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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단 한 사람에게라도 그런 '보류'의 단서로 작용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 p.13
심신미약이라는 말을 참 싫어하는 편이다. 강력 범죄를 저지른다는 이들이 감형을 하고자 이용하는 것이 늘 심신미약이었기 때문이다. 술을 마셨기에,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기에, 제정신이 아닌 상황에서 저지른 일이므로 이것은 심신이 온전하지 못했다는 것. 그것만큼 비겁한 변명이 없다고 생각한다. 아마 그들은 죽을 때까지 이해할 수 없을 듯하다. 심신미약이라는 단어를 늘 보면서 분노하게 되는 이유다.
이 책은 차승민 선생님의 인문학 도서이다. 늘 가지고 있던 궁금증이었는데 즐겨 보는 북 크리에이터의 추천 도서여서 자연스럽게 고르게 되었다. 특히, 정신감정이나 정신의학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독자이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이신 차승민 선생님께서는 국립법무병원 치료감호소에서 범법 정신질환자를 대상으로 5년간 근무하셨다고 한다. 그곳에서 정신감정을 230건 넘게 진행하셨다. 이 책에서는 일반 사람들에게 낯선 정신감정이 무엇인지부터 시작해 프로파일링과 정신감정의 차이점, 심신미약의 정의, 사이코패스를 정신감정했을 때의 일화, 정신감정이 법적으로 어느 정도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실 '그것이 알고 싶다' 등의 시사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사람으로서 정신감정이라는 단어를 많이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이기도 했는데 예시를 들어 친절하고도 쉽게 설명해 주어서 오히려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아마 전혀 모르는 독자라고 해도 이해에는 크게 문제가 없을 정도로 술술 읽혀졌다. 페이지 수도 얇아서 더욱 만족스러웠다.
개인적으로 심신미약을 판단하는 기준이 너무 흥미로웠다. 자발적으로 술을 마셨으며, 범죄를 저지른 것이 나쁜 일이었음을 인식하고 있다면 심신건재 판정이 난다는 사실은 새로웠다. 반면, 음주로 인한 섬망 현상이나 다른 증상을 동반해 판단을 내릴 수 없는 상황에서의 범죄는 심신미약이 된다. 그동안 술을 마셨다는 이유만으로 심신미약이라고 주장하는 범죄자들을 너무 쉽게 매체로 보았다. 그럴 때마다 너무 화가 났었는데 그 답답함을 풀어 주었다는 측면에서 인상적이었다.
그밖에도 정신감정 판정을 하는 의사로서의 책임감, 병원에서 치료 후 사회에서 더 나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법원의 해석과 전문가로서의 의견이 대립, 현실적인 문제 등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부분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아마 앞으로 관련 내용들을 매체로 보게 된다면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너무나 유익한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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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신감정이 무엇인지 개념적으로 또한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겪을 경험담으로 설명해 준다. 심신미약 / 심신건재의 판정을 어떻게 하는지, 그 판정을 내리기까지의 부단한 고민과 노력도 엿볼 수 있다. 조현병, 알코올중독, 우울증, 조울증, 사이코패스, 성범죄자, 자폐증, 치매 등 다양한 정신질환을 겪는 사람들과 만나는 사례들도 나오기 때문에 짧지만 강력한 이야기가 완성된다. 범죄자의 범죄를 옹호하고 감형하기 위함이 아니라 정확하게 진단하여 치료를 통해 죄의 징계를 받게 하는 정신감정의 과정은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에 무겁고도 무거워 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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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민 작가의 법정으로 간 정신과 의사는 오랜 기간 국립법무병원에서 일했던 저자가 많은 이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는 정신감정의 실상을 낱낱이 드러나는 한편으로, 심신미약 판정에 대한 대중들의 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을만한 여러 정보들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는 책입니다. 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이라는 책을 이미 접해본 바 있기에, 법정으로 간 정신과 의사 속 여러 이야기들이 결코 평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어느 정도는 예상을 하고 있었음에도, 이 모든 것들이 정말 실화가 맞는 것인지 의심부터 들 만큼 그야말로 놀라운 에피소드로 가득 차 있었던 책이 아니었던가 싶은데요. 책 한 권 안에 담아내기에는 하고 싶었던 말이 너무 많았던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살짝 남기는 했어도, 우리가 사는 세상에 저자와 같이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이들도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이 책의 메시지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기에,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담은 책들을 자주 만나볼 수 있기를 고대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