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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오아시스 -『사람 사막』을 읽고
표지에서 살내가 났다 사람 냄새가 피비린내가 절규가 신음이 먹먹함의 아우라가 짙게 배어나고 있었다
사막이라고 했다 우리가 짐 지고 걸어가는 이 삶 여기 이곳은, 행간의 고비를 넘어가기 위해 영혼의 물기를 머금어야함을 짐작했다
사막에서 사막인 사람들을 만났다 이름과 생김새는 다르나 그저 사람인 사람들 때로는 점잖지 않을 때가 좋은 사람* 맨 정신으로 살아갈 수 없는 사람* 정인과 깊은 산골로 가서 숨어 살고 싶은 사람* 겁 많은, 옹졸한…아니, 인간적인 너무나도 인간적인 사람* 운명의 뮤즈를 만나 불멸의 시인이 된 사람* 질투는 나의 힘을 두고 요절한 사람* 오래 아파서 아름다웠던 사람* 나의 것, 나의 천국으로 방랑의 여행을 떠난 사람* 시인의 범죄에 이름을 올린 사람* 낮은 천장 보며 죽느니 하늘 보며 죽어간 사람* 뜨거운 피의 시를 쓴 사람* 차가운 술의 시를 쓴 사람* 죽기 전에 먹고 싶었던 것 먹지 못하고 죽어서 목이 메는 사람* 대동강변을 미쳐서 돌아다닌 사람* 시의 조화옹, 언어의 조물주였으나 여전히 집 없이 떠도는 사람* 잃어버린 성을 찾아서 제 이름을 크게 외치며 죽어간 사람* 구름을 보며 노래하는 사람* 그리고 또 사람, 사람, 사람, 사람, 사람… 떠도는 사자들의 거리에서 죽은 자들과 뒤섞여 살아가며* 폭력이라는 악귀에 물든 사람을 구원하려 마음을 여는 사람 온 가슴으로 비폭력을 지향하는 사람 그 아름다운 사람, 사람을 만났다
태어나는 기적은 정녕 기적인가 태초부터 이어지는 지상의 폭력과 광기* 이 연옥의 거리*를 헤쳐 나가야 하는, 아니 사랑을 탐구*하며 껴안아야 하는 명을 받든 것인가 시인은 이미 알았다
보다 깊은 우물의 의미와 열려진 세계의 끝을 찾으려는 노력 명암에 대한 성찰에의 길을 이제 떠나야 한다 언어로 성취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지라도 내 정신은 늘 부활을 꿈꿀 것이다 고통마저 사랑하기 위하여 이 땅 이 시대의 당신들을 벗 삼기 위하여 -중앙일보(1984.1.1.) 신춘문예 시 당선 소감 中-이승하
이렇게 『사람 사막』에서 증명한다 깊은 우물의 의미, 명암에 대한 성찰의 길을 찾아 그 막막한 사막을 걸어왔고 지금도 끝없는 고통과 번뇌의 짐을 지고 여전히 사막을 걷고 있다는 것을 늘 정신의 부활을 꿈꾸었기에 고통마저 사랑하게 된 이 땅 이시대의 우리를 벗 삼은 시인의 침묵 속 외침을 듣는다, 사람을 사랑하라고 사람이 곧 『사람 사막』의 오아시스가 되어야 한다고 제 비명에 제 고막이 터질 정도로 광야에서 외치고 있다* 제 응시가 제 안구를 파멸시킬 정도로 세상을 응시하는* 모든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세상, 그런 유토피아를 꿈꾸는 사람 오아시스 이승하!
*시집의 문장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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