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상작인 겨울의 환은 여자의 떨림으로 시작된다. 누군가에게 전하는글로 쓰여진 형식의 글은 분명하게도 화자가 정확히 있고 청자가 불투명했지만(그것을 처음 읽는 나에게) 나에게는 불투명한 미지의 화자가 나라는 정확한 존재에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두서없을 수도 있겠어요,라는 문장이 나오기도 전에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들어줄 사람이 분명하다는 묘한 흥분감과 발긋한 홍조가 보이지않아도 눈에 그려질 정도로 감정이 드러나보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내 착각이었을지도 모른다. 여자의 떨림, 산불, 어머니의 밥상 그리고 할머니 이야기까지 화자와, 화자의 여자들의 인생이 화자의 시선에서 단편적으로, 하지만 유기적으로 쏟아지는데 누가 날 쫒아오는것도 아닌데 스스로 쫒겨가며 끝장을 봤다. 모두 겨울이었다. 묘한 옛 표준어투와 그래야만 했던 사회에서의 그렇지 않고싶다는 깨달음을 얻게된 순간, 이런것들이 지금의 나의 고민과 걱정과 비슷해서 이상하게 중간에 끊을수가 없었다. 나는 경험이 적다. 적은 경험으로 많은 편견을 갖고있다. 그렇다는것은 두려움과 지레짐작이 너무 많다는 뜻은 아닐까. 문득 책을 읽다 그런생각이 들었다. 나는 항상 기로에 놓인다. 두려움을 드러낼것인가, 잘 숨길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