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10.0
  • 50대 0.0
리뷰 총점 종이책
도시농부, 기적을 꿈꾸다
"도시농부, 기적을 꿈꾸다" 내용보기
경쟁 일변도, 쳇바퀴 도는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낙향을 꿈꾼 건 최근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도시에 어느 정도 뿌리를 박고 살아온 이들이 모든 것을 정리해 삶의 터전을 옮기는 일은 어렵다. 막상 귀농을 해도 그때부터 삶은 또 다른 치열함을 우리에게 요구한다. 와이셔츠 차림으로 책상에 앉아만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몸을 움직이니 여기저기 쑤신다. 농사에 관한 지식 역시 부족
"도시농부, 기적을 꿈꾸다" 내용보기

경쟁 일변도, 쳇바퀴 도는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낙향을 꿈꾼 건 최근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도시에 어느 정도 뿌리를 박고 살아온 이들이 모든 것을 정리해 삶의 터전을 옮기는 일은 어렵다. 막상 귀농을 해도 그때부터 삶은 또 다른 치열함을 우리에게 요구한다. 와이셔츠 차림으로 책상에 앉아만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몸을 움직이니 여기저기 쑤신다. 농사에 관한 지식 역시 부족해 시행착오로 바쁘다. 머릿속으로는 하루에도 열두 번씩 직장에 사표를 던지지만 실제로는 꾹 참고 사는 수밖에 별다른 도리가 없다.

그런데 몇 해 전부터 사람들이 도시에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잘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울 필요 없이 출근 전, 퇴근 후, 주말을 이용해 밭을 갈고 씨를 뿌렸다. 가깝게는 걸어서 5~10분, 멀어도 차를 타고 3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곳에 마련한 텃밭에서 그들은 천국을 맛보았다. 생계를 책임져야만 하는 공간이 아닌 만큼 부담 없이 즐기기만 하면 됐다. 때마침 지자체도 도시농업 열기에 채찍질을 가했다. 지역 내 빈 공간을 발견해 텃밭으로 꾸몄다. 내가 기른 작물을 내 식탁에 올리는 만큼 사람들의 만족도는 어마어마했다. 도시농업은 이제 도시생활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한 부분으로 정착한 지 오래다.

이러한 흐름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게 아닌 모양이다. 미국인인 저자 역시 누구보다 텃밭을 아끼는 도시농부다. 도시 거주자인 그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텃밭을 가꾸어왔다. 프린스턴대학교를 졸업했다는 이력과는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 형태의 삶을 살아온 것이다. 단순히 먹거리를 기르는 것에만 집중했더라도 독특했을 텐데,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오늘날 세계는 오로지 돈벌이가 되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 농업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작물을 기름으로써 농부들은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농작물을 좋은 상품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시도를 낳고 있다. 성장촉진제나 억제제를 사용하는 것은 어쩌면 가장 보편적인 예다. 실제 맛은 볼품이 없을지라도 일단 눈으로 보았을 때 먹음직스럽고 향긋한 냄새마저 풍길 수 있도록 만들고자 그들은 노력한다. 사람과 마찬가지도 과일 등도 예쁘고 봐야 하는 더럽고 치사한(?) 세상에 우린 살고 있는 셈이다. 그 결과 선택을 받은 종은 풍성한 번식을 약속 받고 그렇지 못한 종은 도태되고 있다. 생태계는 건강하려면 다양성을 확보해야만 하는데 그와 반대되는 길로 생태계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문제의식을 느낀 저자는 풍요로움을 보존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기록에만 존재하는 다양한 품종을 찾아 나섰고, 자신의 텃밭을 멸종하는 것들의 복원지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희귀하다 여겨지는 것들이 그의 선택을 받았다. 그의 방식은 다분히 전통적인 것이었다. 농약을 사용 않고 농사짓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를 두고 많은 이들은 의아해하지만 그는 해내고 있다. 겨우겨우 찾아낸 소중한 것들이 본래의 모습 그대로 후손들에게 전달되기 위해서는 필히 그래야만 한다. 나아가 그는 자신의 작물을 타인과 나누길 주저하지 않는다. 그의 프로젝트는 개인 차원에서 추진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다. 매해 다른 작물을 다른 토지에 돌려 심는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으나 전국적으로 유행하는 병충해로부터 홀로 자유로울 순 없는 노릇이다. 되도록 많은 이들과 작물을 나누는 행위는 위험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는 돈만 바라보고 있다. 농업에 있어서도 상업성이 우선시 된 나머지 어떤 작물을 재배해야 고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으며, 어떠한 농법을 사용해야 수확량을 늘릴 수 있는 지만을 따진다. 하지만 이는 자연의 순리가 아니다. 패스트푸드에 익숙해진 것처럼 특정 농작물에 길이 들어서는 곤란하다. 세상에 존재하는 무궁무진한 먹거리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는 우리는 반쪽짜리 도시농부일 뿐이다. 텃밭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능력을 지닌 공간이다. 손바닥만한 공간일지라도 그 안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생명체들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이를 존중하는 것에서부터 우린 출발해야 한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을 인정하고, 익숙하지 아니 한 것도 품는 열린 마음에서부터 텃밭의 기적은 출발한다.

q*****2 2014.09.10. 신고 공감 0 댓글 0