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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 우리가 지향할 랜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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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크란  도대체 ‘랜드마크’가 무엇일까 우리는 최근에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내세우기 위해 동대문디자인공원(DDP)을 지었다. 하지만 지금 이 건축물을 서울의 랜드마크로 인식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는 설계의 단계에서부터 주변과의 조화를 염두에 두지 않고 독특하고 거대한 건축물만 세우면 랜드마크가 된다는 착각 속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파리의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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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크란 

 

도대체 랜드마크가 무엇일까 

우리는 최근에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내세우기 위해 동대문디자인공원(DDP)을 지었다. 하지만 지금 이 건축물을 서울의 랜드마크로 인식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는 설계의 단계에서부터 주변과의 조화를 염두에 두지 않고 독특하고 거대한 건축물만 세우면 랜드마크가 된다는 착각 속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파리의 에펠탑처럼 설계 단계부터 파리의 아름다움을 해치는 흉물이라는 비난과 수 차례의 해체시도를 버티면서 랜드마크가 된 경우도 있다.

에펠탑에 대한 인식이 부정에서 긍정으로 바뀐 것은 현대의 랜드마크가 형성되는 과정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현대의 상징은 자의적으로 이루어지며 거창한 신화나 이야기 없이도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을 에펠탑은 스스로 증명한다.” [pp. 57~58]

 

이처럼 랜드마크로서의 성공 여부는 건축물의 완공 직후에는 알 수 없다. 오히려 그 이후에 발생하는 다양한 사회적 작용과 파급 효과에 따라 좌우된다. 이야깃거리가 되어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고, 어떤 측면에서건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을 지녀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건축물과 도시, 이용자 간에 활발한 상호작용이 일어나고 발전되어 랜드마크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도시의 프로필

 

랜드마크가 모여 만든 스카이라인은 도시의 프로필1)을 쓴다.” [p. 16]

이는 하나의 건축물이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었다고 해서, 그 하나만으로 도시의 인상을, 이력을 결정짓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저자도 한 도시의 프로필을 결정지은, 전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랜드마크는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이다. 신전 자체가 지닌 건축의 원형적인 모습뿐 아니라 거대한 돌산 위의 다른 신전과 어울러진 비대칭적 프로파일 때문이다” [p. 18]라고 말한 것이다.

 

여기서 묘하게도 자연스러운 비대칭의 미를 추구하는 한옥이 떠올랐다. 한옥들이 모여 스카이라인을 이룬다면 그 또한 독특한 도시의 프로필이 되지 않을까? 서울의 북촌마을이나 전주의 한옥마을처럼 도시 한 구석에서 곁방살이를 하는 것이 아닌.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에 대한 저자의 언급 때문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개개의 건물이 모두 다른데도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에는 모든 개성을 일축하는 힘이 있다. 한세기에 걸친 다양한 형태와 재료로 빼곡히 솟아오른 마천루들은, 비대칭적인 모습이지만 자연스러우며 각각 지어진 시대의 현실을 반영하는 프로파일을 형성하고 있다.” [pp. 19~20]

 

그렇다고 모든 스카이라인이 맨해튼처럼 수직적으로 뻗은 마천루로 이루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스카이라인을 이루는 모든 건축물이 개성이 강할 필요도 없다.

 

다시 저자의 말을 빌린다면,

모든 건물이 독특하다면 우리는 마치 디즈니랜드에 와 있는 것처럼 현실과 허구를 구분할 수 없을 것이다. 프로파일2)은 도시 삶의 현실적 모습을 강렬하게 보여줄 때만이 아름답게 보인다.” [pp. 19~20]

 

 

랜드마크는 고정되지 않는다.

 

고대의 랜드마크는 영산(靈山)과 같은 믿음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20세기의 랜드마크는 기술력과 상상력의 상징이 되었다. 게다가 이조차도 바뀌어가고 있다.

예를 들면,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과 뉴욕의 ‘하이라인’은 기술력과 상상력의 상징이라기 보다는 더 많은 이용자가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하는 새로운 유형의 랜드마크를 보여주고 있다.

이를 저자는 “기존의 랜드마크가 높이를 통해 20세기의 자본력을 보여주며 기업의 가치와 고층 주거의 매력을 강조하였다면, 이미 고층 건물이 즐비한 현대 도시에서 21세기형 랜드마크는 여백의 공간인 길과 땅에서 시민을 위한 존재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p. 6]고 말한다.

 

이처럼 랜드마크는 의미가 고정된 건축물이라기보다는 사람들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기대하게 만드는 건축물이다. 그곳에 가면 강한 존재감이 주는 아우라가 있으며 무언가 의미충만한 현상이 만들어져 보는 사람이 행복을 느끼게 한다. [p. 26]

 

 

우리에게도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생길 수 있을까 

 

앞에서 본 것처럼 랜드마크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21세기 랜드마크가 지향하는 바를 찾아 새로운 건축물에, 혹은 이미 있는 건축물에 반영하는 것이다.

어려울 것은 없다. 단지 익숙하지 않을 뿐이다.

다양한 활동을 담아내고 이끌어내기에 적절한 스케일과 동선을 확보한 ‘공유의 공간’을 수평적인 협의를 통해 이끌어내면 된다.

 

랜드마크와 도시의 성공 여부는 단기간의 방문 수치로 판별할 수 없다. 그보다는 랜드마크 주위에서 시민들이 한 번이라도 공유의 장을 체험했는지가 중요하다. 오직 의미 충만한 현상이 일어났을 때, 그곳은 공유의 장이 되고 비로소 진정한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다.[pp. 318~319]

 

결국 우리가 랜드마크가 될 건축물의 가능성을 어떻게 담느냐에 따라 명목상의 랜드마크가 아닌 세계적인, 그리고 동시에 시민과 공감하는 실질적인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이 책에 실린 자유의 여신상[뉴욕], 에펠탑[파리], 런던아이[런던], 위싱턴 기념비[워싱턴 D.C.], 오페라하우스[시드니], 구겐하임 미술관[빌라오] 등 다양한 도시의 랜드마크에 대한 설명은 이를 위한 선례(先例)이자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1) 도시의 약력, 즉 도시의 모습은 물론 도시가 사람에게 주는 이미지.

2) 건물을 평면적으로 보는 방법으로 사람의 비스듬한 옆얼굴을 볼 때처럼 무의식적으로 주변을 인식할 때 느껴지는 윤곽선.

w******f 2019.11.05. 신고 공감 11 댓글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