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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세계를 패권을 장악한 이후, 지난 30년 간 우리는 세계화를 겪었다. 선진국 자본들은 더 많은 이익 창출을 위해 개도국으로 이동했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중국으로 위시되는 개도국들이 생산한 저렴한 상품을 소비할 수 있었다. 지난 30년은 축복이었다. 저금리, 고성장, 저인플레이션의 시대였다. 금리가 낮으면 인플레이션이 온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금리는 한동안 낮은 수준으로 유지됐다. 소비자들에 비해 공급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즉,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할 노인과 아이에 비해 제품을 생산할 생산 가능 인구가 더 많았던 게 지난 30년 동안의 인플레이션 낮은 수준으로 유지됐던 이유다. 하지만 세계는 팽창했고 대한민국 역시 그 과정에서 가장 큰 수해를 본 나라 중 하나다. 국민과 나라는 부유해졌다.
하지만 이제는 그 팽창사회가 끝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이제 수축사회를 준비해야 한다. 지난 30년 동안 누렸던 저금리, 저물가, 고성장의 날카로운 첫키스는 이제 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왜 잘나가던 팽창사회는 저물고 수축사회가 도래하는가. 저자는 고령화와 인구감소, 과학기술의 발전을 그 원인으로 제시한다. 이 중에서도 저물가 그리고 저금리가 가능했던 이유는 바로 인구 구조 덕분이다. 인구 모형에서 중간층은 탄탄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출생아 수는 줄어들고 노인들의 기대수명은 늘어났다. 인구 모형은 피라미드 모형에서 이제는 역피라미드 모형으로 빠르게 돌진 중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그 선봉에 서 있다.
요즘 들어, 세계화의 종말, 수축 사회, 저금리 시대의 종말 같이 우리가 당연스레 누려왔던 세계의 종언을 앞당기고 있다는 학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내가 그러 유의 정보만 선취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시기가 거시적 패러다임 전환이 발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2008년 금융 위기를 시작으로 우리는 부채를 끌어다 경기 부양을 해왔고 2008년에 풀어놓은 유동성을 채 회수하기도 전에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재난 때문에 더욱더 많은 유동성을 끌어다가 경기를 강제로 부양했다. 지금 겪고 있는 이 고금리가 유동성을 회수하기 위한 거라고는 하나, 과연 2008년 이후에 지금까지 풀어놓은 유동성을 모두 회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나는 회의적이다. 우리는 유동성을 이용한 빚 잔치를 벌였고 서서히 암습해온 인구 구조와 맞물려 이제는 세계화가 끝난 것일지도 모른다. 과연 이번에는 다를 것인가? 그렇다면 앞으로의 세계에서 내가 해야 할 생각은 무엇이고 어떻게 행동해야 자원에 접근할 수 있을까? 솔직히 막 엄청난 묘안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단지, 지금처럼 글 쓰고 책을 읽으며 나의 실력을 갈고닦는 것 외에는 뾰족한 묘수가 생각나지 않는다.
앞으로의 세계는 축복일까? 단지 돈 문제를 떠나 애를 낳지 않는 건 시대의 흐름과 맞닿아 있는 것 같다. 생산할 인구는 줄어들고 부양할 인구는 늘어나기만 한다. 과연 내가 속한 세대가 이 많은 시니어 세대를 부양할 수 있을 것인가? 상상하기 싫지만 90%의 잉여 인간과 10%의 권력 계급으로 세계는 이분화될지도 모른다. 아니 이미 20대 80의 사회를 우리는 살고 있지만 이 경향성은 더욱더 고착화될 것이다. 사람들은 더욱더 가난해지고 그 고통스러움을 피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단기적인 쾌락을 대출해 해소한 후 다시 일상을 살아간다. 그리고 그 시간은 상위 10%에게 흘러들어간다. 이 메커니즘을 죽을 때까지 반복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도덕주의적 오류를 갖고 있었다. 도덕적으로 그게 옳으니 모름지기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특정 계층이 부를 독점하는 건 불공평하다고 생각했고 그들로부터 부를 어느 정도 회수하는 게 온당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류 역사는 불평등의 역사다. 인간은 늘 불평등했고 지금이 그나마 유사 이래 평등이 기계적으로 보장될뿐더러 능력만 있다면 계층 이동도 가능한 시대다. 누구는 동의하지 않겠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는 가장 평등한 세상이다. 앞으로 이런 시류는 강화될 수도, 약화될 수도 있다. 무슨 말을 하고 싶냐, 내가 가진 생각은 단지 도덕적 우월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어떤 사안이 도덕적으로 옳다고 해서, 반드시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 것처럼 사람의 능력과 생각은 다 다르기 때문에 불평등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불평하지 말자. 그리고 받아들이자. 내가 해야할 건 한 가지다. 이 불평등한 세계에서 자유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어떤 지식과 능력을 익혀야 하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