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에는 거창하고 복잡한 이론이 없다. 현 상황의 문제점과 해결 방향을 단순하고 명료하게, 그리고 생생하게 전달할 뿐이다. 앞으로 5년 내에 어느 한 해의 기온이 1.5도 이상 될 확률이 66%에 달한다는 세계기상기구의 전망은 기후재난에 인간과 비인간 모두가 직면해 있음을 말해준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생산과 소비 방식의 대전환이 요구되는 기후위기의 상황에서 저자는 땅의 생명력과 회복탄력성에 주목하면서 자연농법 혹은 무경운 농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는 소비주의와 결합한 유기농, 친환경 농산물 생산과는 의미가 다르다. 땅과 그 환경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의 상호작용을 통한 탄소저장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데 무경운 농법은 초점을 두기 때문이다. 농업의 실정을 모르는 소리라는 비난을 예상하고, 저자는 다양하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공할 뿐 아니라, 실제 토양의 회복탄력성에 기반한 프랑스 정부의 탄소격리 정책에서부터 무경운 농법을 실천하는 현장의 목소리까지 생생하게 전달한다. 나아가, 이 책을 읽으면서 정부와 기업의 손에 기후재난이라는 전 지구적 과제를 맡기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그들의 의지가 미약하고 그들이 제시한 해결방향이 현상유지에 급급한지를 절감하게 된다. 아니, 기후의 변화 속도와 비교하면 각국의 정부와 대기업의 행보는 느리다 못해 뒷걸음질하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기후재난은 불평등의 구조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사실. 그러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까? 최종 해결책은 아니더라도, 해결의 실마리는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다. 덧붙여 말하면, 이 책은 농법에 관한 지침서가 아니다. 무엇을 어떻게 심고, 재배하고, 소비할 것인지에 대한 생태윤리적 책임과 생명돌봄의 윤리를 절감하게 하는 생태적 사회비평서이다. 다큐영화로도 제작된 이 책의 깊은 내용을 경험해 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