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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가 망한 것과 진배없는 상황에서 왜는 지원군을 보냈다. 전 병력이 격파되어 백제는 끝장나 버렸다. 이 지원군을 우리는 종주국 백제를 위해 파견한 군대라고 알고 있다. 그런데 일본은 당과 그 하수인 신라에 맞서 일본이 제후국 백제를 구원하기 위해 파견한 군대라고 한다. 같은 군대를 두고 입장에 따라 정반대로 해석하고 있는 셈이다. 진실은 무엇일까.
일본서기는 야마토왜를 일본의 기원으로 하는, 고대부터 존재한 단일 계통으로 설정하고 합리화를 위해 편집하여 작성된 역사서이다. 그런데 고대 한국 관련 기사가 절반을 넘는다. 따라서 고대 한반도와 어떻게든 연결되어 있다. 일본 왕실의 정통성을 주장하는 이 책에서 어느 부분이 조작이고 어느 부분이 사실일까. 한국과 일본은 각자 유리한 쪽으로 필요한 부분을 따다 주장을 펼치고 있다. 즉, 일본은 일본서기를 기준으로 삼국사기가 조작이라 하고 한국은 삼국사기를 기준으로 일본서기를 조작이라고 말한다. 진실은 무엇일까. 참고로 우리는 역사를 배울 때 피상적으로 사실 위주로 배우고 대충 넘어가지만 일본은 사료 위주로 배워 배경지식이 정확한 편이라 한다.
저자에 따르면 고대 일본엔 한반도에서 건너간 사람들이 세운 수백개의 작은 나라가 있었는데 그 중에 현 일본왕실은 나라지역에서 시작되었다. 현재 일본왕실의 기원은 5세기초에 대량으로 이주한 백제인들로부터라고 한다. 이를 야마토왜라고 부른다. 이러한 야마토왜가 주변을 정복해가며 일본이라는 단일국가로 확대발전되어 갔다. 스스로의 힘으로? 아니면 누구의 지원을 받아서? 야마토왜를 일본의 기원으로 인정하되 야마토왜가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처음부터 백제의 지원을 받아 나라를 꾸려갔다. 건축술이란 것이 궁궐이 나무기둥을 맨땅에 박아놓고 지붕은 얼기설기 풀을 엮어 짓는 수준이어서 20년마다 궁궐을 옮겨야 했다. 9세기까지도 조선술, 항해술이 발달하지 못해 사신으로 파견되면 줄초상이 났다. 중국으로 보낸 인원 중 열에 아홉이 바다에 빠져 죽었다. 그러니 일본 외교관들이 자기네가 만든 배를 타지 않으려고 싸웠다. 이들은 백제 멸망 후엔 신라의 지원과 지시를 받아 국가체제를 정비할 수 있었다. 이때 파견된 신라 사신의 성격을 두고 일본측은 조공사절이라고 한다. 대국에 조공사절로 말단관리를 파견하는 법은 세상에 없다. 번듯한 궁궐도 짓지 못하는 나라가 절도 짓고 불상도 만들었단다. 그런 나라가 수 만의 군대를 보내 한반도를 정벌했단다. 그런데 조선술 항해술이 형편 없었다면 왜구들은 어떻게 신라 변경을 침략했을까? 한반도에 배를 타고 와서 노략질한 고대의 왜인들은 야마토왜와 다른 부류였다. 이들 역시 한반도에서 건너간 사람들의 후손이라고 보아야 한다. 먹고사는 생존의 문제에 먼 조상이 무슨 소용인가. 이들은 야마토왜와 달리 조선술 항해술을 갖고 있었다.
일본인들은 고대의 문화를 수, 당에서 직접 배웠다고 우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신라 사신이 왔다가는 시점에 맞추어 일본에선 뭔가 발전이 이루어졌다. 신라배를 타야만 중국에 갈 수 있는 수준에서, 입국도 거부당한 사람들이, 어떤 능력을 발휘해서 첨단기술을 배워와서는 나라를 세우고 문화를 창달하였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적어도 9세기까지의 일본은 백제와 신라의 후원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미개의 땅이었다고 주장한다. 말도 되지않는 소리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고대의 일본이 한반도 국가의 힘에 눌리었다는 사실이 그렇게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일일까. 지금 강하니까 옛날에도 강해야 한다는 논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