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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음악속에 녹아있는 철학적 사유를 들여다볼 수 있는 책
"현대음악속에 녹아있는 철학적 사유를 들여다볼 수 있는 책" 내용보기
이 책은 현대음악의 탄생과 변화에 바탕이 된 작곡가들의 철학적 사유와 배경, 이에 대한 저자의 의견을 정리한 음악 철학서이다. 저자는 책의 첫 번째 장을 바흐의 곡에서 본 현대성으로부터 시작한다. 저자는 "바흐의 음악은 현대음악이 넘어서고자 하였던 투명한 화성의 전개로부터 일탈하고 있다."라고 서문에서 평한다. 바흐는 음악이 곧 신앙이라는 생각으로 완전한 음악을 만
"현대음악속에 녹아있는 철학적 사유를 들여다볼 수 있는 책" 내용보기

 

이 책은 현대음악의 탄생과 변화에 바탕이 된 작곡가들의 철학적 사유와 배경, 이에 대한 저자의 의견을 정리한 음악 철학서이다.

저자는 책의 첫 번째 장을 바흐의 곡에서 본 현대성으로부터 시작한다. 저자는 "바흐의 음악은 현대음악이 넘어서고자 하였던 투명한 화성의 전개로부터 일탈하고 있다."라고 서문에서 평한다. 바흐는 음악이 곧 신앙이라는 생각으로 완전한 음악을 만드는데 신념을 갖고 있었다. 음악을 통해 신을 묘사하고자 하는 그의 노력은 음악적 완전함으로 이어졌고 이는 사람들을 놀라게 한 수학적 완결성으로 연결된다. 여기서 바흐의 음악이 지닌 수학적 완결성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음악적 완결성을 추구한 끝에 얻어진 부가적 결과물이고 이러한 완벽함은 우리로 하여금 경건함과 숭고의 감정을 갖게 만든다. 한편 그의 음악이 나타내는 수학적 완결성은 절대적인 균형으로 나타났고 이러한 균형은 "끊임없는 긴장관계를 통해 종지가 유보되는 느낌을 준다고 말한다. 이는 음이 어느 방향으로도 진행할 수 있는 의미인 음악적 "무중력"이라고 본다.

이후 두 번째 장에서는 쇤베르크의 무조음악에 대해 논한다. 일반인에게 무조음악은 조성이 없으므로 무질서한 음악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는 쇤베르크 본인의 생각과는 정반대의 인식이다. 쇤베르크의 음악에는 후설의 현상학에 기반한 사유가 녹아있는데, 후설의 현상학에 따르면 "참된 존재. 즉 보편적인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것도 '주어진 것'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라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쇤베르크는 우리에게 주어진 어떠한 특정 조성이나 으뜸화음, 딸림화음 등의 정해진 화성과 같이 이미 주어진 것을 의심하고 이상적으로 보려는 태도를 버리고 이를 붕괴시키려 하였다.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 방법으로 그는 조성을 없애기를 택하였고 이를 통해 기존의 협소한 화음 질서를 넘어서 보다 보편적 음악의 질서를 찾고자 하였다. 하지만 쇤베르크의 이러한 접근도 일부 전통적인 화성의 관행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한계는 있었기에 그가 생각한 보편적 원리의 달성에는 이르지 못하였다고 저자는 평한다.

이어지는 3장에서는 전자음악 탄생에 대해 논했다. 무조음악을 비롯한 기존의 음의 질서에서 탈피하고자 한 시도는 결국 기존의 악기 내부에서 진행되어왔다는 점에서 완전한 해방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 이에 새로운 음 질서에 어울리는 새로운 악기가 필요하며 이는 곧 전자음악의 탄생으로 이뤄졌다.

다음 네 번째 장에서는 불레즈와 베베른의 음악을 통해 쇤베르크에서 더 나아간 새로운 음의 본질 탐구를 다루었다.

불레즈의 경우는 음고의 차원에서만 음렬의 세계를 다루는 것에서 벗어나 "리듬"에 주목하며 음을 구성하는 다층적 측면, 즉 음고, 음길이, 강세, 연주 방식의 4가지 음의 요인 모두를 탐구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음의 진행에 따라 구조화와 주제가 나타나려 하면 이를 끊임없이 파편화를 통해 주제로부터 탈피하고 음고를 제외한 다른 구성요소에 더 집중하고자 한 것 같다. 이러한 불레즈 음악의 특징을 들뢰즈는 프루스트의 소설에 빗대어 특정 등장인물의 특징을 나타내는 단어(소리)는 등장인물로부터 분리되어 무의미한 소음이 되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무의미한 소리들이 소설을 이끌어간다고 말하였다. 더 나아가 불레즈는 음렬을 세분화하고 수학적 방정식을 통해 무한 증식을 시도하였는데 이는 단순한 수학적 놀이가 아닌 음 자체의 무한한 결합 가능성을 보이기 위함이었다. 참 어렵지만 불레즈의 음악세계를 정리하자면 음고 및 음의 구조화를 통한 주제의식에서 벗어나 이를 파편화를 통해 무의미하게 만들지만 역설적으로 이를 통해 음 하나를 개별적인 사건으로 만들어 의미를 부여하고 이러한 음 자체의 무한한 결합 가능성을 보고자 하였다는 것 같다. 이는 1장에서 다룬 바흐의 "무중력"에서 나타난 어디로든 뻗어나갈 수 있는 음악이란 특징과 유사성을 보인다.

이어진 다섯 번째 장에서는 반복이라는 기제를 사용한 미니멀리즘 음악에 대해 다룬다. 전통적으로 반복이라는 개념은 같은 것(동일성)의 반복으로 이해된다. 이와 달리 들뢰즈는 반복을 같은 것의 반복이 아닌 '차이'를 만들어내는 기제로 제안한다. 이러한 특성을 저자는 "평양냉면"에 빗대어 설명하는데 평양냉면이 처음에는 단순히 밋밋한 맛을 지닌 면에 불과했으나 계속 반복해서 먹으면 이 평양냉면만이 지닌 식감과 메밀의 오묘한 맛, 육수의 은은한 맛 등 평양냉면의 고유한 맛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첫 번째, 두 번째, 그리고 백 번째에 이르기까지 먹는 맛은 매번 달라지고 그렇게 반복적인 시식 속에서 평양냉면이 지닌 고유한 차이를 발견하게 된다고 말하는데 바로 미니멀리즘 음악이 이와 비슷하다고 본다. 이후 지속이라는 반복의 기제를 통해 하나의 음이 지닌 고유한 차이를 만들어낸 "라 몬트 영", 주어진 모듈의 반복을 통해 차이를 증식한 "테리 라일리", "위상 변위 과정"이라는 독특한 반복 형식을 통해 차이 효과를 만들어낸 "스티브 라이히", 일정한 패턴에 몇 개의 음을 가감하여 비슷한 패턴을 재생산 반복하는 형태의 "필립 글라스" 이렇게 미니멀리즘 음악의 대표적인 4인의 음악가를 소개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전자음악이 만드는 "소음"의 미학에 대해 다룬다. 전자 합성음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듣는 악기의 소리와 다르기 때문에 "소음"처럼 간주되는 경우가 많은데 우선 이러한 "소음"의 정의가 무엇이고 우리는 어떤 것을 소음으로 인식하는지를 말한다. 저자는 지금까지 음/소음의 구분이 관습적인 부분에서 구분이 되어왔기 때문에 당대의 음악적 기준이 변화함에 따라 우리가 소음이라고 생각하는 음들이 더 이상 소음이 아니게 될 시대가 올 것이라 말한다. 우리가 소음이라 생각하는 전자음악이 음으로 인식되기 위해선 1) 전통음악 기준으로도 전자음악 그 자체의 음악적 가능성이 있음을 보이거나 2) 음악에 대한 미적 기준의 전환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후 이와 관련된 많은 논의들이 소개되었지만 결과적으로 아직까지는 전자음이 우리 관습적 인식에는 소음으로 간주된다는 점에서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보인다.

사실 이 책을 구매하게 된 배경은 아직 나에게 난해한 현대음악에 대해 좀 이해하기 쉽게 설명된 책이 어디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구매하게 된 것이었는데 이 책은 저자가 게재했던 학술 논문을 기반으로 엮어낸 것이다 보니 너무나 난이도가 높은 편이었다. 현대철학가와 현대 작곡가들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부터 악보 분석에 이르기까지에 전문적인 영역에 대한 이해가 충분한 사람이 대상이었던 전문서적 인지라 상당히 이해하기 힘들었고 실제로 악보 분석 부분은 사실상 그냥 넘기다시피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어려웠던 만큼 밀도 있는 내용으로 인해 현대음악의 발생과 발달과정 그리고 그 기저에 깔린 많은 철학 사상에 대해 생각하면서 왜 이러한 음악이 발달했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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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g********a 2023.09.1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