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혜성으로 다시보는 우리 천문학의 역사를 읽기 위해 이 책을 펴들었으면 잠시 기다려야 한다. 저자 안상현 연구원은 우리 조상들의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혜성을 프롤로그에서 과학적으로 분석해 준다. 처음부터 각종 도표와 수식으로 읽는 사람을 바짝 긴장하게 만든다. 나같이 물리학 지식이 부족한 독자들은 잠시 눈 질끈감고 기다리면 된다. ![]() ![]() ![]() 그 언젠가 중고등학교 시절처럼 고통의 물리시간이 잠시 지나가면 재미있는 시간이 곧 온다. 본격적으로 우리 혜성 이야기가 시작된다. 저자는 혜성을을 가지고 조선시대로, 유럽으로, 일제시대로 자유분망하게 옮겨다니며 혜성 관측의 역사와 그 뒷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런 와중에 다시한번 우리역사의 자랑거리인 "기록"의 대가인 조상들을 만나게 된다. 매일 매일 수많은 기록을 꼼꼼이 기록한 우리 조상들이다. 여기에 혜성에 대한 기록이 빠질 수 없다. 서양 어느 자료보다 섬세하고 자세하다. 제대로 남아있기만 했다면 천체물리학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혜성을 통해서 읽어보는 우리역사다. 읽기 어려운 부분도 약간 있지만 즐거운 책이다. 혜성이란 무엇인가? 혜성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재앙의 전조이자 혁신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혜성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많은 이들을 사로잡으며 정치에 이용되기도 하고 문학과 과학을 발전시키기도 했다. * 책과 직접 관계없는 지엽적인 불만 *1 혜성에 대한 두려움이 미신? 저자는 책에서 혜성에 대한 조상의 두려움을 미신으로 몰아간다. 과학적 지식이 부족해서 혜성을 근거없이 두려워했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날 혜성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충만해도 우리가 잊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유성이나 혜성이 언제라도 지구에 부딪힐 수 있다는 것이다. 쓸데 없는 종말론적 생각까지는 아니어도 인간은 태초부터 하늘을 두려워 했다. 빙하기의 추운 겨울날 동굴속에서 남은 고기조각을 씹으면서 날씨가 따뜻해질지 계속 추울지 알수가 없었다. 그러다 봄이 되면 기쁨에 겨워 그들은 태양을 찬미하고 하늘에 감사했다. 그런 하늘에 익숙치 않은 무엇인가가 나타나면 그들은 두려워했다. 유성이나 혜성이 나타나면 그들은 불길한 일이 일어날 징조로 받아들이기도 했고 실제로 나쁜일이 종종 일어나기도 했다. 유성,혜성을 그들이 두려워 했던 것은 과학적 지식은 부족해도 경험과 구전으로 전해지던 이야기에서 나오는 반응이었다. 유성과 혜성이 그냥 지나갈때도 있지만 종종 지구에 부딪힌다.
멀리는 70만년전 공룡을 멸종으로 이끈 유카탄 반도의 운석부터 가까이는 철기시대가 들어서던 기원전 600년전 이후로 여러번 "외게충격"이 있었다. 이러한 외계충격은 기온의 강하로 농사짓기가 어려워져 기근의 발생과 전염병의 확산으로 지역적인 지구적인 재난을 가져왔다. 하늘의 유성과 혜성이 두렵지 않을 수 없었다. 까닭없는 미신은 없다. 저자가 책에서 말한대로 조선시대 관측가들은 혜성이 곧 사라진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 영향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혜성, 유성이 직접 지구에 충돌하지 않아도 혜성꼬리에 있는 다량의 먼지가 대기권에 들어오는 유성우에도 지구는 영향을 받을 수 있었다. 과거의 두려움을 미신으로만 몰기에는 우리가 너무 태평한 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시베리아에 거대한 유성이 충돌한지 겨우 100여년 밖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는 단지 운이 좋은 시절을 살고 있는 것이다. *2 저자의 과감한 패기 책을 읽는 중간에 잠깐 흠칫했다 조선의 왕인데 모르는 이름이 낯선 표현이 나와서다.
분명 인조를 칭하는 것인데 왕의 묘호가 아니라 이름을 사용하다니 새롭다. 이유가 뒤에 나온다.
과학자의 역사인식이 새롭고 이런말을 써도 될지 모르겠지만 "패기"가 보인다. 인조에 대한 인식은 동의하는데 김상용, 김상헌 두사람을 충절의 가문이라고 칭송하는 데 의문이 든다.인조를 이종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단지 그것 뿐이라면 저자의 오판이다. 먼저 김상용은 강화도에서 청나라가 침입하자 자결했다. 이 사람은 단지 죽는 순간을 잘 선택했을 뿐이다. 그 당시 강화도로 들어가던 무리들은 호사중에 호사를 누린 것이다. 즉 조선에서 가장 방비태세가 잘 되어 있던 강화도로 들어가는 것은 특권중 특권이었다. 그만큼 이 가문이 인조와 좋은 관계를 가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김상용이 직접적인 책임은 없지만 강화도 방어는 실패중 실패였다. 특권층의 부패와 무능을 보여주는 작전이었다. ( 한명기, 병자호란 참조) 그리고 김상헌 이 사람은 병자호란 때 대책없는 척사론만 펼쳐 조선을 한 없는 나락으로 이끌었던 사람이다. 대책없는 전쟁론,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자신만 고고하게 보이기 위해 척사론을 위한 척사론을 펼쳤다. 그에게 조선 백성의 안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오로지 성리학적 대의명분만이 그의 생각을 지배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항복이 결정되자 그는 왕과 조정을 버리고 혼자 고향으로 내려가서 살림을 추스리고 피난간다. 충절의 가문?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반대편에 있던 사람들이다. 다만 죽는 자리와 시간이 좋았던 사람들이다. 충절의 가문은 개뿔! 후손이 잘나가서 충신이 된것이다. *3 써 놓고 보니 책에 대한 내용보다 개꼬리가 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