 죽어지면 어떻게 될 것인지에 관해 상기시켜주었다) 가락과 후렴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노래가 될 만했고 (내가 어떤 짐승으로부터 유전자를 물려받았는데 그 짐승도 대여섯 가지로 다양함을 보여주었다) 한마디 대꾸할 틈도 없이 퍼붓는다는 점에서 소나기처럼 시원했다. p.60~61 속도광
그래도 세월은 흐르는 것, 언젠가는 돈을 가지고 간 사람은 바짝 긴장하여 땀에 젖은 손으로 양복 안주머니에서 봉투 따위를 꺼내 손에 쥐게 된다. 혹은 뒤에 감춰두었던 가방 손잡이를 엉거주춤 쥐게 된다. 그때 뭔가가 번쩍, 하고 번개처럼 자신의 몸을 휘감고 지나가는 것 같으면 그는 목적을 이룬 게 된다. 상대는 여전히 국사의 막중함과 민족이 한 몸이 되어 나아갈 바를 이야기하고 있을 뿐,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 그래도 미심쩍어하는 사람은 한번 더 그에게 가서 번쩍, 하는 그 황홀한 순간을 경험함으로써 우리나라에도 이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계 최고의 슈퍼스타가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고 한다. p. 103~104 보이지 않는 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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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 씨는 소설의 정의를 아주 넓게 보시는게 분명하다. 고 단정짓는다면 이 리뷰를 보며 작가가 코웃음을 칠 수도 있으니.. 넓게 보시는것 같다는 그냥 그런것 같다는 생각이 얼핏 든다고 하겠다. <재미나는 인생>처럼, 아주 짧아서 이게 소설? 하고 어리둥절 할 만한 글들의 모음집이다. 표지에 '소설'이라는 단어가 한자로 표기되어 있던데, 그걸 보고 소설의 소가 작을 소小라는 걸 부끄럽지만 처음 알았다. 그러고보면 소설의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 글들도 아니겠다.
성석제 씨의 소설은 크게 해학,비판,순정 세 가지로 나눌수 있지 않을까 혼자 생각하는데 이 책은 주로 해학과 순정이 어우러진 느낌의 책이다. 성석제 씨를 웃기는 소설가라고 하는 분이 많은데 진지하게 고개를 주억거리며 공감하지만, 사실 성석제 씨는 '시종일관' 웃기는 작가는 아니시다. 사실 지루한 부분이 결코 적지는 아니하다. 특히나 20대 중반 여성 독자인 나로서는 도무지 관심가지 않는 소재들이 많아서 더더욱 그런 걸수도 있겠다. 20대 여성이 경운기, 운전, 자동차 정비소 등에 관심을 갖기란 군대 축구에 관심 갖기만큼이나 힘든거 아닐까. 하지만 2%의 지루함과 20%의 하품을 감내하며 읽어내려가다보면 책 제목처럼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들을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는데, 이 번쩍이 너무 번쩍거리고 너무 황홀해서 누군가 혼자 책을 읽고 있는 내 방문을 열고 틈으로 살짝 나를 엿본다면 곧 어이없는 표정으로 손가락을 자신의 귀 주변에서 원형으로 돌리게 할 법한, 통제가 되지 않아 기괴하기까지 한 웃음소리로 웃고 있는 내 모습을 연출하게 하는 그런 이야기들이 책 한 그릇 가득 넘치게(조금 과장해서...) 담겨있다.
소설과 작가를 꼭 동일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소설에 작가의 모습이 아주, 하나라도 반영되어 있지 않다고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소설로 만나는 성석제 씨는 참 .. 이런 표현 어떨지 모르겠지만 얼굴 두께가 보통 사람보다 3센티는 두꺼우실 것 같다. 어쩌면 그리 천연덕스러운 목소리로 일곱살박이도 믿지 않을 법한 허풍을 자신만만하게 펼치시는지. 이래서 성석제 씨의 소설을 끊을래야 끊을 수가 없다^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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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선 얇고 가벼워서 좋았습니다. 앉아서 가는 것보다 서서 가는 때가 많은 지하철에서, 이 책은 내용면에서나 형태면에서나 저의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그래서 집에서는 읽지 않고 통근시간에만 아껴서 읽었습니다. 가벼운 듯하면서도 주변의 사물에 대해 다시 들여다 보게 하는 내용은, 한 번 읽고 말기에는 너무 아쉽더군요. 단편 단편의 맛깔스런 구성과, 나도 모르게 하핫 웃게 되는 부분에서는 잠시 제가 지하철을 타고 있다는 것도 잊게 되었습니다. 제목을 보면 우선 내용에 대해 상상을 하게 되지만, 독자의 상상은 작가의 경험? 혹은 상상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단편은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입니다. 잔잔한 감동을 오래도록 지니게 했던 것은 [약방할매]로 단순히 가볍게 끝날 수 있는 책의 마지막을 무게있게 잡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일상적인 현대생활에 대한 작가의 관찰력, 통찰력에 대한 감탄을 자아내는 내용들이 재미와 감동이 구석구석에 많이 스며 있습니다. [인상깊은구절] 나는 담배를 한 대 피워 물었다. 그제야 약방 할매가 누구인지 알듯 했다. 엉덩이 밑의 바위는 저물기 전의 길고 부드러운 햇빛을 받아 아직 따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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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오래된 책이다. 내가 지금 가르치고 있는 교과서에서 이 작가의 글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이 책 또한 모르고 살았으리라. 풍자를 가르치는 방편으로 이 책 속에 담긴 글 한 편이 교과서에 실려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더 읽힐 만한 글이 있을까 하여 이 책을 구입하고 읽었다. 교과서의 글과 비슷한 내용으로 몇 편 건지기는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내 의도를 성공시켰다고 말하기는 어렵게 되었다.
중학생들에게 '풍자'는 쉽게 이해되는 개념이 아니었던 탓이다.(아니, 내 가르침이 부족했던 탓일까?) 바로, 직설적으로, 대 놓고 말하지 않고 왜 돌려서 말하는지에 대한 의도 혹은 효과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다. 요즘 한창 인기 좋은 개그 콘서트의 예를 들면, 그제서야 조금 이해를 한다는 듯 반응을 보이는데, 그래도 부족하다. '왜 그렇게 하는 것인지' 그 배경을 짐작하기 어려워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조금이라도 긴 시간을 집중하도록 요구하는 활동, 요즘 학생들에게는 이런 활동이 참 어렵게 여겨지는 듯하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모니터에서 후다닥 바뀌는 화면만 보며 익숙해져 버린 상황에서 움직이지도 않는 글자가 한가득 모여 있는 세계를 가만히 들여다 보고 왜 그랬을까를 궁리해야 하니, 그게 쉽겠는가. 거꾸로 스마트폰이 두려운 나같은 사람은 또 어찌 이 아이들의 성향을 제대로 이해해 줄 수 있겠는가.
학생들에 줄 글을 찾는다는 생각이 아닌 마음으로 읽는다면 꽤 재미있는 책이다. 10년 전에 나온 책이지만, 여전히 우습고 유쾌하다. 유쾌함 아래 씁쓸한 맛은 여전히 남을 수밖에 없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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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설은 의식해서 챙겨 읽어야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손이 잘 가지 않는다. 이번에 의식해서 살짝 장바구니에 담아 가져온 성석제의 단편 소설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에 대한 느낌을 간단히 적어보자 한다. 그의 짧막한 이야기에 주인공들은 어딘지 어리숙하고 순박하다. 이건 소설인데, 어쩐지 에세이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이런 일이 있었지~ 이런 사람을 만났었지~ 하며 고이 간직한 추억거리를 들려주는 듯하다. 걸쭉한 막걸리 한잔 마시며 흘러나올 법한 이야기들. 구수~한 사투리와 서민적인 주인공들. 책 중간 중간 아무렇게나 휘갈긴 것 같은 구자연씨의 그림은 여백의 미가 느껴지고 인상적이었다.
나는 안다. 내 성벽의 무수한 돌 중에 몇 개는 황홀하게 빛나는 것임을. 또 안다. 모든 순간이 번쩍거 릴 수는 없다는 것을. 알겠다. 인생의 황홀한 어느 한 순간은 인생을 여는 열쇠구멍 같은 것이지만 인생 그 자체는 아님을. -작가 후기 中에서
"인생은 순간이라는 돌로 쌓은 성벽" 이라는 표현이 가슴에 와 닿는다. 이야기 하나 하나가 작가가 지나온 어느 순간에서 포착된 것이리라. 입담 좋은 작가의 삶의 경험이 묻어나는 사람 냄새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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