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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목소리 #남유하 #창비 #도서선물 엄마가 만든 사과파이를 들고 고모를 찾아가는 길. 양재천 계단을 내려가는데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린다. 스피커도 이이폰도 아닌 공기 중에 '봄'의 목소리가 들린다. 봄과 같은 목소리로 잔잔한 선율, 괴상한 가사로 노래를 부른다. 이 목소리는 나만의 것이어야 한다. 내가 만든 똑같은 목소리로 지난해 봄, VOM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고모는 VOM 프로그램 창시자다. 내가 꼬박 반나절을 걸려 만든 봄이라 부른 게 벌써 일 년 반 전이다. 그리고 봄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아이가 눈앞에 있다. 짝은 VOM이 진짜 사람들의 목소리를 따온 거라고 했었다. 그 목소리를 내가 쓰고 있다. 노래가 끝나고 떠나는 그 애를 막아선다. VOM에 목소리를 팔았는지 묻는다. 그러나 VOM이 뭔지도 모른다. 내일 다시 만나기로 하고 양재천을 건너지 않아 버스를 타고 고모네로 간다. 고모의 목소리는 바뀌었다. VOM을 창립한 이후 자주 바꾼다. 오늘 버스킹을 하던 남자애와 봄의 목소리가 같다는 말을 못한다. 다음 날, 전학생 때문에 학교가 시끄럽다. 소이는 깜짝 놀란다. 전학생 이여름은 어제 버스킹하던 남자애다. 시시콜콜 스스럼없이 대하는 여름이 자기 이야기를 하는데 마음이 열리는 쪽은 소이다. 엄마와 아빠가 헤어진 것처럼, 친했던 아이들이 등을 돌린 것처럼 갑자기 멀어질까 두렵다. 여름은 소이가 맘에 든다고 한다. 진도 5는 되는 듯 심장이 흔들린다. 매일 듣던 봄의 목소리가 특별하게 들린다. 이게 다 여름이 때문이다. 학교가 끝나면 공연장으로 간다. 관객은 늘고 기타 케이스의 돈도 늘어 카페에서 탕진한다.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줄고 봄과 대화도 줄어든다. 계절은 겨울로 접어들고 소이와 여름이 사이도 냉냉한 관계가 되는데... <봄의 목소리>에도 양재천이 나와서 반가웠다. 내가 좋아하는 목소리를 가진 남자애를 만나면 당연 좋아하는 감정이 생기리라 본다. 더군다나 그 목소리로 노래까지 잘 한다면이야.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취향에 맞는 목소리를 만들어 대화할 수 있는 세상. 내비의 목소리를 선택하듯이 너무 자연스럽고 실현 가능할 것 같다. 너무 인공지능이라 이별도 선택하는 데는 놀랐다. 소이가 상처받지 말고 관계를 잘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 단단해지지 않을까. 중간중간 일러스트가 이야기를 더 재밌게 이끌어 준다. <봄의 목소리>는 봄바람에 꽃이 활짝피듯이 사랑도 피우리라 본다. 이제 여름이의 목소리를 통해 봄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봄의 목소리는 끝나지 않았다. 남유하 작가님은 첫 사랑 느낌의 청소년 소설을 잘 쓰시는듯하다. 사랑은 콩닥콩이 떠오르는 소설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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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목소리를 가진 아이가 나타났다. 그 아이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남유하의 신작 소설 《봄의 목소리》가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 스물아홉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취향에 맞는 목소리를 만들 수 있는 세상, ‘소이’는 자신이 제작한 음성과 똑같은 목소리를 지닌 아이 ‘여름’을 우연히 만나게 된다. 그런데 인공지능 목소리와 대화하는 것과 달리 진짜 친구를 사귀는 일은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친구 여름을 향한 소이의 설레고 애틋한 마음이 섬세히 묘사되는 가운데, 서로를 향해 조심스레 다가서며 알아 가는 관계의 의미가 아름답게 드러난다. 엄마의 심부름으로 고모에게 사과파이를 가져다주러 가는 길, 청계천을 지나던 소이는 익숙한 목소리에 발걸음을 멈춘다. 고모가 만든 '나만의 목소리'를 만드는 프로그램인, VOM 프로그램으로 소이가 반나절 걸려 만든 목소리와 같은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자신이 만든 목소리와 같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는 남자를 보면서 왠지 모를 익숙함을 느낀다. 하지만 처음 본 그 남자에게 자신도 모르게 말을 걸고 있음을 깨닫는다. 고모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온 조이는 봄의 아는 체에 놀라고 어색해 한다. 그런 조이에게 무슨 일 있냐고 묻지만 조이는 대답하지 않는다. 봄이 불러주는 노래도 버스킹을 하던 남자애가 떠올라 오래 들을 수 없었던 조이. 조약돌 모양의 봄을 주머니에 넣고 등교했던 봄은 자신의 반으로 온 전학생이 어제 만난 그 남자애인 것을 알고 놀란다. 그리고 급식실에서 여름이 조이의 맞은편에 앉게 되자 조이는 봄의 전원을 끈다. 서로의 이름을 알게 되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시간들. 그런 시간들을 보내면서 조이는 자신에게도 친구가 생겼음을 느낀다. 여름과 조이는 하교 후 함께 공연장으로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을 보내며 여름에 만나 점점 추워지는 겨울을 향해 가는 계절까지 같은 시간을 공유한다. 자신이 만든 봄의 목소리와 같은 여름에게 빠져드는 듯한 조이와 다르게 무덤덤한 여름. 조이는 그런 여름의 모습에 기분이 좋지 않다. 어쩌면 고백을 하려는지도 모른다. 아니, 성급한 기대는 하지 말자. 어쩌면 집에 가다가 편의점에서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그려진 초콜릿을 샀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만나서 오늘부터 사귀자는 말을 들을 수도 있고, 어쩌면 우리가 함께 보낸 날들처럼 그냥 웃고 떠들며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괜찮다. 속도를 맞춰 나가는 것. 온도를 맞춰 나가는 것. 관계라는 건 끊임없이 상대와 맞춰나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p.82 우리는 수없이 많은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 관계에서 때로는 행복을, 때로는 슬픔을 얻기도 한다. 그런 우리에게 관계란 너무나도 어려운 것이다. 조이가 생각하는 관계와 여름이 생각하는 관계의 속도가 달랐던 것처럼, 사람과의 관계의 속도는 다르다. 그런 속도를 맞춰가면서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조금 더 친구를 사귀는 것이 쉽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