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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여린 빛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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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것은 아닌 깜빡임” 깊고 어두운 현실에서 길어 올린 작고 여린 빛 한조각       시인의 시에는 여리고 약하고 외로운 존재들이 가득하다. 간병과 병원, 할머니와 아이. 고독과 슬픔. 우리 삶 속에 들러붙어 있는 어두운 진실들. 우리가 외면하는 삶의 낮은 자리를 시인은 아름다운 언어로 들려준다. 보청기를 빼고 잠든 그의 세상이 형광빛 해파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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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것은 아닌 깜빡임”
깊고 어두운 현실에서 길어 올린 작고 여린 빛 한조각

 


 

 

시인의 시에는 여리고 약하고 외로운 존재들이 가득하다. 간병과 병원, 할머니와 아이. 고독과 슬픔. 우리 삶 속에 들러붙어 있는 어두운 진실들. 우리가 외면하는 삶의 낮은 자리를 시인은 아름다운 언어로 들려준다. 보청기를 빼고 잠든 그의 세상이 형광빛 해파리들의 묵으로 속삭이는 풍경으로 보인다. 찢기고 바스러진 몸을 껴안으며 오래오래 살자고 말한다. 굳은 각질에 싸인 아이의 눈두덩이를 어루만지며 일어나길 바라는 숙모의 마음이 아프다.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곳은 병원. 확실하고 부재하는 장면들이 더 많이 보이는 곳이 바로 병원. 그렇게 시인은 불편하고 두려운, 슬프고 외로운 삶을 본다. 그러나 철봉에 매달려 가장 낮은 바닥에서 기운차게 하늘 가까이 날아오르듯 어서어서 자라나길 바라면서. 현실의 무게에 짓눌려 힘든 삶일지라도. 작고 여린 빛 한 조각뿐이어도 그렇게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가 불을 끄고 눈을 감은
부드러운 잠과 모로 누운 어둠 속
서서히 가라앉는 수심으로부터
빈 동굴 안으로 밀려온
풍부하고 차가운 별자리처럼
잔물결 잇댄 수면과 구름 낀 하늘 위로
동시에 비쳤다 번져가는 폭죽처럼
떠오르는 수많은 형광빛 해파리들의
묵음으로 속삭이는 깊고 느린 춤과 명멸을
황홀히 지켜보기 위해
입술 막은 엄지같이 웅크려 호흡을 감춘
수줍은 질량과 눈동자
#보청기

지상에서 먼저 잠들어 있는
사랑하는 이의 고단한
맨발을 겨우 한번
움켜보는 밤
(..)
아무 일 아니라는 말처럼
다 기우일 뿐이라는 듯이
이내 빛 꺼진 빈틈을 채우는
익숙하고 편안한 적막과 어둠과 공포 속에서

우리는 뒤척이기도 한다
날개 없는 날갯짓을 배우며
기약 없는 천국보다 낮은 자리에서조차
오직 발 벗어 인간으로서 살아가기 위하여
#구두

어느 날은 아무도 없는 뜰로 나간다.
커다란 나무가 올려다보이는 그늘에 쪼그려 앉아서
빛이 보여, 빛이 보여, 발작을 해가며
어둠 속에서조차 부신 눈을 뜨지 않은 채
나는 없는 것만 믿는다.
#병원

온몸을 쭉 펼쳐
가장 낮은 바닥에  닿을 듯하다가
기운차게 팔 굽혀 처마까지
되짚어 오르는 반동으로
후드득 땀방울 흩뜨리며
다시금 흐린 하늘 가까이
대롱대롱 매달리는 임계를 시험하고
반복하는 망설임과 다짐 들을 위하여
#철봉
 

 


 

YES마니아 : 골드 y*******2 2023.09.18.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