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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였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는데, 내가 갖고 있는 책 중에 <난 하나님께 물어봤지>라는 책이 있었다. 지금은 그 책이 어디 갔는지 알 수 없지만, 그 책을 후다닥 읽고 그냥 책장 어딘가에 박아두었던 생각이 난다.
갑자기 저 책을 이야기하는 경우는,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두 가지 생각 중 하나가 저 책과 관련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똑같은 저자, 그리고 대구를 이루는 문장. 그리고 나머지 생각 하나는, IVP 책을 본 이들이라면 공감할 수도 있겠는데, '이게 IVP 꺼였어?'였다. 뭐, IVP가 딱딱한 책만 펴내는 곳은 아니지만, 이 책은 다른 출판사에서 나왔을 거라 생각했다. 뭐라 딱 집어 말할 순 없는데 그런 느낌 있잖은가.
여튼 이 책은 한 면은 그림, 한 면은 짧은 글로 이루어진 묵상집이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읽으면 10분만에 후다닥 읽고 책장에 고이 모셔둘(!) 수 있는 책이지만, 그렇게 읽기에는 뭔가 아까운 책이란 생각이 든다. 일단 그림이랑 내용이 잘 맞아떨어지는데다(뭐 이건 호불호가 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나는 그랬다) 굉장히 쉽게 읽힌다는 점, 그리고 이야기 자체가 굉장히 공감된다는 점. 단순히 그냥 이 말씀은 이런 거다, 에서 그치지 않고 진짜 이야기를 읽으면서 느낄 수 있다는 점. 난 이 부분이 정말 좋았다. 짧은 책이라 집중력의 분산을 말하는 게 좀 웃기긴 하지만, 일관된 이야기 덕분에 더 집중이 잘 되는 느낌?
이 책에 실린 다섯 가지 이야기가 전부 다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건 맨 마지막 이야기였다. 각 페이지마다 다섯 명의 사람이 그려져 있고, 요한복음 3장 16절 말씀에 그 사람들의 이름을 집어넣어서 반복하고 있었다. 그래서 난 당연히 요한복음 3장 16절 말씀을 보면서 내 자신의 이름을 넣어서 묵상하겠거니 하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쓰여진 말씀이 내 머리를 탁 쳤다. (참고로 이 이야기의 제목은 "곁에 내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 있느냐?"이다.)
"저희와 같이 우리도 복음 전함을 받은 자이나 그러나 그 들은 바 말씀이 저희에게 유익되지 못한 것은 듣는 자가 믿음을 화합지 아니함이라"(히브리서 4:2)
사실 이 리뷰를 쓰면서 한편으로는 조심스럽다. 단지 한 번 읽고 이 책에 대해 쓴다는 것은, 이 책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반의 반도 못 전달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아마 이 책은, 내 책장 어느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것이 아니라, 때때로 지치고 힘들 때, 잠깐의 쉼이 필요할 때, 쉬어가는 통로로 자주 이용할 듯하다. 그 때는 지금과 또 다른 생각과 느낌으로 이 책을 맞이할 것 같다. |
| 이 책은 먼저, '난 하나님께 물어봤지'를 보고서 구입한 것이다. 먼저 읽은 책이 얇으면서도 내게 무척이나 감명을 주었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한 기대감도 컸었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엉성하다고나 할까, 뭔가 선뜻 다가오질 않는다. '왜 내게 순종하지 못하느냐?'와 '내 양은 누가 돌보느냐?'는 맨 뒤의 성경 구절을 대하고서야 앞의 내용을 연결시킬 수 있었다. '나를 위해 무엇을 희생했느냐?'는 그런대로 의미를 묵상하겠는데, '말씀때문에 달라진 게 있느냐?'와 '곁에 내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 있느냐?'는 좀더 근접한 이미지를 보여주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바램이 일었다. 간결하면서도 여운이 길게 남는 묵상집에 대한 기대를 충분히 채워주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내 안에만 갇혀서 사는 데에만 바빠하는 나의 일상에 가늘게 뿌리는 빗줄기같은 각성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